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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인천 차이나타운(1), 원보명가 홍두병 / 십리향 화덕만두 / 중국제과담 팔보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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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타운 당일치기(1) : 차이나타운 맛집투어, 원보명가 홍두병 / 십리향 화덕만두 / 중국제과담 팔보월병 

 

 

인천은 정말 먼데... 결혼식이 있어서 인천에 가게 되었다. 인천까지 왔는데 식사 끝나고 바로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차이나타운과 월미도에 갔다 돌아가기로 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호선 인천역 바로 앞이다. 인천역은 처음인데 한국철도 탄생역이라는 동상도 놓여있더라. 그래서인지 역사가 굉장히 오래되었고, 화장실도 아예 건물 밖에 따로 있을 정도였다.

 

 

차이나타운의 시작을 알리는 패루. 여기 말고도 더 있다고는 하는데, 대중교통으로 온다면 보통은 이쪽으로 들어가게된다. 위로 오르막이 쭉 이어지고 길이 T자로 갈라지는데 어느쪽이든 가게들이 많은 편이다. 보통 인터넷에 유명한 간식거리들은 오른쪽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들은 왼쪽 골목에 있다.

 

 

중간에 인천 전체를 볼 수 있는 지도가 있는데, 차이나타운과 월미도 부근만 잘라봤다. 워낙 세밀하게 써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네. 원래는 인천역 옆에서 월미바다열차를 탈 수 있는데, 예약하기도 어렵고 당일 예약이 불가능해서 월미도 갈 때는 그냥 버스를 타야겠더라. 버스로도 15분이면 가던데 뭐 버스 타지.  

 

 

오르막이 지나니 큰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가 가득 걸려있다. 바로 앞에 있는 연경에서 식사를 많이 하던데, 결혼식에 다녀오는 길이라 밥을 먹긴 좀 그렇고, 그 유명한 계단을 보러 갔다. 

 

 

차이나타운에서 관광객을 타겟으로 조성한 계단인데, 층마다 그림이 다르다. 사진 순서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쭉 이어 붙일 거라서 가장 위인 5단째부터 역순으로 배치했다. 도화원의 복숭아와 무릉도원, 황제의 옥좌 그림이 있다. 저 옥좌 그림에 잘 맞춰 앉아서 사진을 찍는 걸 하길래 나도 사람이 없는 김에 한번 해 봤다.

 

 

 

계단 맨 위로는 선린문이, 왼쪽에는 십이지상이 있다. 선린문은 이웃끼리 친하게 삽시다 뭐 그런 뜻이니 그렇다 치고, 십이지상은 굳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 위로 올라가면 자유공원이라는데, 계단이 까마득해서 굳이 올라가지는 않았다. 

 

계단을 내려와 반대편 패루까지 내려가봤는데, 대부분은 음식점들이다. 간식거리로 탕후루나 양꼬치, 공갈빵 등을 팔고있는데, 대부분은 각잡힌 중국음식점들이고 간간히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보인다. 차이나타운에 왔으면 그래도 유명한 것들을 먹고싶어서 반대편 골목까지 다시 걸어올라왔다. 

 

 

메인 삼거리에서 조금만 내려가도 줄이 아주 긴 집이 나오는데, 홍두병으로 유명한 원보만두다. 원래는 화교주인분이 만두집을 하셨었다는데, 이제는 한국인이 인수해서 홍두병으로 대박을 쳤다는 말을 들었다. 유튜브로도 몇변 봤는데, 그나마 줄이 길지 않은 것 같아서 얼른 줄을 섰다.

 

 

동그란 철판에 묽은 반죽을 붓고, 통팥 / 크림치즈 / 망고 / 다크초코 / 녹차 등의 소를 넣은 후 아래 3줄에는 밀가루 반죽만 붓고 뒤집어 합친다. 철판이 꽤 크고, 쉬지않고 굽고있어서 줄은 꽤 빨리 빠지는 편이다. 통팥 / 크림치즈 / 다크초코가 맛있다고 하던데, 세개를 다 먹기에는 많고 두 가지 맛을 사서 친구와 반씩 나눠먹기로 했다.

 

 

그래서 통팥과 크림치즈를 구매. 1개에 25,00원이라 총 5,000원이다. 옆에서 운영하는 과자집, 원보명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도 한 장 주더라. 나중에 사용하기로 하고, 구석으로 가서 일단 홍두병을 먹기로 했다. 

 

 

팥이 더 맛이 강할 것 같아서 일단 크림치즈 맛부터. 크림치즈에 설탕을 넣었는지 약간 묽은 편이고, 크림치즈 특유의 시큼한 맛보다는 달달한 맛이 강하다. 막 구워서 뜨겁다보니 나누기가 힘든데, 약간 식혀서 먹는 게 크림치즈 필링이 굳어서 먹기 편할 것 같았다. 커피와도 잘 어울릴 맛.

 

 

더 나누기 어려웠던 통팥 홍두병. 확실히 클래식이 베스트다. 알갱이가 약간 살아있는 팥소가 아주 듬뿍 들었는데, 말랑한 빵 반죽과 아주 잘 어울린다. 팥소를 맛있게 하네. 우유가 한 잔 있으면 딱 좋았겠다. 혼자서 하나 다 먹기에는 너무 물리고, 단팥 하나랑 다른 맛 하나 해서 반반씩 나눠먹으면 든든하겠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라 조금 아쉽다. 2천원만 됐어도 종류별로 집에 사가는건데. 

