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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광화문 국밥 맛집, 청진동 장터순대국에서 순대국과 뼈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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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국밥 맛집, 청진동 장터순대국에서 순대국과 뼈해장국

 

 

저녁으로 뜨끈한 국밥이 먹고싶어서 시래기국을 먹을까 했는데, 친구가 별로 내켜하지 않더라. 그래서 다음에 한번 가보자고 약속해두었던 청진동 장터순대국에서 가서 순대국과 뼈해장국을 먹어보기로 했다.

 

 

르메이에르와 그랑서울 사이 골목으로, 종로구청쪽으로 꺾어 올라가다보면 나온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듯. 2층은 마라탕집이고, 건물 자체가 꽤 눈에 띄는 편이라 찾아가기 쉽다.

 

 

내부는 이런 느낌. 퇴근하고 오는 직장인들이 많다. 창가 좌석은 항상 열어놓아서 시끄럽고, 최대한 안쪽으로 앉는 것이 좋아보인다.

 

 

메뉴판. 이전에는 8천원이었던 것 같은데 그새 가격이 조금 더 올라서 순대국과 뼈해장국 모두 9,000원이다. 특은 11,000원. 특을 먹어본 적은 없는데 엄청나게 많아 보이기는 하더라. 순대국은 고기와 순대 / 고기만 / 순대만으로 주문할 수 있다. 나는 순대국을, 친구는 뼈해장국을 주문했다.

 

 

주문을 받으러 오질 않아서 일하는 분을 붙잡고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니 양파와 고추, 된장, 깍두기와 공깃밥을 먼저 가져다준다. 이때는 별 생각 않고 받았는데, 나중에 다른 테이블을 보니 배추김치도 있는 것 같더라? 왜 우리는 안 줬지.

 

 

조금 시간이 걸려서 순대국과 뼈해장국이 나왔다. 바글바글 끓여나와서 처음에는 사진을 찍기가 어려울 지경. 딱 보기에 국물이 다른 가게 순대국이나 뼈해장국보다 조금 맑아보인다.

 

 

우선 친구가 시킨 뼈해장국부터. 위에 시래기가 듬뿍 올려져 나오고, 큼직한 뼈가 3개 나온다. 뼈를 발라먹을 수 있는 앞접시와 고기를 찍어먹을 겨자장, 뼈를 놓을 냉면기가 같이 나오니 천천히 발라먹으면 된다.

 

 

뼈마다 고기가 이렇게 실하게 붙어있다. 가격이 올라서 좀 비싼가 싶었는데, 고기가 워낙 실하게 나와서 이 정도면 괜찮지 싶다. 겨자 장에 찍어서 시래기와 먹으면 톡 쏘는 양념장과 푹 익은 시래기, 야들야들한 고기가 잘 어우러진다.

 

국물은 칼칼하지만 묵직하지 않은 깔끔한 타입이다. 일반적인 뼈해장국보다 라이트한 느낌이 강한데, 오히려 그래서 취향에 더 잘 맞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내 취향은 아닌데 친구는 아주 맛있다더라.

 

 

순대국에는 대파가 한가득 담긴 통과 새우젓, 다진마늘, 다대기, 청양고추 다진 것이 같이 나오니 본인 취향에 맞게 양념을 해 먹으면 된다. 들깨는 각각 테이블마다 비치되어있고, 이 양념쟁반은 주문을 하면 나온다. 다른 테이블에 순대국이 나가면 이 양념쟁반은 다시 가져가니 얼른 간을 하고, 새우젓도 덜어놓는 것이 좋다. 가게 추천은 마늘 1스푼 + 대파 적당히 + 들깨 큰수저로 2스푼 + 다데기 1스푼 + 새우젓 조금. 뭐 이건 참고자료지 이대로 먹으라는 건 아니니까, 개인 취향대로 넣으면 된다. 

