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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영화, 공연 후기

의정부 CGV,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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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의정부,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 후기

 

 

강동원 나오는 영화 나오면 꼭 같이 보러 가는 친구가 있는데 마침 추석이라 놀겠다 영화도 개봉했겠다 오랜만에 만나서 영화 보고 저녁 먹기로 했다. <거미집> <천박사> <보스톤> 중 두 편이나 보게 되네. 뭐 <1947 보스톤>은 안 볼 것 같고, 전날 본 <거미집>이 정말 취향에 맞고 재밌어서 <천박사 퇴마연구소>가 그렇게 크게 기대가 되진 않았다.

 

 

친구가 새로생긴 동두천 CGV에 안 가봤다고 해서 그럼 동두천 CGV 가서 누워서 영화 보자 했는데, 갑자기 CGV가 TTT라는 새로운 증정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CGV동두천은 안 주고 CGV의정부와 CGV의정부태흥만 준다길래 그냥 의정부 CGV에서 보기로 했다. CGV 의정부 1관은 좌석 후기가 별로 없길래 빈자리가 있는 G열과 I열을 고민하가다 H열 취소표가 나와서 정중앙인 H8, H9를 잡았다.

 

한 장은 스피드쿠폰으로 10,000원 할인을 받아서 5,000원, 한 장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7,000원 관람쿠폰을 써서 7,000원. 그럼 총 3만원인데 12,000원 결제했으니 18,000원 할인받은 셈이네. 정가로 보면 조금 고민했을텐데 마침 있는 쿠폰으로 할인 많이 받으니 좋다.

 

 

명절이기도 하고 자리도 많이 나갔길래 CGV에 사람 엄청 많겠구나 했는데 아래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쉬어서 그런가 아니면 명절 첫날이라 다들 전부치느라 바빠서 그런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종이입장권도 대기 없이 바로 발권하고, 상영시작 전에 쉼터에 앉아있다가 입장 시작하자마자 바로 입장했다.

 

 

의정부 CGV 1관. 처음 온 것 같은데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크다. 216석으로 의정부 아이맥스관 다음으로 큰 관인데 이정도로 클 줄은 몰랐네;;; 상영관 왼쪽으로 입장하고 나가는 문이 있어서 좌석이 좀 오른쪽에 쏠리게 깔려있는 편이다. 

 

 

여기가 내가 앉은 H8. H7,H8과 H8,H9 중 고민하다가 H8, H9로 예매한 건데 정가운데인데도 내가 주시력이 오른쪽이라 약간 오른쪽으로 왜곡이 있었다. 사람들 다 나가고 7번 좌석에 앉으니 딱 정가운데로 느껴지더라. 영화 끝나고 G / H / I / J열에 다 앉아봤는데 G열은 좀 스크린이 위고, H / I열은 화면이 꽉차게, J열은 살짝 스크린이 멀게 느껴졌다. 나중에 왔을 땐 H7이나 I7에 앉으면 딱이겠다.

 

E열 이후로 거의 모든 자리가 만석인, 사실상 문화의 날 급 관람이라 관크는 각오해야겠구나 했는데 역시나 바로 앞줄인 G열에서 셋이나 폰딧불이가 나왔다. 하나는 시작한지 얼마 안 된 후부터 중간중간 별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폰을 껐다켰다하고 하나는 그놈의 동그란 스마트워치를 계속 누르고 하나는 가족 셋이서 폰 하나를 돌려가면서 보더라. 어떻게 폰딧불이가 바로 앞줄에서 세명이나 나올 수가 있냐... 하 진짜 너무 힘들었다.

 

 

영화 다 보고나서 증정품을 받으러 갔다. 이게 새로 나온 TTT. That's The Ticket의 줄임말이라고. 조금 도톰한 하드보드지에 앞뒷면 인쇄가 되어있는데, 메가박스의 오리지널 티켓보다 조금 가로가 짧고 세로는 길다. 좀 후발주자 티가 나긴 하네. 앞에 무지갯빛 홀로그램과 무광/유광차이나는 인쇄, 뒷면 설경마크와 정보는 괜찮지만 개인적으로 이것보다는 필름마크가 더 좋다. 이번에는 랜덤으로 보너스 카드가 들어있다는데 우리 둘 다 꽝이라서 뭔지 모르겠네.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은 내가 기대한 것과는 굉장히 다른 영화였다. 제목을 보면 시리즈물을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잘하면 후속편이 나올 수 있겠지. 손익분기점도 못 넘을 것 같은데...? 하면서 나왔는데 다들 강동원을 믿고 보러 가서인지 벌써 100만을 넘었다고 하더라.

