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즉석떡볶이 맛집, 오늘은 즉떡 광화문점에서 즉석떡볶이와 왕김말이, 양념만두, 치즈볶음밥
저녁에 뭘 먹을까하다가 떡볶이를 먹자! 싶었다. 광화문~종각 일대에는 두끼나 청년다방 같은 프랜차이즈 떡볶이 가게는 없고, 젊음의 거리쪽에 있는 또보겠지 떡볶이와 인사동에 있는 맛보래 즉석떡볶이, 그랑서울 지하의 크레이지 후라이, 디타워에 있는 빌라 드 스파이시, 광화문 사거리 더바디샵 옆 골목 지하의 허니떡볶이, 정부청사 뒤 플래티넘 상가의 써니떡볶이, 정부청사 뒤 도렴빌딩 지하의 오늘의 즉떡 정도가 있다. 여기서 크레이지 후라이와 빌라 드 스파이시는 이걸 먹을거면 청년다방 간다;;; 싶은 가격이라 딱히 가지 않고, 나머지는 다 가봤는데 오늘의 즉떡에만 안 가봐서 좀 멀지만 가보자고! 하고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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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별관 뒷문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있는 도렴빌딩 상가. 지하에 음식점이 꽤 많고, 가격대도 괜찮다. 지난번에 동카츠에 가려고 한번 왔었는데 하필 그날 쉬는 바람에(...) 다른 걸 먹었던 기억이 나네.
어쨌든 계단을 따라 내려와서 정면으로 쭉 걸어가다가 미용실 앞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나오는 사거리 모퉁이에 오늘은 즉떡이 있다. 간판은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가게 한쪽이 필름처리된 통창인데다 진한 남색으로 페인팅되어있어서 눈에 잘 띈다.
내부에는 좌석이 꽤 많은 편이다. 2인석이 6~8개 정도, 4인석이 5개 정도 되나? 자세히 세 보지는 않았지만 수용인원이 꽤 되는 편인데 바깥에 웨이팅 안내가 있는 걸 보면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엄청 많은 것 같더라.
오늘은 즉떡의 메뉴판. 자신있는 단일메뉴에 사이드 튀김메뉴 정도라 한 장 짜리 심플한 메뉴판이다. 즉석떡볶이는 떡과 어묵, 쫄면사리와 라면사리, 양배추와 콩나물이 들어가는 즉석떡볶이는 1인분에 7천원이고, 피크인 점심시간에는 2인부터 인원수대로 주문가능하고 그 시간 외에는 혼떡도 가능하다. 사이드 메뉴로는 버터갈릭 감자튀김과 계란, 야끼만두, 왕김말이, 양념만두, 치즈와 셀프 주먹밥, 셀프볶음밥으로 떡볶이에 곁들이는 튀김과 밥 메뉴들이 있다. 음료는 콜라 / 사이다 뚱캔과 쿨피스, 소주와 맥주. 심플하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우리는 일단 즉석떡볶이를 2인분 주문하고, 버터갈릭감자튀김을 시킬까 하다가 둘 다 김말이를 좋아하기도 하고 오늘의 즉떡은 왕김말이가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고 해서 왕김말이와 양념만두를 주문했다. 조금 많을 수도 있겠지만 감자튀김보다는 종류가 다양하니까 다 먹을 수 있겠지 뭐.
테이블에는 버너와 스테인리스 앞접시, 국자, 물컵이 미리 세팅되어있고 앞치마는 벽에 걸려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시원한 물과 단무지를 가져다주시더라. 전반적으로 매장이 아주 깨끗한데, 테이블도 잘 닦여있지만 버너가 정말 깨끗하다. 사장님 두 분이 다 젊은 여자분이신데서 나오는 청결에 대한 신뢰도... 옆 테이블 먹고 나가고 테이블 정리하시는 걸 봤는데 정말 깔끔하시다. 청결로 치면 광화문 일대에서 가 본 식당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듯? 아주 마음에 듭니다.
자리에서 끓여먹는 즉석떡볶이다보니 떡볶이는 금방 나온다. 자박하게 깔린 빨간 국물 위로 말랑한 밀떡과 밑에 묻혀있는 양배추 약간, 슬라이스한 대파, 깻잎과 일자 콩나물 약간, 오뎅 두 종류와 쫄면사리, 라면사리. 나는 쫄면사리를 좋아하고 친구는 라면사리를 좋아하는데 어쩜 이렇게 맞춤형인지(?). 골고루 다양한 사리를 먹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불은 센 불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줄이고 가끔 저어가면서 사리와 떡이 다 익을 때까지 끓인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튀김메뉴. 왼쪽은 양념만두 3개고 오른쪽은 왕김말이다. 양념만두는 길쭉한 야끼만두에 소스를 바르고 깨를 듬뿍 뿌려 나오고, 왕김말이는 잘 튀겨서 4등분해 나온다. 떡볶이는 이제 막 끓어가는데 튀김이 진짜 맛있어보이니 튀김부터 먹어야지.
