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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종각 우육면 맛집, 샤오바오 우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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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 우육면 맛집, 샤오바오 우육면

 

 

저녁에 국수가 먹고 싶은데, 뭘 먹을까 찾아보던 차에 우육면 집이 있길래 다녀왔다. 사실은 다른 만두전골이나 칼만두 같은 걸 먹으려고 했는데, 우육면 집을 발견하고 나니 우육면을 먹어야겠더라. 

 

 

위치는 종각 젊음의 거리인데, 청계천쪽으로 들어가서 골목에 있다. 큰 거리에서 찾아가기 어려운 편은 아닌데, 흡연자들이 좀 많은 편이다.

 

 

문 바로 앞에는 이렇게 수타면 모형을 걸어두었다. 직접 뽑은 면을 사용한다더니 확실히 임팩트다 있다.

 

 

자리는 2인석~4인석이 많은 편이지만, 1인석도 반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거리두기를 하기에는 테이블 간격이 그다지 넓은 편이 아닌 게 조금 찝찝하긴 한데, 그렇다고 밥을 안 먹을 수는 없으니 할 수 없지.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고수와 자차이가 나온다. 고수는 더 달라고 하면 더 줄 것 같기는 한데, 나도 친구도 고수를 못 먹어서 아쉽지는 않았다.

 

 

차는 중국음식점답게 따뜻한 자스민 차가 나온다. 겨울이라 따끈한 차를 마시면서 메뉴를 고르니 딱 좋더라.

 

 

메뉴판. 기본적으로 우육면이 매운 단계별로 세 가지(맑은탕/우육면/아주매콤우육면) 있고, 곱창이 들어간 마약 곱창면이 있다. 여기에 식사로 마파두부 덮밥과 소고기 볶음면, 중국식 냉국수와 마장면이 있다. 사이드는 고기 추가와 샤오롱바오, 마라오이, 감자채 무침이 있다. 옆 테이블에서 감자채 무침을 먹는 걸 봤는데, 양이 상당하더라.

 

 

요리부도 적지는 않다. 꿔바로우와 가지만두, 가지탕수도 있고, 향라건두부 무침과 마라수육, 오향수육, 꿍바우지딩, 경장육슬과 깐풍닭날개, 마파두부와 어향육슬, 깐쇼마라새우. 기본적으로 우육면집에서 쓰는 마라 약념인 음식이 많고, 대중적인 메뉴가 많았다. 그래도 요리류를 시키려면 3~4명은 와야하겠다.

 

우리는 두명이어서 사이드를 추가하기는 좀 그렇고, 샤오롱바오가 어떻게 나올지 잘 모르겠어서 일단 우육면만 먹어보기로 했다. 향신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친구는 맑은탕 우육면을, 나는 일반 우육면을 주문했다. 

 

샤오바오 우육면의 특징은 수타면이다보니 면 굵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 친구는 가장 가는 샤오바오 1(지름 1mm), 나는 수타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샤오바오 4(지름 3mm)로 주문했다. 여기는 중국인이 운영하는지 직원들도 중국인이고 주문벨도 없는데, 주문을 하려고 해도 네~하고 대답만 하고 직원들이 자기 할 일 하느라 바쁘다. 다른 사람들 후기에도 직원들이 주문을 재깍재깍 받지는 않는다고 하더라. 

 

 

란주 우육면은 일청, 이백, 삼홍, 사록, 오황이라고 해서 국물은 맑아야 하고, 하얀 부가 들어가야 하며, 고추기름은 붉어야 하고, 녹색 야채고명이 들어가며, 국수는 노란색이어야 한다고 한다. 이게 모든 라면의 원조격이고 우육면 하면 란주, 할 정도로 라면의 성지라고 한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우육면과 라면은 차이가 좀 크다 싶다. 빨갛고 매운 면 요리라는 점이 라면의 원조라는 건가? 라면의 원조라고 하면 아무래도 일본을 꼽을 거고, 우육면 하면 대만음식 같다. 뭐 중국 음식을 갖고 내려와서 대만음식이 되었겠지만. 어느 분야든지 하도 중국이 다 원조고 너희는 우리의 속국이고 다 중국을 따라한거다! 하니 이제 이런 것도 순수하게 그렇구나 싶지가 않다.

 

 

그래도 음식은 늦지 않게 나온다. 먼저 맑은탕 우육면이 나왔다. 맑은 국물에 쪽파를 듬뿍 올리고, 면과 고기는 국물 아래에 잠겨있다. 그릇이 꽤 큰 편인데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다보니 양은 평범하다.

 

 

이게 샤오바오 1번 면이다. 지름 1mm의 가는 면이라고 하는데, 소면보다는 조금 굵고, 약간 분 중면과 비슷하다. 마트에서 파는 생소면과 비슷한 가늘기인데, 호록호록 넘기기에는 좋은 사이즈다.

 

맑은 국물은 소고기 무국 같은 느낌이 강한데, 쪽파를 듬뿍 올렸고 뒤에 은은한 향신료 향이 있어서 약간 이국적인 느낌이 없지는 않다. 얇은 면이 보들보들 부드럽고 먹기는 편한데, 국물이 짭쪼름한 편이라 계속 먹다 보면 짜다고 하더라.

 

 

그리고 내 몫의 일반 우육면. 역시 국물 위에 쪽파가 가득 올라가있고, 향신료가 가득 들어간 고추기름을 작은 국자로 부어 나온다. 이걸 잘 저으면 국물 색이 붉어진다.

 

 

이게 샤오바오 4번 면이다. 지름 3mm라는데, 일반 중국집에서 짜장면이나 짬뽕에 사용하는 중화면보다는 약간 도톰한 정도인데 먹을 때는 더 부드럽다. 의외로 면 두께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다.

 

 

잘 섞어서 고명을 봤더니 얇게 썬 무 3조각과 사태가 5점 올라간다. 무와 사태를 넣고 끓인 육수에 무와 고기를 썰어 넣고, 쪽파를 듬뿍 넣은 후 고추기름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맑은탕 / 일반 / 아주 매운 우육면이 되는 것 같다.

 

 

나는 몇번 떠 먹으니 고추기름을 더 넣으면 좋을 것 같아서 고추기름을 더 달라고 했다. 그러면 이렇게 고추기름 단지를 가져다 줘서 추가로 넣으면 된다. 한스푼 반 정도 더 넣으니 딱 좋았다.

 

적당한 향신료 향에 도톰하면서 씹는 감이 살아있는 생면, 보들보들한 고기와 푹 익은 무를 같이 먹으니 몸이 뜨끈해진다. 맛이야 마라베이스와 비슷해서 고기와 무만 있는 마라탕에 국수를 넣어 먹는 느낌과 비슷하다.

 

 

가격은 맑은탕 우육면과 일반 우육면 모두 9,000원씩 18,000. 대만에서도 안 먹고 온 우육면을 종각에서 맛있게 먹었다. 의외로 샤오바오 4번 면이 그렇게 두툼하지 않아서 다음에는 조금 더 두꺼운 면을 먹어볼까 싶다. 샤오바오 5번은 부추잎 모양(5mm), 7번은 삼각모양, 8번은 줄무늬 모양이라는데 5번은 칼국수 같을 것 같고, 다음에는 6번이나 7번에 도전해봐야겠다.

 

혼자라 마라탕을 먹기엔 좀 부담스럽거나 면을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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