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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간단한 보양식, 진한 전복죽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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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보양식, 진한 전복죽 만들기

 

 

엄마가 속이 안 좋으시다고 해서 전복을 사다가 전복죽을 했다. 요즘 전복이 그렇게 비싸지 않기도 하고, 닭육수를 내서 만드는 것보다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내장을 다 넣고 끓이면 진하고 든든한데 만드는 데 시간도 얼마 안 걸리는 편이라 간단하게 보양식으로 만들기 좋다.

 

 

전복죽

 

전복 5마리 

참기름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느타리버섯 한줌 

팽이버섯 1/2개 

불린 찹쌀 3컵 

물 1500(+-300)ml

 

 

마트에 갔는데 활전복이 5마리 9900원이길래 사 왔다. 그렇게 큰 크기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회로 먹거나 죽 끓이기에는 나쁘지 않다. 요즘 전복 양식이 잘 되는지 가격이 꽤 안정되어서 대충 만원 전후로 사면 한두개 생으로 먹고 죽이나 볶음밥 해먹으면 딱 좋다.

 

전복죽을 할 거라면 전복을 사러 가기 전부터 찹쌀을 충분히 불려놓는 게 가장 좋고, 계획에는 없었지만 전복죽을 하게 되었다면 최소 30분 이상은 불려줘야한다. 찹쌀 3컵을 잘 씻은 다음 물을 넉넉하게 부어서 실온에서 불린다. 요즘은 날이 따뜻해서 꽤 금방 불릴 수 있다. 찹쌀 알갱이 전체가 하얗게 변하고 통통해질 때까지 불린다.

 

 

냄비에 전복이 잠길정도로 물을 부어 끓인다.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뜨거운 물에 전복을 1분 정도 잠깐 담궈둔다. 겉이 아주 살짝 단단해지면서 비린내와 점액질이 제거되고, 손질하기도 더 쉽다. 전복 조개부분이 위로 올라오게 뒤집어서 담궈두면 된다.

 

1분이 지나면 전복을 찬물로 한번 헹궈내고, 솔로 조개 겉면을 문질러 닦아낸다. 힘줘서 박박 닦아내면 새하얗게 변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과하게 닦으면 맛이 없어지니 입과 눈이 있는 부분만 박박 닦아주고 나머지 부분은 적당히 까만 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만 닦아주면 된다.

 

 

전복을 뒤집어보면 숨구멍이 뽕뽕 나 있는데, 이 숨구멍의 반대편에 숟가락을 넣어 전복을 분리한다. 숨구멍이 있는 쪽에 내장이 있어서 반대편으로 숟가락을 넣어서 관자부분을 따는데, 이미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져서 쉽게 떨어진다.

 

 

숟가락을 숨구멍 반대로 넣어 관자를 빼내면 내장이 온전하게 살아있다. 내장 중간부를 잡고 위로 들어내듯 손으로 뜯어내면 전복 눈과 이까지 한번에 뜯어낼 수 있다. 전복 몸통의 입과 눈 주위는 칼로 한 번 잘라주고, 이와 붙어있는 내장 윗부분(식도)을 조금 도려낸다. 전복 내장 끝부분, 옆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모래주머니라고 해서 잘라내기도 하는데, 굳이 잘라내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차피 전복내장이라고 부르는 초록색 / 노란색 부분은 정소 / 난소라서 이빨과 눈, 내장 윗부분만 잘 잘라내면 탈이 날 일은 없다. 말이 모래주머니지 전복은 해초를 먹고 사니 모래가 남아있지도 않고.

 

내장은 따로 모아서 갈거나 다지고, 전복 살은 취향대로 자른다. 횟집스타일로 칼집을 넣어 얇게 슬라이스 해도 되지만, 우리집은 볶음밥에 넣는 것처럼 작게 큐브 모양으로 다진다.

 

 

전복내장은 칼로 다져서 사용해도 되고, 믹서기에 갈아 사용해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물 2~3큰술을 넣고 믹서기에 갈아서 조리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냄비에 참기름을 한큰술 두르고, 전복 내장을 바글바글 끓어오를때까지 센불에서 볶아준다. 

