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라에서 주문한 해마음 자연산 대방어 6kg 반마리 필렛, 방어회와 방어 타다끼, 방어 머리 오븐구이, 방어 맑은탕, 방어 회덮밥까지 방어파티
아빠가 방어를 좋아하셔서 언제쯤 한번 대방어를 시켜먹어야지... 하고 벼르고 있던 참이었는데, 문제는 방어를 먹으려면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것. 그나마 명절이 다가오니 이 때 먹자 싶더라. 소방어 먹을거면 그냥 동네 횟집에서 먹으면 될건데, 인터넷에서 필렛으로 받을 수 있는 대방어는 거의 반마리 내지는 한마리 단위로 팔고, 10kg급 대방어 350g~500g 이런 것들은 좀 믿기가 어려워서 열심히 농라를 뒤지고 있었다. 횟감을 살 때 머리나 서더리를 같이 취급하지 않는 곳은 빼고, 6~8kg 반마리 필렛 정도를 찾고있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방어 세일! 해마음에서 순살필렛을 5천원 할인판매하고 있었다. 보통 8키로는 넘어야 대방어라고 하는 것 같고, 6키로면 좀 큰 중방어? 조금 너그러운 횟집 기준으로는 작은 대방어까지는 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뭐 8키로 넘어가는 것들은 사람이 10명은 되어야 할 것 같아서 최대 6인 정도만 먹을 거라면 6키로 반마리가 딱 맞을 것 같아 주문했다. 6키로 방어에서 수율 40~45% 나오면 2.4 ~2.7kg이니 반마리면 1.2~1.4kg, 1인 200g 잡으면 6~7인분 정도 되겠네.
농라 주문은 처음이었는데 농라에프 사이트에 가입한 후 링크에 들어가 다른 쇼핑몰처럼 결제하면 되는 거였다. 현금입금이나 제로페이도 가능하고, 카드 결제도 물론 가능하다. 대가리와 서더리는 추가금 없이, 6kg 반마리 필렛에 택배비 4천원 해서 총 54,000원이다. 이 정도면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 대가리와 서더리도 같이 주문하고, 혹시 머리 넉넉하면 한마리 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에 딱 맞게 배달된 방어. 아이스팩 5개가 진공포장된 필렛과 서더리, 대가리 사이에 껴서 잘 왔다. 아이스팩을 넉넉히 넣어서 회는 얼지 않았지만 시원한 상태가 유지됐고, 아이스팩 자체도 물 100% 인 것이라 그냥 녹혀서 버리면 되고. 대가리와 서더리는 해동지로 쌓여있었는데 핏물이 좀 배어나왔길래 해동지만 갈아서 김치냉장고에 넣고, 나머지 필렛도 썰기 전까지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다. 나중에 진공포장을 뜯는데 실링은 짱짱하게 되어있으면서 모서리만 잡고 뜯어도 깔끔하게 뜯어져서 아주 좋았다.
썰기 전에 한번 맞춰봤다. 뭐 회를 잘 알거나 생선을 뜰 일이 많은 건 아니지만 부위는 대충 구분해서 썰어야 할 것 아닙니까. 가마살은 필렛에 붙여 왔으니 저쪽일거꼬, 꼬리 두 개 맞췄고 반마리 시켰으니 나머지 부위가 머리쪽 등살이겠지 뭐. 그런데 진공포장을 벗기고 세 조각 잘라 맛을 본 다음에 양이 생각보다 더 많아보여서 무게를 달아봤더니 거의 1.9키로다. 저는 6키로 방어 반마리를 시켰는데 더 큰 놈이 온 것 같아요...? 8키로 방어 반마리 수율 45% 나오면 1.8키로 아닌가? 아니 뭐 저는 감사하긴 한데... 저울이 잘못된건가.
