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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찐한 우유맛의 메로골드 생크림케이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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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한 우유맛의 메로골드 생크림케이크 만들기

 

 

이번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만들었던 메로골드 생크림 케이크. 아주 어릴 적에 '크라운베이커리'에서 팔던 생크림 과일 케이크를 먹고 싶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메로골드가 1개에 990원이길래 넉넉하게 사와서 생크림 케이크를 만들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 과일 케이크는 통조림 과일과 식물성 생크림으로 만든 케이크였을테지만 이번에는 잘 익은 메로골드를 듬뿍 넣고, 화이트 초콜렛을 넣은 몽떼크림을 만들어서 고급스럽고 진한 우유 맛이 나는 생크림 케이크로 만들었다. 물론 아이싱 실력이 부족해서 비주얼이 약간 부족하긴 했지만, 맛은 뭐 십만원짜리 호텔케이크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제누와즈도 하루 전에 구워두어야 하고, 몽떼크림도 최소 8시간 이상 숙성시켜야하니 매번 만들 케이크는 아니다 ㅎㅎ.

 

메로골드 생크림 케이크

1호 사이즈

 

화이트초콜릿 몽떼크림

화이트 커버춰 80~100g

생크림a 80~100g

설탕 30~20g

생크림b 320~300g

럼 5g

 

제누와즈 높은 1호틀

계란 3개 155g

설탕 75g

꿀10g

럼5g

박력분90g

버터20g

우유30g

 

시럽

물 40g

설탕 20g

럼 5g

 

메로골드 3개

 

 

우선 숙성을 오래시켜야 하는 몽떼크림부터 만든다. 생크림 400g에 화이트 커버춰 80~100g을 넣고 녹이는데, 재료에 저렇게 쓴 이유가 있다. 생크림 400g+커버춰 100g+설탕 20g으로 만들면 진한 우유맛이 나고 보드라운 질감에 고급스러운 끝맛, 자연스럽고 적당한 단맛까지 다 좋은데 입맛에 따라 약간 느끼할 수 있고 아이싱하기가 정말 힘들다. 조금만 오버휩해도 분리가 나니 많이 휩하지도 못하고, 일반 생크림 휘핑한 것보다 약하고 덜 굳는다. 묵직하고 고급진 맛은 약간 덜하지만 고소한 끝맛이 있고, 비교적 아이싱이 쉽게 하려면 생크림400g+커버춰80g+설탕 30g으로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뭐 중간으로 만들고 싶다면 생크림 400g+커버춰 90g+설탕 30g으로 만들거나, 생크림 400g+커버춰 100g+설탕 20g에 젤라틴 2g을 추가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커버춰 100g에 설탕 20g으로 만들었다.

 

먼저 커버춰초콜릿과 동량의 생크림을 넣고 전자레인지로 데운다. 나는 벨코라데의 35% 화이트 커버춰를 사용했는데, 블럭형 커버춰라면 잘게 다져서 사용한다. 전자레인지에 30초씩 3번 돌리면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생크림 기준으로 끓지 않는 정도인데, 이 상태로 1~2분정도 그대로 두어서 초콜릿이 녹도록 한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을 때 설탕 20g을 넣고 작은 실리콘 주걱으로 기포가 안 들어가도록 섞으면서 섞는다.

 

 

커버춰와 생크림이 잘 섞인 가나슈가 되었다면, 미지근한 실온 생크림을 100g씩 나눠 넣으며 섞는다. 가나슈를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주걱을 내열볼 바닥에 댄 후 기포가 안 생기고 표면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잘 섞는다. 도깨비방망이 같은 바 믹서로 유화시켜주면 가장 좋긴 한데, 설거지하기가 매우 불편하기도 하고 오래 숙성시킬 것이라면 이렇게 만들어도 괜찮았다. 잘 섞은 생크림은 부피로 딱 500ml 나왔는데, 랩을 씌워서 김치냉장고에서 최소 8시간, 최대 이틀까지 숙성한다. 나는 적어도 12시간 이상 숙성하는 편이다.

