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스테이크,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 만들기
나는 오리고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오리고기는 사먹기가 은근 까다롭다. 일단 인원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하고, 음식점들도 근교로 나가야 있는 경우가 많아서 오리 로스나 탕은 거의 날을 잡고 먹는 음식이다. 오리 스테이크가 먹고싶어서 검색을 해 봤더니 스테이크용 오리 가슴살을 손질해 팔고 있길래 주문해봤다.
국내산 무항생제 오리 가슴살이고, 껍질이 붙어있는것과 없는 것, 다리나 로스용 등 다양하게 손질되어있다. 통 다리를 사서 소테나 스튜를 끓여도 좋을 것 같지만, 우선은 껍질이 있는 오리 가슴살을 구매해봤다. 오리 가슴살이 17,500원, 택배비 3천원에 쿠폰 할인을 받아서 총 20,320원에 구매했다.
오리 가슴살 구매는 여기 -> http://naver.me/FeeyENSV
오리 가슴살 4피스가 이렇게 진공포장 되어서 아이스팩과 함께 온다. 주문한 지 하루만에 도착하기는 하는데, 아무리 아이스팩에 온다고 해도 한여름에는 혹시 모르니 월~목에 주문하는 것이 좋겠다. 받은 다음에는 개봉하지 않고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고, 혹시 일부만 사용했다면 나머지는 해동지나 키친타올에 싸서 비닐포장이나 랩핑해서 보관하면 된다.
4조각을 다 꺼내면 거의 A4용지만한 크기고, 무게도 1키로에 가깝다. 구우면 양이 줄어든다고 해도 상당한 양이다. 우리는 성인 3명이 먹을 것이라 3조각 구웠다가 1인분이 남았다. 4인분으로 오리 가슴살 3피스면 충분할 것 같고, 2인분으로 1조각은 약간 부족할 것 같다. 혼자라면 1피스를 구워 먹고 20% 정도 남을 듯.
오리 스테이크를 만들려면 일단은 껍질 있는 오리 가슴살을 사야하고, 조리 한시간 전에는 실온에 미리 꺼내서 고기에서 냉기가 빠지게 두어야한다. 오리 가슴살은 소고기처럼 미디엄으로 굽는 것이 가장 맛있는데, 두께가 상당하고 속까지 잘 익지 않아서 냉장고에서 꺼내서 바로 구우면 겉은 타고 속은 날것인 상태가 된다.
냉기가 완전히 빠지기 전에 껍질에 칼집을 넣는다. //// 모양으로 한방향만 넣어도 되고, 좀 더 바삭하게 먹고싶다면 #자 모양으로 내도 된다. 고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깊게 넣어야 나중에 껍질이 바삭하게 구워진다.
오리고기에서 냉기가 완전히 빠졌다면 붉은 고기 부분에 충분하게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차가운 팬에 껍질 부분이 닿도록 올려서 굽기 시작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껍질에는 소금을 뿌리지 않는 것과 차가운 팬에서부터 굽기 사작하는 것. 처음에는 센 불로 팬을 달구다가, 치이익 하는 소리가 나면 중불로 줄여서 껍질에서 기름이 빠지고 바삭바삭해지도록 익힌다.
껍질이 황금색으로 익었고, 옆면의 50% 정도가 색이 변했으면 뒤집는다. 여기서 두 가지 옵션이 있는데, 아랫면을 3분정도 지져 준 후 껍질을 위로 해서 200도로 예열한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 10분정도 구워주는 방법이 있고, 계속 팬프라잉을 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 닦기가 귀찮아서 계속 팬프라잉을 했다. 3분 정도 간격으로 뒤집어주면서 집게로 가슴살을 눌러봤을 때 주먹 쥔 엄지손가락 아래 살 부분 정도가 될때까지 구우면 된다. 모르겠으면 꺼내서 반 잘라보면 가장 정확하다. 취향에 맞게 익혔다면 접시에 꺼내고 접시나 호일로 덮어서 5분 정도 레스팅한다. 오리 가슴살은 두꼐가 꽤 있는 편이고 탄력이 있어서 레스팅을 해야 더 자르기가 쉽다.
가슴살을 굽는 동안 옆에서 소스를 만든다. 가장 클래식하게 만드려면 와인과 오렌지로 만든 소스가 어울리는데, 오렌지가 없어서 귤을 넣고 와인 소스를 만들었다.
귤 와인 스테이크 소스
레드와인 100ml
귤 즙 100ml
물 50ml
소금 3꼬집
버터 10g
레드와인은 먹다 남은 것을 사용했는데, 너무 떫거나 시지 않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크게 상관없다. 여기에 귤 3개를 짜서 넣고, 물을 약간 넣어서 중불에 끓인다. 간은 소금을 약간만 넣는데, 치킨스톡을 넣으면 (당연히) 맛이 더 좋다. 소스를 한번 펄펄 끓여서 알코올을 날린 다음 불을 끄고 차가운 버터 10g을 넣고 저어가며 버터를 녹이면 소스는 끝이다. 이렇게 만들면 점도가 거의 없는, 주르륵 흐르는 소스가 되는데 만약 시판 소스처럼 점도가 필요하면 전분 1작은술을 물 1큰술에 개어서 넣고 약한 불에서 3분 정도 저어가며 끓이면 된다.
사이드 디쉬로는 아몬드를 넣은 그린빈 비네그레트를 만들었다. 고든램지가 헤이즐넛을 넣은 그린빈 비네그레트를 만들 걸 보고 헤이즐넛은 없으니 아몬드를 빻아서 넣었다.
아몬드 그린빈 비네그레트
그린빈 두줌
아몬드 한줌
소금 1작은술
올리브오일 1큰술
발사믹식초 1큰술
그린빈은 냉동을 사용했다. 찬물에 한번 씻어낸 후 꼭지를 잘라내고, 검지손가락 정도 길이로 부러트린 후 삶았다. 소금을 약간 집어넣은 끓는 물에 넣고 다시 끓어오르면 체에 받힌다.
삶은 그린빈은 찬물로 씻지 않은 상태에서 소금,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를 넣고 잘 무쳐준다. 마지막에 굵게 빻은 아몬드를 넣고 섞어주면 완성. 레몬즙을 약간 넣어도 맛있다. 다만 올리브오일이 꽤 들어가는 편이라서 차가워지면 맛이 없으니 밑준비를 해 두었다가 스테이크를 래스팅하는 사이에 완성하는 것이 좋다.
큰 접시에 오리 스테이크를 1센치 조금 못 되게 도톰하게 썰어두고, 비네그레트와 양배추 볶음을 사이드로 올렸다. 쿠스쿠스는 다른 접시에 담아두고 셀프로 덜어먹는 것이 먹기 편하다.
쿠스쿠스 만드는 법은 여기 -> 쿠스쿠스 만들기
껍질은 바삭하고, 고기는 촉촉한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와 쿠스쿠스, 그린빈 비네그레트와 간장을 넣고 볶은 양배추. 오리 가슴살 위에는 귤 와인 소스를 뿌렸다. 물론 이렇게 먹고 더 덜어 먹었긴 한데, 이 1.5배 정도 양이면 1인분으로 아주 충분한 양이다. 상큼 달달한 와인 소스와 바삭한 오리 껍질, 촉촉하게 익은 오리고기, 오리에서 나온 육즙이 스며든 쿠스쿠스가 또 별미다. 상큼한 그린빈 비네그레트와 아삭하게 볶은 양배추도 잘 어울렸다.
오리 스테이크가 먹고싶어서 샀는데 아주 만족스럽게 먹었다. 다음에는 오리 다리를 사서 스튜를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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