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인도커리 맛집, 깔리에서 런치세트로 치킨 마카니와 난, 스위트 라씨
대학로는 항상 올때마다 딱히 먹을만한 게 없어서 고역이다. 뭔가 밥 메뉴로 먹고싶어서 근처에 있는 인도요리점, 깔리에 다녀왔다.
성균관대 들어가는 사거리에서 조금 더 들어오면 아주 큰 빨간 간판이 달려있다. 큼지막하게 깔리 인도요리 라고 적혀있어서 알아보기는 굉장히 쉬운데, 입구는 왼쪽 구석에 작게 나 있다.
워낙 유명한 집인데, 계단부터도 이렇게 인도식 장식이 되어있다. 웨이팅이 길기로 유명한 곳이라 계단에 간이의자가 주르륵 세워져있을 정도다. 다행히 12시 조금 전에 갔더니 웨이팅 없이 앉을 수 있었다.
매장 안은 이런 느낌. 나는!!!인도음식점이다!!!! 하는 느낌으로 인테리어가 되어있다. 사장님이 인도와 네팔 여행을 옛날부터 자주 다니면서 모은 장식품들이라고 한다. 나도 언젠가는 인도에 한번 가 봐야 할텐데.
자리에 앉으면 먼저 커트러리를 세팅해주신다. 물티슈와 접시, 물컵, 숟가락과 포크, 나이프. 현지에서 사용하는 커트러리들인지 잡았을 때 느낌이 굉장히 이국적이다. 그리고 저 물컵. 스테인리스인 것 같은데 쇠냄새가 너무 심해서 물을 마실수가 없을 정도다. 운이 안좋아서 쇠맛나는 컵이 걸린건지 원래 그런 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좀 많이 거북했다.
깔리 메뉴판은 상당히 길다. 물론 커리나 요리, 난이나 티를 단품으로 주문하는 것도 좋지만, 세트메뉴가 꽤 괜찮아서 주로 세트 메뉴를 먹는 편이다. 2명이서 온다면 탄두리 치킨과 커리가 나오는 깔리 A세트가 좋고, 혼자라면 평일 오후 3시까지 주문 가능한 런치 1인 세트가 괜찮다.
런치 1인세트는 치킨 마카니와 팔락파니르(시금치 커리), 플레인 난과 강황밥, 플레인 라씨와 탄산음료 중 하나씩 고르면 된다. 커리는 야채나 치킨 종류에서 변경하면 +2,000원, 새우나 양고기종류로 변경하면 +3,000원이 되고, 라씨를 과일 라씨로 바꾸면 +1,000원이 된다. 나는 굳이 따로 변경하지 않고 치킨 마카니와 플레인 난, 스위트 라씨로 주문했다.
점심시간이라 밑준비가 잘 되어있어서인지 음식이 금방 나왔다. 2인 식탁이 금방 가득 찼다.
사이드로 나온 피클 3종. 고추가 들어가서 깔끔한 맛의 무 피클과 살짝 단맛이 도는 양파절임, 핫소스에 무친 무가 같이 나온다. 나는 이 셋 중에서는 무 피클이 가장 나았다.
그리고 요거트를 살짝 뿌려 나오는 치킨 마카니 큼지막하게 닭고기가 들어있고, 소스도 양이 넉넉하다. 향신료 맛이 톡 쏘는 정도지만 부드러운 맛이 살아있어서 향신료에 약한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큼지막한 플레인 난도 나왔다. 버터난이나 갈릭난으로 바꿔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기도 한데, 또 커리에 곁들여먹기에는 플레인 난이 가장 손에 덜 묻어서 편하기도 하다. 막 구워져나와서 아주 뜨거우니 먹을 만큼씩 찢어서 커리에 찍어 먹는다.
이렇게 도톰한 끝부분에도 커리를 올려 먹고,
이렇게 얇은 부분 포켓에도 커리를 듬뿍 올려 먹으면 된다. 닭고기가 꽤 큼지막해서 스푼으로 작게 잘라서 나눠먹으면 끝까지 닭고기와 커리 소스를 같이 먹을 수 있다.
커리를 먹으면서 중간중간 스위트 라씨도 마셨다. 유청과 우유를 동량으로 넣고, 얼음을 넣고 갈아 만들면 되니 집에서 그릭요거트 만들 때 가끔 해먹곤 하는데, 역시 남이 만들어주는 게 가장 맛있다.
난으로 남은 커리 소스를 깨끗하게 다 닦아 먹었다. 그릇이 작아보이지만 양이 많은 편이라 다 먹으면 꽤 배가 부르다.
결제를 하는 동안 카운터 앞에 있는 회향과 얼음설탕을 먹었다. 인도에서는 회향씨를 사운프라고 부르나본데, 얼음설탕 한 개에 사운프 두 알 정도 씹어넘기면 커리의 진한 맛이 남아있던 입안이 깔끔해진다.
1인 세트 먹었으니 9천원. 대학로에서 뭘 먹는 거의 1인분 만원은 쓰게 되는데, 9천원에 구성이 엄청나게 괜찮게 인도커리를 먹을 수 있다. 치킨 마카니 좋아하는 친구랑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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