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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할머니 비법레시피로 간장게장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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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비법 레시피로 간장게장 만들기

 

 

나는 정말 게를 좋아한다. 특히 꽃게! 다른 해산물 다 포기할 수 있어도 꽃게는 포기할 수 없다.특히 봄철 꽃게는 정말... 말이 필요없는 맛이다. 알이 꽉찬 암꽃게가 제철인데 엄마가 태안에서 활꽃게를 사오셔서 한번 쪄먹고, 꽃게탕도 끓여먹고 나니 간장게장이 먹고싶어져서 간장게장을 만들어 먹었다. 사서 먹기에는 너무 비싼 그대 이름은 간장게장... 할머니 비법이라고 말하니 유치하지만 뭐 할머니가 담그시던 그대로 배워서 담으시는 거니 나름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라고 해도 되지 않나 싶다.

 

 

간장게장 

(5마리)

 

활꽃게 1kg

생강술 2큰술

 

물 1L

소주 빨간거 100ml

조선간장 100ml

양조간장 200ml

매실청 100ml

양파즙 50ml

대파 1대

마늘 8알

대추 5알

사과 1/2개

생강 1/2개

통후추 1작은술

통계피 5cm만큼

말린 청양고추 3개

 

 

조선간장과 양조간장, 매실청, 양파청, 소주는 육수를 낸 다음 나중에 넣을 것이라 따로 계량해놓는다(소주 제외 450ml). 나중에 간장을 붓고나서 계량컵에 소주 100ml를 넣고 헹궈 부으면 깔끔하다. 소주는 반드시 ‘참이슬 빨간 것’을 넣어야 한다는게 할머니 레시피인데, 뭐 없으면 청주나 일반 소주를 넣어도 되고, 향 없는 보드카를 조금 줄여 넣어도 크게 상관은 없다.

 

간장과 물의 비율은 1 : 3인데, 육수를 내는 동안 증발되는 양이 있으니 간장 300ml, 물 1리터로 잡으면 된다. 간장은 진간장을 쓰지 않고 조선간장과 양조간장을 1 : 2로 섞어서 사용한다. 우리집이 원래 진간장을 쓰지 않기도 하지만 양조간장만 다 넣으면 맛에 깊이가 부족하고, 조선간장만 넣으면 너무 짭짤하니 적당히 섞어 쓰는 것이다. 이번에 사용한 조선간장과 매실청은 전부 집에서 담근 것인데, 혹시 사서 사용하는 것이라면 조선간장 양은 그대로, 매실청은 80% 정도로 줄여넣으면 된다. 

 

 

기본 레시피 물 1리터 기준인데, 물 1리터의 50% 정도를 육수로 대체하면 더 맛있다. 육수를 내 놓은 것이 없다면 다시마 손바닥만큼과 말린 표고버섯 3~4개를 넣고 끓이다 다시마는 건지면 된다. 나는 다시마 우린 물과 황태머리 육수를 반반 섞어서 600ml, 그냥 물 400ml를 섞어서 사용했다. 간장은 끓여서 미리 식혀두어야 하니 게가 도착하는 날 일찍 미리 끓여서 식혀놓는다. 

 

냄비에 물 1리터, 대파, 마늘, 대추, 사과, 생강, 통후추, 계피, 말린 청양고추를 넣고 끓인다. 우리집에 양파즙 내린 것이 많아서 양파즙을 넣었는데, 양파 반개를 썰어서 넣고 끓여도 된다. 생강이 많이 들어가야 게장 맛이 좋다고 하니 통생강을 사서 반개 정도 편으로 썰어 넣는다. 사과는 얇게 썰어주고, 말린 청양고추는 반을 갈라서 씨까지 전부 다 넣어준다. 칼칼한 끝맛을 원한다면 청양고추를 더 넣어도 되지만, 나중에 먹을 때 게 위에 청양고추를 썰어 올리는 것이 더 깔끔하니 많이 넣지 않아도 된다. 계피는 게 비린내를 잡기 위해 넣는 것인데 많이 넣으면 간장에서 수정과 느낌이 나니까 손가락 두마디 정도만 부러트려 넣는다. 