 

두 가지 포스터 중에서는 그나마 오른쪽 포스터와 분위기가 비슷한가...? 포스터에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진짜 사건을 만나다'라고 써 있는데 이거 뻥이다. 귀신을 믿지않는(X) 가짜(X) 퇴마사(?) 임.

 

한줄요약을 해 보면 강동원이 매직키드 마수리 풍 현대판타지 배경에서 템빨로 짭 나비족을 퇴마(물리)하는 영화다. 전대물 느낌도 조금 있고 마법천자문 같기도 하고 세기말 유행했던 판타지 청소년 드라마에 가까운 느낌. 장르가 장르인지라 굉장히 호불호가 갈리겠다. 잔인한 장면과 욕설이 좀 있는 편이라 보면서 타겟층이 초등학생이 아닌가? 싶었는데 12세 이상 관람가라 좀 의외였다.

 

영화가 굉장히 기복이 심하고 개연성이 부족하다 싶으면 강동원으로 때우나? 하는 느낌이 든다. 아예 B급무비 느낌이 나게 만든 와이어액션이나 전투씬은 오히려 괜찮았는데 초반 CG가 아주 미흡하고 굿 장면이라던가 선녀무당 장면이라던가 부적 글귀라던가 얼레벌레 넘어가는 장면이 아 좀 별로인데... 하면 강동원 얼굴이 클로즈업으로 나오거나 전신샷이 나오거나 액션신이 나오거나 해서 메꾼다. 

 

아니 근데 진짜로 우리나라 CG팀 중 좀 잘한다 싶은 팀은 전부 <더 문> 우주 CG 하러 가고 남은 아마추어들이 다른 영화 CG 다 했나? 초반부 굿할 때는 그나마 예고편에 실려서인지 괜찮았는데 처음 귀신들린 애와 대결할 때라던지 범천에게 씌이면 얼굴이 파랗게 변하고 이마에 문양이 떠오른다던지 영혼이 옮겨가는 과정이라던지 너무 대충 합성한 거 아닙니까...?

 

그러더니 끝나기 한 10분 전에만 혼신의 힘을 다해서 CG를 했다. 후반부 작업하다가 힘 빠져서 마감일 못 넘길까 봐 앞부분은 대충했나. 올해 영화를 꽤 많이 봤는데 한국영화 중 <더 문>이 제일 낫고 그나마 <밀수>가 아주 약간 낫고 나머지들은 다 CG가 너무 별로다. 

 

아 그리고 스크립트와 연출이 굉장히 올드하다. 초반에 나오는 중2병 걸린 딸 대사는 '요즘 애들은 담임선생님을 담탱이라고 부른다' 급이고 사이비 신도들은 이년 쌍년 니년 타령이다. 그나마 연기로 커버하는 경우는 괜찮은데 반절정도는 연기를 잘하지 못해서 극본 탓을 더 하게 되네. 연출도 모두들 다 아는 그 연출인데 클래식한 것도 아니고 아예 B급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이도저도 못하고 그냥 매번 하던 교과서적인 연출을 애매얼레벌레하게 한 느낌이라 아주 별로다.

 

배우들 연기도 애매한데 강동원은 특유의 쪼가 굉장히 잘 보이고 이솜은 연기를 못하고 이동휘는 그나마 좀 나은데 캐릭터가 별로고. 허준호배우님이 그나마 연기로 캐리하는데 캐릭터 자체가 정말 딱 웹툰 캐릭터라 한계가 있다. 범천 밑의 수도자들은 그나마 연기가 나은데 기대되게 떡밥을 깔아두고 갑자기 죽거나 안 나와서 아쉽다. 

