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달달한 유자파운드 만들기
날이 쌀쌀해지니 따뜻한 차를 마시게된다. 복음자리 유자청이 선물로 들어와서 차로 마시다가, 이걸 넣고 케이크를 만들면 맛있을 것 같아서 파운드 케이크를 만들었다. 직접 집에서 만든 유자청을 사용하면 더 좋겠지만, 올해는 유자를 안 샀으니 대신 귤 제스트를 추가해서 향긋함을 더했다. 물론 유자가 있다면 유자 제스트를 사용하는 게 가장 좋고, 레몬 제스트나 오렌지 제스트를 대신 넣어도 괜찮다.
유자파운드
노르딕웨어 6컵 / S사이즈
버터 150g
설탕 60g
귤제스트 2개분
계란 2개
럼 1큰술
중력분 150g
소금 1/4작은술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유자청 70g
요거트 30g
럼 2큰술
유자청 1큰술
먼저 귤 제스트를 만들어 설탕에 재워둔다. 레몬 / 자몽 / 유자 등 다른 시트러스 계 과일이라면 어떤 것으로 바꿔도 크게 상관은 없다. 우리 집에는 귤이 한 박스 있어서 단단하고 껍질이 두꺼운 것을 골라 두 개 분량을 사용했다. 베이킹소다를 탄 물에 잠깐 담궈 두었다가 한 번 헹궈내고, 굵은 소금으로 가볍게 문지른 후 뜨거운 물을 부어준 후 사용한다. 만약 귤을 사용할 거라면 단단하고 껍질이 두꺼운 것을 사용해야 제스트를 갈다가 터지지 않는다. 흰 부분이 안 들어가게 가볍게 벗겨준 후, 분량의 설탕에 버무려서 30분 이상 재운다. 미리 전날 저녁에 해 두고 사용하면 딱 좋다.
항상 그렇듯이 노르딕웨어 번트틀을 사용했다. 가득 채우면 6컵짜리이긴 한데, 나는 항상 반 정도인 3컵 정도의 반죽 만 채워서 80% 정도 부피로 완성되게 굽는다. 가득 80% 팬닝을 해 봤더니 틀 위로 많이 올라와서 모양이 덜 예쁘더라. 틀은 버터를 얇게 바른 후 밀가루를 뿌리고, 싱크대나 작업대에 여러 번 내리쳐 여분의 가루를 털어내고 냉장실에 보관한다. 특히 가운데 솟은 부분에 버터를 잘 칠해줘야 나중에 케이크가 달라붙지 않는다.
선물로 들어온 복음자리의 배를 넣어 부드러운 유자차를 사용했다. 아무래도 공산품이라 유자 함량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더라. 당침유자가 전체의 80%, 그 중에 유자가 50%이니 실제로는 유자가 40%인 셈이고, 나머지는 설탕과 배 퓨레가 들어갔다. 보통 버터 150g에 설탕과 꿀을 합쳐 100~120g 잡는 편이니 유자청은 70g 사용했다. 유자청은 계량해서 가위로 잘게 잘라 준 후, 요거트 30g을 넣고 전자레인지로 50초 정도 데워 따끈하게 해 두었다. 요거트는 집에서 만들어서 커피 필터로 물기를 빼서 꾸덕한 그릭요거트 정도의 농도인 것을 사용했다. 시판 요거트를 사용한다면 역시 커피필터에 받쳐 물기를 제거해 사용하거나 그릭요거트를 넣으면 된다. 우유로 대체해도 크게 상관은 없다.
버터는 실온에서 말랑하게 된 포마드 버터를 사용한다. 대략 20~25도 정도인데, 요새는 날씨가 추워져서 크림화가 잘 안 되기도 한다. 버터를 작게 자르고 볼 아래위로 전자레인지에 따뜻하게 데운 그릇을 덮어서 잠깐 두면 조금 더 빨리 온도를 올릴 수 있다. 거품기로 버터에 덩어리가 없도록 가볍게 휘핑한 후 귤 제스트를 넣어둔 설탕을 넣고 버터 색이 하얗게 변하고 1.5배정도로 부풀 때까지 휘핑한다.
