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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영화, 공연 후기

<이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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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KOFA 더블 피쳐: 스필버그 셀렉션, <이티> 후기

 

 

영자원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파벨만스> 개봉을 기념해서 영화 두 편을 상영했던 KOFA 더블피처 프로그램을 무려 5월 30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달동안! 10편의 영화로 진행한다고 하더라.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6편에 고전영화 4편을 더해 총 10편인데, 전부 유명한 영화들이라 보고 싶은 것도 많고 티켓팅도 치열하고. 그래도 다 볼 수는 없으니 엄청나게 유명하지만 본 적 없는 <죠스>와 예전에 보기는 했지만 기억나는 장면이 거의 없는 <이티>, 스필버그 작품은 아니지만 그의 최애작이라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보고 왔다. 처음에 영화 세 편을 글 하나로 올렸는데 그랬더니 포스팅이 너무 무거워서 다시 작품별로 쪼갰다.

 

 

먼저 본 건 이티. 와 티켓팅이 어찌나 치열한지 I열 가운데를 잡고 새로고침하니 거의 다 찼더라. SF영화니까 G열이나 H열 잡아볼까... 했는데 그냥 평소 앉던 자리를 무의식적으로 누르기를 잘했다. 결국 이날 온라인 예매 매진이었던가? 당일 발권하고 보니 현매도 많아서 사람이 정말 많았다.

 

영자원 예매 관련 포스팅은 여기 -> 한국영상자료원 온라인 예매, 좌석변경, 예매취소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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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할 때 문에 휴대폰 OFF라는 네온사인이 생겼다. 사진을 좀 잘 찍어볼랬는데 잘 안 나오네. 중간중간에 핸드폰 끄라고도 말씀하시는데 사람들이 듣질 않지요. 차라리 카톡 소리나 전화벨이 울리는 거면 그냥 아 바쁜 사람이 핸드폰 안 껐구나 싶은데 굳~~~이 영화 보는 중간에 핸드폰을 꺼내서 화면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그냥 집에서 OTT나 봤으면 좋겠다. 뭐 영화관은 영화관 오는 걸 좋아하겠지만......

 

 

뭐 좌석은 특이할 것 없이 명당인 I열. 이제 날이 더워지다보니 슬슬 냄새나는 사람이 많아지는데... 근처에 등이 완전 땀으로 푹 젖어서 들어온 사람이 객석에 등 대고 앉는 걸 봤으니 이제 꼭 물티슈로 좌석 닦고 앉아야겠다. 충격적으로 냄새나더라;;; 그거 말고는 다들 중간중간 웃기는 장면에서는 웃고 나머지는 집중해서 보는 분위기여서 가족영화는 가족영화구나 싶다.

 

 

 

그래서 <이티> 이야기. The Extra-Terrestrial 해서 E.T.다. 유명한 영화고 분명히 어렸을 때 영어학원에서 한 번 봤던 것 같은데, 그 이후에 따로 본 적은 없어서 기억나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뭐 다들 아는 자전거 씬하고 손가락 맞대는 씬 정도만 기억나네. 딱히 외계인 나오는 영화나 SF영화를 챙겨보는 타입이 아니라서 그런가? 뭔가 ET는 스타워즈랑 비슷한 이유로 굳이 찾아보지 않게 되더라고. 그래서 이티라고 하면 타원형 머리에 목이 길고 배가 나온 외계인이 우주선 막차를 놓쳐서 미국인 가정에 임보되는 이야기<- 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맞긴 맞네.

 

40년도 더 전의 영화인데 CG보다 분장과 소품을 많이 써서 그런지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도 와 진짜 못 보겠다 싶지는 않다. 오히려 어정쩡하게 CG한 2천년대 영화보다 훨씬 낫네. 자막은 영자원 자체자막인지 오른쪽 위로 나오는 자막이었는데, 대체로 배경이 어두운 편이어서 보기에 불편하진 않았다.

 

 

 

이티를 처음 봤을 때 엘리엇과 거티. 아니 솔직히 놀랄 만하게 생겼잖아. 특히 엘리엇이 제대로 이티를 만나기 전까지 만날락말락할 때는 무슨 공포영화가 따로 없다.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에 공포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고 보니 보는거지 사전정보 없이 영화관에서 바로 보면 꽤 공포영화스럽다. 특히 이티 모형이 원거리에서는 기계로 움직이는 삐걱이는 느낌이 있어서 좀 기괴하다. 가까이서 보면 오히려 디테일하게 보여서 괜찮은데...

 

 

거티 역의 드류 배리모어는 정말 귀여웠다. 이 장면에서 오빠가 말하는 걸 따라하는 거던가? 다들 웃음이 터질 정도로 진짜 귀여운데 내가 엘리엇이었으면 정말 킹받았을 듯. 