 

전반적으로 나는 좀 더 오컬트스러운 현대판 전우치 같은 걸 기대하기도 했고 워낙 판타지 SF 전대물에 좀 약한 편이라 보면서 공감성수치를 느낄 정도였는데 같이 간 친구는 그냥 강동원 영상화보집이다 하고 보니 좋았다고 한다. 강동원 팬이거나 이런 판타지 드라마 같은 걸 좋아한다면 괜찮겠네.

 

 

해외포스터와 이 스틸샷은 사기다 싶을 정도다. 이런 영화 아님. 저 장면이 없는 장면은 아닌데 감성이 전~~~혀 다르다. 이런 영화였으면 정말 만족했을 텐데 실제 영화와 예고편 등으로 보고 간 영화가 굉장히 달라서 더 이질감이 있던 것도 있다. 그래 그나마 한국어 포스터가 제일 실제와 비슷하네.

 

 

제목에까지 적힌 설경이 뭔데? 하면서 보러갔는데 영화의 중심 소재라 그런지 영화 처음 시작할 때 종이를 오려서 주술을 새기고 귀신을 가두는 것이라고 설명을 대충 해 주긴 한다. 진짜 있는 건가 싶어서 끝나고 찾아보니 '설경(設經)은 설위설경(設位設經)이라고도 하고, 경(經)을 이야기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넓은 뜻으로는 굿 장소를 종이로 꾸며 장식한 곳을 가리키기도 한다. 창호지에다 신령, 보살의 모습과 부적, 꽃무늬 등을 오려서 만드는데,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귀신을 잡아 가두는 도구이다.'라고 하더라. 충청도 지역 무속에서 사용하는 것 같다.

 

출처는 여기 -> https://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VdkVgwKey=22,00240000,34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태안설위설경 (泰安設位說經) : 국가문화유산포털 - 문화재청

문화재 검색

www.heritage.go.kr

 

 

하늘천 TV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퇴마사 노릇을 하고 있는 천박사. 마치 신통방통한 무당인 채 하지만 실제로는 '기술직' 직원인 인배가 강도령이라는 이름으로 보조를 하면서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로 요래저래 바람도 쏘고 물도 넘치게 하고 하면서 꾸며낸 것이다. 당주집 아들이라지만 신기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심리치료다 하면서 굿을 팔아먹는 선무당인 셈. 

 

뭐 박수무당도 아니고 천박사는 뭔 천박사야 했는데 중간에 의사면허증을 보여주고, 심리학 전공이라는 언급이 나오는 걸 보면 정신과 전공을 한 의사이긴 한 것 같긴 한데... 박사학위가 있는지는 안 알려줬지요? MD와 PhD는 엄연히 다르지요? 친구 말로는 초반에 천박사가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홧병과 신병에 대해 쓴 논문 어쩌고 얘기하는 부분에서 DSM-4가 나오는데 DSM-5로 바뀐 지 10년쯤 되었구만 언제적 얘기냐고 까더라. 

 

영화 초반에서 평창동에서 가져온 망주석과 금돼지를 가지고 무속용품점인 황사장에게 찾아갔을 때 금값으로 5만원 1뭉치를 받는데, 천박사도 인배도 다 요새 금값이 왜이래요? 라는 말을 한다. 지폐 한 묶음이 100장이니 500만원인데, 요새 금값이 1돈에 35만원 넘은 지 오래라 15돈도 안된다. 15돈이면 좀 두꺼운 팔찌 내지는 목걸이 양인데.

 

그래 뭐 황사장 말대로 도장 긁고 팔아야 해서 뗀다고 해도 애기 머리통만한 금돼지인데 순금 15돈 값밖에 안 나온다고? 도금인가? 도금이면 가격을 그렇게 부르나? 아니면 속이 비었나? 그런데 너무 옹골차게 생겼던데? 이게 영화 보고 난 감상일 정도로 영화가 별 할 말이 없다. 전체적으로 딱히 이런 디테일을 신경쓰진 않는 것 같긴 한데 금값이 너무 적어서 좀 그렇더라고.

