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 생어거스틴, 티몬 상품권으로 새우살 하가우 / 통삼겹 조림 덮밥 / 생어거스틴 누들 / 왕새우 팟타이 / 뿌팟퐁 커리 / 파인애플 볶음밥
오랜만에 티몬에 생어거스틴 상품권 할인이 떴다. 생어거스틴 5만원권을 40% 할인해서 30,000원에 파는데, 1년에 두 번 정도 하는 것 같다. 마침 대학 친구들 여러 명과 만날 일이 있어서 그럼 생어거스틴에 가면 되겠다! 하고 상품권을 구매했다.
1인당 총 10만원, 2장까지 구매할 수 있고, 처음 금액권을 구매할 때 사용할 지점을 골라서 결제한다. 내가 접속했을 때 이미 코엑스점은 매진이어서 그 다음으로 접근성이 좋은 합정 메세나폴리스점으로 두 장 구매했다. 혹시 한 장만 사용할 수 있으니 이렇게 한 장씩 따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뭐 생어거스틴은 워낙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라 4명만 되어도 10만원은 금방 넘기는 하지만. 2~3명이라면 5만원권 한 장 사고 차액을 결제하는 게 좋고, 4인 이상이라면 10만원 정도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생어거스틴 합정 메세나폴리스점은 언제 와도 사람이 항상 많다. 특히 주말에는 사람이 아주 많은 편이라 미리 네이버 예약으로 예약을 해 두었다. 티몬 상품권은 다른 이벤트와 중복 적용이 안 되지만 네이버 예약 이벤트는 중복 적용이 되니 미리 예약해서 하가우를 받으면 딱 좋다. 1만원 2시간 / 3만원 3시간 / 5만원 4시간까지 무료 주차가 가능하니 차를 가져왔다면 결제할 때 말해두면 되겠다.
내부는 이런 느낌. 미리 예약을 하면 테이블 세팅이 되어있다. 안쪽으로 룸이 있기는 한데 그건 인원수가 더 많아야하고, 더 일찍 예약해야 될 듯 하다.
평일 런치와 평일 디너 / 주말에 이용 할 수 있는 세트 메뉴. 대신 다른 프로모션이나 소셜에서 구매한 상품권으로는 주문할 수 없다.
생어거스틴 메뉴판. 이런저런 프로모션도 같이 하고있다. 다 모이면 뭘 먹을까 정하자고 했더니 역시나 늦는 사람이 생겨서 일단 두 가지 시켜 먹고, 다 도착하면 다른 메뉴도 주문해 먹기로 했다. 사람이 많으니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싫고 이건 내가 못 먹고 이건 쟤가 못 먹고 뭐 이리 복잡한지. 그럼 다들 좋아하고 생어거스틴 오면 꼭 먹는 뿌팟퐁커리와 왕새우 팟타이는 나중에 시키기로 하고, 일단 면 메뉴 하나와 밥 메뉴 하나 시키자 해서 일단 맛있어보이는 통삼겹 조림 덮밥과 안 먹어본 생어거스틴 누들을 주문했다. 칠리농어 먹어보고싶었는데...
기본 세팅은 앞접시와 물컵, 수저. 그런데 젓가락이 너무 낡았다. 두께도 미묘하게 다르고 너무 닳아서 이 정도면 교체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기본으로 나오는 피클. 노란색이라 단무지인 줄 알았다. 맛은 무난한 편인데 다들 딱히 집어먹지는 않게 되더라.
네이버 예약 이벤트로 받은 새우살 하가우. 7개에 9,000원이라 따로 주문하기는 애매한 메뉴인데 이렇게 이벤트로 받아서 먹으면 아주 만족도가 높은 메뉴다. 따끈할 때 먹으면 적당히 쫀득한 전분피과 탱글한 새우살, 은은하게 올라오는 참기름 풍미까지 갑자기 딤섬집에 온 느낌이 든다.
생어거스틴 와서 베트남 쌀국수 시키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인도네시아 음식인 미고랭 시키기도 좀 그래서 고른 생어거스틴 누들. 새우와 야채를 넣고 레드 커리 양념에 볶은 쌀국수다. 처음 먹어보는 메뉴지만 커리에 새우 조합이니 맛있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이국적인 맛이 났다. 통통한 새우가 3마리 들어가고, 끝에 올라오는 은은한 매운맛과 아삭한 야채들, 달달한 파인애플, 넓은 면 조합은 괜찮았는데 레드커리 양념이 금방 물리는 느낌이다. 거기에 따뜻할 때는 잘 모르겠는데 한 김 식고 나니 좀 느끼해서 초반에는 잘 먹다가 나중에는 점점 손이 덜 가더라. 다음에는 주문하지 않을 듯.
통삼겹 조림 덮밥Kai Palo Khao. 다들 동남아 다녀온 얘기 하다가 카오카무 먹고싶다! 해서 비슷한 메뉴로 주문했다. 흰 밥에 매콤짭짤한 간장 양념에 조린 삼겹살과 무, 오이와 반숙계란 후라이가 같이 나온다. 고기 위에는 쪽파가, 밥 위에는 샬롯 튀김이 올라가있는데 이게 또 은근 맛에 포인트가 되니 골고루 비벼서 덜어가면 된다.