일단 필렛은 꼬리살과 가마살을 분리하고, 긴 쪽을 따라 두 쪽으로 나눴다. 등살 일부는 짧게나마 다시마로 감아보자 싶어서 한 번 감아봤는데, 4시간 정도 지난 후에 먹으니 딱 괜찮게 맛이 배더라. 물론 다시마 숙성 안 해도 맛있었다. 본격적으로 회를 썰려고 하니 몸통살 가운데 부분에서 큰 가시가 좀 나오긴 했는데,사잇살 분리를 따로 안 한 필렛이라 그런 것 같아서 그냥 썰면서 빼서 탕에 넣어서 끓였다.
쌈장과 마늘, 청양고추, 씻은 묵은지, 무순과 초생강 듬뿍, 쌈야채와 초밥 밥까지 곁들여서 정말 방어 한 상을 제대로 차려봤다. 초생강은 모노마트에서 1.3kg에 3,500원 하는 흰색 초생강이고, 쌈장은 고추장 1큰술+된장 1큰술+생강술 1작은술+매실액 1작은술 섞으면 된다. 취향에 따라 기름장을 준비하기도 했는데 방어만으로도 충분히 기름이 올라있어서 기름장은 생략했다. 지금 글 쓰면서 보니 김을 안 꺼냈네.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방어. 등살과 꼬릿살, 뱃살, 배꼽살, 가마살. 가마살도 양이 꽤 돼서 전부 올리고, 뱃살과 배꼽살 반씩, 등살과 몸통살도 반씩 해서 필렛의 반 정도 썰어 올린 것이다. 한번에 다 깔면 물러지니까 큰 접시로 한번 먹고 중간에 조금 더 썰어서 리필했다. 딱히 테크닉이랄게 없어서 그냥 길게 나눈 필렛을 0.7cm정도 두께가 되도록 사선으로 썰어 올렸다. 나는 사시미칼이 있어서 그걸 쓰긴 했는데 칼만 잘 간다면 일반 식도로도 잘 썰린다.
가시 바르면서 분리한 사잇살은 많지 않아서 참기름 1작은술 소금 1/4작은술 넣고 무쳐서 냈다. 처음에 한 조각씩 먹으니 정말 소고기 육회스러운 맛이다. 아무래도 혈압육 부분은 핏기가 강하다보니 약간 비린 맛이 있어서 기름장이 잘 어울린다.
방어에 무순과 와사비 듬뿍, 간장 약간 찍어서 먹고
깻잎에 방어 한 점, 쌈장 조금 올려서 쌈도 싸 먹고, 사진은 없지만 씻은 묵은지와도 같이 먹고 초생강도 올려 먹고. 개인적으로는 초생강 반쪽에 와사비, 무순을 올려서 그냥 먹는 게 가장 맛있었고, 그 다음은 쌈장에 마늘 넣고 싸 먹는 것이 맛있었다.
가마살과 배꼽살은 말해뭐해, 기름이 꽉 차고 아삭아삭하니 겁나 맛있다. 근데 좀 느끼해서 생강이나 마늘 필수. 쫄깃하고 아삭한 식감과 기름진 맛이 있어서 술안주로도 기가막힌다.
양조식초 4큰술+설탕 1작은술+소금 1/2작은술을 섞어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리면 간단 초대리. 대충 흰밥 4인분 정도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 된다. 물을 적게 잡아서 막 지은 밥에 초대리를 다 넣고 잘 섞어서 초밥틀에 넣고 찍어내면 초밥용 밥 끝. 처음에 몇 개 해 두고 방어 회를 올려 셀프 초밥을 만들어먹었다. 뭐니뭐니해도 한국사람은 밥을 먹어야한다 파여서인지 아주 인기가 좋더라.
그리고 궁금해서 한번 해 본 방어 타다끼. 얇게 썰어서 토치로 살짝 익혀준 후 양파와 새싹을 곁들였다. 타다끼 소스는 양조간장 1큰술+가쓰오장국 1작은술+생강술 1큰술+레몬즙 1큰술+양조식초 1작은술+설탕 1작은술까지 잘 섞어서 사용하고, 회 위에 통깨 약간+후추 약간+참기름 아주 조금을 뿌린 후 야채를 올리고 소스를 뿌린다. 음 등살로 해서 그런가 좀 많이 익은 부분은 참치 같은 맛이기는 했는데, 샐러드 같은 느낌에 더 가까웠다. 너무 익혔나보다.
