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육회 만들기, 끝내주는 육회 양념장
재난지원금을 열심히 쓰고, 마시막 남은 돈 만원쯤을 어떻게 쓸까하다가 갑자기 육회가 먹고싶어서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봤다. 밖에서 육회를 잘 사 먹진 않지만, 밖에서 사 먹을 돈으로 고기 사다 만들면 4명이서 넉넉하게 먹고 마지막에 비빔밥까지 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육회는 많이 하면 맛이 금방 떨어지니 욕심내지 말고 조금만 해서 먹는게 훨씬 낫긴 하다.
육회 2~3인분
홍두깨살 300g
배 1/2개
참기름 1큰술
조선간장 1큰술
꿀 또는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다진마늘 1/2작은술
참깨 1큰술
후추 약간
육회용 고기는 하루만 지나도 선도가 떨어지고 핏내가 나니 요리하기 바로 전에 사온다. 소 잡는 날에 일부러 안 다니던 정육점까지 가서 사 왔다. 한우 육회거리, 아마 부위는 홍두꺠인 것 같은데 세일해서 100g에 5,000원이었고, 반근이 조금 넘어서 16,500원 줬다. 보통 고깃집에서 사이드로 파는 육회는 120~130g 내외고, 육회집에서 시키는 육회는 200g 정도였던 듯 하다. 300g이면 성인 세 명이서 술안주 겸 반찬으로 먹기 충분한 양이다.
우선 고기는 사오자마자 냉장고에 집어넣고, 밑준비를 먼저 한다. 배 반 개를 씨를 빼고 무생채보다 가늘게 썬다. 명절에 배가 많이 들어와서 큰 배를 사용했는데, 1개를 다 하기에는 많고 1/3 ~ 2/3 사이에서 입맛에 맞게 넣으면 된다. 가늘게 썰면 배를 더 많이 먹게 되어서 우리는 먹다가 남은 배 1/4개를 더 썰어 넣었다. 갈변을 막기 위해 설탕물에 담구어두기도 하는데, 육회 자체가 그렇게 오래 걸리는 음식이 아니라서 그냥 접시에 깔아두어도 된다.
고기는 볼에 옮기고 키친타올로 핏물을 뺀다. 볼 안에 고기를 엎어 꺼내면 아래에 핏물이 약간 고여있는데, 그것부터 얼른 닦아낸 후 육회 고기 사이사이 남은 핏물을 꾹꾹 눌러 제거한다. 키친타올을 한번에 많이 잘라 하는 것보다 두 장 정도를 끊어 닦고 다시 새로운 키친타올로 닦아주면 더 좋다. 양념에 버무리기 전에 핏물을 확실하게 빼 놔야 간을 했을 때 피 맛이 안 올라오고 텁텁하지 않다.
그 다음부터는 스피드가 중요하다. 고기에 손이 많이 가면 맛이 변하니, 재빨리 손이 많이 안 닿게 버무려야한다. 우선 참기름 한 큰술을 넣고 고기를 코팅하듯이 버무린다. 참기름으로 고기 비린내를 약간 눌러주고, 간을 해도 핏물이 빨리 배어나지 않게 해 준다.
참기름을 다 버무렸으면 조선간장(국간장)을 한 큰술 넣고, 꿀 한 큰술, 후추 아주 약간, 다진마늘 0.5작은술, 소금 0.5작은술을 넣고 버무린다. 육회에 꿀을 넣는 것은 우리 할머니의 비법인데, 설탕을 넣는것보다 풍미가 좋고, 고기를 부드럽게 한다. 밤꿀만 아니라면 아무 꿀이나 넣어도 된다.
간장은 양조간장이나 진간장을 쓰면 맛이 깔끔하지 않으니 반드시 조선간장(국간장)을 사용하는데, 많이 넣으면 육회가 질척하고 색이 검은색이 되니 향과 감칠맛을 내는 정도로만 넣고 모자란 간은 고운 소금을 넣어서 맞춘다. 고기만 먹을 때 약간 짭짤해야 배와 먹을 때 간이 맞는다. 다진마늘과 후추는 정말 조금만 넣어야 육회 맛을 해치지 않는다. 통마늘을 넣는다면 1~2알 정도를 잘게 다져서 넣어도 된다. 쪽파나 미나리, 청양고추를 썰어 넣는 집도 있는데 우리 집은 고기만 온전하게 양념해서 먹는 편이다.
양념이 대충 묻었다 싶으면 통깨 1큰술을 넣고 가볍게 섞어 마무리한다.
완성. 통깨와 잣을 뿌려 냈다. 식성에 따라 계란 노른자를 올리기도 하는데, 계란 노른자의 맛으로육회 맛이 다 가려져서 집에서 좋은 고기로 육회를 한다면 굳이 올리지 않는 편이 훨씬 낫다.근사한 메인디쉬치고는 간단하게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 뭐 고깃값이 문제지 육회 자체는 어렵지 않으니까.
진 피즈를 만들어서 같이 먹었다. 고든스 진은 베이직하게 솔향만 나는 진이라 시럽 빼고 탄산수와 레몬, 레몬즙만 넣어서 진 피즈를 만들면 식사에 곁들이기 좋더라. 아삭아삭한 달콤한 배와 양념이 잘 밴 소고기, 고소한 잣까지 끊을 수 없는 맛이다.
큰 그릇에 이 육회와 상추를 넣고 고추장 약간 넣어 비벼먹으면 맛있는 육회비빔밥이 되는데, 반근만 했을때는 셋이서 그냥 먹기에 좋은 양이라 비빔밥까지는 못 해먹고, 둘이서 먹는다면 육회 한 접시에 비빔밥 한 그릇 정도는 해 먹을 수 있다. 요즘 워낙 돼지고기값도 많이 올라서 한우 육회를 이 정도 가격에 해 먹을 수 있으면 꽤 가성비가 괜찮은 것 같다. 배가 맛있는 가을부터 해 먹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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