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목포 여행 1일차 - 08. 목포해상 케이블카 타기 (3) 고하도 전망대, 고하도 둘레길과 해안데크 따라 용머리 다녀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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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굴레도 먹었고, 조금 쉬었더니 이제 고하도 전망대에 올라갈 기력이 난다.
고하도 전망대는 이순신장군이 명량대첩 승리 후 106일동안 전열을 가다듬었던 흔적을 기리고자 만든 전망대로, 판옥선 13척 모형을 쌓아올려 높이 24m의 전망대를 만들었다. 전망대 아래로 1,181m의 해상데크를 설치해서 고하도의 해안동굴, 해안절벽과 해송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해상 데크로 올 거라 해안동굴까지는 안 가겠지만....
오른쪽 카페 옆 계단으로 시작해서 한층씩 올라간다. 계단이 건물 외부를 돌아가며 있어서 중간중간 여러 각도로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다.
아까 타고 왔던 케이블카. 가장 높은 155m짜리 기둥과 고하도를 지나는 케이블카가 잘 보인다. 아래로는 배들이 지나가기도 하더라.
목포대교쪽. 바다 부근에 해상데크도 보인다. 옆에 소나무가 절묘하게 있어서 사진이 근사하게 나온다.
이쪽은 목포 신항쪽. 저 멀리 희미하게 세월호가 보인다.
전망대가 총 5층인데, 중간중간 통유리로 된 곳에서 목포나 고하도에 대한 설명과 간략한 전시들이 되어있다. 크게 볼만 한 것은 없어서 열심히 계단을 올라가는데, 꽤 힘이 든다. 본인들도 힘든 걸 아는지 계단에 이런 안내문을 붙여두는데, 그냥 없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드디어 꼭대기! 일부에만 천장이 있어서 햇빛을 아주 제대로 받을 수 있다. 날씨가 좋아서 눈을 뜨기 힘들 정도였는데, 눈 뜨기는 힘들지만 사진은 아주 예쁘게 나왔다.
아까 찍었던 케이블카쪽과 목포대교쪽 경관. 확실히 조금 더 올라왔다고 바다와 하늘에 집중된다. 케이블카에서 본 것보다 경치는 더 좋은 것 같은데, 힘들다. 왔으니까 한번 올라가보자~ 싶은 정도고, 고하도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천천히 전망대를 내려와서 이제 용머리를 보러간다. 전망대로 오던 둘레길을 따라 숲으로 가는 길이 있고, 계단을 내려가서 해상데크로 가는 길이 있는데 취향대로 선택하면 될 것 같다. 우리는 둘레길로 가서 해상데크로 돌아왔는데, 반대로 해상데크로 가서 용머리를 보고 둘레길로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가장 괜찮은 건 용머리를 보러가지 않는 것이다. 아직 여행을 가기 전이라면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목포 시문학회의 시가 있는 길을 지나, 슬슬 길이 험해진다. 길을 닦아두긴 했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꽤 있어서 등산하는 느낌도 난다. 길이 일직선이 아니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때문에 안내지도 상으로는 1.3km 되는 거리지만 체감은 더 먼 느낌이다. 이정도면 등산화를 신고 왔어야 할 것 같다.
이게 고하도 끝에 거의 다다랐다. 목포대교와 정말 가까워져서 사진 찍기는 정말 좋다. 이번 여행의 대문샷을 건졌지. 목포대교를 차로 건너는 것보다 더 가까이서 보는 느낌이다.
이제 이 수많은 계단을 내려갈 차례. 저 멀리 보이는 게 용머리 포토존이다. 무릎관절이 아니라면 애초에 시도도 하지 말아야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도 없고.
이게 용머리다. 고하도는 풍수지리적으로 지형이 용을 닮아서 용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고하도를 등산하면 용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다고. 근데 용이 대리석도 아니고 반짝반짝 빛나는 스테인리스다. 동네 라이온스클럽 동상도 대리석을 쓰는데 나름 신경써서 만들어둔 포토존에 왜 이렇게 저렴한 느낌이 나는 스테인리스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사진으로 보니 조금 괜찮은가 싶은데, 전망대에서부터 30분 걸려 왔는데 이런 용왕의 130270492번째 아들같은 용머리를 보니 정말 여길 왜 왔지 싶더라. 이 사진 봤으면 다 봤으니 용머리는 가지마세요.
목포대교를 뒤로하고 돌아오는 건 해안데크길로 오기로 했다. 왼쪽으로는 바다가, 오른쪽으로는 고하도가 있다. 해안데크길이라고 해도 물에 떠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위로 길을 만들어두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운치가 있는데, 저 멀리 조그맣게 보이는 고하도 전망대까지 언제 갈지 막막하다. 그리고 거기서 또 전망대까지 가는 건 따로^^ 대충 고하도 승강장에서 용머리까지 편도로 5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중간에 전망대에서 쉬는 시간까지 잡으면 최소 왕복 2시간 정도 잡아야한다.
해안데크길 중간에 이순신 동상이 있다. 명량대첩 이후 전력 정비를 위해 고하도에 수군 사령부를 설치하고 진열을 가다듬어 노량해전에 나섰다고 한다.
고하도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서 해안데크가 끝나는 게 아니라, 500m정도 더 이어져서 해안동굴까지 갈 수 있다. 우리는 힘들어서 해안동굴까지는 못가겠고, 조금 더 가면 조형물이 하나 있길래 거기서 사진만 찍고 다시 돌아왔다. 어차피 해안동굴에 가도 뭐 대단한 게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떠다니는 쓰레기만 많이 봤다는 후기가 있어서 아쉽지는 않았다.
가까이서 보니 무슨 글자인지 잘 모르겠어서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한참을 고민하다 아마 ‘항구’를 풀어놓은 게 아닌가 결론을 내렸다. 거 참 구를 돌려놓으니 영 알아볼수가 있어야지.
포토존이니 사진을 찍고 돌아와서 전망대로 올라가려는데... 계단이 끝이 없다. 아까 표지판을 보니 150m라고 적혀있었는데, 계단으로 150m일줄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해안데크로 용머리에 갔다 올 걸. 아니 애초부터 용머리를 가지 말았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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