설탕이 잘 섞여서 버터 부피가 늘어났다면 럼을 넣고 풀어둔 계란을 5~6번에 나눠 넣고 휘핑한다. 맨 처음에 전체의 1/3 정도를 넣고 섞고, 점점 양을 줄여가면서 넣는다. 한번 계란을 넣고 나서는 2~3분정도 충분히 휘핑해주어야 분리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설탕이 많지 않아서 5번째 계란을 넣을 때쯤이면 슬슬 분리되는데, 그 때는 밀가루를 한 큰술 정도 미리 넣어주면 된다.
계란을 다 넣었다면 체친 중력분과 베이킹파우더, 소금을 넣는다. 전체를 다 넣지 말고 반 정도를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라만 가볍게 섞어 준 후, 유자청과 섞은 요거트를 넣고 섞은 후 나머지 밀가루를 넣고 섞는다. 이번 레시피는 수분량이 많지 않아서 주걱으로 섞는 것보다 휘퍼로 섞는 것이 좋다.
이렇게 뻑뻑한 반죽이 나오면 완성. 이번 레시피는 거의 1:1:1을 맞춰서 약간 빡빡하게 목막히는 파운드 케이크인데, 좀 더 보들보들하고 사르륵 녹는 파운드 케이크를 먹고싶다면 요거트나 우유를 30g정도 추가하면 될 것 같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팬을 꺼내 팬닝하고, 바닥에 두어번 내리쳐 기포를 빼 준다.
17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60도로 낮춰 30~35분 굽는다. 굽기 시작하고 20분쯤 지나면 윗면이 터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과도로 윗부분을 예쁘게 틔워준 후 한번 돌려주면 구움색이 골고루 나오고 높이도 균일하게 나온다.
케이크를 굽는 동안 유자청 한큰술을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데워서 향을 강하게 한 후 럼 2큰술을 넣어 유자럼시럽을 만들어둔다. 케이크가 나오자마자 따끈할 때 붓으로 발라주면 된다.
35분을 구우려고 했는데 오븐 불이 약간 셌는지 꼬치테스트를 했더니 묻어나는 게 없어서 30분만에 꺼냈다. 꺼내자마자 바닥에 한두번 내려쳐서 케이크가 잘 분리되도록 하고 윗부분에 럼 시럽을 발라준다. 틀째로 10분 정도 식힌 후 뒤집으면 된다.
10분 후 뒤집어서 가운데 구멍까지 꼼꼼하게 남은 유자럼시럽을 다 발라 준 후, 여열이 남은 오븐에서 살짝 말려주었다. 유자청이 들어가서 끈적할까봐 말려준 것인데 빵이 뜨거워서 굳이 말리지 않아도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하다.
식힘망에서 완전히 식히면 완성. 구운 당일에 먹으면 겉바속촉, 밀봉해 두었다 다음 날부터 먹으면 겉도 속도 촉촉한 파운드 케이크다. 구움색을 카스테라처럼 연한 갈색으로 낼 생각이었는데 불이 좀 세서 갈색이 된 게 아쉬웠는데, 가족들은 오히려 이 쪽이 더 맛있어보인다고 하더라. 아이싱을 올려서 비주얼을 살려도 좋지만 아이싱 없이 심플하게 먹어도 맛있다.
단면은 이렇게. 중간중간 귤 제스트와 잘게 잘린 유자청이 박혀있다. 파운드케이크 특유의 묵직한 조직감이 느껴지는데, 중간중간 상큼한 유자청이 씹히고 적당히 달달하다. 커피보다는 홍차나 흰 우유와 더 잘 어울리는 간식이었다. 다음에는 유자 청을 넣고 마들렌을 만들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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