 

 

 

처음에는 센 불로 끓이다가 한번 팔팔 끓었다면 중불로 줄이고, 30분간 끓인다. 맛이 다 우러나오지만 수분이 많이 날아가지 않게 뚜껑을 비스듬히 해서 보글보글 정도로 끓이면 된다.

 

 

30분 후 물 양이 10% 정도 줄어들었고, 대추가 통통하게 다 불어났다면 계량해 둔 간장과 매실청, 양파청, 소주를 넣는다. 다시 불을 키고 센불에 버글버글 끓어오를 때까지 한 번 훅 끓이면 끝. 간장을 넣고 많이 끓이면 좋은 성분이 없어지니 소주에 있는 알코올 기운만 가볍게 날려주면 된다.

 

 

다 끓인 간장은 뚜껑을 덮고 찬물을 두어번 갈아가며 식힌다. 요즘 날씨에 끓인 간장물을 실온에서 천천히 식히면 식중독 균이 번식하기 쉬우니 최대한 빨리 식히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냉장고에 뜨거운 간장물을 넣으면 반찬도 상하고 냉장고도 고장나니 얼음물이나 찬물을 두어번 갈아줘가면서 식히면 금방 식힌다. 

 

 

간장을 달이는 동안 주문한 활꽃게가 도착했다. 인터넷으로 처음 주문해보는 곳이라 1kg만 주문했는데, 바로 다음날 얼음 빵빵하게 살아있게 잘 도착했다. 

 

 

1kg 4~6마리짜리 게값 26,000원, 택배비 4천원인데 쿠폰을 받아서 총 28,700원에 구매했다. 

 

 

 

1kg에 총 5마리가 왔는데 두마리는 묵직, 3마리는 그럭저럭 무난한 수준이고, 등껍질 끝까지 알이 아주 꽉 차 있다. 아쉽게 한마리는 등짝이 찍혀서 오긴 했는데, 가격 생각하면 무난하게 사먹을만 하다.

 

게 구매처는 여기-> http://naver.me/GNB64vv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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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를 받았으면 최대한 재빨리 손질한다. 배딱지를 열어서 솔로 잘 닦아준 다음, 화살표 방향으로 남은 이물질을 짜 준다. 여기를 잘 닦았으면 이게 입 부근과 다리 사이를 솔로 빡빡 문질러 닦고, 등딱지를 가볍게 문질러 주면 끝이다.

 

 

간장이 잘 배게 등딱지 <> 이 부분의 날카로운 부분을 약간 잘라내고, 다리 끝 살이 없는 부분도 잘라낸다. 식당에서야 무게 늘어나고 손질에 손이 더 가니 손질을 안 하지만, 집에서 담글 때는 손질하는 게 나중에 먹기 편하다.

 

 

끄트머리까지 잘 손질했으면 배딱지를 열어서 뒤집어놓는다. 한마리씩 손질할 때마다 엎어두었다가 손질이 다 끝나면 키친타올로 남은 물기를 닦아내고 통에 넣으면 된다.

 

 

