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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성심당 본점 / 대전역점 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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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본점 / 대전역점 빵 후기

 

 

 

아빠가 결혼식때문에 대전에 간다고 하셔서 그럼 성심당에서 빵을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엄마가 가시는거라면 그냥 이름만 써서 부탁했을텐데 아빠가 가신다니 이렇게 빵 사진과 이름, 가격까지 다 캡쳐해서 요렇게 사다주세요~라고 부탁을 드렸다. 성심당 본점이랑은 좀 거리가 있는 동네에서 1박 하신대서 대전역에 있는 성심당에서 파는 메뉴 위주로 골랐다. 없으면 할 수 없고.

 

 

그런데 아저씨들이랑 이왕 가는거 본점도 갑시다 해서 성심당 본점에 가고, 적어준 빵이 없어서 대전역점에도 갔다오셨단다. 나는 대전역점에만 가실 줄 알고 대전역점에서 파는 걸로 리스트를 뽑았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샌드위치도 부탁하고 스콘도 부탁하는거였는데 영 아쉽다. 그래도 빵값만 4만원 나왔네.

 

 

이렇게 큼직한 백에 넣어오셨다. 아빠 말로는 대전에서 KTX타는 모든 사람들이 이 가방을 들고있었다고. 그야 대전은 성심당의 도시니까요.

 

 

빵을 다 꺼내서 한 장 찍어봤다. 식탁에 꽉 찰 정도는 아니지만 서울에서 4만원으로는 절대 못 살 만큼 풍성한 양이다. 두어시간 전에 밥을 먹긴 했지만 빵이 이렇게 많이 왔으니 얼른 맛을 봐야지.

 

 

우선 제일 유명한 빵인 튀김소보로와 튀소구마. 친구가 튀김소보로 / 튀소구마 / 초코튀소를 먹었는데 튀소구마가 제일 맛있다고 해서 튀소구마를 사다달라고 했는데, 아빠가 막상 가서 보니 젊은 애들이 다 튀김소보로를 산더미처럼 사가길래 이것도 같이 사오셨단다. 튀소구마와 튀김소보로에 새우를 낙지까지 같이 해서 에어프라이어에 180도 5분 돌려 먹었더니 따끈따끈하다. 매장에서 사자마자 먹었다면 더 맛있을텐데 뭐 어쩔수 없지. 튀김소보로는 안에 단팥이 든 소보로빵, 튀소구마는 고구마 무스가 든 소보로빵을 튀긴 거였다. 나는 튀소구마보다 그냥 튀김보로가 맛있었다. 다만 우유가 필수고 1/4만 먹으면 딱 좋다. 각각 1/4쪽씩 먹었으니 반 개 먹은 셈인데 느끼해서 못 먹겠네.

 

새우를 낙지는 윈도우베이커리에도 파는 스타일 고로케인데, 안에 매콤한 새우낙지볶음이 들었다. 고로케 위에 올라간 머스타드는 아주 조금이어서 별로 티가 안 나고, 낙지는 실하게 들었는데 새우는 잘 안 보인다. 양념이 꽤 매워서 맵찔이라면 못 먹을 듯. 한 개 다 먹기에는 조금 많겠고 독특한 메뉴라 한 번 먹어보긴 좋았다. 그래도 튀김류가 다 그렇듯이 빵집에서 사자마자 먹어야 맛있을 것 같다.

 

튀김소보로 오른쪽에 있는 건 부추빵. 이성당 야채빵처럼 안에 소가 든 스타일인데, 부추와 두부가 듬뿍 들어있어서 만두소 같은 느낌이다. 대신 소 내용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빵이 눅눅해진다 유명한 거래서 한개만 먹어보자 하고 사다달라고 했는데 이건 사서 바로 먹어야 맛있지 포장해서 가지고 올 맛은 아니다. 나중에 대전가면 그 자리에서 사먹어봐야지.

 

튀소구마 옆은 역시 유명한 빵인 빅매치. 하나 사다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빠가 안 산 줄 알고 본점과 대전역점에서 각각 한 개씩 사 오셨음. 빵 안에는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있고 한쪽 윗부분은 쿠키반죽이 덮여있다. 메론빵보다는 쿠키가 얇고 태운버터 냄새가 나는데, 맛있긴 한데 너무 달아서 마실 것이 필수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먹은 다른 빅매치는 그 정도로 안 단 걸 보면 약간 편차가 있을 수도? 맛있긴 한데 또 먹고싶다 그런건 아니고 한번 먹었으니 됐다.