방어 대가리는 오븐에 굽기로 했다. 에어프라이어에 해도 되긴 한데, 에어프라이어보다 오븐이 더 닦기 쉬울 것 같아서. 대가리는 혹시 모르니 비늘이 있나 한번 더 확인한 후, 머리 안쪽 핏덩어리를 떼어내고 키친타올에 식초를 묻혀 비늘 있는 쪽을 골고루 닦는다. 그 다음 기름 1큰술+식초 1큰술+생강술 1큰술+마늘소금 1작은술을 섞어 양 면에 골고루 바르고 구우면 끝.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껍질이 아래로 가게 놓은 후 20분, 다시 뒤집어서 20분 굽고 먹기 직전에 5분 정도 더 구워주면 끝. 기름이 많이 튀는 편이라 꼭 망에 올려 구워야 바삭한 겉면을 먹을 수 있다.
바삭하고 짭짜름하게 구워진 방어 대가리는 살도 많아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회를 먹다가 다 먹어갈 쯤 내어놓으면 구운 생선은 또 다른 맛이라 인기가 좋다. 다만 생선 기름이 튄 오븐 청소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다음에는 그냥 탕에 넣어 먹으려고 한다.
회 뜨기 시작할 때 같이 끓이기 시작한 방어 지리. 가능하다면 머리 한마리분을 부탁했는데, 물량이 있었는지 서더리에도 머리가 들어있었다. 서더리는 핏기가 남아있으니 물에 15분 정도 담궈서 핏물을 빼고, 두어번 헹군 후 물을 가득 붓고 끓인다. 여기에 대파 1대, 무 1/2개, 청양고추 2개, 생강술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을 넣고 팔팔 끓이다 거품을 걷어내고 불을 줄여서 회를 먹는 20~30분 동안 끓이면 뽀얗게 우러난다.
여기에 쑥갓 한줌과 콩나물 한줌, 깻잎 약간을 썰어 넣고 후추를 좀 뿌리면 정말 끝. 미나리를 넣어도 좋다. 서더리에서 우러난 진한 맛과 콩나물과 야채에서 나온 시원한 맛, 청양고추를 넣어 약간의 칼칼함까지. 기름진 방어에 소주 마시다가 이 맑은탕을 떠 먹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밥을 말아먹어도 맛있고, 나중에 빨갛게 양념을 추가해서 먹어도 맛있다.
전날 그렇게 방어 파티를 하고도 방어가 좀 남았는데, 개봉한 지 하루가 되어가니 아무래도 회 컨디션이 떨어진다. 부위별로 골고루 조금씩 남겨뒀는데 회로 먹기에는 살이 물러져서 회덮밥으로 해 먹기로 하고 잘게 썰었다. 밥은 초대리를 약간 넣어 새콤한 맛 정도만 더하고, 남은 무순과 초생강, 집에 있는 야채들을 골고루 넣었다. 야채는 양파, 당근, 파프리카, 상추, 깻잎 정도 넣고, 와사비 넉넉히, 참기름 한 바퀴. 야채는 짧고 가늘게 채썰고, 회도 가늘게 채썰었다. 야채는 단단한 것은 적게 넣고 무순이나 상추처럼 부드러운 것을 많이 넣는 것이 잘 어울린다. 양념으로 참기름과 와사비까지만 넣어 한번 비빈 후 입맛에 맞게 간장이나 쌈장에 비벼먹으니 딱 좋았다.
어디 방어를 한번 시켜먹어볼까! 하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가성비가 너무 좋아서 배터지게 회를 먹었다. 거기에 머리구이에 탕에 회덮밥까지, 아주 원없이 회를 먹었네. 주위 친구들에게 방어 먹는 사진을 보내며 자랑했더니 어디서 샀냐고 난리였다. 근데 얘들아 방어 필렛 사면 너희가 떠야 해...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뭐 밖에 나가서 먹는 방어보다 퀄리티는 전혀 떨어지지 않으면서 특수부위도 많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좋았다. 나중에 해마음에서 다른 횟감도 주문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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