요새는 게장용 게는 냉동을 해야한다는 말이 많던데, 뭐 살이 더 탱글하다던가 살균을 위한 것이라던가 하는 이유를 들더라. 그래서 활게로 간장게장을 담구려면 일단 한번 냉동을 한 다음에 그대로 간장게장을 담구라고. 살이 탱글한가는 잘 모르겠고, 비브리오균을 걱정하는 거면 아직 비브리오균 유행하기엔 이르고(4~5월 기준, 여름되면 위험함), 냉동하면 균이 활성화가 덜 된거지 살균이 되는 걸 아닐텐데 굳이 냉동할 필요가 있나 싶다. 간장을 넣어 4일가량 숙성하면 간장의 염분으로 제균이 되고, 중간에 간장을 한번 다시 끓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냉동 게가 활게보다 좋다는 것은 게가 죽으면서 효소가 나와서 살이 녹기 때문인데, 그래서 산 놈을 사다가 바로 먹을 것이 아니면 선상에서 급랭한 것이 살 수율이 가장 좋다는 뜻에서 냉동게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바닷가에 사는 게 아니라면 사와서 바로 냉동하거나 아예 냉동한 게를 사는 것이 꽉 찬 게를 먹을 수 있다는 뜻에서 냉동게를 선호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수율은 또 맛하고는 다른 것이라... 아무리 잘 냉동을 했다고 해도 꽃게탕 같이 양념이 강한 음식이 아닌 게찜이나 게장의 경우 맛이, 특히 내장 맛에서 차이가 난다. 게장 집에서도 전부 선동꽃게를 쓰니 선동꽃게가 더 낫다! 고 하기에는 활게와 선동게의 가격차이나 계절별 수급량 차이 때문에 그런 것이고... 그래서 쪄먹든 게장을 하든 꽃게탕이나 양념게장이 아닌 이상, 게가 안 나오는 철에는 선동꽃게를 사서 쓰고 게가 나오는 철에는 활게를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키친타올로 배딱지 안쪽과 다리, 입 부분의 남은 물기를 닦아내고, 배쪽이 위로 오게 담는다. 배딱지 부분에 생강술을 약간씩 뿌려가면서 최대한 편편하게 게를 배치하고 누름돌로 게를 눌러두면 준비 끝. 저 유리 누름돌은 글라스락에서 나온 것인데, 오이지 담그려고 샀다가 게장으로 개시하네.

 

 

간장이 다 식었다면 게가 잘 잠기게 간장을 부어주고, 잘 밀폐해서 김치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2일 지난 후 간장만 쪽 따라내서 한번 팔팔 끓인 후 식혀서 다시 부어주고, 다시 2일이 지나면 먹는다.

 

 

담근 지 4일째인 게 한마리를 꺼냈다. 배딱지와 아가미를 잘라내고 몸통은 4등분하고, 등딱지에서 모래주머니를 제거하면 끝. 청양고추와 홍고추, 통깨를 약간 뿌렸다. 둘이서 한마리 먹으면 반찬으로 먹기 딱 좋은 크기다. 

 

 

제철이라 알도 꽉 차있고, 살도 달다. 고소하고 녹진한 내장에 야들야들 찰진 게살, 간이 쏙 배어 짭짤하면서 입에서 아주 살살 녹는다. 뜨끈한 흰밥을 푹 퍼서 게살을 올리고, 청양고추 홍고추 한 개씩 올려서 떠먹으면… 말이 필요없는 맛이다. 뜨끈한 밥에 게간장, 참기름 넣어 비벼서 김에 싸먹어도 꿀맛.

 

처음에 막 끓인 간장에서는 계피 향이 강해서 걱정스러웠는데 4일간 숙성시키고 나면 계피 향이 게 비린내를 잡고 사라져서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단 맛이 강하지 않고, 적당히 짭쪼름한 완벽한 게장이다.

 

이제 게가 딱 좋게 맛있게 익었으니 게간장은 한번 더 끓여서 다른 유리병에 담아두고 사용하고, 게는 최대한 빨리 먹으면 된다. 2~3일 안에 먹을 것이라면 그대로 냉장보관하고, 그 이상 두고 먹고 싶다면 한마리씩 냉장했다가 자연해동해서 먹으면 된다. 

 

파는 게장은 저렴하게 산다고 쳐도 2마리에 4만원 정도 가격인데, 집에서 만들면 부재료를 감안해도 같은 4만원으로 5마리는 거뜬히 먹을 수 있다. 올해는 이정도면 봄게는 충분히 먹은 것 같고, 가을 되면 숫게 사다가 쪄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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