본문 바로가기

일상

망우역 맛집, 알로이 짱에서 인생 팟타이와 꿍팟퐁커리, 꾸에이띠오무뜬

반응형

 

망우역 태국음식 맛집, 알로이짱에서 인생 팟타이와 꿍팟퐁커리, 돼지고기 쌀국수 꾸에이띠오무뜬

 

 

 

친구와 망우역 앞에 있는 상봉 코스트코에 갔다가 조금 늦은 점심으로 디너의여왕 체험단을 다녀왔다. 태국인 부부가 하는 태국음식점인데 워낙 쌀국수가 맛있다고 하길래 아침도 안 먹었고 늦은 점심이니 팟타이도 먹고 쌀국수도 먹고 밥 메뉴도 하나 먹자~ 하면서 다녀왔는데 진짜 너무 맛있어서 티스토리에도 쓴다. 망우역에서 우림시장 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꽤 큰 길가가 하나 나오는데, 꽤 큰 빌딩의 2층에 알로이 짱이 있다. 간판이 태국어와 영어로만 되어있어서 오히려 한글 간판보다 눈에 잘 띈다.

 

 

이층 올라가는 계단은 이발소 옆, 건물 가운데에 있다. 계단으로 2층까지 올라가면 왼쪽으로는 당구장이 있고, 오른쪽이 바로 알로이 짱이다.

 

 

 

실내는 이런 느낌. 4인석 테이블이 9개 정도 있고, 주방은 반쯤 오픈되어 있다. 타일이 검은색이고 대리석 테이블인데 조명이 밝아서 아주 환하고 모던한 분위기다.

 

 

숟가락과 젓가락, 포크, 냅킨, 매운 고춧가루는 테이블마다 놓여있고, 물과 물티슈는 자리에 앉으면 바로 가져다주신다.

 

 

알로이짱의 메뉴판. 밥 메뉴로 족발덮밥인 카오카무와 새우가 들어간 꿍팟퐁커리, 매콤한 덮밥 팟캇파오꿍과 팟카파오무쌉, 새우볶음밥 카오팟꿍이 있다. 면류는 팟타이와 돼지고기 쌀국수인 꾸에이띠오무뜬, 당면 샐러드인 얌운센. 이전에는 팟씨유도 있었다는데 이제는 안 하시는 것 같아서 아쉽다. 스프류로 새우가 들어간 똠양꿍과 돼지고기가 든 똠얌가드언무, 그린커리인 꺵키여우완과 레드커리인 파냉무. 그린커리와 똠얌가드언무와 사이드 메뉴인 까이찌아오무쌈을 묶은 세트 메뉴도 있었다.

 

아직 똠얌과 태국 커리는 잘 못 먹어서 스프 메뉴는 도전을 못 해 봤는데 태국음식 고수라면 이것저것 시켜보기에 좋겠다. 식사류 외에도 요리로 카오무 / 커무양 / 꿍팟퐁커리처럼 밥이 없는 대신 포션이 큰 메뉴가 있고, 온고잉 메뉴가 새우가 들어간 꿍팟퐁 커리인 대신 미리 예약하면 뿌팟퐁커리도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거기에 무려 쏨땀은 서비스! 네이버 영수증이나 블로그, 인스타 리뷰에 참여하면 음료수를 주는 이벤트도 있으니 참여해 보면 좋겠다.

 

우리는 일단 애정하는 팟타이를 시키고,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꾸에이띠오무뜬, 그래도 밥은 하나 먹어야지 해서 카오카무를 먹을까 꿍팟퐁커리를 시킬까 고민하다가 꿍팟퐁 커리를 시켰다. 직원분들도 전부 태국분이신데 한국말도 잘 하시고 정말 친절하시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먼저 피클과 쏨땀이 먼저 나왔다. 다른 태국식당에서 쏨땀은 꽤 메인메뉴급의 포션과 가격을 자랑하는데 이렇게 서비스로 나오니 어찌나 좋은지. 그린파파야를 좋아해서 쏨땀도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한국은 파파야를 구하기 어려워서 무나 오이로 만드신다고 한다. 양배추 피클은 새콤달콤하고, 쏨땀은 토마토의 풍미가 살짝 나면서 아작아작 씹히는 무와 땅콩, 은은한 매운맛이 있어서 음식 먹다가 중간중간 집어먹기 좋았다. 간이 과하지 않아서 팍팍 먹어도 된다.

