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맛집, 청진식당에서 불고기와 오징어
뭐 청진식당이야 워낙 유명한 곳이니까. 친구가 뭔가 마무리 볶음밥이 있는 메뉴가 먹고싶다는데 청진식당을 가본적이 없대서 그럼 청진식당에 가자! 하고 데려왔다.
인사동 앞 사거리에서 YBM건물쪽, 청계천으로 내려오다보면 눈에 확 띄는 노란 간판이 있다. 청진식당이 없어졌다고 슬퍼했었는데 그나마 다시 생겨서 얼마나 다행인지. 오후 7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다보니 만석이어서 기다려야했는데, 운이 좋게 기다린 지 얼마 안 되어 들어갈 수 있었다.
메뉴는 불고기와 오징어, 주류와 음료수가 끝이다. 둘이서 가면 자리에 앉으면서 바로 하나하나 해 주세요 하고 주문을 하거나 아예 하나하나 드릴까요? 라고 먼저 물어본다. 불고기와 오징어를 한 개씩 시켜서 같이 볶아먹는 게 이 집의 시그니쳐. 뭐 2:1로도 주문할 수 있지만 역시 1:1을 맞추는 게 맛있어서 꼭 짝수로 방문하게 된다.저번에 왔을때는 8천원이 9천원이 되었더만 오랜만에 왔더니 또 1인분에 만원으로 올라버렸다. 세상에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네 정말.
+오늘 포스팅은 사진이 좀 이상한데, 티스토리 이미지 매니저로 픽셀을 줄였더니 이미지가 크롭되어버렸다. 몇개는 원본파일이 있어서 제대로 고쳤는데, 몇개는 백업이 없어서 그냥 크롭된 사진을 그냥 올리기로 했다.
주문을 마치면 금방 반찬과 불고기가 나온다. 반찬은 김치와 무생채, 묵, 고추장아찌, 마늘과 쌈장, 상추와 고추. 어차피 상추쌈 싸먹다보면 다른 반찬은 잘 안 먹게 된다. 인당 하나씩 공깃밥이 나오고, 시원한 콩나물국이 같이 나오는데, 여기 콩나물국이 차지는 않지만 시원하고 칼칼해서 오불고기와 같이 먹으면 딱 좋다
철판 위에 종이호일을 깔고 불고기 1인분이 나오는데, 센 불로 볶다가 다 익으면 나중에 나오는 오징어볶음과 섞으면 된다. 벽에 워낙 자세하게 써 있기도 한데, 처음에는 불판이 안 뜨거워서 가장 센 불로 볶아야한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오징어볶음. 이건 다 볶아나온 것이라 불고기가 다 익으면 넣고 섞어주면 된다. 오징어와 양파가 아주 큼직하게 썰려있고, 단호박도 들어있다. 개인적으로는 오징어가 너무 사이즈가 큰게 좀 불편한데, 대신 푸짐한 느낌은 있다.
불고기가 다 익었다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한쪽에는 불고기, 한쪽에는 오징어를 놓고 반찬으로 나온 마늘을 다 넣는다. 받침대때문에 철판이 약간 기울어지는데, 국물이 고이는 부분에 오징어를 두고 상류에 불고기를 둔 다음 가운데부터 섞어 먹으면 된다. 원래는 다 섞어먹는데, 친구는 처음 오는 것이니 불고기 따로, 오징어 따로, 섞은 것 따로 맛을 보고 다 섞을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
사실 여기 불고기는 그렇게 특별한 맛은 아니고, 오징어 볶음은 맛있긴 하지만 둘을 섞은 것이 비교할 수 없게 맛있다. 결국 조금씩 먹어보고는 다 섞어 먹기로 하고, 잠깐 센 불에 오징어볶음이 따뜻해질때까지 볶은 후 불을 끄고 먹었다. 약불로 켜 두고 먹으면 계속 따뜻하게 먹을 수는 있는데, 잘못하면 양념이 타서 볶음밥을 못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상추에 양파, 불고기, 큼직한 오징어를 싸 먹으면 매콤하면서 은은하게 달달한 오징어 불고기가 일품이다. 그냥 먹는 것도 맛있고, 상추를 싸 먹는 것도 맛있고. 공깃밥은 반만 먹은 다음 양껏 공깃밥을 추가해서 볶아먹으면 된다.
우리는 일단 오징어 불고기를 반쯤 먹고 남은 공깃밥을 넣어 볶았다. 둘이 남은 밥을 합치니 한공기 반 정도 되더라. 공깃밥을 추가하지 않아도 양은 충분할 것 같길래 김가루만 넣어달라고 해서 센 불에 볶으면 된다.
밥에 양념이 잘 배이고 연기가 폴폴 날 정도가 되면 완성! 큼직한 오징어와 불고기가 군데군데 보인다. 불고기 양념 덕에 살짝 달달해진 매콤한 오징어 양념에 밥을 볶았으니 당연히 맛있다.
살짝 짭짤하다 싶으면 상추에 싸 먹으면 되고, 쫄깃한 오징어와 야들한 불고기, 매콤달콤한 볶음밥. 결국 쌀알 한 톨까지 다 긁어먹었다.
둘이서 먹고 2만원. 둘이 와서 오징어 하나 불고기 하나, 소주 한 병 먹으면 딱 좋았는데 가격이 또 올라서 슬프다. 그래도 한국인의 소울푸드에 가장 가까운 맛이라 가끔가다 생각나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다. 사장님 오래오래 장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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