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 당일치기(2) : 카페 아키라와 월미도 월미테마파크 대관람차 문아이
이전 편은 여기 -> 인천 차이나타운(1), 원보명가 홍두병 / 십리향 화덕만두 / 중국제과담 팔보월병
중국제과 담에서 월병을 사고, 커피를 마시면서 좀 쉬기로 했다. 월미도 가면 마땅히 갈만한 카페가 없어보이기도 하고, 차이나타운에 꽤 유명한 카페 본점이 있다길래. 골목을 따라 들어가야해서 찾아가기는 조금 어려운 곳이다.
가는 길에 발견한 차이나타운 안내지도. 왜 여기에 있나 했더니 차이나타운 공영주차장이어서 그런거였다. 이왕이면 패루 앞에도 하나 놔 주지. 이걸 구경 다 하고 봤네.
아키라 커피. 약간 오르막인 골목을 쭉 올라가면 가장 끝에 콘크리트 계단이 있고, 파랑새와 가게명이 써 있다. 꽤 유명한 카페인지 후기들도 많던데, 바로 옆이 가정집이라 그 집은 불편할 것 같았다.
카페가 아주 예쁘다. 2층 가정집을 개조했는데, 정원에도 좌석이 꽤 있고, 2층과 옥상에도 자리가 있는 것 같다. 다다미방도 있는데 이미 사람들이 다 차 있어서 구경을 못 한게 조금 아쉽다.
내부는 이런 느낌. 안에도 방마다 좌석이 있다. 바깥은 좀 더 일본식 인테리어고, 실내는 조금 더 모던하다.
메뉴판. 크라프트 지에 인쇄를 했는데, 가게 내부가 어둡고 바로 위에 노란 조명을 켜 두어서 읽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원두는 클래식과 디카페인 중에 고를 수 있고, 커피보다 과일이나 티 메뉴가 많은 편이다. 우리는 카페인이 필요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라떼를 주문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4,900원, 아이스 라떼는 5,600원이라 총 10,500원.
어디 앉을까 하다가 아직 날이 춥지 않고, 실내보다는 정원이 예뻐서 야외로 나왔다. 테이블이 음료를 마시기 편하다기보다는 사진이 잘 나오는 낮은 테이블이라 좀 불편하긴 한데, 이런 관광지에서 오래 있을 사람들은 없을테니까 뭐...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있으면서 한약같이 진한 풍미가 있는데 내 입맛에는 잘 못 먹겠다. 라떼는 원두 자체의 산미가 우유이 고소한 맛을 살려줘서 훨씬 나았다. 내가 아메리카노, 친구가 라떼를 주문한 거였는데 아메리카노는 도저히 못 먹겠고 친구는 괜찮다길래 서로 바꿔 먹었다.
카페에서 조금 쉬다가, 해 떨어지기 전에 월미도로 넘어가기로 했다. 인천역 바로 앞에서 45번 버스를 타고 10분 조금 못 되게 가면 된다.
가는 길에 본 월미바다열차. 귀엽긴한데 수용인원이 적어서 예약은 필수고, 이전에는 중간에 2번 내렸다가 탈 수 있었는데 이제는 1번만 가능하다고 하니 그 가격에 메리트가 없다.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사일로 벽화. 아무래도 모노레일 선로때문에 다 보이지는 않는다. 사일로벽화를 온전하게 보고싶다면 월미바다열차를 타야할 듯. 이렇게 지나가면서 보는거로도 충분히 잘 구경하긴 했다.
버스가 열심히 달려가는데, 슬슬 해가 떨어지고 있다. 내 계획은 관람차에서 일몰을 보는 거였는데..! 아직 떨어지면 안되는데! 그 와중에 사진은 꽤 마음에 들게 나왔다.
45번 버스, 월미테마파크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길 건너편에 월미테마파크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저 멀리 보이는 관람차. 일단 관람차에서 일몰을 보는 게 목표니 얼른 가서 티켓을 끊기로 했다. 관람차가 있는 건물 1층 곳곳에 매표소가 있으니 그곳에서 티켓을 끊는다.
월미테마파크 어트랙션 요금은 이렇다. 기본적으로 대인 6천원 / 소인 5천원인데 대관람차는 천원씩 비싸서 대인 7천원 / 소인 6천원이다. 물공놀이, 물놀이보트, 미니 후룸라이드는 대인과 소인 가격이 6천원으로 같은데, 이건 어른들이 타는 놀이기구라기보단 어린이용인데 보호자가 필요한 것들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대인 선택 4기종 / 소인 선택 5기종이 각 2만원이니 어트랙션을 다양하게 탈 거라면 선택할인권을 끊는 것도 괜찮겠다. 대관람차에 그 유명한 월미도 바이킹, 디스코팡팡 3가지만 해도 19,000원이니 선택할인권을 끊으면 다른 것 하나를 거의 공짜로 타는 셈이다.
