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제과용 아몬드가루 만들기
요즘은 마카롱이 대중화되어서 그런지 아몬드가루가 종류가 굉장히 많아졌다. 사실 사서 쓰면 간단하기는 한데, 소량 사용하려고 500g ~ 1kg 짜리를 사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 아몬드가루는 견과류를 갈아놓은 것이라 사놓고 냉동보관해도 풍미가 금방 떨어지고 잘못 보관하면 쩐내가 나기도 한다. 만들기 어렵지도 않아서 (집에 아몬드가 있다는 전제 하에) 50g정도 소량으로 사용할 거라면 그냥 아몬드를 갈아 만드는 게 더 편하더라.
우선 아몬드를 필요한 만큼 계량한다. 원래는 생아몬드를 사용하는데 구운 아몬드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이번에 나도 구워놓은 아몬드로 만들었다. 필요한 아몬드 가루무게에 두세알 정도 더해서 계량하면 얼추 비슷하게 나온다. 나는 50g이 필요한데 혹시 몰라서 아몬드 60g으로 만들었는데, 만들고 나니 58g이 나왔다.
아몬드가루를 만들려면 아몬드 껍질을 벗겨야 한다. 끓는 물에 1분 정도 아몬드를 살짝 데치는데,만약 사놓은지 좀 오래되어서 껍질이 바싹 마른 아몬드라면 1분 30초 데쳐준다. 거품이 올라오면서 물 색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정상이다.
아몬드 껍질이 수분을 머금을 정도로 데쳐지면 체에 받친다. 헹구지 말고 한김 식힌 후 아몬드가 아직 뜨거울 때 껍질을 벗긴다. 딱히 칼이나 도구가 필요한 건 아니고, 아몬드의 둥그런 부분을 잡아누르면 껍질에서 아몬드 알맹이만 쏙 뛰쳐나온다. 식으면 더 벗기기가 어려우니 살짝 김만 날리고 바로 작업하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긴 아몬드는 물에 한 번 헹궈준 후 물기를 바짝 말린다. 겉면에 물기는 키친타올로 닦아내고, 채반이나 쟁반에 받쳐서 속까지 바짝 말린다. 물기와 열기가 남아있으면 갈았을 때 기름이 나와서 아몬드 가루가 아니라 아몬드 페이스트가 되어버린다. 나는 보통 아몬드가루로 베이킹을 하기 전날 껍질을 벗겨두고 사용하기 전에 갈아서 사용한다.
푸드프로세서나 믹서기에 아몬드를 넣고 곱게 간다. 소형믹서기를 사용해도 상관은 없는데 날은 반드시 십자날을 사용해야 곱게 갈린다. 한번에 너무 오래 돌리면 아몬드가 열을 받아서 기름이 나오니 30초 정도로 끊어서 여러 번 갈아주는 것이 좋다.
원하는 만큼 곱게 갈아주면 끝. 아무래도 시판 아몬드가루보다는 조금 입자가 굵은데, 그래서 마카롱에 사용하면 표면이 조금 울퉁불퉁하게 나온다. 대신 파운드케이크나 휘낭시에처럼 구움과자에 넣으면 시판 아몬드가루보다 고소한 견과류 맛이 더 진하게 난다. 나는 주로 파운드케이크 만들 때 밀가루의 30% 내외에서만 사용해서 이렇게 집에서 만들어 사용하는 게 더 맛있고 관리하기도 쉬워서 좋다.
아몬드 가루가 300g 이상 필요하다면 소포장된 아몬드 가루를 사는 게 편하겠지만, 급하게 필요하다거나 소량만 필요할 때 만들어 쓰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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