 

 

조금 더 지나가면 사람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줄을 서고 있는 가게가 있는데, 화덕만두로 유명한 십리향이다. 작은 화덕에 붙여 굽는 만두인데, 아무래도 굽는 시간이 있다보니 대기시간이 긴 편이다. 줄이 짧다 해서 줄을 서면 대기를 아주 오래해야하고, 줄이 길어도 선다면 내 앞에서 만두가 끊기는 비극적인 곳이다. 그냥 먹고 싶을 때 줄 서서 기다리는 게 가장 나을 듯.

 

 

이렇게 동그란 화로에 불을 피우고 있다. 종류는 고기 / 고구마 / 단호박 / 팥 이렇게 4가지. 위에 올려진 깨로 종류를 구분하나보다. 고기만두가 맛있다고 해서 하나 사서 나눠먹으려고 줄을 섰다.

 

 

중간에 와서 구경하실분 구경하세요~ 하는데, 나와 어떤 아저씨 말고는 다들 구경을 안 간다. 아니 이게 왜 안 궁금하지? 안 보여준다고 해도 구경할판에 보여준다는데! 결국 사진까지 찍어왔다. 가운데에 숯불을 피우고 촉촉한 만두를 벽에 철썩 붙여서 노릇하게 굽는 방식이다. 그나마 지금은 날이 서늘하니 나은데, 여름에는 엄청 덥겠다.

 

 

공갈빵과 월병도 같이 팔고있다. 이건 따로 줄을 서지 않고도 살 수 있어서 중간중간 이것만 사는 사람들이 나오더라. 여기 공갈빵도 유명하다고 하던데, 나는 다른 집에서 구매할 것 같아서 따로 사지는 않았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오고, 1개는 카드가 안 된다고 해서 계좌이체를 했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고 하나만 산다니까 조금 당황하신 듯. 다른 사람들은 많이 사던데 가지고 가는 것도 일이고, 아직 한겨울이 아니니 혹시 상할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한 입 먹고 바로 후회했다. 줄 섰을 때  박스로 샀어야했는데.

 

 

수분이 많은 피를 화덕에서 구워서 겉이 아주 바삭하고, 은은하게 탄 향이가 간다. 피는 얇고, 안에 든 고기 소는 부추가 듬뿍 들어있다. 소를 먹기 시작하면 고기 기름이 같이 나오니 데지 않게 조심해야한다. 친구는 배가 부르다고 해서 한두입 맛만 보이고 내가 다 먹었는데, 둘 다 배부른 상태인데도 엄청 맛있게 먹었다. 웨이팅이 길어서 이렇게 오래 기다릴 일인가 싶었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는 맛이었다. 

 

 

그리고 월병을 하나 사 가야겠다 싶어서 찾아보니, 아까 계단 옆에 있는 제과점이 유명하다고 해서 들렸다. 중국제과 담. 계단 옆에 있는 곳이 1호점이고, 화덕만두를 파는 십리향 부근에 2호점이 있다. 

 

 

월병을 공장에서 만들어 오는 곳도 많은데, 여기는 수제로 만든다고 한다. 망고 / 고구마 / 커피 / 우유 / 밤 월병은 2,500원씩, 녹차월병은 3,000원 / 8가지 견과류와 말린과일 2종이 들어간 팔보월병은 3,500원이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싶은데 크기도 큼직하고 묵직해서 중량이 많이 나가는 편이다. 뭘 살까 고민하다가 가장 비싼 팔보월병만 하나 구매했다. 

 

 

대만에서 많이 파는 누가크래커와 펑리수. 파인애플 맛인 펑리수와 멜론 맛인 메론수 두 가지인데, 1개 2,000원 / 10개 18,000원이다. 누가크래커는 박스단위 판매라 6개 8,000원 / 12개 15,000원. 워낙 원재료가 비싼 과자다보니 가격이 좀 비싼 편인 듯 하다. 이번에는 월병만 사 가기로 했다. 

 

 

이렇게 과자 세트도 있다. 가장 저렴한 18,00원짜리 박스는 펑리수 10개 + 메론수 10개 구성과 펑리수/메론수 6개 + 누가크래커 6개 구성이 있고, 월명 종류별로 5가지 맛 + 펑리수/메론수 8개 + 누가크래커 6개는 32,000원이다. 

 

 

계산대 근처에는 왕공갈빵도 있었는데, 흔히 차이나타운에서 파는 작은 공갈빵의 2배는 되는 큰 사이즈다. 피가 얇고 너무 달지 않아서 맛있던데, 가다가 깨질 것 같아서 작은 걸 사기로 했다. 

 

 

집에 와서 먹은 팔보월병. 원래는 우롱차를 내려서 다과로 먹으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커피와 먹게 되었다. 얇은 피 안에 백앙금과 각종 견과류, 말린 과일이 들었다. 땅콩 / 호두 / 잣 / 해바라기씨 / 호박씨 / 아몬드 / 건포도와 귤껍질젤리까지는 알아보겠는데 나머지는 뭔지 모르겠더라. 피는 만주처럼 살짝 끈적한 느낌이들고, 견과류가 오독오독 씹히면서 건과일과 백앙금의 달달한 맛이 난다. 월병만 먹기에는 목이 막혀서 음료는 필수. 재료가 많이 들어서인지 아주 맛있었다. 커피와 곁들여 나눠먹으니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다 먹고 나서 우롱차랑 먹으려고 사 온 거였다는 기억이 났다. 하나 더 사왔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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