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현대백화점, 한솔냉면에서 물냉면
날이 더우니 시원한 면요리가 최고다. 특히 냉면! 요새는 면옥이 많이 없어지고 그나마도 평양냉면 집이 대부분이라 함흥냉면집은 더 찾기 어렵다. 신촌에 냉면집을 찾으니 두 곳이 나오는데 현백에 입점해있는 한솔냉면에 먼저 가보고 나중에 다른 집에도 가보기로 했다.
신촌 현대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에 들어가면 안쪽 사이드에 음식점이 몰려있는데, 한솔냉면도 그 중 하나다. 특이하게 돌장각이라는 가게와 같이 하는 듯. 한솔냉면에서는 냉면과 비빔밥류를 팔고 돌장각에서는 미역국을 곁들인 백반류를 파는 듯 하다.
내부는 이런 느낌. 반대쪽에도 좌석이 있지만 사람이 많아서 찍을 수가 없었다. 어디 앉는 메뉴는 똑같이 나와서 큰 상관은 없다. 대신 손님들을 몰아앉히는지 자리를 완전 지정해주는데, 우리는 사진의 기둥 뒤 안으로 들어가는 자리에 앉았더니 주방과 너무 가까워서 좀 시끄럽더라.
한솔냉면과 돌장각 메뉴판. 돌장각 메뉴는 돌미역국이 나오는 정찬 세 가지와 고등어 구이 / 병어 조림 정찬으로 끝인데 한솔냉면은 이름과 다르게 물냉면 / 비빔냉면 / 회냉면 / (뭔지도 모르겠는)섞임이냉면 외 다른 메뉴가 굉장히 많다. 이 때 눈치챘어야하는데. 어쨌든 냉면을 먹으러왔으니 물냉면 두 개를 시켰다. 사리추가는 4천원이었나? 인데 먹어보고 부족하면 시키기로 했다.
테이블 옆 서랍을 열면 수저와 냅킨이 있다. 수저 한 벌을 이렇게 포장해서 넣어놓으니 좋네.
점심시간이라 바빠서인지 냉면이 나오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는데, 혹시 온육수 주시나요 하고 물어봤더니 원래 물냉면에는 안 나가지만(?) 하나 갖다드리겠다고 하셔서 한 그릇 받았다. 맛은 그냥 따뜻하고 MSG가 약간 들어간 고깃국물. 그렇게 특이할만한 맛은 아니었는데 물냉면에는 원래 안 나오는 거라면 비빔이나 회냉면을 시켜야만 주는 거였을까...? 아니면 아예 말 안하면 안 주는 거였을까 좀 궁금하다.
육수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냉면이 나왔다. 반찬은 따로 없이 무 절임이 같이 나오고, 가위를 달라고 해서 받았다.
함흥냉면 특유의 희고 가는 면 위에 무절임과 배 채와 오이채, 편육 한 점과 계란이 올라갔다. 아니 그런데 국물에 왜 열무김치가 들었지? 이게 비빔냉면도 아니고 열무냉면도 아니고 왜 열무김치를 썰어 올렸는지 모르겠다. 열무김치 들어간 냉면을 먹고싶었으면 열무냉면을 먹으러 갔겠지... 함흥냉면 시켰는데 동치미도 아니고 열무김치 고명 올라간 거 처음 본다.
면은 한 번만 잘라서 잘 풀어 먹는다. 면은 가늘고 적당히 삶아서 좋은데... 육수가 맛이 없다. 동치미 국물 같은 김치 베이스라기엔 너무 식초스러운 신맛이 나고 분명 온육수가 나온 걸 보니 육수는 낼텐데 육수 맛은 하나도 안 난다. 신 맛은 충분하니 겨자를 조금 넣으니 약간 나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맛있지는 않다. 조금 덜 시원하겠지만 먹다 남은 온육수 반 정도를 넣고 식초를 약간 넣으니 MSG 맛이 더해져서 좀 낫길래 그렇게 먹었다.
물냉면 1개가 10,000원이니 20,000원. 내돈내산이니까 솔직하게 써도 되겠지? 근래에 쓴 20,000원 중 가장 돈 아까운 밥이었다. 사리추가를 안 한 게 다행이지... 현대백화점 식당가 전체를 다시 보게 되는 맛이었다. 앞으로 다시는 방문할 일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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