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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 2023~

호주에서 설날맞이 굴전, 새우전, 녹두전 부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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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명절맞이 굴전, 새우야채전, 녹두전 해먹기

 

 

뭐 여기서야 평범한 주말이긴 한데 그래도 명절인데 기름 냄새가 좀 나야지. 토요일에 투움바 하나로마트에 갔다올까 했는데 동네 울월스에서 대박 쇼핑을 해버려서 그냥 이걸로 간단하게 전이나 부치기로 했다. 토요일은 좀 쉬고 일요일 점심때쯤 시작해서 한 4시간 정도 걸렸는데 혼자 반죽하랴 구우랴 설거지하랴 힘들어서 중간 과정 사진은 없음. 녹두를 제외하곤 계량하지 않았지만 얼추 기억은 하고 있으니 어떻게 만들었는지 기억할 겸 기록해둔다. 

 

 

아니 유통기한 임박상품 중 살 거 있나 갔는데 새우도 있고 굴도 있고 근데 가격이 그렇게 싸진 않은거다. 살까말까 새우만 한 팩 살까 하고있는데 직원이 오더니 할인 바코드를 붙이더라고? 무려 90% 할인인 가격인데 그날따라 종류도 많아서 쇼핑을 엄청나게 했다. 

 

아니 근데 봐요 석화가 6알에 $0.42, 12알은 $0.84 , 점보사이즈 새우 240g이 $1.2, 타즈매니아 허니소이 연어꼬지 4꼬치 $1.4, 캥거루 스테이크 1근 $1.59, 비프 토르텔리니 볼로네제 $0.99인데 이걸 어떻게 안 사요. 무엇보다 대박인 건 자숙랍스터가 한마리 $1.4였던거다. 아 이건 전재산이 $2여도 사야죠. 저 사진 중 제일 비싼 게 $3인 꼬북칩이다.

 

그래서 새우로 새우전 하고, 굴로 굴전 하고, 랍스터는 그냥 먹고 라면 끓여먹으면 딱이겠다. 

 

굴전

 

시드니 석화 18알

부침가루 2큰술

계란 1개

차이브 약간

청양고추 반개

 

새우야채전

 

새우 240g

계란 2개

부침가루 2큰술

쥬키니 1개

양파 반개

스프링어니언 3대

당근 손가락 길이만큼

차이브 한팩

머리만한 깻잎 3장

 

 

굴전과 새우전을 먼저 준비를 하는데... 일단 손질을 해야한다. 굴은 Sydney rock oyster인데 자연산인가 알이 굉장히 작은 편이었다. 숟가락으로 굴이 상하지 않게 떼어낸 다음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내고 생강술 1큰술을 넣어 냉장고에 재워뒀다. 퀸즐랜드는 더워서 금방 상할 것 같더라고.

 

그다음은 새우 밑간을 한다. 점보 사이즈 새우는 꼬리 껍질을 떼어내고 굵직하게 썰어준다음 다지듯 칼을 몇번 더 왔다갔다해서 입자감 있게 다져준다. 역시 생강술 1큰술을 넣고 여기엔 소금 1/2작은술, 후추 약간을 넣어 잘 섞어준 후 역시 냉동보관한다. 

 

이제 야채 준비를 할 차례. 부추가 있으면 참 좋겠는데 그건 garlic chive라면서요? 그냥 세일하는 차이브 한팩 사와서 굴전 계란물에 조금 넣고, 나머지는 야채전에 다 넣었다. 양파 반개와 스프링 어니언은 잘게 다져 넣고, 깻잎은 하도 커서 3장만 잘게 썰어 넣었다. 약간의 매콤함을 위해서 굴전 계란에는 청양고추 반 개 추가. 그냥 그린 칠리 사니까 청양고추와 거의 비슷하더라.

 

가장 먼저 굴을 꺼내와서 부침가루를 입혀 가볍게 털어내고, 계란물을 입혀 중약불에서 지져낸다. 불에서 내려도 속이 익으니 적당히 말랑하고 색감이 노랄 때 꺼내서 접시로 옮긴다. 알이 잘긴 하지만 굴 자체가 맛있어서 맛있더라. 부침가루를 잘 털어내는 게 포인트.

 

새우 야채전은 잘게 썬 야채에 밑간해 둔 다진 새우살을 넣고, 굴전 부치고 남은 부침가루와 계란을 다 넣었다. 계란 2개에 부침가루 1큰술 정도 들어간 것 같은데 부칠 때 좀 힘들길래 부침가루 1큰술을 추가했다. 그런데 맛만 보면 부침가루는 1큰술만 넣는 게 더 맛있었다. 

 

손으로 빚지 않고 티스푼으로 약간 소복하게 떠서 구웠다. 생새우는 금방 익고 야채야 뭐 안 익어도 되는 것들이지만 기름을 살짝 넉넉히 해서 겉이 노릇노릇하게, 누르지 않고! 굽는다. 탱글한 새우와 향긋한 깻잎, 쪽파와 양파 등 다채로운 야채 맛이 아주 고급스러운 동그랑땡이다.

