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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홍대 우동 맛집, 가미우동에서 모든 메뉴 다 먹어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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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우동맛집, 가미우동에서 가께 / 와카메 / 츠키미 / 가마타마 / 붓가께 / 자루 / 냉우동 / 쇼유 우동, 계란 / 치쿠와 튀김 / 닭튀김 / 새우튀김 모든 메뉴 다 먹어본 후기

 

 

 

홍대 제일 가는 가성비 맛집 가미우동. 여기 다니기 시작한지도 거의 10년 된 것 같은데? 마포평생학습관 앞 골목에 위치한 사누키 우동집인데, 손수 만드는 탱탱한 면발과 국물이 깔끔한 곳이다. 우동 메뉴 8가지와 사이드인 튀김 메뉴도 흠잡을 데 없는데 가격까지 저렴해서 홍대에서 두 끼를 먹게 되면 꼭 한 끼는 이곳에서 먹게 된다. 요새 특히 자주 간 것 같은데, 왠지 모든 메뉴 도장깨기를 한 번 해야할 것 같아서 골고루 주문해보고 기억할 겸 포스팅을 올린다.

 

 

 

 

가미우동 내부는 이런 느낌. 예전에는 테이블이 더 적었는데 1인석이 생기면서 약간 늘어났다. 벽을 보고 앉을 수 있는 1인석이 6개, 2인 테이블이 4개, 주방 앞에 있는 4인석이 3개 정도라 테이블이 풀로 찬다 하면 25명 정도? 규모가 큰 편이 아니라 평일에도 식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는 곳이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영업하는데, 오후 3시~5시는 브레이크 타임이니 피하고, 오픈시간인 11시 30분과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는 5시에 맞춰 오거나 아예 점심 1시 30분이 넘어서 와야 대기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 이 날은 오픈시간에 맞춰 갔더니 우리가 1번이어서 가게가 비어있는 김에 사진을 찍어뒀다.

 

 

가미우동 메뉴판. 1인 1우동 주문이고, 따뜻한 우동 4가지와 시원한 우동 4가지, 튀김 메뉴가 있다. 우동에 곁들이는 세트 튀김은 계란&치쿠와 / 가라아게 / 새우튀김 이렇게 3가지고, 세트 외에 달걀과 새우, 치쿠와는 낱개로 추가할 수도 있다. 세트 튀김은 둘이 나누어 먹으면 살짝 부족한 정도의 양이라 혼자 오면 낱개로 추가하면 양이 괜찮다. 단품 튀김메뉴로 새우튀김과 닭튀김이 있는데 한번도 안 시켜봐서 이건 어떨지 모르겠다. 음료와 주류도 있는데 언젠가 단품 닭튀김에 기린 병맥주를 마셔봐야지.

 

 

보통 나는 겨울에 가면 따뜻한 우동 메뉴, 여름에 가면 시원한 우동 메뉴를 시키긴 하는데, 일행이 있다면 여름에는 차가운 우동 두 개 혹은 가마타마와 시원한 우동을 주문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우동 하나와 시원한 우동 하나를 주문한다. 처음이라면 기본인 가께우동+자루나 붓가께동을 추천하고, 조금 독특한 메뉴를 먹어보고싶다면 따뜻한 국물파는 츠키미, 시원한 비빔파는 가마타마에 쇼유를 먹으면 좋다. 그리고 튀김 메뉴는 필수. 특히 가미우동에서는 닭튀김을 꼭 먹어봐야 한다. 2인 기준으로 우동 2개에 닭튀김 세트 1개를 시키면 적당하고, 튀김세트 2인은 조금 많은 편이긴 하다.

 

 

기본 테이블 세팅은 이렇게. 레몬을 넣은 시원한 물과 커트러리, 단무지와 시치미가 나온다. 와사비는 주문한 우동이 무엇인지에 따라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다. 가께나 츠키미, 가마타마를 시켰다면 반쯤 먹고 나서 시치미를 3~4번 뿌려먹으면 칼칼한 맛이 더해져서 새로운 맛으로 먹을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가께우동. 면발에 맑은 국물, 텐가스와 쪽파, 가마보코. 그릇이 큼직해서 국물이 넉넉하게 나온다. 은은하게 끝에 느껴지는 가쓰오부시 향과 텐가스에서 나오는 기름진 맛, 탱탱한 우동면까지. 다만 국물이 뜨겁다보니 우동 면발이 붇는 건 어쩔 수 없다. 클래식하고 깔끔한 맛을 좋아한다면 이것만한 메뉴도 없어서 항상 이것만 먹는 친구도 있다. 나는 굳이 고르자면 부재료가 좀 더 많은 걸 좋아하는 편인데, 추운 겨울에 닭튀김과 함께 먹는 가께우동이라면 뭐 거절할 이유가 없다.