 

 

평창동에서 한 건 해 먹고 유튜브 편집하느라 야근하고 있는 사무실에 유경이 갑자기 돈을 지고 찾아와 자기는 귀신이 보인다면서 동생에게 씐 귀신을 떼어달라고 하는데, 선불 5천, 후지급 5천 해서 총 1억짜리 케이스라 거절하기엔 너무 큰 금액이었다. 충북 괴천이라는 가상의 동까지 내려와보니 마을에는 줄초상이 났다만 손목에 매 놓은 위험한 귀신을 만나면 울리는 구슬이 울리지 않자 긴장을 푸는데...

 

언니가 이상하다면서 불안해하는 동생 유민이를 달래주면서 위험한 귀신이 있으면 이 방울이 울리는데 소리가 안나거든~ 하고 방울을 흔드는데 소리가 난다. 와 이 장면 딱 하나만 진짜 무서웠음. 정말 동생은 귀신에 씌인 상태였는데, 이게 다 언니인 유경이 가진 눈을 노리기 위해 빙의를 시켜놓은 상태였다. 다행히 품에 넣어둔 칠성검이 있어서 혼을 물리치긴 했는데, 이삿짐 싸고 어쩌고 하는 동안 동생은 다시 빙의되어서 어떤 일당이 끄는 봉고차를 타고 사라진다. 

 

그 중간에 유경의 눈을 빼앗으려는 빙의된 마을 사람들과 천박사가 꽤 긴 결투를 벌이는데, 빙의가 다대일로는 안되다 보니 1대 1 전투가 계속 반복된다. 다만 여기서 혼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이나 빙의된 마을사람들 CG가 정말 몰입이 안 되는 수준. 거기에 액션신도 굉장히 과장된 와이어액션이라 B급 프로레슬링을 보는 느낌이 든다. 지루해서 중간에 제발 한두명은 좀 건너뛰었으면 좋겠더라. 그리고 뭔 줄초상 난 마을에 집마다 부적이 붙어있고 그러냐.

 

 

유민이를 데려간 놈이 어디로 갔는가 알아보러 황사장님이 잘 아는 선녀보살을 찾아간다. 어 너 그 <밀수>의 장도리 아니냐. 근데 무당 역은 좀 못하더라. 그리고 블랙핑크 지수가 선녀 역으로 나오는데 음... 일단 연기를 못하고 머리와 복장이 굉장히 안 어울림. 아 그리고 거 중간에 부적이었나 그거 좀 전문가한테 맡기지 소품팀이 만들었는지 초등학생이 한자 써 놓은 것처럼 해놓은 거 엄청 거슬린다.

 

유경은 귀신이 보이다보니 선녀도 보이는데, 그래서 이 씬의 2/3 정도는 선녀무당이, 1/3 정도는 선녀가 한다. 유경의 눈으로 부적을 파훼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범천과 당주였던 천박사 할아버지 사이의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하는 등 중요한 파트긴 한데 문제는 선녀무당은 너무 무당같지가 않고 선녀는 연기를 못하고 CG는 대단히 별로라 내가 이걸... 영화관에서... 돈 주고... 보고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밝혀진 적의 정체는 반쯤 귀신이 다 된 범천이라는 자인데, 사람의 손가락을 제물로 해서 혼을 옮기는 주술을 부린다. 뭐 예전에는 더 신통방통했겠지만 천박사의 할아버지인 당주무당이 설경으로 봉인을 해 둬서 사방 얼마로는 움직이기 힘든거라고. 은경의 눈을 탐내는 것도 그 눈으로 설경의 봉인을 풀기 위해서라고 한다. 

 

주연 측은 황사장님 역 맡으신 분 말고는 다들 연기를 별로 못하는데 빌런 배우들이 연기를 엄청나게 잘해서 팀플을 끌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범천 역 맡으신 허준호 배우님이 부족한 개연성을 연기로 메꾸고 계심. 범천 밑에 있는 주술사인지 새끼무당인지 사이비 신도인지 모를 배우들 다 연기가 좋았는데 마치 천박사 일행과 한판 할 것처럼 밑밥을 깔기만 하고 활약은 없어서 아쉬웠다. 한명은 주술 실패해서 손 잘려 한명은 어느순간 사라지고 한명은 망만 보다가 배신하고 죽음이라니 캐릭터들이 아깝다.  

