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지만 맛있는 티라미수 레시피
여름이라 오븐을 올리기엔 너무 덥고, 그렇다고 디저트를 포기하긴 어렵다. 대부분의 제과반죽을 하기에는 날씨도 덥고 오븐도 귀찮으니 간단하게 티라미수를 만들었다. 계란을 아예 생략하면 더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스카포네 치즈와 계란 노른자가 안 들어가면 티라미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뭐 본토에서는 생크림이 들어가는 게 이상하다 하지만 여름에는 좀 그러니까...
티라미수
4~5인분
사보이아르디 100g
에스프레소 3샷(120ml)
깔루아 1큰술
마스카포네 250g
계란 노른자 3개
럼 1큰술
설탕 30g
생크림 150ml
설탕 15g
재료는 마스카포네 치즈와 계란 노른자, 커피, 생크림, 사보이아르디. 사보이아르디는 100g(12개)면 충분한 양이다. 만약 사보이아르디(레이디 핑거 쿠키)를 구하기 힘들다면 케이크 시트나 시판 카스텔라를 두껍지 않게 잘라 사용해도 된다.
커피는 진하게 내린다. 내 경우 에스프레소 3샷(40mlx3)를 내려서 식힌 후 깔루아 1큰술을 넣었다. 커피머신이 없다면 카누를 아주 진하게 타고, 깔루아는 없다면 생략해도 된다. 취향에 따라 설탕을 넣어도 되는데, 사보이아르디를 사용한다면 이미 쿠키에 설탕이 묻어있기 때문에 설탕을 더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카스텔라를 사용한다면 빵이 단 정도를 생각해서 1큰술 내외로 설탕을 추가해도 된다.
계란 노른자는 입맛에 따라 2~3개를 사용한다. 계란이 많으면 크림이 약간 묽어지기는 하는데, ,나는 계란 노른자의 고소한 맛이 강하게 나는 크림을 선호해서 총 3개, 60g을 사용했다. 계란 노른자를 2개 사용할 경우에는 설탕을 10g 줄여 넣으면 된다. 계란 노른자에 럼을 넣고 잘 풀어준 후, 설탕을 넣고 섞는다. 럼이 없다면 와인이나 청주를 조금 넣어도 되고, 생략해도 된다. 바닐라 익스트랙을 넣으면 계란 비린내는 잡아주지만 바닐라 향이 너무 강해져서 추천하지 않는다. 남은 흰자 3개는 냉동보관해두었다가 파블로바를 만들 예정이다.
높이가 있는 냄비에 물을 1센치 정도 올라오게 담아 끓이고, 그 위에 계란+설탕 믹스를 올려 중탕한다. 끓는 물이 계란이 들어있는 용기에 닿지 않아야하고, 물이 끓는다면 불을 중불로 낮춰서 김이 많이 올라오지 않게 해야 계란이 익지 않는다. 거품기로 저어가면서 설탕이 다 녹고, 온도가 65~70도가 될 때까지 가열해서 알코올을 날리고 계란을 살균한다. 온도계가 없다면 손가락을 넣었을 때 앗뜨거 싶을 때까지 온도를 올리면 된다. 이탈리아 레시피를 보면 대부분 계란을 살균하지 않고 사용하기는 하는데, 날이 더운 여름이고 양계장이 아닌 이상 계란의 선도를 장담할 수 없으니 살균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계란 노른자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고, 전체적으로 뽀얗게 색이 변하고 기포가 올라왔다면 중탕 냄비에서 내려 휘핑한다. 손거품기로 하기에는 조금 힘들고, 휘핑기를 사용해야 한다. 색이 뽀얗게 변하고 휘퍼를 들어올렸을 때 약간 쌓였다가 금방 자국이 없어질 때까지 충분히 휘핑해주면 노른자 크림 끝.
노른자 크림이 다 되었다면 생크림을 휘핑한다. 오리지널 레시피는 계란 흰자로 머랭을 만들어 넣는데, 여름이라 살모넬라 위험도 있고, 당장 먹을 것이 아니라면 생크림이 비교적 안전해서 생크림을 사용한다. 머랭으로 대체하려면 계란 흰자 3개분에 설탕을 20g 넣고 휘핑하면 된다.
생크림 150ml는 차갑게 보관한 후, 설탕 15g을 넣어 휘핑한다. 생크림 양은 취향에 따라 100~150ml 내외로 조절해도 되고, 휘핑 정도도 취향에 따라 조절한다. 70~80% 정도, 생크림 뿔이 부드럽게 구부러질 정도로 휘핑하면 숟가락으로 부드럽게 떠지는 티라미수가 되고, 100%로 휘핑해서 휘퍼를 들었을 때 생크림이 안정적으로 고정될 정도로 휘핑하면 크림이 비교적 단단해서 모양이 잡힐 정도인 티라미수가 된다. 사진은 80%정도 휘핑된 것인데,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이보다 조금 더 휘핑했다.
