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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쿠스쿠스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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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쿠스 만들기

 

 

내가 쿠스쿠스라는 음식을 처음 접해본 건 대충 15년 전 쯤 봤던 어느 소설책이었는데, 김이 오른 냄비에 찜기를 얹어서 쿠스쿠스를 쪄내는 장면을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었다. 소설 제목이나 다른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쿠스쿠스를 증기에 쪄서 고기와 먹었다는 장면만 생각나는 걸 보면.... 그래서 언젠가는 해먹고 말리라 하다가, 동네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마트에서 쿠스쿠스를 발견해서 사 왔다.

 

 

쿠스쿠스는 세몰리나에 물을 넣고 좁쌀 모양으로 만든 일종의 파스타로,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먹는다. 오리지널 쿠스쿠스는 세몰리나에 소금물을 뿌리고 비벼서 덩어리를 만든 후, 전용 찜기에 넣어서 여러 번 찌고 비비고를 반복해서 만든다. 요즘은 이미 익힌 것을 건조한 인스턴트 쿠스쿠스로도 나와서 뜨거운 물을 부어 잠시 두었다 먹을 수 있다. 주로 고기와 채소로 만든 스튜에 곁들여 먹고, 샐러드나 사이드 디쉬로도 먹는다. 

 

이스라엘식 쿠스쿠스라고도 하는 펄 쿠스쿠스는 주로 샐러드로 먹는 것 같은데, 나는 오리 스테이크에 사이드로 곁들일 것이라 좁쌀 크기의 인스턴트 쿠스쿠스를 구매했다. 파스타 브랜드인 디벨라에서 나온 쿠스쿠스로, 500g 1상자에 3,500원이었다. 

 

 

박스를 열면 이렇게 좁쌀 크기의 쿠스쿠스가 가득 들어있는데, 박스에 계속 보관하면 갱지 냄새가 배어들기 쉬우니 사온 즉시 다른 보관용기에 옮겨담는 것이 좋다. 날이 따뜻하면 화랑곡나방이 알을 낳기 쉬우니 꼭 제습제를 같이 넣고 밀폐해서 보관하거나 아예 냉장보관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조리법을 박스 뒷면에 적어두었는데, 하필 영어로 된 부분을 스티커로 가려두어서 해석이 안 된다. 결국 이탈리아어를 번역기로 번역해서 조리 방법을 알아냈다. 

 

총 조리시간 5분, 3~4인분 기준이다. 쿠스쿠스 250g에 올리브오일 4큰술을 넣고, 포크로 잘 섞은 후 소금 1큰술을 넣은 끓는 물 250ml를 부어 저은 후 뚜껑을 덮고 2분간 뜸들인다. 그 다음 버터 2큰술을 넣고 포크로 가볍게 섞은 후 3분간 더 뜸 들이면 끝.

 

뭐 이건 너무 서양식인 레시피고, 개인에 입맛에 맞게 양념을 가감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쿠스쿠스에 동량인 끓는 물에 오일과 소금을 넣고, 뚜껑을 덮어 5분 불린 후, 버터나 올리브유를 추가하고 포크로 섞은 후 야채와 간을 더하면 된다. 나는 여기에 조금 어레인지를 해서 만들었다.

 

 

쿠스쿠스 3인분

 

쿠스쿠스 200g

치킨스톡 한꼬집

물 210ml

당근 약간

완두콩 1줌

소금 1/4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청양고추 1개

대파 1/4대

양파 1/4개

 

 

이번에는 오리 스테이크의 사이드로 먹을 것이라 조금 파마늘처럼 친숙한 한국식 양념을 준비했다. 대파 1/4대와 마늘 1작은술, 양파 1/4개와 청양고추 1개는 작게 다져서 준비했다. 이것은 나중에 쿠스쿠스가 다 익으면 넣어서 섞으면 된다(대파는 별로 안 어울렸다).

 

 

쿠스쿠스는 넓은 볼에 담아 준비하고, 물을 쿠스쿠스보다 밥수저로 두 큰술 정도 많게 끓인다. 육수가 끓으면서 증발되니 쿠스쿠스 양의 5~10% 정도 많게 끓이면 얼추 맞는다. 일반 맹물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맛이 조금 심심하고, 멸치육수나 다시마 육수, 치킨스톡이나 각종 조미료를 좀 넣으면 훨씬 맛있다. 다시다나 연두 같은 맛내기용 조미료를 사용해도 된다. 나는 가루형 치킨스톡을 한꼬집 넣고, 잘 안 익는 당근과 완두콩을 넣어 끓였다.

 

한번 육수가 팔팔 끓을 떄까지 센불로 끓이다가, 당근과 완두콩을 넣고 다 익을 때까지 중불에서 야채를 익힌다. 너무 센 불에 끓이면 나중에 육수 양이 부족해지니 물 조절을 잘 해야한다. 나는 여기에 오리 스테이크를 구울 때 나온 오리 기름을 1큰술 넣었다. 올리브유나 버터를 넣어도 된다.

 

 

완두콩이 다 익었으면 쿠스쿠스를 넣은 볼에 육수를 붓고, 뚜껑을 덮어 5분간 익힌다. 물을 붓고 따로 젓지 않아도 상관없으니 얼른 뚜껑을 닫는 것이 더 완성도가 좋다.

 

 

 

5분이 지나면 이렇게 육수를 다 빨아들여서 쿠스쿠스가 익어있다. 아래 부분이 떡지기 쉬워서 지름이 작고 깊은 그릇에 하는 것보다 지름이 넓고 얉은 볼에 만드는 것이 낫다. 

 

 

큰 포크로 살살 일구면 알갱이 하나하나가 잘 살아있게 일어나는데, 이 때 버터 한 조각을 넣으면 더 맛있다. 나는 이번에도 오리 스테이크를 구우면서 나온 육즙과 오리 기름을 넣었다. 

 

 

여기에 아까 준비해 두었던 야채를 넣고 소금을 더 넣어 완성! 조금 날리는 볶음밥 같은 맛이다. 뭔지 말하지 않고 덜어주니 다들 음 좁쌀로 만든 볶음밥이군 하더라. 스테이크처럼 육즙이 살짝 나오는 메인 디쉬와 곁들여먹으면 육즙을 쿠스쿠스가 흡수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오리 스테이크와 먹으니 꿀맛이더라. 

 

야채를 넣지 않고 끓는 육수만 부어서 쿠스쿠스를 익히고, 콩이나 두부, 구운 야채를 넣고 발사믹과 올리브오일, 레몬즙을 뿌려 상큼한 샐러드로 먹는 것도 맛있다. 1인분에 70g으로 계산해서 먹으면 거의 밥 한 공기 느낌이고, 샐러드에 넣을때는 1인분을 50g으로 잡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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