 

 

항상 한번쯤 먹어봐야지, 했는데 가미우동에 자주 같이 가는 친구는 미역을 안 먹어서 다른 친구와 만났을 때 주문해 본 와카메 우동. 이름과 똑같이 미역이 든 우동이다. 고명은 깔끔하게 쪽파와 가마보코뿐. 미역국에 우동사리를 넣은 느낌일까? 싶었는데 의외로 굉장히 이국적인 맛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가미우동 메뉴 중 가장 일본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미역이 생미역을 국물에 넣고 끓여서 시원한 바다 맛이 난다. 미역때문인지 다른 국물우동 다시보다 가쓰오부시 향이 적게 나는데, 한국 미역국은 미역을 볶아서 끓이는데 이건 생미역이라 호불호가 조금 갈리겠다. 미역이 정말 많이 들었고, 볶지 않아서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느낌이 강하다. 내 입맛에는 쪽파와 생미역이 그다지 안 어울렸고, 바다맛이 좀 과해서 다시 주문하지는 않겠다. 대신 해산물을 아주 좋아하는 친구는 좋아하는 걸 보면 생미역이나 해초를 잘 먹는 사람에게는 또 이만한 메뉴가 없을지도?

 

 

겨울에 자주 주문하는 츠키미 우동. 와카메처럼 지름이 작고 깊이가 깊은 그릇에 나온다. 가께우동과 같은 국물에 채썬 다시마와 쪽파, 텐가스, 가마보코가 올라가고 노른자가 거의 안 익을 정도로만 익힌 반숙계란이 들어있다. 계란이 달 같다고 해서 月見츠키미 우동.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다시마와 부드러운 계란 흰자, 면발을 같이 먹다가, 노른자를 터트려서 마일드하게도 먹는다. 반 먹고 시치미를 서너번 뿌려서 먹으면 칼칼하게도 먹을 수 있어서 뜨거운 우동 중에서는 가장 많이 주문하는 메뉴다. 특히 배고프고 추운 날에 주문하면 딱이다.

 

 

 

가미우동에 처음 다닐 시절만 해도 나름 시크릿메뉴였던 가마타마.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어서 주문 전에 되는지 물어봤어야 됐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항상 주문이 가능한 메뉴가 되었다. 자주 먹었으니까 사진도 두 장. 날계란을 풀어서 막 삶은 우동을 넣고 텐가스와 쪽파가 올려 나오는데, 메뉴 특성상 다른 메뉴보다 훨씬 금방 나오는 편이다. 대신 다른 메뉴를 기다리면서 나온 상태로 방치하면 스크램블 에그처럼 계란이 덩어리지니 나오자마자 사진 한 장 찍고 얼른 계란이 크리미하게 익도록 섞어줘야한다. 잘 섞어서 계란이 부드럽게 익으면 정통 까르보나라의 일식 버전 같은 느낌이 된다. 

 

겨울에는 따뜻한 장국이 같이 나오고, 보통 내 입맛 기준으로는 약간 심심한 편이라 간장을 달라고 해서 반티스푼 정도 넣으면 좋았다. 계란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탱글한 면발에 착 붙어서 마일드하면서도 면발의 쫄깃함을 즐길 수 있다. 반쯤 먹은 후 시치미를 두 번 정도 뿌려주면 매콤한 맛이 더해져서 물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

 

 

가미우동에서 나의 최애메뉴인 붓가께 우동. 찬물에 헹궈 탱글탱글한 면발에 쯔유를 붓고 텐가스와 쪽파, 가마보코, 간 무를 곁들여 나온다. 쯔유의 가쓰오 향과 적당한 단맛이 면발에 촥 붙어서 짭쪼름하니 맛있다. 겨울에도 주문하긴 하지만 여름에 더 잘 어울리긴 해서 여름에는 항상 이것 하나 다른 메뉴 하나 이렇게 주문하는 것 같다. 와사비를 조금 풀어 먹어도 좋은데, 처음에는 그냥 먹다가 마지막에 배리에이션을 주는 게 더 나았다. 혼자 온다면 붓가께 우동에 계란튀김 한 개 추가하면 딱 좋다. 누구와 와도 실패하지 않는 메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이 먹는 걸 보고 다음에는 저거다! 해서 주문해 본 자루우동. 왠지 면이 따로 나오는 자루우동은 튀김을 넉넉하게 곁들여줘야 할 것 같다. 잘 삶아서 헹군 면을 대나무 발 위에 올리고, 찍어먹는 다시와 고명이 같이 나온다.

 

 

 

이렇게 쯔유와 쪽파, 참깨, 와사비가 같이 나온다. 와사비는 다 넣으면 너무 많고, 반 넣으면 내 입맛에는 좋았는데 처음에는 1/4만 넣어 맛을 본 후 추가하는 것이 좋다. 면은 한 가닥 집으면 딱 한 입에 들어갈 만큼의 양이라 한 줄을 조심히 잡고 3/4 정도 담군 후 숟가락에 받쳐 먹으면 딱 좋다. 간 무가 들어간 붓가께보다 조금 더 깔끔한 맛인데, 예상했던대로 튀김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면을 씹을 때마다 올라오는 쪽파 향이 매력적이다. 가성비는 약간 떨어지지만 자루우동은 항상 새우튀김과 주문하게 되더라.

