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고기순대 후기
순대파동이 있기 전에 홈플러스에서 고기순대를 1+1 행사하길래 2개를 사왔다. 간+순대 제품은 꽤 세일을 자주 하는 편인데 고기순대는 1+1 행사를 자주하지는 않아서 오랜만에 사 본 것 같다. 가격은 4,990원. 정가일 때 사면 저렴하지 않은데, 1+1 세일을 한다면 당면순대 1인분 정도 가격에 양은 2배라 꼭 구매하는 편이다.
문제가 됐던 순대제품은 진성푸드라는 회사 제품이었는데, 여기는 려강이라는 곳인가보다. 뭐 이미 사 둔 것이니까 먹기는 하는데, 여긴 괜찮겠지…?
종이박스 안에는 이렇게 고기순대 300g과 훈제용 겨자소스가 들어있다. 훈제오리도 아닌데 왠 훈제용 겨자소스인가 싶었는데, 부추 맛있을 시절에 생부추를 사다가 양파 채썬 것과 순대, 소스를 곁들여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
다른 순대들과 마찬가지로 팩을 뜯지 않고 끓는 물에 15분간 데우기 / 팩을 3cm정도 개봉 후 전자레인지에 4분 데우기 / 봉지 그대로 찜기에 15분간 데우기 이렇게 세 가지 방법으로 조리할 수 있다. 세 가지 방법 다 해 봤는데, 전자레인지가 가장 편하기는 하지만 맛은 팩째로 끓는물에 중탕해서 데우는 게 가장 맛있다. 찜기에 찌는 것은 조금 더 오래쪄야하고, 전자레인지는 겉이 좀 마른다.
끓는 물에 봉지 그대로 넣고 데운다. 너무 센 불로 끓이면 순대 속이 많이 삐져나오니, 물을 끓인 후 순대를 넣고나서는 중약불로 줄이고, 중간에 한 번 뒤집어주면 딱 좋다. 순대를 다 삶은 다음에는 바로 썰면 다 터지니, 물에서 건져서 5분 정도 잠깐 식힌 후 꺼내서 썰면 된다.
순대 한 봉지에서 양 끝에 튀어나온 것을 자르니 이 정도 양이다. 말이 300g이지 그렇게 많아보이지는 않은가? 싶은데 또 썰어보니 그렇게 적은 것은 아니다. 요즘 밖에서 파는 순대도 가격이 많이 올라서 이 정도면 1.5인분 정도 양인 것 같다. 한입크기로 잘랐는데, 칼이 잘 안 들어서 그냥 가위로 잘랐더니 모양이 조금 삐뚤다.
이름이 고기순대인 것에 비해 당면 비중이 굉장히 높다. 내가 생각한 것은 순대국집에 가면 나오는 토종순대였는데, 이건 당면순대에 고기 속을 좀 추가한 느낌? 당면이 거의 대부분이고, 돼지고기 약간과 선지, 양배추와 대파, 당근, 깻잎 같은 야채가 약간 들었다.
간이 강한 편은 아니라 그냥 집어먹으면 약간 심심하다. 선지가 꽤 넉넉히 들어있기는 하지만 고기나 선지 맛보다 당면 맛이 더 강하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고기순대라고 하기에는 당면 비중이 너무 높아서 약간 사기당한 기분일 정도다.
훈제 겨자소스는 12g이라서 한스푼 정도의 양이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소스 양이 넉넉하다. 간장 베이스에 겨자분을 풀고 단 것을 조금 넣은 것 같은데, 겨자 맛이 진한 편이라 겨자 좋아하는 나에게도 코가 꽤 찡한 맛이었다.
이렇게 순대를 찍어 먹으면 딱 간이 맞고 좋다. 그냥 먹으면 살짝 느끼할 수 있는데, 겨자의 찡한 맛이 잘 어울린다. 야채를 넣어 겉절이처럼 무친 후 순대와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반은 겨자소스에 찍어서 그냥 먹고, 반은 오뚜기 사골곰탕 반팩에 새우젓, 들깨가루를 넣고 순대국으로 먹었다. 사골육수를 팔팔 끓인 다음 새우젓 국물로 간을 하고, 쪄 놓은 순대를 넣고 순대가 따뜻해질 때까지만 끓이고 불을 끄고 들깨가루를 한 스푼 넣으면 된다. 사골곰탕 라면에 같은 방법으로 해도 괜찮은 순대라면이 된다.
뜨끈한 곰탕육수에 구수한 들깨가루를 넣으니 한끼 식사로는 꽤 괜찮은 순대국이다. 물론 순대국집의 입에 짝짝 붙은 돼지육수는 아니지만, 순대 생긴 김에 순대국으로 해먹을까? 하기에는 딱 좋다.
다만 고기순대라는 이름에 기대한 것과는 좀 구성이 달라서, 1+1 이벤트 할 때 반찬 느낌으로 사 먹기에는 괜찮지만 정가에 사기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먹어본 시판 고기순대 중에서는 롯데마트에서 파는 요리하다 장충동 순대가 가장 내 입맛에는 잘 맞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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