 

 

 

그럼 답은 범천을 마저 봉인하는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천박사는 신 받은 정식 무당도 아니고 신기도 없고 그냥 물려받은 칠성검 반쪽이 있을 뿐이지 설경 조각을 좀 배운 일반인이라는 거지. 유경은 눈이 좋으니 그 도움을 받아서 봉인하겠다는 게 플랜이긴 한데... 그래서 범천을 봉인하고 남은 설경 반쪽을 찾으러 간다. 

 

근데 이거 범천네가 반쪽을 숨긴거냐... 아님 천박사 할아버지가 숨긴거냐... 들어갈 때 귀신들이 바글바글 들러붙는 걸 보면 범천네가 숨긴 것 같다가도 어쨌든 그 용하다는 당주무당이 만든 봉인설경인데 귀신은 손 못 댔을 것 같기도 하고. 중간에 천박사가 보는 할아버지나 동생 환상을 보면 천박사 할아버지가 숨긴건가.

 

 

반 잘린 설경을 찾아서 범천을 봉인하러 나서는데, 아 거 봉인하러 가는 길이 쉽지 않다. 봉고차 타고 범천이 나올 수 있는 한계선인 터널에 진입하자마자 빙의된 마을 사람들이 나타나 봉고차 위로 뛰어들고 쇠사슬을 엮어서 차를 멈추게 하지를 않나 차 유리창을 깨고 유경을 데려가질 않나... 헛웃음만 나오는 액션신 와중에도 유경의 눈을 파려는 장면은 좀 무섭더라. 

 

결국 유경은 납치당해 범천이 봉인된 동굴에 동생과 같이 묶여있고, 천박사와 황사장, 인배가 구하러 간다. 음... 이제 납치당한 여캐+아이와 구하러 가는 남자 여러명은 그만할 때 되지 않았냐. 심지어 결투씬 보면 천박사가 템빨로 범천이랑 붙은거지 범천 몸으로 1:1로 붙으니 상대도 안 된다. 동굴 안에 설경 반쪽을 고정해 두었던 칠성검 반쪽을 되찾았는데도 마찬가지.

 

 

이거 이러다 천박사도 범천 손에 죽겠는데 하던 중에 인배가 섬광탄을 들고 쳐들어와 유경 유민 자매를 빼내고 천박사는 남은 설경 반쪽을 들고 동굴을 뛰쳐나온다. 범천이 잠깐 뒤처지고 천박사 일행들이 다 빠져나오자 동굴을 다이너마이트로 터트려 막아버린 후 설경을 불에 태워 원상복구한 후 칠성검으로 봉인하는 데 성공한다. 아니 방금 전까지 칼싸움하나다 왜 갑자기 현대식 퇴마(with 다이너마이트)가 되는데요. 이거 진짜 퇴마(물리) 아니야.

 

그래도 여기는 클라이맥스라 그런지 CG가 좀 나았다. 게임 이펙트 같은 느낌도 있고 좀 유치하긴 한데 그래도 CG가 이상하지는 않아서 아무리 생각해도 후반부 CG작업 먼저 하고 마감 연장 못 받아서 나머지는 적당히 한 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든다. 

 

범천을 봉인했으니 동생 유민이도 원래대로 돌아왔고, 원래 살던 마을에서는 못 살 테고. 인배가 그렇게 소원하던 후배로 유경이 들어오면서 끝난다. 시리즈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물씬 풍기는 엔딩이었는데 아무리 강동원이 주연이라도 이걸 시리즈로 보진 못하겠다.

 

 

그냥 이런 강동원을 98분동안 큰 화면과 좋은 음향으로 보겠다 하면 괜찮고 그 이상 기대를 하면 안 되는 영화다. 친구는 그래 강동원이 영화 장르다 얼굴 구경하면 98분 금방 간다 했지만 나에게는 강동원 얼굴로도 안 되는 영화였다. 매직키드 마수리 내지는 요정 컴미 뭐 그런 느낌이라 초등학생들이 오히려 더 좋아할 것 같긴 한데... 그냥 이게 다다. 그냥 강동원 화보집을 보는 게 시간이 덜 아까울 것 같네.

 

CGV 스피드 쿠폰으로 만원 할인 받아서 5천원에 봤는데도 돈과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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