 

 

그 다음은 제누와즈를 만든다. 하루 전에 미리 구워두어야 자를 때 부스러기도 적고 더 촉촉하다. 이번에는 공립법으로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 과일이 들어가는 생크림케이크에는 공립법 스펀지를, 기타 샌드 케이크에는 별립법 스펀지를 구워 쓴다. 공립법대로 계란에 설탕과 꿀, 럼을 넣고 중탕한 후 거품을 올리고, 박력분과 데운 우유+버터를 넣어 만들었다. 우유 넣을 때 레몬 제스트를 같이 넣어서 레몬 제누와즈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레몬즙을 안 넣었는데도 높이가 안 올라오고 조직감이 거친 것이 영 맘에 안 들게 나왔다. 레몬 제누와즈는 다시는 시도하지 말아야지. 

 

제누와즈 만드는 자세한 방법은 여기 -> 맛있는 우유생크림 딸기케이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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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도에 예열한 오븐에 30분 굽는다. 내 오븐은 불이 세서 170도에 구우면 구움색이 너무 진하게 나더라. 28분에 꼬치테스트를 해 보니 많이 부풀지 않아서 다 익었길래 꺼냈다. 

 

 

다 구운 제누와즈는 한번 내리쳐서 내부 수증기를 빼 준 후, 한김 식으면 틀에서 빼고 완전히 식힌 후 봉지에 밀봉해서 보관한다. 이번에는 색감은 마음에 드는데 레몬제스트를 넣어서인지 영 많이 안올라오고 5센치 중반 정도 되었다. 적어도 제누와즈는 한나절 이전에 구워서 완전히 식혀두어야 케이크 아이싱을 할 수 있으니 그냥 하루 전에 만들어두는 것이 편하다. 

 

 

그 다음날은 케이크에 올릴 메로골드를 손질한다. 메로골드는 자몽의 친척 되는 시트러스 과일로, 자몽보다 씁쓸한 맛이 적고 노랗게 익히고 나면 단 맛이 강해지는 과일이다. 자몽보다 과육이 단단한 편이라 이렇게 디저트에 사용해도 맛있지만, 어떻게 보면 풍미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기도 하다. 메로골드는 보통 초록색인 상태에서 판매하니 미리 며칠 전에 사 와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굴려가며 전체가 노랗게되도록 익히고, 잘 익은 것 3개를 골라 손질했다. 오렌지처럼 단단한 껍질은 칼로 제거한 후, 쓴 맛이 나는 흰 껍질을 벗겨내고 키친타올 위에 올려 여분의 물기를 제거한다. 물기 제거를 안 하고 케이크 안에 넣으면 나중에 케이크가 피사의 사탑처럽 기울어지고 크림이 흐물어진다. 사진은 중간 크기 메로골드 3개를 까서 2.8개 분이다. 1/4개는 내가 먹었는데, 더 먹었으면 케이크에 쓰기에 부족했을 것 같다.

 

이 다음으로 시럽을 만들고, 전날 구워둔 제누와즈를 슬라이스한다. 시럽은 물과 설탕을 2:1로 섞어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리고, 한 김 날아가면 럼을 넣고 식혀두면 끝이다. 제누와즈는 단단하게 구워진 위아래 갈색 부분은 얇게 떠 내고, 고르게 3등분하면 한 개에 1.5센치 정도 된다. 과하게 일어난 부스러기를 털어내고 쟁반에 올릴 순서의 역순으로 쌓아둔다. 가장 부드러운 가운데 조각이 맨 위로 올라가게 하고, 갈색 부분을 잘라낸 부분은 가운데에 가까운 쪽이 위로 올라가도록 올리면 식감이 비슷하게 맞는다. 