 

 

나는 마늘을 작게 1스푼, 대파 약간과 들깨를 두 스푼 넣고 새우젓을 건더기만 듬뿍 넣었다. 다대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안 넣었는데, 이렇게 반쯤 먹다가 밥 말기 전에 다대기를 추가하는 것도 괜찮다. 

 

 

우선 이 집 순대국의 특징은 고기가 아주 실하다. 거의 다른 집 고기만 순대국을 시킬때만큼 머릿고기가 들어있고, 순대는 찹쌀이 많이 든 토종순대가 3개 들어 나온다. 고기가 푸짐해서 고기만 순대국을 시킨다면 정말 국물 반 고기 반일듯. 쫄깃하게 삶아진 머릿고기에 새우젓을 올려 먹으면 소주가 절로 당기는 맛이다.

 

반면에 순대와 국물은 좀 내 취향이 아니다. 순대에 고기와 찹쌀 비중이 높은 건 좋은데, 선지가 조금 든 건지 아니면 잡내를 잡기 위해서 일부러 향신채를 많이 넣은 것인지 순대에서 생강맛이 굉장히 강하다. 고소한 맛이나 돼지고기 맛, 선지 맛은 하나도 안 느껴지고 생강맛이 나는 동그랑땡 같은 맛이라고 할까? 국물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인데, 그래서인지 돼지냄새를 잡기위한 향신료가 꽤 들어갔다. 돼지육수 특유의 잡내가 적어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영 수육 삶은 국물에 밥 말아먹는 기분이라 내 취향은 아니었다. 오히려 진한 국물을 좋아하지 않는 내 친구는 취향에 맞는다고 하니 이 집은 개인 취향을 좀 타는 순대국인 듯.

 

그리고 가장 큰 불만은 들깨가루다. 일단 입자가 너무 굵다. 이 정도로 굵게 빻은 들깨는 처음 볼 정도인데, 들깨를 1/2~1/3로 쪼갠 크기다. 밥을 말아먹는데 입에서 들깨 껍질이 너무 거칠게 돌아다녀서 꺼끌꺼끌한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제일 마음에 안 드는 점. 테이블마다 들깨가루가 비치되어있는데, 뚜껑이 없다! 항아리 모양 단지에 들깨가루를 가득 담고, 스푼을 꽂아서 그냥 두면 먼지고 바이러스고 다 들어갈텐데 코로나 시국에 왜 이렇게 놓는지 모르겠다.

 

 

순대국이 9,000원, 뼈해장국도 9,000원이라 총 18,000원이다. 국밥치고는 이제 조금 비싼 가격이된 듯. 

 

전체적으로 홀이 아주 산만한 편인데, 일하는 직원분들끼리 손발이 안 맞아서 시끄럽다. 다른 테이블을 봐도 테이블 구역이 지정이 안 됐는지 주문하는 데 한창 걸리고, 우리는 반찬도 제대로 안 나온데다 다 먹을때까지 물도 안 줘서 따로 요청해서 받았을 정도다. 계산하는 사람도 정해져있지 않아서 국 나르다 계산하다 주문받다 그때그때 하는 일이 다르니 가서 계산 좀 해라 어디 음식 안나왔다 이런 소리를 계속 들어가며 밥을 먹어야 한다.

 

거기에 플러스로 환기때문인지 매장 앞 미닫이 문을 항상 열어놓는데, 앞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있어서 밥 먹으면서 담배냄새도 맡아야 한다. 그나마 담배냄새는 밥을 거의 다 먹었을 때부터 나서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매장 앞은 아니고 근처에 암묵적인 흡연구역이 있나본데, 누구 한사람이라도 담배를 피우면 매장 안쪽까지 담배냄새가 다 들어온다.

 

개인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조금 갈리긴 하겠지만, 순대국이든 뼈해장국이든 다 맛은 있다. 확실히 맛집은 맛집. 취향에 따라 광화문 일대에서 가장 맛있는 집이라는 것도 이해는 가는데, 홀이 너무 정신없고 밥먹으면서 담배냄새를 맡고 나니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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