마스카포네 250g은 실온에 두었다가 실리콘 주걱으로 눌러 덩어리를 풀어준다. 오래 섞으면 몽글몽글하게 덩어리가 지면서 분리가 되니 큰 덩어리를 으깨주는 정도로만 가볍게 풀어준다. 이번에는 치즈퀸에서 산 암브로시 마스카포네 치즈를 사용했는데, 우유 특유의 부드럽고 경쾌한 맛이 나서 티라미수에도 잘 어울렸다.
풀어준 마스카포네에 노른자 크림을 두번에 나눠서 섞어준다. 이때 마스카포네 치즈가 작게 덩어리가 지는데, 이 덩어리를 주걱으로 풀어가며 섞는다. 정 귀찮다면 체에 한번 내려주어도 좋다. 노른자 크림을 다 섞었다면 휘핑해 둔 생크림을 역시 두번에 나눠 섞는데, 생크림이 꺼지지 않도록 재빠르게 살살 섞어준다.
크림까지 완성되었다면 준비 끝. 사보이아르디와 커피, 크림을 나란히 놓고 이제 쌓기만 하면 된다.
사보이아르디가 들어갈만한 크기의, 뚜껑이 있는 락앤락 통을 준비한다. 미리 사보이아르디를 한번 넣어서 통 크기를 체크해주는 것이 좋다. 나는 딱 좋을 것 같아서 골랐던 통이 미세하게 작아서 이렇게 대각선으로 4개씩 넣을 예정이다. 1자로 사보이아르디 6개가 들어가는 통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사보이아르디를 커피에 찍는다. 사보이아르디를 잘 보면 한쪽은 설탕이 묻어있고, 한쪽은 안 묻어있는데, 설탕이 안묻은 쪽에 커피를 한번 찍은 후 뒤집어서 설탕이 있는 부분이 아래로 가게 차곡차곡 담아준다. 사보이아르디가 커피를 굉장히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천천히 하면 과자가 다 부서지니 가볍게 한번 담근 후 통에 담는다. 커피가 모자란 것 같아보여도 과자가 크림에 있는 수분까지 빨아들이게 되어서 커피를 따로 부어준다면 수분이 너무 많아진다.
사보이아르디를 한 층 쌓았다면 그 위에 치즈크림을 듬뿍 올려준다. 크림을 판판하게 다듬어 준 후 다시 커피에 적신 사보이아르디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크림을 올린 후 윗면을 매끈하게 다듬으면 끝. 이 상태로 뚜껑을 닫아서 최소 5시간 이상 냉장보관한 후, 먹기 직전에 코코아를 뿌려 먹는다.
아침에 티라미수를 만들어두고 저녁에 남은 사보이아르디와 크림을 #자 모양으로 쌓아서 냉장숙성한 티라미수를 먼저 꺼내 먹었다. 나는 바로 먹을 것이라 코코아를 체에 쳐서 바로 올렸는데, 선물이나 어디 들고 갈 것이라면 안 젖는 코코아를 사용하거나 애벌로 슈가파우더를 듬뿍 친 후 그 위에 코코아를 치면 시간이 지나도 젖지 않고 예쁘다.
크림만 맛봤을 때는 마스카포네 치즈의 경쾌한 우유 맛과 계란 노른자의 고소한 맛이 강하고 단 맛은 강하지 않았는데, 사보이아르디에 설탕이 꽤 많이 묻어있다보니 완성된 티라미수는 딱 좋게 달달하다. 과하게 달지 않아서 맨입에 먹기에 좋지만, 그래도 따뜻한 커피 한 잔과 곁들여먹으면 더 맛있다. 에스프레소를 쫙 빨아들여서 달달하면서 커피 맛이 나는 부들부들한 과자, 부드러운 질감과 고소하고 상쾌한 맛의 치즈 크림, 쌉쌀한 코코아 가루가 잘 어울린다. 다만 이렇게 접시에 예쁘게 담았더니 크림 밖으로 삐져나온 사보이아르디는 수분이 부족해서 약간 단단한 게 아쉬웠다.
그 다음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락앤락에 만든 티라미수를 먹었다. 깊이가 있어서 코코아를 듬뿍 쳐야 코코아 맛이 잘 느껴진다. 확실히 하루 더 숙성해서인지 크림이 조금 단단해지고, 사보이아르디가 더 보드라워졌다. 나는 이렇게 부드러운 치즈크림을 선호하는데 엄마는 조금 더 단단한 크림이 좋다고 하시더라. 개인 입맛에 맞게 계란 노른자 갯수나 생크림 / 머랭 중 고르면 되겠다. 뭐 내가 한 거니 내 입에만 맛있으면 됐지 뭐.
계란 중탕이 조금 귀찮긴 하지만 더운데 오븐 안 돌리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티라미수.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싶을 때 만들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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