 

 

메뉴를 세 개나 시켰더니 차례차례 음식이 나왔다. 늦은 점심으로 간 거였는데 우리 뒤로도 손님들이 많이 오더라고? 그래도 우리가 제일 먼저 주문해서 가장 먼저 음식이 나왔다ㅎ. 왼쪽 위부터 꾸에이띠오무뜬, 왕새우 팟타이, 꿍팟퐁 커리. 움짤은 반대 순서다.

 

 

가장 먼저 나온 꾸에이띠오무뜬. ก๋วยเตี๋ยว꾸어이띠여우가 국물 있는 쌀국수, 무가 돼지고기, 뜬은 아마 돼지고기를 조리한 방법일 텐데 태국어를 못해서 뭔지 모르겠다. 하여튼 돼지고기가 들어간 국물쌀국수라는 뜻. 고명으로 숙주와 조린 돼지고기, 쪽파와 (아마) 샬롯튀김 (들었지만 못 알아들은) 무언가의 잎사귀가 올라간다. 

 

 

꾸에이띠오무뜬을 주문하면 이렇게 식초와 설탕, 액젓을 가져다주시니 입맛에 맞게 간을 추가로 해 먹으면 된다. 고수는 필요하면 달라고 하면 되는데, 우리는 둘 다 고수를 잘 먹지는 못해서 조금만 달라고 해서 국물에 조금 넣어 먹었다.

 

 

이렇게 그릇에 조금 덜어서 고추와 식초 한 스푼, 액젓 한스푼, 설탕을 조금 적게 한 스푼 넣어서 먹으면 훨씬 맛있어진다. 간을 추가로 하지 않으면 간장으로 간을 한 고깃국물 맛인데, 면과 조금 따로 노는 느낌이라 반드시 식초와 액젓을 넣어야하고, 설탕을 조금 넣어줘야 끝맛이 너무 튀지 않는다.

 

큼직한 고기 조각은 살짝 달콤한 간장양념에 잘 조려져 있는데, 족발과도 비슷한 양념 느낌이다. 국물은 진하면서 은은하게 이국적인 향신료 맛이 끝에 살짝 올라오는 정도. 고깃국물에 아삭한 숙주와 쌀국수면을 같이 먹으면 여행 갔던 생각이 새록새록 난다. 나는 고수 이외에 향신료를 크게 가리지 않는 편이라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향신료에 조금 약한 같이 간 친구는 좀 이국적이라고 하더라. 평소에 커리 같은 향신료 좀 먹는다 하는 사람이라면 대만족 할 맛이다.

 

 

친구도 나도 아주 좋아하는 팟타이. 왕새우를 넣고 특제소스로 볶았다고 쓰여 있었는데 확실히 튼실한 새우가 3마리나 들어가 있었다. 아니 그리고 식당인데 그릇을 포트메리온을 쓰시네 무거울 텐데...

 

 

이렇게 잘게 부순 땅콩을 따로 가져다주신다. 나는 땅콩 토핑을 아주 좋아하고 친구는 아예 안 먹어서 팟타이를 시키면 항상 내가 땅콩을 먼저 골라갔는데, 이렇게 따로 나오니 나는 많이 뿌려 먹고 친구는 안 뿌려먹을 수 있으니 좋더라.

