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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종각 오로지 라멘, 오로지 교자와 돈코츠 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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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 오로지 라멘, 오로지 교자와 돈코츠 라멘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밥을 한끼도 못 먹고 있다가 저녁에 라멘을 먹으러 갔다. 밥을 먹을까 하다가 종각역 근처에는 딱히 식사로 저녁에 먹을만한 곳이 없고, 친구가 돈코츠 라멘을 먹자 해서 오로지라멘에 다녀왔다.

 

 

 

종각 젊음의 거리 꽤 안쪽이지만 큰길가라 찾기 쉽다. 간판은 매우 잘 보이는데, 창문이 없어서 영업을 안 하는 줄 알았다. 안으로 들어가면 벽을 보고 앉는 1인석이 5개 정도, 1인석 테이블이 2 2인 테이블이 4, 4인 테이블이 1개 정도로 매장 자체가 크지 않은 편이다.

 

 

메뉴판. 돈코츠라멘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우삼겹을 추가한 오로지라멘, 매운 소스를 넣은 매운 돈코츠라멘, 생바질을 넣은 바질라멘, 차슈동이 있다. 이날은 차슈동이 재료소진으로 주문이 안 된다고 하더라.

 

사이드는 테라 생맥주와 가라아게, 오로지교자, 꽤 매운교자가 있고, 라멘에 미니챠슈동이나 교자 2, 가라아게 2개가 나오는 세트도 있다. 이날 첫끼인지라 배가 많이 고프긴 한데 매운 돈코츠는 못 먹을 것 같고, 바질라멘은 도전하고 싶지 않아서 친구와 돈코츠 라멘 2개에 사이드로 오로지교자 하나를 추가해서 주문했다. 

 

 

테이블에 이렇게 라멘 맛있게 먹는 법이 적혀있다. 라멘이 나오면 육수만 먼저 맛을 보고, 잘 섞은 후 면과 숙주를 같이, 차슈는 따로 먹어본다. 그 다음에는 알아서 먹으면 된다고. 초생강이나 단무지는 요청하면 준다고 하고, 김치는 테이블에 비치되어있었다.

 

 

배가 고파서 남이 먹는 소리만 열심히 듣고 있다가 라멘을 받았다. 가장 기본인 돈코츠 라멘. 쪽파와 다진 마늘, 고춧가루 약간과 아지타마고 반 개가 올라가고, 챠슈 3장이 올라가있다.

 

우선 맛있게 즐기는 법을 따라서 국물 맛을 먼저 한번 보고, 잘 섞어서 면과 숙주를 한번에 먹은 후 차슈를 맛봤다. 파마늘이 위에 올라가는 타입이어서 처음 먹을 때는 돈코츠 국물 맛만 나는데, 잘 섞으면 파와 마늘 맛이 국물 전체에 펴져서 좀 더 한국인 친화적인 맛이 난다. 

 

문제는 국물 맛. 돈코츠 라멘인데 맛이 오뚜기 사골국물 맛이다. 진한 돼지뼈 육수 맛을 기대했는데 맛이 너무 사골곰탕 맛이라 당황스러웠다. 그나마 파마늘을 풀고 숙주와 가는 면을 함께 먹으니 라멘 맛은 라멘 맛인데, 돈코츠라고 하기에는 맛이 좀 다르다.

 

그리고 차슈. 차슈동이 별개의 메뉴로도 있고, ‘감동차슈‘라고 하길래 기대했는데, 너무 바베큐 맛이다. 겉을 먹음직스럽게 구운 것은 좋은데, 양념이 너무 달달한 바베큐 맛이라 라멘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더라. 차라리 그냥 차슈동이었다면 더 나았을 것 같더라.

 

 

둘 다 배가 고파서 라멘이 나오자마자 열심히 먹다가 교자를 받았다. 아니 그런데 이건 교자가 아니고 군만두다. 분명 메뉴판에는 메뉴 이름에 오로지를 붙였다는 건 그만큼 자신있는 메뉴란거죠. 라멘만큼이나 자신있는 교자랍니다라고 적혀있는데, 우리는 이걸 (중국집 스타일)군만두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전분물로 만든 날개를 붙인 교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냉동 교자를 구워서 나오겠지 했는데, 이건 정말 대놓고 중국집 군만두다. 속 내용물도 야채와 돼지고기가 든 바로 그것. 교자를 주문할 때는 크기가 군만두보다 작고 물만두보다는 조금 크지만 피가 얇고 겉을 이렇게 튀기지 않은, 일본식 만두를 기대하지 않나? 군만두가 나와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맛은 정말 생긴 그대로의 맛.

 

돈코츠 라멘의 찐한 돼지뼈 육수 맛과 그을린 맛이 살아있는 챠슈, 아삭한 숙주와 가늘가늘한 면의 라멘, 맥주를 부르는 날개가 붙은 바삭바삭한 교자를 기대했는데 어째 영 실망스러웠다. 전날 저녁을 6시에 먹고 하루 종일 아이스 라떼 한 잔 마시고 처음 먹는 식사였는데도 그다지 맛있게 먹지는 못했다. 

 

 

돈코츠 라멘이 각 8,500원씩, 오로지 교자가 3,500원이었으니 20,500원이다. 뭐 종각역 인근은 종로 3~5가쪽보다는 원래 음식이 좀 더 비싸서 만원짜리 밥도 그저 그렇기는 한데, 프랜차이즈에서 이렇게 실망스럽게 밥을 먹은 건 또 오랜만이다. 라멘을 먹고 싶으면 적어도 멘야산다이메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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