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낭종 제거 수술한 후기, 대학병원 피지낭종 수술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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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포스팅 쓰고 네이버 블로그에까지 백업을 해 뒀는데, 의료법 제56조 제 1항 위반이라고 종로구 보건소에서 불법 게시물 삭제 요청을 해서 포스팅이 비공개 처리가 됐다. 대체 의료법 제56조 제1항이 뭔가 찾아봤더니 의료인 아닌 사람이 병원 광고를 하면 안 된다는 내용. 누가 한국사람이라면 다 아는 대학병원을 광고를 해요 나도 내돈내고 수술했는데... 광고면 억울하지나 않지. 병원 이름이나 위치, 간호사 선생님이 친절해요 뭐 이런것들도 안된다고 하고, 누가 신고를 해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네이버 포스팅은 강제로 비공개처리되었길래 이 포스팅도 약간 수정했다. 어쩐지 네이버에는 죄다 병원 광고글밖에 없더라니.
좀 과하게 TMI이긴 한데 생각보다 대학병원에서 피지낭종 수술한 후기가 없길래 내가 써 본다. 부위는 오른쪽 겨드랑이. 처음 생긴건 2014년인가? 거의 10년 전이다. 그때는 일반 의원에 진료를 보러 갔더니 여기 누워보라고 하더니 설명도 없이 그냥 칼로 째고 짜고 약 3일치 받고 끝이었던 기억이 난다. 아니 뭐 설명이라도 해 줄 것이지 말도 없이 생살을 째버려서 억울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도 얼마 안 되어서 다시 재발하길래 아 이게 그 피지낭종이라는 건가 하고 그냥 두었다. 뭐 일상에 크게 지장이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러던 2018년에 엄마가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하셔서 거의 매일 병원에 가는 김에 진료를 봤다. 2018년 5월에 초음파를 했을 때 1센치가 조금 못 되는 사이즈였던 것 같은데, 수술로 제거하기로 하고 수술 전까지 약을 먹었다. 그리고 2주쯤 지나 수술장에 들어갔는데, 막상 준비 다 하고 째기 전에 표시를 하는 데 피지낭종이 없어졌다? 원래는 만지면 동그랗게 완두콩처럼 만져졌었는데, 약이 너무 잘 들었는지 어디를 째야 할 지 못 찾을 정도로 작아져서 결국 수술을 취소했다. 물론 그렇다고 피지낭종이 없어진 건 아니고, 천천히 원래대로 돌아왔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고 피지낭종인 것도 확인했으니 그냥 살았는데, 올해 초쯤부터 사이즈가 조금 커진 것 같아서 더 더워지기 전에 째자 하고 진료를 보러 갔다.
4월에 처음 대학병원 성형외과 일반외래로 내원을 했는데, 당연히 동네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써서 갔다(안 써가면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된다). 이전에 갔을 때는 수술도 그냥 일반 외래에서 봤는데 이제는 무조건 교수님을 봐야한다고 해서 일단 초음파 예약을 잡고 그 결과부터는 교수님 진료로 보기로 했다. 초진비가 2만5천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2020년 10월부터 경증질환은 진료비가 전액 본인부담이라고 해서 일단 자부담 100%로 결제했다.
초음파야 원래 다들 밀리다보니 당연히 당일에는 초음파를 못 했고, 일주일 후에 따로 예약을 잡아서 초음파를 했다. 뭐 별거 없이 그냥 옷 갈아입고 대기하다가 초음파 하고 나오면 끝이다. 대기 시간이 초음파보다 더 길더라. 초음파는 비급여라서 215,000원이나 했다.
그 다음주에 교수님 진료를 봤는데, 초음파에서는 크게 이상 없어서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2018년보다 약간 커지긴 했는데 1센치 약간 넘는 크기라 그렇게 크지도 않고, 염증도 없는 것 같아서 가장 빠른 날인 한달 반 후에 수술하기로 했다. 이날 미리 피검사를 하고, 의학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그 사진 뭣에 쓰는지는 모르겠다. 수술장에서도 수술부위가 어디냐고 나한테 물어보는 걸 보면 보지도 않는 거 같던데.
그리고 수술날. 아침 9시라 조금 이른 시간이었다. 어차피 국소마취라 공복 이런 건 상관 없고, 아스피린이나 다른 먹는 약도 없으니 그냥 가볍게 다녀왔다. 간단한 수술이어서 소수술실에서 했는데, 의외로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쪽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넓었다. 탈의실에서 환자복 위아래 다 갈아입고 부직포 머리망까지 쓰고 대기하다가(머리끈을 챙겨가세요) 안으로 들어가서 수술 동의서 설명을 듣고 누웠다.
메모장에 그린 그림이긴 하지만 뭐.... 알아볼수만 있으면 되니까. 나는 오른쪽 겨드랑이 딱 접히는 부분에 생긴 낭종이라 팔을 저렇게 올리고 수술포를 엄청 덮었다. 소독하고 나서 처음에 낭종 주위를 빙 둘러가며 겨드랑이에 마취주사를 5번 정도 놓는데 첫번째가 꽤 많이 아프고, 수술하는 동안은 그냥 피부를 잡아다니고 꿰메는 느낌 정도만 든다. 수술이 끝나고 잘라낸 낭종을 봤는데 고등어 눈알만한 크기에 지방이 좀 붙어있고 동그래서 소 눈알 해부할 때 본 수정체 같았다. 떼어낸 낭종은 조직검사를 보내기는 하는데 뭐 보기로는 피지낭종이라고 했다.