우리는 둘 다 어트랙션을 그렇게 즐기는 편이 아니라 관람차만 단독으로 끊었다. 각 7천원씩 총 14,000원. 이렇게 작은 종이 표를 주는데, 관람차에 타면서 내면 된다. 참고로 매표소가 은근 여러 곳에 있으니, 줄이 길다면 그 부근에 열린 다른 매표소가 없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 우리는 아무도 없는 매표소에서 3초만에 티켓을 끊었는데, 관람차 타러 가는 길을 보니 그쪽 매표소에는 열댓명은 줄 서있더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오면 드디어 관람차다. 로맨틱 러브 게이트를 지나면 나오는 문아이 휠...이라고 한다. 디자인이 약간 세기말 로맨틱 스타일(?) 느낌이 난다.
해가 질까봐 마음이 급했는데, 티켓도 금방 끊었고 관람차 대기줄도 없어서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 어린이들 장난감 같은 느낌.
우리는 핑크색 칸에 탔다. 안에는 한자며 한글로 낙서가 아주 많이 되어있었고, 여름용 선풍기까지. 윗부분 창문이 열려있었는데 겨울에는 꽤 추울 것 같다.
해 지는 것을 보러 달려왔는데 아까 항구 쪽은 일몰이 예쁘더니 월미테마파크쪽은 구름이 잔뜩 꼈다. 구름에 가려서 해가 안 보이네. 일몰을 반만 보게 되어서 영 아쉽다.
약간 흔들리면서 영차영차 올라가다보니 어트랙션이 어느새 저 발밑에 있다. 그 유명한 디스코팡팡과 열기구 모양 놀이기구, 통통 튕기는 놀이기구와 기차 등등.
점점 올라가니 동쪽으로는 산뷰다. 아마 월미산이겠지? 원래는 이 위 전망대도 가볼까 했는데, 시간이 안 되어서 못 가봤다. 나처럼 오후 늦게 들리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차이나타운~월미도에서 놀 거라면 전망대도 한번 가면 좋을 것 같다.
대략 5분쯤 열심히 올라오면 꼭대기다. 가장 꼭대기로 올라와도 옆칸과의 간격이 넉넉한 편은 아니라 앞이 탁 트이게 보이지는 않는다.
구름이 많아서 조금 아쉬웠던 월미도 앞바다. 강렬한 일몰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월미도 일대와 건너 인천공항쪽은 잘 보인다. 월미도에서 넘어가는 유람선도 있는데, 배 타는 것을 좋아한다면 유람선도 괜찮을 것 같다. 배멀미를 안 한다면...
반대편으로 내려오니 바이킹 바로 옆으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나는 바이킹을 못 타는데, 월미도 바이킹은 특별히 더 어마무시하다. 무슨 거의 90도를 서는데, 관람차만큼 올라오더라.
10분 정도 걸려 한 바퀴 돌고 내려오니 조명이 켜졌다. 아주 오래된 관람차치고 그렇게 삐걱거리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면 흔들림이 심할 것 같다. 같이 간 친구가 관람차를 좋아해서 탄 거였는데, 다른 어트랙션을 좋아하지 않고 월미도 온 기념으로 풍경 구경하기에는 나쁘지 않겠다.
그 악명높은 디스코팡팡. 한번도 타 본적은 없는데, 타는 걸 잠깐 구경하니 악명에 비해 그렇게 격하지는 않더라. 아니면 초반이라 그런거였나? 이정도면 타볼만한데? 싶은 정도였지만 굳이 타지는 않았다. 친구들 여러명이 같이 와서 타면 재미있을 듯.
어린이용 어트랙션이 어른용보다 더 재미있어보인다. 어린이 자동차 / 미니 후룸라이드 / 물공놀이 / 회전동물컵 / 범퍼카 등등. 특히 물공놀이 엄청 재미있어보이더라. 한번 더 탄다고 떼쓰는 아이들이 많은 걸 보니 어린이와 온다면 그냥 선택 5기종을 끊고 골고루 태우는 게 좋을 것 같다.
월미도 테마파크를 나와 바닷가로 나오니 각종 포장마차와 금붕어잡이가 있다. 동물학대로 없어진 줄 알았는데 요새도 이런 걸 하나? 저 금붕어 데려다가 어떻게 키우려고... 애들과 사장님만 신나는 장사다.
바다 구경. 이제 어두워지니 반대편 영종도 야경 구경하기가 좋다. 외국인들이 폭죽을 쏘고 있어서 같이 구경했다.
중간에 하늘다리도 있고, 인천이 쓰인 포토존도 있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조개구이집들도 줄이 길게 서 있다. 우리는 간식도 먹었고 배도 안 꺼져서 바다 구경 좀 하고 다시 인천역 인근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인천역에서 월미도로 오는 버스는 그냥 2번이나 45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돌아가는 건 조금 번잡하다. 버스 종점이 월미도다보니 처음 내렸던 월미테마파크에서 타면 안되고, 10분정도 걸어서 월미도 정류장에 걸어와서 타야한다. 가로등이 많이 있는 게 아니라 저녁에는 어둑어둑하고, 노상주차된 차도 많고 골목이라 여기가 맞나 싶은데, 여기가 맞긴 했다. 버스 간격은 길지 않아서 금방 오더라. 친구는 집에 먼저 가기로 하고, 나는 온 김에 신포시장 구경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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