 

 

숙성시켜두었던 몽떼크림을 휘핑한다. 보통 얼음을 받치기도 하는데 커버춰가 들어간 크림은 워낙 분리나기가 쉬워서 그냥 냉장고에서 꺼낸 그 상태로 휘핑하면 된다. 거품기로는 주걱으로 떴을 때 부드럽게 뿔이 넘어가는 정도로만 휘핑한 다음 아이싱 용으로 200g을 덜어두고, 나머지는 샌드용으로 사용한다. 덜어둔 아이싱용 생크림은 냉장보관하다가 손휘퍼로 뿔이 설 정도로만 조금 더 휘핑해서 사용한다. 

 

 

샌드용 크림은 이렇게 거품기에 생크림이 꽂혀나올정도로 빡빡하게 휘핑한다. 손휘퍼로 젓다보면 광택이 옅어지고 단단한 느낌이 드는 그 때 멈추는데, 여기서 조금 더 휘핑하면 분리가 나서 거칠어진다. 

 

 

돌림판에 가장 단단한 제누와즈를 올리고, 시럽을 듬뿍 바른 후 몽떼크림을 도톰하게 올린다. 그 위에 높이가 고르게 맞도록 메로골드 과육을 올리고, 그 위에 몽떼크림을 과일 사이에 채운다는 느낌으로 얇게 올려준 후 다음 시트를 올리고 살짝 눌러준다. 샌드용 생크림을 3등분해서 각 1/3씩을 시럽 바른 시트 위에 올리고, 나머지 1/3을 반으로 나눠 메로골드 위에 바른다고 생각하면 얼추 맞는다. 뭐 아이싱은 워낙 사람의 실력차가 많이 나고 나는 아이싱을 잘하진 못해서... 

 

 

옆면에도 크림을 채워가면서 시트 3장을 다 올렸다면 남은 샌딩크림으로 애벌 아이싱을 해 준다. 부스러기가 겉으로 나오면 안 예쁘니 부스러기를 겉어내는 느낌으로, 케이크 윗면과 옆면을 잘 메꿔준 후 30분가량 냉장보관을 해서 굳히고 남겨둔 아이싱 크림을 가져와서 겉면을 매끈하게 발라주면 된다. 이건 유튜브 보세요. 사유 : 나도 망함.

 

 

아이싱용 생크림은 뿔이 부드럽게 설 정도로 더 휘핑한 후 윗면과 옆면에 넉넉하게 바르고, 위에 메로골드를 듬뿍 올렸다. 이렇게 하면 따로 파이핑 할 것은 없게 딱 맞게 들어가는 양이다. 이 때 메로골드는 돌림판에서 올리지 말고, 아이싱 끝난 케이크를 접시에 옮긴 후 마지막으로 올려야한다. 나는 메로골드를 올린 다음 스페츌라와 뒤집개로 케이크를 옮기다가 피사의 사탑 케이크가 되었다. 옆면 아이싱이 아주 마음에 들게 되었는데 옮기다가 한번 냉장휴지를 줬는데도 메로골드가 튀어나오고 난리가 났다. 

 

이 상태로 2시간정도 냉장고에서 휴지시킨 후 먹으면 더 맛있다. 커버춰를 많이 넣었고 아이싱을 망했더니 단면 사진이 예쁘지는 않아서 단면은 생략한다. 적당히 달달한 시트와 고소하고 진한 몽떼크림, 약간의 쌉쌀한 맛이 있는 메로골드가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화이트 커버춰를 넣은 몽떼크림이 아주 고급스럽고 적당히 달아서 앉은 자리에서 한조각도 안 남기고 다 먹었다.

 

뭐 아이싱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1년에 1~2번 만드는 실력이니 어쩔 수 없다. 내가 아이싱을 잘하면 케이크 집을 하겠죠.... 그래도 맛은 있었으니 성공적인 홈베이킹이었다. 다음에는 다크커버춰를 넣은 몽떼크림으로 케이크를 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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