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와인바, 질서정연에서 크림누룽지그라탕과 샤크슈카, 로제파스타, 나쵸&토마토소스에 화이트와인
지난번에 체험단으로 다녀왔던 건대 질서정연. 체험단으로 갔는데도 술과 안주가 다 좋았고, 와인을 보틀로 시키면 파스타 서비스가 나오는데다 이번에 메뉴 개편을 하면서 포션을 줄이고 가격을 9,900원으로 통일했다고 해서 이번에는 내돈내산으로 다녀왔다. 건대역에서 살짝 거리가 있긴 한데 그렇게 먼 건 아니고, 술집 밀집지역에서는 약간 빗겨나있어서 조용한 느낌이 좋다.
내부는 이렇게 약간 어두워서 차분한 분위기. 매장이 특이하게 ㅅ자 모양으로 배치되어있는데, 그때그때 비어있는 곳으로 안내된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다른 안쪽 자리인데.. 문 앞자리를 피해서 커튼 있는 곳에 앉았더니 바로 옆이 주방이었다. 주방 앞 자리는 좀 시끄럽긴 하더라.
질서정연 메뉴판(누르면 커집니다). 대기가 있을 경우 테이블 이용은 3시간 제한이다. 그런데 이런 멘트가 있는 집은 항상 궁금한게.. 3시간이 다 되었는데 중간에 재주문을 해서 음식 나온지 얼마 안 되었어도 나가라고 할까? 뭐 그건 중요한게 아니고, 하여튼 와인을 보틀로 주문하면 파스타 서비스가 나온다. 와인 보틀이 2~5만원대로 그렇게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라 술 잘 마시는 사람이면 2명, 못 마시는 사람이라도 3~4명정도 된다면 와인 보틀을 시켜볼만 하다.
지난번에는 두 명이서 온지라 글래스와인에 (진짜 맛있는)맥주를 마셨는데, 이번에는 세 명이서 와서 와인을 보틀로 주문했다. 너무 단 와인은 디저트와인 같으니까 패스하고, 다른 친구들은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너무 드라이한 것과 레드와인을 거르니 남는 게 얼마 없더라고. 그래서 가격도 저렴하고 당도, 산도 모두 무난한 클래식 샤도네이 한병을 고르고 서비스 파스타는 로제로, 안주로는 지난번에 먹고 감탄했던 크림 누룽지 그라탕을 주문했다.
큰 물병과 마커들. 물병에는 그림을 그려도 된다고 하는데 다들 그림에는 소질이 없는지라 딱히 그리진 않았다. 와인을 주문했으니 와인잔 3개가 나오고, 앞접시와 숟가락, 포크. 앞접시가 도기 재질이 아니어서 좀 안심이 된다.
기본안주로 6등분한 조그만 또띠아피자, 피클이 나오고 와인이 나왔다. 클래식 샤도네이로 뭐가 나오나 했는데 제이콥스 크릭 클래식 샤르도네 2021이네. 코르크가 아니고 돌려 오픈하는 타입인데 열어주고 가셨다. 아이스 버켓에 담겨 나오기는 하는데 기본적으로 칠링이 안 되어있어서 처음에는 그냥 실온 정도다. 좀 더 차게 마시고 싶어서 아이스 버켓에 열심히 파묻어두었다.
당도 2/4 산도 2/4 바디 2/4 타닌 1/4라 약간 맹맹한 샤르도네이려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상쾌한 산도에 높지않은 당도, 적당한 바디감의 화이트와인이었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친구들)이 먹기에는 안 달고 약간 시고 떫지는 않지만 애매한 맛이라고. 안주에 같이 먹기에는 괜찮았는데 사실 이런 각잡힌 안주보다 좀 더 간단하게 치즈 조금 놓고 티비보면서 마시면 좋겠다.
지난번에 엄청 맛있게 먹었던 크림 누룽지 그라탕. 그런데 그라탕인데 치즈는 어딜 갔나요...? 그릇은 아주 뜨겁고 처음에 넉넉히 나온 크림소스를 흡수해서 먹다보면 꾸득해지는 누룽지, 탱탱한 새우와 해물 다 좋았는데 치즈양이 아주 아쉬워졌다. 그래도 다들 맛있게 먹었지만 이럴거면 그냥 크림 누룽지 리조또로 이름을 바꿔야 할 듯.
