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고 고소한 아스파라거스 수프 만들기
4월은 아스파라거스와 마늘쫑의 계절이지. 마늘쫑은 각종 볶음요리나 밑반찬에 넣어먹고 파스타도 해 먹고 두루두루 이것저것 해 먹는데, 왠지 아스파라거스는 볶음 내지는 구이로만 해 먹게된다. 슬슬 아스파라거스 철인가~ 하고 있었는데 마침 트위터에서 아스파라거스로 유명한 별난화린농장에서 아스파라거스 리뷰 체험단을 모집하길래 얼른 신청해서 아스파라거스 1kg을 받았다.
별난화린농장 아스파라거스 구매는 여기 -> https://smartstore.naver.com/flowerleen/products/6557487523
강원도 철원에서 재배한 아주 통통한 2호 크기의 아스파라거스 1kg. 굵은 아스파라거스는 질길거라고 생각했는데 굵기와 상관없이 수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질겨지는 거라고 한다. 오히려 굵은 아스파라거스가 채즙이 빵빵해서 맛있다고. 뭐 워낙 아스파라거스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니까 맛있겠지. 5월 1일에는 선착순 100명, 아스파라거스 1kg을 배송비 포함 1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아켓팅이 있을 예정이라니 그때 또 한번 시켜야겠다.
아스파라거스도 생겼겠다 물론 구이와 볶음도 해먹을거지만 다른 요리도 좀 해 볼까 하고 찾아봤더니 프랑스식 아스파라거스 수프가 색도 예쁘고 맛있어보여서 한번 해 봤다.
아스파라거스 수프
4인분
아스파라거스 200g
버터 10g
양파 1/2개
소금 1/2작은술
연두 순 1작은술
물 500ml
(생크림 200ml)
버터 10g+밀가루 10g
아스파라거스 샐러드 레시피는 여기 -> 상큼한 아스파라거스 샐러드 만들기
처음 해 보는 거니까 저울까지 꺼내서 아스파라거스를 계량했다. 통통한 2번 크기 아스파라거스라서인지 6대를 놓으니 210g이 되네. 쓸 만큼 꺼냈다면 먼저 아스파라거스를 깨끗이 씻는다. 줄기부분이야 크게 신경쓰지않아도 되지만 윗부분 꽃대를 잘 세척해줘야한다. 식초 뿌린 물에 잠시 담궈두었다가 꽃대 부분은 브로콜리 헹구듯이 물에 잠기게 넣어서 흔들어주고 물기를 잘 닦으면 끝.
억센 아스파라거스라면 아랫부분을 넉넉하게 잘라내야겠지만 별난화린농장 아스파라거스는 아랫부분도 야들야들해서 최소한만 잘라냈다. 아무래도 아랫부분은 수확하고 배송하는 중에 오염되니까... 볶음이나 구이로 먹을거라면 아랫부분이 질긴지 눌러보고 감자칼로 얇게 벗겨내도 괜찮은데, 수프로 끓일거라면 어차피 갈아버릴거니까 굳이 추가로 손질할 필요는 없다.
재료는 심플하게 양파와 아스파라거스, 나머지는 양념들이다. 중간크기 양파 반개는 곱게 채썰고, 아스파라거스는 너무 길지않게 썰었다. 어차피 익힌 다음 갈 거라 굳이 잘게 썰지 않아도 되지만 또 너무 길게 썰면 익히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 적당히 손가락 한마디 정도 되게 썰어주면 편하다.
먼저 냄비에 버터를 넣고, 양파와 소금을 넣어 볶는다. 버터가 싫다면 다른 오일을 사용해도 된다. 양파는 카레나 다른 스튜를 만들 때처럼 갈색이 날 때까지 오래 볶지 않아도 되고, 반투명하게 변하고 낭창낭창해지면 충분하다.