 

 

냉우동. 가께우동의 찬 버전이라고 하기에는 국물 맛이 꽤 다르다. 똑같이 쪽파와 텐가스, 가마보코가 올라가지만 국물에서 가쓰오부시 맛이 더 강하다. 생생우동처럼 한국인에게도 낯익은 맛. 다만 국물은 메뉴판에도 써 있지만 차갑지 않고 '시원한'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차가운 냉면 같은 면을 선호해서 나는 잘 안 주문하지만 친구가 아주 좋아한다. 시원한 국물이어도 여름에 먹으면 적당히 차가운 우동인데, 겨울에 먹기에는 너무 차갑다.

 

 

마지막까지 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해하면서 주문했던 쇼유. 삶은 면 위에 간 무와 쪽파 듬뿍, 텐가스, 흰깨와 가마보코가 올라간다. 따로 간 생강이 조금 나오고, 간장은 면 아래에 깔려서 나온다. 일단은 그냥 비벼서 먹어보고 취향에 따라 생강을 넣어 먹으면 된다.

 

사실 뭐 간장비빔우동에 생강만 들어간 정도라 맛 자체는 굉장히 심플한 맛이다. 아무래도 쯔유베이스인 다른 우동들보다 면발 맛이 가장 그대로 느낄 수 있더라. 탱탱하고 야들야들한 면발에 간장으로 간을 더하고, 은은하게 올라오는 생강향이 좋았다. 이날은 텐가스가 큼직해서 아작아작 씹히니 더 좋았다. 면 음식과 생강을 좋아한다면 아주 좋아할 것 같고, 생강을 싫어한다면 빼고 먹을 수도 있으니 우동면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메뉴다.

 

 

그리고 자루우동을 주문할 때 꼭 시키는 새우튀김과 계란, 치쿠와 튀김. 이상하게 자루우동을 먹을 때는 튀김을 넉넉하게 시키게 된다. 계란, 치쿠와 튀김 세트는 3,500원 추가, 새우튀김 세트는 4,000원 추가다. 새우튀김 세트는 새우 2마리, 계란, 치쿠와 세트는 계란 한 개와 15센치 정도 되는 치쿠와를 반으로 갈라 튀긴 것이 나온다. 

 

 

계란은 정말 노른자가 줄줄 흐를정도의 반숙 계란이다. 둘이서 나눠먹으려면 약간 빡센 편. 맛이야 뭐 튀김옷이 얇아서 튀김 느낌이 적은 반숙계란 맛이다. 야들야들한 흰자와 주르륵 흐르는 노른자의 고소한 질감을 잘 느낄 수 있다. 자루우동에 주문했지만 붓가께우동에 같이 먹으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반으로 자른 치쿠와 튀김. 치쿠와를 반으로 쪼개버리면 치쿠와라는 이름에 안 어울리지 않나 싶긴 한데, 이렇게 긴 걸 통으로 튀기면 또 가운데가 안 익을테니 이해가 가긴 한다. 맛 자체는 크게 임팩트 있는 맛은 아니어서 혼자 온다면 계란튀김 하나나 새우튀김 한마리만 추가하면 될 듯. 

 

 

한마리에 2,000원이니 꽤 비싼 새우튀김. 그런데 비싼 값을 하긴 한다. 새우 자체가 꽤 크고 토실토실한데다 적당한 두께의 튀김옷이 더해져 바삭바삭하면서 속은 야들야들하다. 자루우동에 굉장히 잘 어울려서 자루우동을 먹을 때는 꼭 새우튀김을 주문하게 되더라. 정말 맛있긴 한데 4천원에 2마리는 좀 비싸서 가끔씩만 주문하게 되는 튀김이다. 

 

 

가미우동에 올 때마다 주문하는 세트 닭튀김. 4천원을 추가하면 꽤 큼직한 가라아게 5개가 나온다. 막 나와서 뜨끈뜨끈할 때 같이 나오는 소금후추를 살짝 찍어 먹으면 이만한 튀김이 없다. 이 가격에 이만큼 맛있는 닭튀김 먹기도 쉽지 않다. 

 

 

촉촉하고 두툼한 닭다리살에 얇고 후추 향이 강한 바삭한 튀김옷이 만나면 정말... 맛있다. 가미우동은 우동도 맛있지만 이 닭튀김이 정말 맛있어서 오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국물우동과도 어울리고 찍어먹는 우동과도 어울리고 뜨거운 우동에도 시원한 우동과도 다 잘 어울린다. 개인적인 베스트는 붓가께나 쇼유처럼 국물이 없는 시원한 우동에 닭튀김 조합이다. 

 

뭐 가미우동은 블로그 시작하기 전부터도 너무 많이 간 식당이고 포스팅도 많이 했는데, 항상 쫌쫌따리 그날 먹은 메뉴만 올리다가 이렇게 모든 메뉴를 올리니 나름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도 계속 맛있고 가성비 좋은 우동집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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