보틀 와인 시키고 서비스로 받은 로제 파스타. 베이컨과 양파가 들었다. 잘 안 보이지만 접시 둘레에 치즈가 뿌려져있는데, 안 쓴 포크로 치즈를 둘러 넣고 잘 섞어 먹으면 된다. 사실 이런 플레이팅 별로 안 좋아하는데 파스타가 맛있었으니 뭐... 적당히 삶긴 페투치니 면과 토마토 소스 맛에 포인트가 간 파스타라 술 마시면서 먹어도 맛이 확실해서 좋았다. 다음에는 단품 파스타로 시켜볼까 싶은데 라쟈냐를 먼저 먹어보고 결정해야겠다.
나는 이번에 주문한 클래식 샤도네이가 엄청나게 막 맛있지는 않지만 가성비 괜찮고 적당히 마시기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간 친구들은 영 입맛에 안맞아하길래 진로 토닉을 한 병 시키고 얼음잔을 부탁해서 와인토닉을 말아줬다. 토닉워터의 탄산감과 단맛을 더하고 도수는 맥주 정도로 낮췄더니 좀 더 잘 마시더라. 그래도 반 병은 내가 마신 듯;;
크림누룽지그라탕과 파스타를 너무 순삭해버려서 안주가 다 떨어졌다. 다른 걸 하나 시켜보자 싶은데 크림소스 먹었고 로제소스 먹었고 국물류는 안 당긴다고 하니 토마토 소스를 먹어야지. 라자냐를 먹을까 하다가 파스타는 하나 먹었으니 다른 걸 먹자 해서 샥슈카 하나를 시키고, 빵을 추가했다. 그랬더니 짜잔. 기본으로 빵이 4개 나오네요. 그래서 빵이 두 접시! 약간 당황했지만 어차피 우리는 잘 먹으니까 분명 빵을 다 먹을 거다, 하고 다 먹기로 했다.
샤크슈카는 따끈한 빵으로 가운데 올라간 계란 노른자를 쿡 찔러 터트려 먹는다. 샐러리 풍미가 강한 토마토 소스와 부드러운 계란을 적당히 올려 먹는다. 계란 맛은 좀 약한 편이지만 토마토 소스의 산미가 적당하고 빵에 올려 먹으니 든든하기까지 해서 잘 먹었다. 와인 안주로 마시기엔 클래식 샤르도네는 별로 어울리진 않더라. 레드와인이었다면 괜찮았을 듯. 토마토 소스는 향신료가 딱 내 취향이라 다음에 오면 라자냐를 시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추가한 빵까지 열심히 다 먹음. 역시 괜한 걱정일 줄 알았어.
열심히 먹고 있었더니 서비스로 나쵸가 나왔다. 너무 잘 먹었나;;; 마트에서 파는 동그랗고 조금 두꺼운 외국 나쵸에 토마토 소스 약간을 뿌리고 치즈를 뿌려서 구워 나온다. 이건 치즈가 실하게 들었네. 약간 달달하면서도 새콤한 토마토 소스와 쭉 들어나는 고소한 치즈, 두툼해서 씹는 맛이 있는 나쵸까지 조합이 좋다. 그런데 이건 와인 안주라기보단 맥주 안주.
그래서 맥주 시켰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맛있었지만 여기 생맥주 진짜 맛있다. 일단 흔하지 않은 맥스 생맥주인것부터 마음에 드는데 로테이션이 빠른지 청소를 잘 하는지 맥주 자체도 깔끔하게 맛있고 처음 나올때도 거품과 밸런스가 잘 맞게 나온다. 맥주 좋아하면 무조건 한 잔은 마셔야 함.
오늘의 내돈내산 영수증. 파스타는 와인 보틀로 시키면 나오는 서비스라 0원이고, 나쵸는 서비스라 영수증에 안 들어갔고. 이것저것 안주도 시키고 와인 보틀로 시켰는데 셋이서 53,300원이면 가격이 나쁘지 않다. 이전에는 안주 포션이 많이 큰 편이라 2~3명이서 가기 부담스러웠는데 안주 양이 작아지고부턴 이것저것 시킬 수 있다는 게 가장 좋다. 화이트와인이 처음부터 칠링되어있고 크림 누룽지 그라탕에 치즈가 좀만 더 있으면 좋았겠다 하는 점을 빼곤 다 만족. 건대에서 와인 마실 일이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올 것 같다. 다음에는 친구들 입에 맞게 좀 더 달달한 와인으로 시켜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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