매콤짭짤한 간장양념에 조린 삼겹살이니 호불호 갈리지 않고 다들 맛있게 먹었다. 팔각이나 향신료 냄새가 끝에서 약간 나지만 이 정도는 족발 정도 수준이라 향신료에 약한 사람도 크게 거북하지 않은 친숙한 향신료들이고, 푹 익은 무와 아삭한 오이와 같이 먹는 밥도 맛있다. 양념이 조금 단 편이라 금방 물려서 두명이서 왔다면 다른 덮밥을 먹는 게 좋겠고, 3~4인 정도라면 다같이 맛있게 나눠먹을 수 있다.
인원이 다 모여서 추가로 주문한 파인애플 볶음밥 Khao Phad Sapparot. 진짜 파인애플 파서 나올 줄 알았는데 파인애플 껍질로 모양만 낸 거라 약간 실망스러웠다. 은은한 옐로커리향과 파인애플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볶음밥이라고 써 있는데, 커리 향이 강한 편은 아니고 파인애플도 얇게 썰려있어서 덜 부담스럽다. 중간중간 씹히는 토마토와 캐슈넛이 매력적. 그냥 먹어도 맛있고, 같이 주문한 뿌팟퐁까리와 같이 먹어도 좋았다. 볶음밥은 어느 것을 시키든 다 무난한 듯.
그리고 뿌 팟 봉 커리 Poo Phad Phong Kari. 계란을 넣은 옐로 커리에 소프트쉘 크랩 튀김을 올려 나오는 시그니처 메뉴다. 처음 먹었을 때 정말 맛있게 먹고 나서 생어거스틴에 오면 항상 시키는 메뉴다. 이걸 안 먹는다면 생어거스틴에 올 이유가 없다. 사진으로는 그릇이 좀 작아보이게 나왔는데, 보기보다 그릇이 크고 게 튀김도 듬뿍, 양념도 듬뿍 나와서 여러 명이 충분히 나눠 먹을 수 있다. 바삭하고 야들한 게 튀김과 부들부들하게 익은 계란, 양파의 달달한 맛이 나는 옐로 커리 조합이라 고소하고 적당히 묵직하면서 밥이 쭉쭉 들어간다. 가격이 좀 비싸서 그렇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일단 내 주위에서는 싫어하는 사람을 못 봤다.
뿌팟퐁 커리만 시키면 밥이 안 나오고, 따로 2천원을 추가해야 밥이 나온다. 푸팟퐁 커리는 소스를 좀 더 부탁하면 한 번 리필이 되는데, 주문하면서 소스 리필을 같이 달라고 했는데 잘 못 알아들었는지 뜬금없이 시키지도 않은 공깃밥이 나왔다. 아니 볶음밥에다 먹으면 되는데... 다들 그냥 먹자고 해서 강제주문된 공깃밥이지만 그냥 먹었는데 결국 남기더라. 내가 많다고 했잖어.
그리고 또 다들 좋아하는 메뉴인 왕새우 팟타이 Goongyai Phad thai. 아주 큰 왕새우가 한 마리 올라가고, 땅콩가루와 고춧가루, 레몬, 숙주가 사이드에 따로 나온다. 매운 걸 못 먹는 친구가 있어서 고춧가루는 빼고, 레몬을 열심히 짜낸 후 땅콩가루까지 섞어서 나눠 먹는다. 토핑으로 올라가는 왕새우 말고도 통통한 새우가 여러 마리 들어있고, 숙주와 부추, 계란, 얇은 면발과 새콤달콤한 양념이 잘 볶아졌다. 확실히 생어거스틴 누들보다는 호불호가 덜 갈릴 맛이기도 하고, 약간 달긴 하지만 다들 좋아하는 그 팟타이 맛이다. 달고 짜고 맵고 신 태국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도 다들 잘 먹는 그런 맛. 관광객을 타겟으로 만들어낸 음식이라 그런가?
이렇게 먹고 총 108,000원 나와서 티몬 상품권 5만원권 2장을 사용하고, 나머지 8천원만 추가로 결제했다. 그런데 영수증을 달라고 하니 추가로 카드 결제한 8천원짜리 영수증만 주네. 나는 시킨 메뉴와 가격이 다 적힌 영수증을 달라는 뜻이었는데;;; 카운터에 계산할 때 보니까 리스트 다 뜨던에 왜 영수증을 이걸 줬는지 모르겠다. 카운터 안 봤으면 공깃밥이 얼만지도 몰랐을뻔했다.
뭐 사진찍어서 뭐 먹었는지는 알고있으니 됐다. 생어거스틴 누들 18,000원 / 통삼겹 조림 덮밥 18,000원 / 파인애플 볶음밥 15,000원 / 뿌팟퐁 커리 36,000원 / 왕새우 팟타이 19,000원 / 공기밥 2,000원 해서 10,8000원, 상품권 10만원어치를 6만원에 샀으니 실제로는 68,000원 나온 셈이다. 우리는 아주 오랜만에 잘 먹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이 정도 나온 거고, 둘이서 온다면 뿌팟퐁커리에 쏨땀, 셋이서 온다면 푸팟퐁 커리에 밥 한 공기, 왕새우 팟타이 하나 시키면 상품권 한 장 쓰고 추가금 내고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다음에 또 이렇게 대인원이 모인다면 그때는 미고랭을 먹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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