 

근데 굴전이랑 새우전 구상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할머니가 해주시던 녹두전 생각이 나더라. 고사리가 없긴 한데 녹두를 포함한 다른 재료들이 얼추 다 있어서...  그래 하는 김에 고생 좀 더 하자 싶어서 바로 녹두 불려놓고 오늘 아침에 콜스 가서 얇게 썰린 삼겹살 사다가 녹두전도 만들었다.

 

녹두전

(6장 분량)

 

녹두 1컵(250ml 컵)

 

콜스 얇은 삼겹살 약 150g

양조간장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종갓집 맛김치 반컵(125ml컵)

콜스 숙주 1봉지(250g)

스프링 어니언 4대 정도

그린칠리 2개

부침가루 크게 3스푼

양조간장 1큰술

연두 1작은술

소금 약간

 

 

녹두 반죽은 깐녹두가 있으면 편했을텐데 그냥 녹두라서 전날 박박 씻어서 물에 불리고 냉장고에 넣고 잤다가 다음날 열심히 비벼 씻어서 껍질을 날려줬다. 시판 깐녹두 쓴것만큼 다 벗기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한 70%는 넘게 벗긴 듯. 물기를 최대한 따라내고 재료가 다 준비될때까지 냉장보관하다가 굽기 바로 전에 푸드프로세서로 입자가 약간 남게 갈아서 사용했다.

 

콜스에서 얇은 삼겹살을 파는데 이거 제육볶음하고 녹두전에 넣으면 딱이겠다 싶어서 사왔다. 얇은 삼겹살은 다 좋은데 오겹살이라 부위가 약간 복불복인 면이 있다. 잘 고르면 항정살 같은 부위가 붙고 기름기도 적당한 부위가 있는데 어떤 팩은 완전 지방이 반이더라고? 잘 보고 골라야겠더라.

 

1팩은 $9.5, 2팩은 $15이니 두팩 사는 게 낫지않나 싶긴 한데 사놓은 게 너무 많아서 한팩만 샀다. 근데 듣기로는 소고기 양고기 등 다른 고기 중 2개 $15인 거는 믹스가 된다더라고? 그럴 줄 알았음 스코치 필렛 사오는건데. 다음에 한번 그렇게 사봐야겠다.

 

우리 할머니 녹두전에는 반드시 삼겹살! 을 써야 하는데 두께가 얇아서 잘 익는 게 좋았다. 새끼손가락 반 정도 넓이로 채썰고 간장, 다진마늘, 참기름 넣어 미리 밑간 해 둔 다음에 다른 야채를 다 준비하고 마지막에 돼지고기와 녹두 간 것, 간장 1큰술 소금 약간 넣어 섞어 부치면 된다.

 

숙주는 콜스에서 미리 사 둔게 있었는데 상태가 점점 안좋아져서 한봉지를 다 사용했다. 250g이라고 되어있긴 한데 한국 숙주와 달리 뿌리가 아주 길고 지저분해서 거두절미를 좀 해 주는 게 좋다. 나는 한 줌 정도 잘라낸 듯. 고사리가 없어서 숙주가 좀 많아도 괜찮겠지 했는데 음... 250g은 너무 많고 한 180~200g 정도만 넣으면 딱 밸런스가 좋겠다. 데치지 않고 손가락 두마디 정도 길이로 잘라 바로 사용한다.

 

김치는 종갓집 맛김치를 양념 털어내지 않고 그대로 채썰어 사용했다. 신김치가 아닌게 살짝 아쉽긴 한데 큼직하게 한 줌 정도 되게 넣으니 적당히 밸런스가 괜찮았다.  나머지는 뭐 파 듬뿍, 농도 맞출 겸 부침가루 정도인데 쌀가루를 사용하면 더 괜찮고 아니면 그냥 밀가루 넣어도 된다. 반죽에는 간장 약간 소금 약간 넣었고 연두도 1작은술 정도 넣었다.

 

 

라드가 있으면 좋겠는데 여기 라드는 beef fat이라더라고? 삼겹살이 들었으니 괜찮을 것 같아서 그냥 해바리기유로 구웠다. 팬 예열을 잘 해주고 1국자 반 정도 덜어서 부쳐준다. 돼지고기와 숙주, 녹두가 전부 날것이니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약불에서 천천히 익혀줘야한다. 기름 넣어 예열한 후라이팬에 반죽 넣고 모양을 잡은 후에는 아랫면이 바삭할 때까지 건드리지 말고 한번만 딱 뒤집은 다음 누르지말고! 두께감 있게 구워준다.

 

노릇하게 구워지면 완성. 고사리가 없어서 식감이 약간 아쉽긴 한데 할머니 녹두부침개 90%는 재현했다. 하 나는 요리를 너무 잘해. 외국 와서 녹두전을 다 부치고 있는데 그게 또 할머니 손맛 그대로네. 집주인도 엄청나게 맛있게 먹어서 둘이서 각 한장씩 뚝딱 먹었다. 마음에 들었는지 레시피도 알아갔음. 

 

그래서 좀 고생하긴 했는데 녹두전이야 뭐 구워서 냉동했다가 다시 데워먹으면 되고, 새우전 굴전은 도시락 한번 싸가고 전찌개 해먹어야지. 아직 낮에는 30도 왔다갔다하는 여름이라 설날이라는 실감은 하나도 안 나지만 그래도 기름냄새 나는 음식 하니 명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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