양파가 다 익었다면 물 500ml와 조미료를 넣는다. 나는 연두 순을 1작은술 정도 넣었는데 연두가 없다면 치킨스톡 약간이나 굴소스를 1작은술 넣어도 된다. 다시다(소고기맛)이라면 양을 더 줄여넣는다면 괜찮을 듯? 굳이 따지자면 앙파와 당근 등으로 만든 베지터블 스톡을 넣는 게 맞겠지만 보통은 없으니까... 다시마만 넣은 육수가 있다면 그걸 사용해도 되지만 멸치 육수는 덜 어울릴 것 같다.
처음에는 센 불로 끓이다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덮어 10분정도 끓인다. 이렇게 스푼으로 냄비 벽면에 아스파라거스를 누르면 부드럽게 으깨지는 정도로 익었다면 끝. 블랜더를 사용해서 곱게 갈아준다.
아주 곱게 갈아주었다면 취향에 따라 체에 거른다. 나는 다 갈고보니 굳이 거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생략했는데, 정말 파는 것처럼 부드러운 스프를 먹고싶다면 거르는 것도 좋다. 다 거른 수프에 생크림 200ml를 넣어 약불에서 끓여주면 수프 베이스는 끝. 이렇게 끓이는 요리에 들어가는 생크림은 냉동생크림을 넣어도 되니 마트에서 유통기한 임박 할인을 할 때 사다가 넣으면 딱 좋다.
비건이라면 생크림을 생략하고 물이나 육수를 조금 늘려 먹어도 되고, 잣 약간을 물과 곱게 갈아서 체에 받쳐 넣어줘도 된다. 생크림이 없다면 고소한 맛은 덜하겠지만 우유를 넣어도 된다.
원래라면 양파를 볶을 때 밀가루도 같이 넣고 루로 만들어 갈면 좋겠지만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니 점도는 뵈르마니에로 맞춘다. 말랑해진 버터 10g에 밀가루 10g을 개어 페이스트를 만들면 뵈르마니에. 버터와 밀가루를 1:1로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고, 남은 것은 냉장보관 냉동보관 모두 가능하다.
뵈르마니에는 조금씩 덜어서 수프에 넣고 거품기로 잘 저어가며 풀어주면 루를 넣은 것처럼 농도가 잡힌다. 비건이라면 전분물을 만들어서 사용하면 되겠다. 뵈르마니에를 넣고 안 끓이면 밀가루 냄새가 나는데, 또 센 불에 펄펄 끓이면 다시 묽어지니 중약불에서 거품기로 잘 저어가며 풀어주고 불을 끈다. 그 다음에 간을 보고 간이 부족하면 소금으로 간을 하면 된다.
예쁜 초록색의 아스파라거스 수프 완성. 그릇에 옮기고 후추를 약간 뿌려 먹는다. 아스파라거스는 흑후추와 아주 잘 어울리니 후추는 필수!
생크림이 들어가서 고소하고 묵직하니 그냥 먹어도 되지만, 이렇게 볶은 아스파라거스를 고명으로 올려 먹으면 더 진한 아스파라거스 맛을 느낄 수도 있고, 바삭한 크루통을 올려먹어도 맛있다. 크루통 만들기가 귀찮아서 치즈 받침대인 미니 토스트를 올려먹었는데 이것도 괜찮더라.
사실 수프... 집에서 만들기는 설거지가 많이 나오고 귀찮아서 그냥 오뚜기 크림스프나 양송이 수프를 사 먹는데, 직접 만든 아스파라거스 수프는 파는 것과는 (당연히) 차원이 다른 맛이다. 사실 아스파라거스 수프처럼 밖에서 안 파는 메뉴가 먹고싶어지면 셀프로 만드는 수밖에 없는데 각오했던 것에 비해서는 금방 뚝딱 만들 수 있더라고. 아스파라거스의 너티한 맛이 진하게 느껴져서 양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 만 한 메뉴였다.
이 포스팅은 별난화린농장에서 아스파라거스만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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