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끼 홍대점에서 무한리필 떡볶이와 볶음밥
자고로 떡볶이란 엄청나게 좋아하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섭취해줘야 하는 법. 요새는 분식집이 많이 없어지고 청년다방같이 비싼 떡볶이집들이 많아졌는데, 그러다보니 둘이서 떡볶이를 먹을 거면 그냥 두끼를 가는 게 더 싸게 먹히기도 한다. 홍대에서 떡볶이 먹으러 어딜 갈까 하다가 두끼에 다녀왔다는 소리다.
홍대 두끼 셀프바. 이제 마라는 완전 온고잉 메뉴가 된 듯 하다. 길이와 굵기가 다양한 밀떡과 쌀떡, 치즈떡, 콘치즈떡과 순대, 소세지, 각종 야채와 계란이 있으니 입맛대로 담으면 된다. 가장 처음에는 숙주나 콩나물을 담고, 그 다음으로 단단한 재료를 담은 후 대파를 많이 넣으면 끓이기도 편하고 맛있다.
면사리는 라면 / 옥수수국수 / 분모자 / 중국당면 / 납작당면. 예전에는 쫄면사리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마라탕 라인이 생기면서 옥수수국수가 들어오고 나니 이제는 아예 없어진 듯. 당면과 중국당면, 분모자, 옥수수국수는 물에 담궈져있는데, 덜 불은 사리를 가져와 넣으면 국물에 전분기가 더해져서 걸쭉해지니 잘 불은 사리로 너무 많지 않게 가져오는 것이 좋다.
튀김은 총 6가지. 김말이와 닭튀김, 고구마튀김, 만두와 시즌메뉴로 햄 튀김과 맥앤치즈튀김이 있었다. 김말이나 고구마, 만두 튀김은 취향에 맞게 넣고 끓이거나 찍어먹으면 되는데, 닭튀김 몇 개를 처음부터 떡볶이에 넣고 끓이면 닭고기 맛과 튀김의 기름기가 우러나 국물이 더 맛있어진다. 뭐 어차피 소스빨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고기육수가 되는 셈.
셀프바에서 약간 떨어진 입구 왼쪽으로, 드링크바와 라면 코너가 있다. 음료는 환타 오렌지맛과 탄산수, 스프라이트, 콜라와 제로콜라. 얼음은 제빙기에 들어있고,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전자동 커피머신도 한 대 있다. 두끼는 라면도 무한리필이라 라면과 짜파게티, 비빔면 등 여러 라면도 들어있는데 나는 이거 먹는 사람 한 번도 못 봤다. 물론 나도 안 먹어봤고...
두끼 소스바. 기본인 두끼소스와 떡모소스, 궁중소스, 동대문 소스, TMI소스, 크림소스, 마라탕소스가 있었고, 하나는 흰색으로 써 있는데 잘 안 보인다. 보통 두끼 / 떡모 / 궁중 / 동대문 소스는 항상 있고, 나머지는 때에 따라 달라진다. 이제는 마라탕 라인도 계속 가는 걸 보면 마라탕 소스도 온고잉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황금 레시피라고 3국자 기준 레시피가 적혀있는데, 냄비를 6~7부 정도 채웠을 때 괜찮은 간의 소스다. 개인적으로는 두끼소스 1.5국자+궁중소스 0.5국자+떡모소스 0.7국자에 카레소스나 카레가루를 약간 넣으면 가장 맛있었다. 부산소스는 너무 달고 동대문 소스는 너무 매운데, 두끼소스만 넣으면 고추장 맛이 거의 없어서 떡모소스를 약간 넣고 카레가루로 감칠맛을, 궁중소스로 단 맛을 조금 더해주는 셈이다. 매운 걸 좋아한다면 여기에 동대문 소스를 반국자 넣어주면 불닭볶음면 급의 매운맛이 된다.
떡과 야채, 면사리까지 다 담았다면 떡볶이가 다 되는동안 먹을 꼬치어묵까지 덜어오면 끝.
육수는 냄비의 반 정도 붓고 양념을 잘 풀어준 후 숙주와 면사리를 제외한 나머지를 전부 넣고 끓인다. 떡이 떠오를 때까지 끓인 후 면사리를 넣고, 면이 다 익어갈 때 쯤 숙주를 넣어 약간만 더 익히면 완성. 깻잎 향이 우러나라고 길쭉하게 가위로 잘라서 처음부터 넣어서 끓였는데, 풋풋한 깻잎향을 좋아한다면 면사리까지 다 익은 후 마지막에 생 깻잎을 추가해주면 더 맛있다.
떡볶이를 다 먹었다면 볶음밥을 먹을 차례. 셀프바에 가면 다진김치와 옥수수콘, 햄과 불고기 토핑이 있다. 햄토핑과 불고기토핑이 뭔가 했는데 저가피자 프랜차이즈 슈퍼슈프림 피자에 올라가는 햄과 불고기 토핑이었다. 기대가 많았는데 조금 아쉽네.
밥솥에서 먹고싶은 볶음밥 양의 반 정도만 되게 밥을 푸고, 그 위에 김치 넉넉히, 덮밥용 마요네즈 1큰술, 옥수수와 나머지 토핑을 취향껏 넣으면 된다. 사진에는 왜 조미김이 안 보이기? 김치 위에 참기름을 넉넉하게 뿌려서 가져오면 좋다.
떡볶이 국물은 한국자만 남기고 덜어낸 후 마요네즈와 밥, 김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넣고 센 불에서 김치가 다 익을 때까지 달달 볶은 다음 밥을 넣고 불을 중불로 줄여 볶는다. 바닥이 약간 눌을것 같다~ 할 때 약불로 내리고 넓게 펼쳐서 먹으면 된다. 나는 삶은 계란도 하나 부수어서 넣었는데, 국물을 넉넉하게 남겼다면 꽤 짭짤해서 계란을 꼭 넣어주어야 간이 맞는다.
진짜진짜 마무리는 아이스크림. 초코맛과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과 초코시럽, 쿠앤크 가루가 준비되어있었다. 사실 어딜 가도 아이스크림 종류가 다를 뿐이지 두끼에는 항상 아이스크림이 있었는데, 항상 볶음밥 먹고 나서 아이스크림 먹는 걸 까먹고 있다가 이번에는 잘 기억해서 먹고 나왔다.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쿠앤크 가루 살짝, 초코 아이스크림 한 스쿱씩. 둘이서 맛만 보려고 퍼 왔는데 초코 아이스크림이 더 맛이 나았다. 그냥 고깃집 아이스크림 맛이라 기분 내기에 좋더라.
성인 9,900원 / 청소년 8,900원 / 어린이 6,900원이라 우리는 19,800원. 물가가 워낙 올라서 홍대에서 뭘 먹어도 인당 만원은 잡아야하는데 부페식 식당에서 이정도면 엄청 비싼 건 아니다. 지금 두끼 가격이 마지노선 같은 느낌인데... 더 오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홍대에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임대료 때문인지 퀄리티 관리가 안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두끼 홍대점은 무난하게 괜찮았다. 재방문 의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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