 

 

 

거티가 예쁘게(?) 꾸며준 이티와 아저씨 바이브로 맥주를 먹는 이티. 아니 맥주는 이티가 먹는데 엘리엇 상태가 왜 이상한가 했더니 싱크로가 맞아서 그런 걸 줄이야. 특히 해부용 개구리를 탈출시키는 씬은 좀 웃기기까지 했다. 나중에 크레딧 보니까 해부학 교실에 나오는 배역이 프리티 걸 / 스쿨보이 이렇더라고.. 그런데 뭐 엘리엇 거티같은 정말 중요배역 몇 명 외에는 이름이 있는 캐릭터가 거의 없긴 하더라. 

 

 

 

유령 분장을 한 거티로 분장한 이티가 할로윈을 틈타 나왔을 때 장면인데, 요다를 보고 홈~~ 하면서 따라가려는 장면이 가장 웃겼다. 상영관 내에서 가장 크게 웃음 터진 씬이기도. 아니 솔직히 너랑 요다는 너무 다르게 생기지 않았니? 아니면 옆 행성에 요다 같은 게 사는거냐고. 영화 내내 왼쪽 짤에서 짤린 골든 리트리버가 간간이 나오는데 눈이 작고 귀엽게 생겼다. 이름이 하비랬음.

 

 

 

이티에서 가장 유명한 자전거 바구니에 탄 이티 장면. 아니 그런데 추억보정이 너무 심했나 이 장면에서 엘리엇이 할로윈 분장하고 있는 건 다 까먹고 기억하고 있었네. 내 기억에서는 좀 더 감동적인 장면이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얼레벌레인 장면이었냐고. 애초에 저 정도 초능력이 있었으면 그냥 너 혼자서 가서 전보 쳐도 될 것 같은데... 그쪽이 들키기 더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처음 이티가 등장했을 때도 그렇고 걸리긴 걸리겠구나 싶었는데, 걸리고 나서 엘리엇네 쳐들어오는 관리자들이 좀 공포다. 아니 무슨 양복쟁이들이 남의 집에 그렇게 단체로 그냥 막 밀고 들어와요? 미국은 사유지 침입이 중죄라며 주정부 파워가 쎄서 그냥 밀고 들어온 거야 아니면 뭐 나사 같은 데서 밀고 들어온 거야.

 

중간에 등장한 아저씨 캐릭터는 아직도 뭐 어쩌자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엘리엇을 구슬려서 정보를 얻으려고 한 건지 아니면 얼른 단념시키려고 한 건지.... 예전에 저 아저씨가 어렸을 때 엘리엇처럼 이티를 만난 사람이다 하는 해석도 봤었던 거 같은데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더라.

 

가장 이상했던 건 방호복 입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의료처치를 하다가 이티가 죽은 것 같으니까 마스크를 벗는 장면. 아니 뭔지도 모를 외계인이 죽었는데 뭐 가스 같은 거라도 나오면 어쩌려고 저렇게 무방비한 지.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나 하는 나도 나다.

 

 

 

너희는 나름 친구를 잘 두어서(?) 어디 가서 든 말할 수 있는 평생의 이야깃거리를 얻었구나... 나중에 커서 NASA 특채도 될 듯... 부럽다.

 

 

이티에서 제일 유명한 손가락 장면은 거의 마지막쯤에 나왔다. 이티를 데리러 온 우주선이 착륙하고 마지막 인사할 때쯤인가? 대체 손가락 씬은 언제 나오나 하고 기다렸는데 앞에서 엉성한 외계인 취급이 어이없어서인지 마지막도 약간 김빠지는 느낌이었다. 거티는 그냥 화분 주는 게 귀여워서.. 저 화분 우주에 가서도 잘 살 수 있을지 궁금하네.

 

 

이게 이티네가 타고 가는 우주선인데... 대체 무슨 기술을 쓰길래 저렇게 발사대 없이 발사도 하고 좌우로도 움직이는거지? 우리나라 나로호에도 그 비법 엔진 좀 달아줘라. 마블영화에 나오는 엄청난 우주선은 보고도 이런 생각이 안 들었는데 저 40년 전 픽션에 나오는 얼레벌레 우주선에 달린 기술은 왜 탐이 나는지 모르겠다.

 

글 쓰면서도 느꼈지만 영화 보면서 잡생각을 아주 많이 한 걸 보면 정말 내 취향이 아니었나보다. 그냥 인간형태가 아닌 외계인류가 취향이 아닌건지 SF자체가 취향이 아닌건지... 그냥 다시 안 보고 추억 속의 이티로 남겨놓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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