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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종로 라공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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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라공방 다녀온 후기

 

저녁에 종각 젊음의 거리 근처에서 혼자 밥 먹을일이 생겨서 돌아다니다가 라공방이 오픈한 걸 발견했다. 마라탕 먹은지 좀 된거 같기도 하고, 강남까지 가기 귀찮아서 못 가본 라공방이 궁금하기도 해서 먹어보기로 했다. 종각역 스타벅스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있음

 

 

 

라공방 종로점

Address :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철동 우정국로2길 21

Opening Hour : 11:00 - 23:00, 라스트 오더 22:30

Tel : 02-725-7174

Google Maps : https://maps.app.goo.gl/fCAmHeAiQHuxctMj6

 

 

 

오픈한지 얼마 안 되어서 밖에 개업화환도 아직 있던 상태. 주말이고 저녁밥 시간을 약간 벗어나서인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2인 테이블과 4인 테이블이 적당히 섞여있어서 1~4인까지는 금방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이상이라면 좀 힘들 듯.

 

 

테이블에 크게 라공방이라고 써 있다. 혼자 가서 2인용 테이블에 혼자 앉았음. 테이블 옆에 수저와 냅킨이 있는 무난한 테이블. 근데 테이블 좀 빡빡 닦지 좀 더러워서 다시 닦았다.

 

 

자리에 있는 테이블번호를 기억해서 주문할 때 말해야 한다. 가져다 주는 시스템이라서. 나는 19번! 총 번호는 20번까지인 듯?

 

 

인테리어는 마라탕집이라기에는 좀 뜬금 없이 화이트-코발트 블루 페인팅에 웨인스코팅;;; 차라리 빨강빨강한게 낫지않나.

 

 

천장에 있는 5단짜리 냉장고에 각종 재료가 있고, 스텐 볼에 재료를 담아가면 무게당 가격을 계산해서 조리해주는 시스템. 마라탕은 100g에 1,600원이고, 마라샹궈는 100g에 3,000원. 꿔바로우는 소 14,000 / 대 18,000원. 나중에 친구랑 오면 꿔바로우도 먹어야지.

 

 

 

 

 

냉장고 밑칸은 주로 물에 불려야 하는 재료들. 숙주와 콩나물 / 옥수수 국수와 가는 당면, 콴펀 / 동두부와 푸주, 포두부 / 연근과 단무지가 있다. 단무지는 넣는 건 아니고 반찬. 그 윗칸은 각종 꼬치들. 여러 종류의 새우볼들 / 치즈떡과 고구마떡 / 검은색 목이버섯과 흰색 목이버섯이 두 가지 모두 있고, 감자와 다시마, 메추리알 꼬치도 있다. 그 윗칸은 단백질류. 비엔나 소세지와 맛살, 오뎅, 유부 등. 그리고 좌측으로는 느타리버섯과 새송이, 팽이 버섯과 애호박, 배추와 단호박처럼 단단한 야채가 있다.

 

그 윗칸에는 청경채가 있고 다른 잎야채. 고수도 있고, 씀바귀 같아보이는 것도 있다. 여기는 쉽게 익는 잎야채들 위주. 맨 윗칸에는 라면/우동사리와 음료수, 맥주가 있다. 맥주는 칭따오와 하얼빈 맥주, 제주에일이 있고, 그 외 외국음료가 몇 종류 있다. 사라는 라면사리와 우동사리 모두 1개에 2천원. 라면사리를 넣을까 하다가 너무 비싸서 안 넣기로 했다. 차라리 쪼개서 무게로 넣어주지. 

 

 

나머지 야채들은 무게로 달고, 꼬치에 꿰어져 있는 것은 개당 천원씩. 보통 고기와 해산물, 내장, 가공육류는 전부 꼬치로 되어있는데, 새우같이 단가가 높은 해산물은 1꼬치에 1개, 소세지나 유부,메추리알 같은 것은 1꼬치에 2개씩 꿰어져있다. 자주 가는 홍대의 손오공 마라탕보다 비쌈.

 

그래도 안 넣으면 맛이 안나니까. 마라탕과 제일 잘 어울리는 비엔나소세지와 유부 꼬치를 넣었다. 항상 마라탕 먹을 때는 양 조절하기가 힘든데, 1인분 250-300g 잡으면 배부르게 먹는다. 보이는 양의 2배짜리 그릇에 나온다고 생각하면 쉽다.

 

 

필수로 들어가는 야채를 기준으로 본다면, 사진처럼 청경채 1뿌리, 큰 배춧잎 2장에 숙주 한 집게를 넣고 꼬치 2-3개, 좋아하는 야채를 조금씩! 집는 기준으로 3종류 정도 넣으면 1인분 양인 300g 플러스마이너스 50g정도 나온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옥수수국수나 당면류는 물에 불어있기때문에 무게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고, 끓이면 양이 불어서 많아진다는 것. 