수술하고 옷을 다 갈아입고 나서 전광판을 보니 수술 시작 9시 45분, 종료 10시 5분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이 사진 찍은 게 55분이었다. 수술 하는 동안 나오는 노래가 어떤 분 선곡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취향이어서 기억하는데 앤마리 2002 - 블랙핑크 하유라잌댓 - 위켄드 블라인딩 라이츠 나오고 패앳디 하이홉 중간 쯤에 수술이 끝났으니 본격적인 수술은 15분 정도 걸린 듯 했다. 대충 9시 10분쯤 수술실에 들어가서 동의서 쓰고 준비 하는데 15분 정도 걸렸다고 하면 비슷하게 맞겠다.
수술 끝나고 나서 마취는 30분~1시간 정도 지나면 풀린다고 했고, 상처에 바르는 연고와 약 5일치를 받았다. 항생제 / 소염진통제 / 위장약이었는데 마취주사가 그렇게 센 편은 아니어서 수술하고 2~3시간쯤 지나자 슬슬 아프더라. 수술 바로 다음날에 진료를 보러 갔는데, 별건 안 하고 그냥 드레싱만 했다. 대기는 45분 하고 드레싱하는데 1분 걸리다니... 총 6바늘 꿰맸고 연고는 얇게 바르라고 했다. 땀이 안차는 게 좋다고 했는데 부위가 겨드랑이고 이때는 슬슬 더워지는 6월이어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더 일찍 수술할걸.
수술 3일째까지는 못 씻고, 4일째부터는 씻을 수 있었다. 셀프로 매일 수술 부위를 빨간약과 소독약으로 소독하고 연고를 얇게 발라줬다. 3일째부터는 약을 먹어도 수술부위가 꽤 아픈데, 윗팔뚝이 저리고 당기는 느낌도 나고 수술한 겨드랑이가 정말 칼로 푹 찔린 느낌이 난다(쨌으니까). 4-5일째가 가장 아프고, 점점 덜 아파지기는 하더라. 5일째까지는 처방받은 약을 먹고, 약이 다 떨어진 다음에는 그냥 약국에서 파는 진통제(이지엔6 프로)를 먹었다.
그 다음 진료는 수술 2주 후. 땀차지 말랬는데 아무래도 날씨도 날씨고 부위가 부위인지라 약간 덧났다. 원래 이 날 실밥을 뽑기로 했는데 아직 약간 덜 붙어서 실밥은 다 뽑고 대신 본드를 붙였다. 비보험인 본드라서 본드가 5만 얼마더라. 본드가 열흘은 간다고 했는데 날이 더워서 그런지 슬슬 떨어지더니 겨우 4일 정도 버텼던 것 같다. 다른 부위라면 흉터연고도 처방이 나올텐데 나는 흉터 남아도 크게 상관 없는 부위라 따로 받지는 않았다. 2달 후쯤 한번 더 진료를 보자고 했는데 너무 멀쩡하길래 따로 가진 않았다.
지금 수술 한 지는 약 3개월 정도 지났는데, 수술한 부위는 괜찮지만 수술한 쪽 팔뚝이 가끔 당기는 느낌이 나고 따끔하게 아프다. 수술을 안 하면 자연적으로 없어지지는 않고 약간 커져서 수술한건데, 낭종 크기가 커진다거나 곪는 경우가 아니면 굳이 수술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만약 다시 수술을 한다고 하면 6월은 너무 더울 것 같고. 9~10월쯤에 수술하면 옷도 너무 두껍지 않고 땀도 안 나고 좋겠다.
<수술 후 / 다 나은 후 사진 있음>
수술 2주 후 진료날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서 최종진단이 나왔다. 보험사에 서류를 내야하니 진단서를 써달라고 하고,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뗐다. 진단서는 2만원이고, 진료 볼 때 요청해야 한다. 대신 진료비 세부내역서는 무료. 병명은 코드 L72.0인 표피낭종. 진료비 상세 내역을 보면 수술은 ‘피부양성종양적출술근육층’이다. 가입한 보험에 따라서 근육층 절개를 했다는 말이 안 나오면 수술비가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 이 날 이전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어서 진료비와 검사비를 자부담 100%로 결제했는데 최종진단이 나오고 나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어서 처음 진료 본 날부터 이날까지 자부담 100%인 초음파를 제외하고 전부 재결제했다.
수술날을 포함해서 총 7번 내원했고, 한번 방문할 때마다 기본 진료비가 25,000원쯤 들고, 초음파가 20만원 초반, 혈검과 의학사진이 합쳐서 5만원쯤, 수술이 15만원쯤. 여기에 비급여인 5만원짜리 본드와 진단서 2만원까지 전부 포함해서 총 58만원쯤 들었다. 약값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3~5천원 선이었던 것 같다. 초음파 검사가 건강보험이 안 되어서 좀 많이 나온 편이고, 오히려 수술비는 많이 들지 않았다. 여기서 3만원이 안 넘는 것은 빼고, 실비보험이 2만원 공제한 금액의 90% 커버를 해 주고, 다른 보험에서 수술비 30만원이 나와서 종합적으로는 조금 남았나? 거의 안 들기는 했다. 종수술비 옵션이 있었으면 조금 더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작년쯤 보험 가입 할 때 보험료가 부담된다고 뺐어서 좀 아쉬웠다.
수술하기 전에 피지낭종 제거 수술 후기를 많이 찾아봤는데 대학병원에서 수술한 후기가 많지 않길래 적어봤다. 초음파와 조직검사 때문에 일반 병원에서보다는 조금 많이 나오긴 하는데, 실비보험과 수술비 특약이 있다면 그렇게 부담스러울 정도의 가격은 아니었다. 동네병원에서 수술비가 30만원 정도 나온다고 했었으니 20만원 차이라면 통원이 부담스러운 거리가 아니라면 대학병원에서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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