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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영화, 공연 후기

제 26회 어른이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동화구연대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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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회 어른이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동화구연대회 후기

 

 

 

일요일에 제 26회 어른이 어린이에게 들려주는 동화구연대회가 있어서 다녀왔다. 4월동안 녹음파일을 보내 예선을 치르고 본선은 구로에 있는 꿈나무극장에서 한다길래 내가 나간 건 아니고 짐꾼 겸 사진담당으로.... 전국대회인데 검색해도 별로 정보가 없길래 다녀온 김에 후기를 쓴다.

 

 

7호선 남구로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하다가 GS25가 나오면 좌회전, 다시 삼거리가 나오면 11시 방향 길로 내리막길-오르막길을 지나면 구로구관리공단 후문으로 이어진다.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나? 길이 좀 복잡하긴 하더라.

 

말이 후문이지 옆에 난 작은 입구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넓직한 주차장이 있고, 건물 입구에 큼직하게 꿈나무극장이라고 써 있다. 지하에는 체력단련실이 있고, 1층과 3층은 구로구시설관리공단, 2층은 도서관, 4층에 꿈나무 극장이 있다. 구로구시설관리공단에서 장난감 대여사업을 해서인지 어린이들 데려온 부부들도 많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정면에 접수 부스가 있고, 오른쪽으로 극장 입구와 화장실로 나가는 출입구가 있다.

 

 

극장 입구 앞에 있는 부스에서 이름을 말하면 발표 순서가 적힌 명찰과 마이크 커버, 식순이 적힌 종이를 준다. 

 

 

 

종이 안쪽에 식순과 순서가 적혀있었다. 이국민의례까지 하는 행사는 오랜만이네. 발표순서는 미리 공지하지 않고 대회 당일에 발표한다고 하더니, 동화 제목 가나다 순서로 하고 겹치는 이야기는 맨 뒤로 밀리는 것 같았다. 랜덤 순서일 줄 알았는데 제목 가나다순이라니. ㅁ~ㅈ 으로 시작되는 동화를 골랐으면 순서가 좋았겠다.

 

 

 

대회는 10시에 시작하고, 극장 입장은 9시 55분부터 된다길래 바깥으로 나가서 기다렸다. 배너 옆, 화장실쪽으로 나가면 꽤 큰 화장실이 있고 그 앞으로 벤치와 테이블이 몇 개 있어서 다들 여기서 화장도 고치고 연습도 하고있었다. 건물 안에도 자리가 있기는 한데 자리가 몇 개 없어서 이쪽에서 대기하는 게 나았다. 색동회 동화구연연구회 주최인데 색동회 지부 회원들인지 한 반 정도는 서로 아는 사이인 듯 했고, 다른 사람들은 다 개인참가자인 것 같았다.

 

 

객석은 A~I열로 총 7단이고, 단차가 꽤 있어서 맨 뒤 열은 상당히 내려다보는 각도였다. 5/7/5 배열이었는데 가운데 열에는 참가자들이 모여 앉고, 그 외 가족 등은 사이드 열에 나눠 앉았다. 동화구연은 인당 5분 정도지만 개회식 하고 동화구연하고 나오고 들어가고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점심시간 전에는 20번까지 순서대로 앉고 이후 번호는 가운데 열에 자유착석하다가 점심시간 이후에 다시 순번대로 앉는다고 했다.

 

 

플로어는 생각한 것과 다르게 단이 없는, 연극무대용 플로어였고 바로 정면에 심사위원석이 있었다. 뒤에 뜬 프롬프트에는 동화 제목과 발표자 이름이 나오고, 대회 시작하고는 조명도 틀어주고 해서 단이 없더라도 집중도는 괜찮았고, 오히려 참가자들이 왔다갔다하기에는 더 나았다. 각자 차례가 되면 나와서 마이크 커버를 씌우고 바로 구연을 시작하는데, 앞에 앉은 진행위원 분이 5분이 되면 종을 친다. 종을 칠 때까지 못 끝내면 감점을 받는 식.

