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광릉수목원 맛집, 동이만두 만두전골
제목은 광릉수목원 맛집이지만 수목원에 다녀온 것은 아니고,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저녁 시간이 되었길래 밥을 먹게 되었다(코로나 1단계일 때입니다). 근처 맛집을 찾아봤더니 이 집 만두전골이 유명하다고. 처음에는 어디 있는지 모르고 네비게이션을 찍고 갔는데, 생각보다 번화가와 아주 떨어진 곳에 있더라. 심지어 입구에도 불이 안 켜져있어서 영업을 안 하는 줄 알았네.
동이손만두
Address :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700-3
Opening Hour : 11:00 – 20:00
Tel : 031 541 6870
Google Maps : https://goo.gl/maps/sjMfTmoBnA8zggY67
밖에 간판이 달려있지도 않고, 문 앞에는 갈비 세트와 점심특선 입간판만 있어서 잘못 온 줄 알았다.
내부는 굉장히 넓고, 좌석도 많다. 1~2인석부터 5인 정도 앉을 수 있는 좌석까지 테이블이 다양하니 식사시간에도 그렇게 많이 대기하지는 않겠지만, 코로나 여파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뭐 평일 저녁에 가기도 했고, 저녁 식사시간이 약간 지나서이기도 했다.
메뉴판. 만두 전골과 칼국수 전골, 만두와 파전 정도가 있다. 주류가 꽤 다양한 편이다. 보통은 만두전골을 먹는데, 소 1~2인 / 중 3~4인 / 대 4~5인 추천이지만 무조건 간 사람 -1인분을 시키고 해물 파전을 시켜야 한다. 만두전골 나온 걸 보고 적을 것 같다면 찐만두룰 추가하서 만두 갯수를 늘리거나 칼국수 사리를 넣어 먹으면 된다.
우리는 이번에 3명이서 가서 만두전골 소, 해물파전 하나를 주문했다. 해물파전은 주문 즉시 굽고, 두께가 있어서 나오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 특히 막걸리를 마실 거라면 처음 주문할 때 파전을 주문하는 걸 추천한다.
주문을 하면 이렇게 식기와 집게, 가위를 스테인리스 통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나온다. 살균소독이 되는 셈이고, 수저통에 넣어두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물김치. 무난하게 시원한 맛이다.
만두전골. 소짜에는 살짝 찐 만두가 6개 나온다. 만두는 속이 안 익은 것이라 전골이 끓으면 넣고 좀 더 익혀먹으면 된다. 느타리 버섯과 새송이 버섯, 팽이버섯, 미나리와 두부, 얇게 썬 편육이 들었다. 국물은 빨간색이지만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다.
전골을 끓이는 동안 해물 파전이 나왔다. 사진으로는 잘 안 느껴지는데, 크기도 크고 두께도 두꺼울뿐더라, 겉이 굉장히 바삭바삭하다. 이런 해물 파전은 처음 먹어본다.
피자처럼 8조각으로 잘라서 한 조각 가져왔다. 부산식 파전처럼 촉촉하지 않고, 마치 거대한 야채튀김처럼 겉이 바삭바삭하다. 쪽파가 아닌 대파 썬 것이 들었고, 오징어와 새우, 홍합 등 냉동이겠지만 해물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 약간 기름진 듯 싶지만 속은 보들보들하고 겉은 튀김처럼 바삭해서 술이 당기는 맛이다. 여기에 동동주 한 잔 딱 하면 끝내주겠다.
전골이 끓으면 버섯과 국물은 좀 떠 먹고, 만두를 넣어서 익힌다. 겉은 쪄졌지만 속은 덜 익은 것이라고 하니, 피다 야들야들해지고도 조금 더 끓인다.
이제 먹을 수 있다. 얼른 한 개씩 떠서 반을 갈라본다.
김치와 두부가 많이 들어간 만두다. 이북식 만두라고 하더니 정말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김치만두와 똑같은 맛이다. 약간 도톰한 피와 신김치, 두부의 부드러운 맛이 잘 어우러진다. 밖에서 사 먹는 만두들은 돼지고기의 기름과 MSG맛이 강한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진짜 집에서 만든 이북식 만두의 맛이 난다.
나는 만두를 워낙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어지간한 만두는 너그럽게 다 잘 먹는다. 그래도 맛 구분은 확실하게 하는 편인데, 여기 만두는 정말 집에서 잘 만든 만두 느낌이다. 친가가 북한에서 내려오신 분들이라 명절마다 손만두를 대량으로 만드는데, 바로 그 맛이다.
만두와 버섯, 두부까지 다 건져먹고 칼국수 사리를 넣을 까 하다가 공기밥을 하나 시켜서 국물에 말아 먹었다. 셋이서 먹기에 소짜가 딱 배부르게 먹을 양이었고, 해물 파전은 반 밖에 못 먹고 포장했다. 4명이 와도 소짜에 해물파전을 시켜 먹고 만두가 부족하면 만두만 하나 더 추가하면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겠다. 만두전골도 맛있지만 해물파전도 놓치기 아까운 메뉴.
남은 음식 포장은 셀프. 곳곳에 비닐과 종이 봉투가 준비되어 있으니 셀프로 포장하면 된다. 국물류는 포장하기 어려우니 전골에 넣지 않은 만두나 찐만두 남은 것, 해물 파전 등을 싸 가는 용도인 듯 하다. 우리는 해물파전 반 남은 것을 포장해왔다.
만두가 꽤 만족스러워서 다 먹어갈 쯤 찐만두 두 개를 포장 주문했다. 가서 바로 먹을 것이라면 쪄 주고, 나중에 먹을 것이라면 안 쪄 주는데, 찌는 데 15분 정도 걸리니 전골에 사리나 밥을 먹을 때 쯤 주문하면 딱 좋다. 해물파전은 포장하면 눅눅해져서 맛이 덜하겠지만, 만두전골을 포장해 가는 것도 좋겠다.
만두전골 소짜 25,000원, 해물파전 10,000원, 찐만두 2개 14,000원, 공기밥 1,000원 해서 딱 5만원 나왔다. 우리는 코로나가 좀 잦아들었을 때여서 매장에서 먹고 왔지만, 요즘은 코로나가 심하니 포장해서 집에서 먹는 게 좋겠다. 다만 여기를 갈 일이 언제 있을 지는 모르겠네. 위치가 조금 애매한 편이라 광릉 수목원이나 근처에 갈 일이 있을 때 들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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