 

나는 사진에 보이는 저 양에 배추를 한 장 더 넣고, 연근 2개와 감자 한쪽, 옥수수 국수 조금과 유부/소세지 꼬치를 넣었다.

 

 

다 담았으면 무게를 달아서 계산. 당연히 그릇 무게는 빠져있습니다. 꼬치 제외한 무게는 400g정도였고, 매운 정도는 3단계. 2단계가 보통맛인데 신라면 정도라고 해서 3단계를 시키고, 양고기를 추가. 사실 혼자 오면 고기추가까지는 안 해도 되는데 양고기가 먹고 싶어서 시켰다. 이렇게 시키니 혼자 밥먹는데 11,700원이 나왔음. 고기는 안 시키는게 나았을 듯 하다.

 

 

 

계산하고 돌아서면 소스바가 있는데, 취향껏 제조해서 먹으면 된다. 발효 간장과 식초, 마늘소스와 고추기름, 산초기름, 설탕, 고수와 파, 참깨 소스와 고춧가루가 준비되어 있다. 나는설탕+파+참깨소스+고추기름을 넣은 소스를 한 개, 산초기름+고추기름+발효간장+발효식초+고수를 넣은 소스를 한 개 만들어왔다.

 

라공방의 좋은 점은 밥이 무료라는 것. 소스바 왼쪽에 밥통이 놓여있어서 먹을 만큼 퍼서 먹으면 된다. 다만 무료제공이어서인지 대형밥솥으로 해서인지, 아니면 쌀이 별로인지 밥이 그렇게 맛있지는 않다. 푸석푸석한 타입.

 

 

물은 매장 입구 정수기에 주전자와 컵이 준비되어있고, 셀프로 떠 오면 된다. 컵이 예뻐서 한 장 찍었음. 당나라 미인이 그려져 있다.

 

 

조금 뜬금없는 네온사인. 오더메이드 음식이니 only for you긴 하지.

 


음식이 완성되면 직원이 테이블까지 가져다 준다. 그래서 사람 많을 때 테이블 번호 잘못 말하면 안된다.

 

 

사진으로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릇이 진짜 크다. 과장 조금 보태서 세숫대야만함. 국물이 많아서인 것 도 있지만. 2인양으로 시키면 더 큰 그릇에 나오더라. 김밥 먹으면 나오는 우동국물 그릇 크기인 밥그릇 크기와 비교해 보면 좀 더 리얼해보이려나.

 

마라탕이 나왔으니 열심히 먹어야지. 3단계여서인지 확실히 얼얼한 맛이 강하다. 엽기떡볶이 같은 우리나라 매운 음식은 먹고나서 혀가 맵다면 마라는 입술이 퉁퉁 붓는 매운 맛. 계열이 전혀 달라서 각각 당길 때가 있다. 

 

처음에는 오 매콤얼얼 괜찮은데? 싶더니 30%정도 먹고 나니 엄청 매워졌다. 3단계는 무리였어. 옥수수국수는 양꼬치집에서 먹은 것과는 달리 부들부들하게 익어서 잘 어울리고, 궁금해서 2줄만 넣어 본 콴펀(중국당면)은 떡볶이에 넣었을 때는 맛이 별로더니만 마라탕에 넣으니 궁합이 아주 좋았다. 뭐 배추와 청경채는 말할 것도 없고.개인적으로 강추하는 재료는 뭐니뭐니해도 유부. 마라탕 국물을 쫙 빨아들여서 먹을 때 만족감이 크다. 

 

 

다만 불만족스러운 건 감자와 연근, 양고기. 감자는 얇게 슬라이스 되어있는데, 품종이 좀 다른지 보드라운 맛이 없고 단단하니 아작한 맛이 나서 별로다. 연근은 좀 더 오래 끓여야 맛이 배는데 너무 덜 끓여져서 그냥 생연근맛이다. 매울 때 한 입씩 베어 먹으면 매운맛이 좀 덜해지긴 하지만, 연근만 맛이 뜬다. 마라탕보다는 샹궈에 어울린다. 양고기는 냉동쓰겠지만 냄새가 좀 과하게 난다. 원래 양은 약간 냄새가 나야 맛있는데, 여기는 육향이 너무 세고 거기에 마라까지 더해지니 먹기에 좀 고약스럽다. 차라리 안 넣는게 낫다. 아님 소고기를 넣거나.

 

소스는 발효간장+식초를 찍어 먹으니 잘 어울렸고, 참깨소스는 그냥 마라탕에 한 수저 떠서 풀어먹었다. 참깨소스는 찍어먹으면 텁텁한 느낌이 강한데, 국물에 풀어 먹으니 얼얼한 맛을 자연스럽게 중화시켜줘서 좋았음.

 

+ 두 번째 방문에서는 고기를 넣지 않고 옥수수 국수를 넉넉히, 1단계로 먹었다. 1단계는 마일드한 마라 맛으로, 크게 맵지는 않지만 마라 향과 맛은 충분하니 초심자가 도전할 때는 1단계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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