 

10시 조금 넘어 개회식을 하고, 한 10시 20~25분쯤부터 대회를 시작했다. 중간에 먼저 가야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 분과 25번까지 오전에 구연을 하고, 12시 반부터 1시간 점심시간을 가졌다. 1시 반부터 다시 구연을 시작해서 중간중간 쉬는시간이 10분씩 두 번 정도 있었고, 45명 중 안 온 사람이 5명인가? 있어서 3시 50분쯤 대회가 끝났다. 

 

내 차례 끝났다고 나가고 하는 게 아니라 남이 구연하는 걸 보는 것도 공부가 되니 보고 가시라고 해서 덩달아 나까지 마지막까지 보는데, 음... 생각보다 전국대회치고 엄청 치열한 대회는 아니었다. 일단 가장 기본인 대본 암기가 안 된 사람도 많았고, 각색이 매우 이상한 경우도 있었다. 발음을 잘못하거나 단어를 살짝 틀리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다음 대사를 잊어버려서 한줄 하고 쉬고 한줄하고 다시 한참 서 있거나, 잘 기억이 안나서 더듬더듬 구연하는 경우는 어떻게 본선에 올라온건지 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동화 내용이 너무 종교적이거나 1인칭 시점이라거나, 대사가 이상하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놈의 개구리와 오리가 사랑에 빠진 이야기는 재미도 없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하더라. 조금씩 각색이 다르긴 하지만 같은 내용이다보니 구연자 간 실력 차이가 확 드러나니 너무 흔한 내용은 피하는 게 좋겠다. 

 

 

구연이 다 끝난 다음 축하공연으로 <쫄보 얼롱이>를 했는데, 연극일 줄 알았는데 뮤지컬이었다. 역시 프로페셔널은 실력이 차원이 다르네. 1인 2역 하신 토끼/늑대 배우분 보고 생각난 거지만 연극에서 1인 2역 하면 페이는 2역분을 주는 걸까 좀 궁금하다. 

 

축하공연을 하는 동안 수상자 선정을 하고, 상장과 메달, 트로피 등을 수여했다. 대상은 보건복지부 장관상이고, 그 밑으로 국회의원상, 색동상(최우수상), 소파상(우수상), 금상/은상/동상. 물론 수여는 동상부터 했다. 대상~우수상은 트로피를, 금/은/동상은 메달을 주고 부상으로 동화책과 동화구연 CD를, 상금은 대상만 문화상품권을 주더라. 수상 전에 심사평도 하고 수상자 발표를 하는데, 참가상이 없고 다 합쳐서 20명 정도 입상했나? 물론 수상이 납득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렇게 구연한 사람이 왜 저 상을...? 싶은 경우도 있었다. 아니 저렇게 구연한 사람도 저 상을 받는데 그렇게 상 줄거면 다른 사람도 상 줘야지;; 싶은 케이스가 몇 있었다. 대본을 완전히 잊어버린 경우나 구연을 완전히 망친 사람들은 제외하고도 입상 못 한 사람이 있는데, 내가 상 못 받은 사람이면 이의제기했다. 아마 예선서류에 적었던 지도교사가 점수에 반영된 건 아닐지^^ 지도교사로 추정되시는 분 오자마자 심사위원들과 인사부터 하시더라고요? 

 

 

수상까지 끝나고 심사위원과 모든 참가자끼리 기념사진. 이것 끝나고 진행위원분들도 같이 한 장 더 찍었다. 상 받은 사람이야 즐겁게 사진찍겠지만 수상 못한 사람은 좀 그렇겠다. 나야 사진담당으로 따라간거니 구연 도중이나 상 받을 때, 단체사진 찍을 때 중간중간 사진을 찍었는데 개인으로 참여한 사람이라면 사진 찍을 사람이 없으면 남는 게 없겠다. 한 명은 동행이 있는 게 좋겠고 가능하다면 지인들과 여러 명이 같이 대회에 나가는 게 좋겠다.

 

 

그리고 전국대회 수상자가 산 갈비살은 아주 맛있었다.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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