 

 

내장이 전체적으로 끓어오르다가 냄비 바닥이나 옆면이 눌어붙을락말락 하면 불려놓은 찹쌀을 넣고 볶는다. 찹쌀부터 참기름에 볶고 내장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내장을 먼저 볶고 쌀을 넣어 볶는 게 잡맛이 덜 하더라.

 

 

너무 세지 않은 불에 찹쌀을 볶는다. 냄비 바닥에 전복 내장과 불린 찹쌀에서 나온 전분기가 눌어붙으니 계속 바닥을 긁어가며 볶는다. 이 단계에서 찹쌀을 충분히 볶아줘야 맛있다. 전복 내장과 찹쌀의 물기가 다 날아가서 뻑뻑하게 느껴질 정도까지 계속 저어가면서 볶는다.

 

 

냄비 바닥 전체가 슬슬 눌어붙기 시작하고 쌀에 물기가 없이 달달 볶아졌으면 큼직하게 다진 전복과 부재료(다진 마늘, 버섯)를 넣고 잠시 볶는다. 냉장고에 버섯이 있어서 팽이버섯과 느타리버섯을 쫑쫑 썰어 넣었다. 개인적으로 양파는 넣지 않고, 감자를 아주 작게 썰어넣는 걸 좋아하는데 감자가 없어서 이번에는 버섯을 넣었다. 물론 야채를 아예 넣지 않아도 괜찮다. 

 

 

버섯과 전복을 넣고 골고루 섞으면서 볶는다. 전복 살이 다 익을 정도로만 볶아주면 되어서 1~3분 정도만 볶으면 된다. 여기서 육수를 한 국자씩 넣어가며 계속 익히면 리조또가 되는데, 이번에는 양이 많기도 하고 귀찮아서 그냥 전부 다 전복죽으로 만들었다.

 

 

전복죽 물 양은 불리기 전 찹쌀 1컵당 400ml를 넣고, 중간중간 물 양을 보고 보충한다. 찹쌀 3컵이면 불린 정도나 불 세기에 따라 1200 ~ 1800ml 정도로 잡으면 된다. 내 경우 먼저 1.2리터를 넣고 끓이다가 300ml를 보충했다. 맹물을 넣어도 크게 상관은 없고, 육수가 있다면 맹물과 1:1 정도로 섞어서 사용한다. 이번에는 다시마 물을 500ml, 정수를 700ml로 시작했다. 간은 따로 하지 않는다.

 

물을 붓고 센불로 가열해서 팔팔 끓을 때까지 한번 끓이고, 한번 끓어오르면 불을 중불로 줄인다. 뚜껑은 덮지 않고, 중간중간 바닥이 눋지 않게 저어가면서 20분쯤 끓인다. 10분~15분쯤 끓였을 때 된 죽같은 농도라면 물을 더 보충해준다. 20분쯤 끓인 후에는 개인 취향에 맞추어 더 끓이거나 그만 끓이면 된다. 여기서 10분쯤 더 끓이면 완전히 퍼진 죽이 되고, 여기서 멈추면 찹쌀 알이 약간 살아있는 죽이 된다. 

 

 

소화가 안 되어서 끓이는 죽이니 조금 더 푹 끓였다. 죽을 끓일 때는 따로 간을 하지 않고, 개인 그릇에 던 다음 취향에 맞게 간을 해 먹는다. 소금으로 간을 해도 깔끔한 맛이지만, 전복 내장이 들어간 전복죽은 양조간장으로 간을 하는 게 가장 맛있다. 별도로 간을 한 게 아니라 간장을 넉넉히 넣어야 간이 맞는 편. 한번에 많이 넣지 말고 나눠가면서 간을 맞추면 된다.

 

양조간장이 전복의 향을 끌어올려서 진하고 고소한 전복죽이 된다. 전복과 쌀만 넣으면 너무 탄수화물일까봐 버섯을 같이 넣었는데, 적당히 식감을 더해주면서 향이 거슬리지 않아서 잘 어울린다. 엄마가 속 아프시다고 해서 끓인 죽인데 온 가족이 너무 맛있게 먹어서 한 냄비가 금새 사라져버렸다. 다음에는 잡곡을 섞어서 리조또로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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