 

가운데 있는 +자 칼집이 난 빵은 무화과그늘아래. 아빠가 엄마 좋아할 것 같다고 사오신 빵인데 아빠 엄마는 무화과를 안 좋아해요... 겉은 단단한 잡곡빵이고 위에 오트밀과 해바라기씨가 붙었는데, 안에 크림치즈와 무화과가 들었다. 성심당은 재료를 대량으로 들여와서 그런가 무화과 / 호두 / 크림치즈 들은 빵이 많네. 안에 무화과가 한두번 정도 자른 큼직한 사이즈로 듬뿍 들었고, 크림치즈도 넉넉하게 들어있다. 구수한 빵과 달달한 무화과 짭쪼름한 크림치즈가 잘 어울리긴 하는데 3,000원이면 싸지는 않지...? 그래도 맛있긴해서 다음에도 살 듯. 무화과가 통으로 들어있어서 무화과러버라면 좋아할 맛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기대하던 명란바게트와 건강빵들. 명란바게트는 본점에는 없고 대전역에만 있었다고 한다. 바게트에 깊숙하게 칼집을 넣고 명란마요? 소스를 발랐는데 꽤 짭짤하고 약간 비린내가 있다. 명란젓에서 나는 그 정도라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 편. 의외로 버터 맛이 진하게 나고 고명으로 올라간 김은 보기보다 존재감이 약하다. 쫄깃한 바게트에 짭쪼름한 명란이 밥반찬처럼 짜긴 한데 아주 잘 어울린다. 하루 두었다 먹으니 더 맛있어서 다음에 가면 세 개 사 와서 하루에 한 개씩 먹을 거다.

 

명란바게트 오른쪽은 S브레드. 이번에 산 성심당 건강빵류 중 제일 맛있었다. 겉은 약간 질기면서 쫀득한 식감인데, 모양이 S자라 딱딱한 겉부분이 많다. 호두와 건과일이 들었고 빵 자체 맛이 많이 달지않고 구수한 맛이 강하다. 다음엔 두 개 사야지.

 

S브레드 위에 있는 빵은 시월의 무화과. 호두와 무화과가 굉장히 큼직하게 들었고 건포도(?)도 든 것 같다. 이건 빵 자체의 맛은 강하지 않고 호두 맛과 견과류 특유의 향과 맛이 진하게 나는 편인데,  엄마는 무화과가 별로시라네. 나도 굳이 다시 사진 않을 것 같다.

 

마지막 하나는 노아레즌! 딱봐도 비싼빵처럼 생겻다. 아빠가 보기에 맛있어보여서 사오셨다고. 발효종 특유의 새큼한 냄새가 있으면서 호두가 진짜 크게 아주 많이 들었고, 이름에 미해 건포도는 조금 들었다. 건포도 맛은 충분히 나는 게 신기할 정도. 살짝 달달한 빵 겉 크러스트는 좋은데 금방 딱딱해져서 2일 안에 다 먹어야한다. 3일째 되니 크러스트쪽은 씹히지가 않더라. 가격이 좀 비싼 편이지만 그걸 감안해도 맛있어서 다음에도 살 듯.

 

 

완전 기대했던 월넛브레드. 겉이 달고나처럼 녹인 설탕과 호두가 있는데, 안쪽은 달지 않은 호두빵이다. 호두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적당한 단맛과 호두맛, 쫄깃부들한 속살까지 온가족이 다 맛있게 먹었다. 거의 모카빵만한 큼직한 사이즈인데 가격도 괜찮아서 다음에도 살 것 같다. 엄마가 뽑은 베스트 빵.

 

작은메아리는 사진이 없다. 왜냐면 아침에 반 잘라서 그냥 들고 나왔기 때문... 몽블랑인데 겉부분은 단단할정도로 바삭하고 안쪽은 약간 몰랑해서 식감차이가 있다. 시럽을 발랐으니 달달하고 안은 버터리한데, 단 맛이 강해서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같이 먹으니 맛있었다. 겉부분 단단한 식감이 좋더라. 유명한 이유가 있긴 한데 재구매할지는..? 다음에는 보문산 메아리로 먹어볼 것 같다.

 

 

리스트엔 없지만 아빠가 맛있어보인다고 고르신 상큼블루베리파이. 이게 장난아니다. 겹겹이 바삭한 파이지 사이로 적당히 상큼달달한 블루베리가 들었는데, 이런 잼파이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너무 맛있게 먹었다. 다음에 내가 가면 파이류를 종류별로 사와야지.

 

다음에 대전에 가면 명란바게트 / S브레드 / 노아레즌 / 무화과 그늘아래 / 월넛브레드는 다시 사오고, 파이류 여러가지와 치아바타, 치즈스콘, 샌드위치를 사와야지. 사실 맛 자체가 엄청 맛있다 싶은건 명란바게트와 S브레드, 월넛브레드 정도였는데 전체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서 다들 많이 사 오는 것 같다. 서울에서 이만큼 사면 7만원 나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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