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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종각 중국집, 안래홍에서 유니짜장과 짬뽕, 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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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 중국집, 안래홍에서 유니짜장과 짬뽕, 우동

 

 

보통 종각역 인근에서 코리안 차이니즈 중국음식을 먹으려면 신라스테이 옆 건물 홍성원에 가는데, 10월 초 추석 연휴 끝나자마자 다녀왔더니 리모델링 중이라 쉬길래 근처에 있는 다른 중국집에 다녀왔다. 칼칼한 짬뽕이 땅기는데 메뉴 바꾸기가 싫더라고.

 

 

안래홍이라는 종각역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 안쪽에 있는 오래된 중국집이다. 종각역 2번출구에서 직진하다보면 세계주류점이 있는데 그 왼쪽 골목으로 쭉 들어오면 된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안래홍 간판은 주방에 달린 것이고 그쪽에서 안으로 더 들어오면 출입구가 있다. 중국에서 넘어온 화교분이 지금 몇대를 이어서 하는 가게라더라.

 

 

내부는 이런 느낌. 홀 테이블은 4인석 8개 정도로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데, 꽤 큰 룸이 여러개 있어서 모임하기에 좋아보였다. 내가 간 날도 테이블 손님은 한 4팀 정도였는데 룸은 만실인 듯 했다.

 

 

 

 

안래홍 메뉴판. 가격이 그래도 좀 저렴한 편이다. 식사부에서는 짜장면 류가 짜장면 / 유니짜장 / 간짜장 / 삼선간짜장 / 볶음짜장 / 사천짜장으로 좀 다양한 편이고, 그 외 짬뽕과 볶음밥, 덮밥 메뉴가 있다. 나머지는 뭐 흔한 중국집 메뉴들. 난자완스가 있는 게 좀 특이한가? 

 

여기는 유니짜장이 유명한 집이어서 유니짜장 하나, 삼선짬뽕이나 굴짬뽕은 친구가 싫다고 하고 백짬뽕은 내가 안 땡겨서 그냥 기본 짬뽕으로 하나 주문했다. 먹어보고 다음엔 우동을 먹어볼까.

 

 

기본 반찬으로 단무지와 양파, 춘장, 따뜻한 자스민 차가 나오고 고춧가루와 식초, 수저, 냅킨은 테이블마다 비치되어있다. 자스민차는 그렇게 뜨겁지 않고 마시기 좋게 적당히 따뜻한 정도라 식전에 한 잔 마시고 식사 후에 한 잔 마시면 딱 좋았다.

 

 

주방에서 뚝딱뚝딱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금새 음식이 나왔다. 간짜장처럼 면과 소스가 따로 나오는 유니짜장과 빨간 국물이 가득 담긴 기본 짬뽕. 클래식한 조합이지. 둘이 나눠 먹을거라 앞접시를 부탁했더니 가위와 국자도 같이 챙겨주셨다. 

 

 

 

먼저 유니짜장부터. 초록색 면발을 두번 자르고 그 위에 소스를 부어 잘 비벼먹는다. 자잘한 다진고기와 조금 작게 썰린듯한 야채가 듬뿍 들어있는데, 많이 짜지 않아서 면 먹을 때 수저로 건더기를 같이 떠 먹으면 딱이다. 많이 짜지 않고 달지 않은, 약간 옛날스타일 짜장면인데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아서 맛있다. 반쯤 먹고 마지막에 고춧가루 살짝 뿌려먹어도 맛있었다.

 

 

 

이날따라 유난히 먹고싶던 짬뽕. 국물부터 한 입 떠먹으면 많이 맵지 않고 적당히 칼칼한 맛이 딱 좋다. 짬뽕치고는 너무 무난한 맛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고추기름이 많지 않아서 좀 깔끔한 느낌인 것도 괜찮았다. 탱글한 면에 당근, 호박, 양파, 목이버섯, 배추 같은 야채를 넉넉히 넣고 해물은 대왕오징어 정도만 들어갔다. 삼선짬뽕을 시키면 해물이 좀 더 많겠지? 다음에는 삼선 백짬뽕을 시켜봐야겠다.

 

좀 특이한 점이라면 짬뽕 치고 많이 뜨겁지 않았다는 점? 보통 국밥정도 되게 뜨끈하게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이날만 그런건지 약간 따끈하다, 싶은 정도의 온도라 처음 나왔을 때 먹기 편했다. 지금이야 아직 덜 추우니 다 먹을때까지 괜찮았는데 더 추워지면 약간 미지근한 온도일 듯. 점심시간에 빨리 먹고 나오기엔 좋겠다.

 

 

이날은 혼자 온 날. 따뜻한 자스민차와 양파, 단무지가 나왔다. 우동을 언제 한 번 먹어봐야겠다 하던 참인데 날이 쌀쌀해졌으니 이때다! 싶어서 혼밥. 사람이 엄청 많아서 빈 자리에 앉았는데 문 바로 앞 자리라 먹는 내내 등판이 춥더라.

 

 

 

그리고 나온 우동. 어떤 메뉴일지 궁금했는데 뭔가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다. 계란이 잘 풀어져있을 건 예상했는데 울면처럼 약간 점도있는 국물이 아니라 전분기 없이 아주 홀랑홀랑한 국물인 게 신기하다.

 

면은 짜장, 짬뽕처럼 초록색 면인데, 다른 메뉴보다 면 양이 더 많은 것 같다. 건더기는 계란과 아주 많은 양파, 목이버섯, 캔 양송이버섯, 부추, 당근, 오징어가 약간 들었다. 해산물이 많은 걸 좋아한다면 삼선우동을 시키는 게 낫겠지만 그건 좀 비싼 편이라... 이 정도여도 국물은 충분히 맛있긴 하다.

 

아삭하게 씹히는 양파와 짭짤 칼칼한 국물, 면이 만나서 소주가 생각나는 맛이다. 의외로 꽤 매운 편이라 맵찔이는 못 먹을 것 같고, 신라면 정도는 괜찮다 하면 괜찮을 듯. 다만 맛이 깔끔한 편이라 먹다보면 면에서 밀가루 냄새가 약간 올라오는 편이고, 생각보다 좀 금방 물려서 좀 아쉽다. 혼자 한 그릇 먹긴 ㅈ

 

 

유니짜장 7,500원, 짬뽕과 우동은 8,000원이다. 가격과 양은 무난한 수준이었고 맛은 깔끔한 옛날 스타일이라 먹고나서도 많이 부대끼지 않는 게 좋았다. 점심엔 진짜 대기 많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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