 

 

팟타이와 같이 나온 레몬을 영혼까지 짜내서 잘 섞은 다음, 개인접시로 가져와서 땅콩을 뿌려 먹는다. 특제 소스를 사용한다고 하시더니 평소 먹던 팟타이보다 새콤한 맛이 강한 편이다. 태국 유튜버들이 팟타이 만드는 걸 보면 타마린드와 팜슈가, 새우 페이스트 같은 걸 쓰던데 타마린드의 새콤한 맛인가? 입에 짝 붙는 신맛과 약간의 단맛이 나는 소스를 잘 머금은 보드라운 쌀국수와 오동통하고 살이 도톰한 왕새우, 아작아작 씹히는 짭짤한 땅콩까지 내 인생 먹은 모든 팟타이 중 손꼽히는 맛이다. 정말로 인생팟타이를 만나서 아니 왜 나는 망우역 근처에 안 살지 싶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꿍팟퐁커리. 튀긴 소프트 쉘 크랩이 들어가면 푸팟퐁커리고, 이건 왕새우가 들어가서 꿍팟퐁커리다. 왕새우 4마리에 길지 않게 썬 쪽파와 파프리카, 양파를 옐로우 커리 소스로 볶고 계란을 풀어 나온다. 전분이 안 들어가서 소스가 묽은 스타일인데, 소스가 많다기보다는 약간 촉촉한 볶음에 가까운 조금 특이한 스타일이다.

 

 

12,000원짜리 꿍팟퐁 커리로 시키면 재스민라이스로 지은 밥이 덮밥스타일로 같이 나오고, 18,000원짜리 꿍팟퐁 커리를 시키면 밥 없이 커리만 2인분이 나온다. 밥 추가가 1,000원이니 펑소 태국식 옐로우커리를 좋아하고 인원이 많다면 요리부에서 시키는 것도 좋을 듯. 하여튼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동남아쪽에서 많이 먹는 자스민 라이스는 아무래도 부슬부슬하다보니 비벼먹으면 밥알이 국물을 다 흡수해서 먹기 불편하다. 비비지 말고 조금씩 같이 떠 먹는 것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몽글몽글 부드러운 계란과 옐로우 커리 소스도 좋았지만, 쪽파와 양파, 파프리카가 살짝 볶아져서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게 좋았다. 새우는 물론 몸통 살도 꽉 차고 좋았지만 머리에 든 내장을 커리 소스와 같이 먹으면 훨씬 더 진하고 감칠맛이 돌더라. 개인적으로 자스민라이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꿍팟퐁 커리가 맛있어서 밥이 자스민 라이스던 알보리오 라이스던 뭔 상관이냐~ 하면서 먹었다.

 

 

와 진짜 맛있다 하면서 열심히 다 먹어가고 있었는데 디저트로 파인애플이 나왔다. 아니 사장님 저희는 감사히 맛있게 먹지만요 솜땀도 서비스로 주시고 파인애플도 서비스로 주시면 남는 게 있으신가요...

 

 

둘이서 메뉴 세 개 가능할까? 그래도 부족한 것보다 다양하게 이것저것 먹어보자 하고 주문했는데 모든 메뉴가 다 맛있어서 싹싹 바닥까지 긁어먹고 계산했다. 커피와 얼음은 셀프로 타 먹을 수도 있게 머신이 오른쪽에 있는데, 우리는 커피 또 마시러 갈 거니까 따로 먹지는 않았다.

 

계산대를 보니 사장님이 구리시 무슨 대회에서 장려상을 타신 사진이 붙어있더라. 어쩐지 맛있더라. 워낙 맛있기로 유명한 집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도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어지간해서 체험단 한 식당은 네이버 블로그에만 올리고 티스토리에는 따로 안 올리는 편인데 너무 맛있어서 이건 올려야 해 싶을 정도. 특히 팟타이! 팟타이 진짜 맛있다.

 

우리가 밥 먹는 동안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아저씨 여러 명이 와서 요리를 드시기도 하고, 배달의 민족 주문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걸 보면 망우역 근처 사는 사람들은 다 아는 맛집인가 보다. 망우역 맛집을 찾는다? 팟타이 좋아한다? 망우역 근처에서 쌀국수가 먹고싶다? 무조건 이 집에 오셔야 합니다. 진짜진짜 맛있게 먹었다. 다음에는 와서 팟타이에다가 카오카무랑 까이찌아오무쌉 시켜 먹어야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