뜨끈한 야끼만두에 고추장 맛이 진한 떡꼬치 소스를 바른 양념만두. 세 개니까 2명이서 오면 1개 반씩, 3명이면 1개씩 먹으면 되고, 4명부터는 인원수에 맞게 추가해서 먹으면 딱 된다. 기본적으로는 야끼만두다보니 속에 당면밖에 없는 게 조금 심심하지만 많이 달지 않고 맵지 않은 찐한 떡꼬치 소스를 바르니 입에 착 달라붙는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 먹던 간식 느낌. 이 종류로 제일 유명한게 구 반포 현 이수에 있는 애플하우스인데, 솔직히 맛은 애플하우스가 더 맛있긴 하다. 그래도 희귀한 메뉴기도 하고, 개취로는 야끼만두 시켜서 떡볶이 국물에 찍먹하는 것보단 이게 더 좋다.
오늘은 즉떡에서 제일 유명한(?) 메뉴라는 왕김말이. 1개 1,500원이라는 과감한 가격인데 막상 나온 걸 보면 왜 이 가격인지 이름은 왜 왕김말이인지 알 수 있다. 거의 김밥만한 지름의 굵직한 김말이를 4등분해서 나오는데,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마는 수제 김말이라고 한다. 속에는 양념한 당면이 촘촘하게 들어있고, 겉은 김이 단단한 느낌이 되도록 튀긴 바삭한 김말이! 떡볶이가 끓기를 못 기다리고 한 개씩 먹었는데, 당면에 은은하게 밑간이 되어있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다. 물론 푹 끓인 떡볶이 소스를 넉넉하게 뿌려 먹어도 일품. 친구는 인생 김말이라고 할 정도였다. 개인적인 입맛으로는 양념만두 소스를 발라서 왕김말이를 만들어주시면 진짜 좋겠다. 그러면 떡볶이와는 좀 덜 어울리려나.
양념만두와 왕김말이를 하나씩 집어먹고 나니 떡볶이가 거의 다 익어간다. 코팅냄비긴 하지만 눌어붙지 않도록 잘 저어준다. 밀떡이 통통하게 부풀었다 은근슬쩍 줄어들기 시작하고 라면과 쫄면이 다 익으면 그 순간 급격하게 국물이 줄어드는데, 이때 불을 줄이거나 끄고 먹으면 된다.
앞접시에 골고루 덜어 먹는다. 쫜득한 쫄면사리와 꼬들한 라면사리, 아삭하고 시원한 일자콩나물이 매콤달달한 떡볶이 소스를 쫙 빨아들였다. 밀떡은 판밀떡인지 말랑하면서 쫜득한 게 은은한 밀가루 향이 살아있고, 오뎅도 슬라이스한 치쿠와와 도톰한 오뎅 두 가지였다. 국물은 단 맛이 진하고 신라면보다 약간 덜 매운 요즘 스타일 떡볶이인데, 전체적으로 재료를 좋은 걸 쓴다는 느낌이 확 든다. 끓기 전에 보고 예상한 것보다 퀄리티가 높은 맛. 엄마가 먹어도 싫어하지 않을 떡볶이 느낌이라고 하면 좀 와닿을까?
즉떡을 다 먹었으면 뭐다? 바로 볶음밥이죠. 마무리 밥 메뉴로 셀프 주먹밥과 셀프 치즈볶음밥이 있는데, 당연히 치즈볶음밥을 먹어야지 하면서 치즈볶음밥을 주문했다. 이게 1인분. 오목한 스테인리스 그릇에 밥을 담고 조미김과 모짜렐라 치즈, 옥수수를 약간 얹어서 나온다. 치즈도 좋은거 쓰시네.
바쁜 점심시간에는 셀프볶음밥인 것 같은데, 저녁에 왔더니 많이 바쁘지 않아서인지 사장님이 직접 맛있게 볶아주셨다. 보통 치즈볶음밥을 주문하면 국물을 덜어내고 김치와 김을 넣은 밥을 볶은 후 치즈를 올려주거나 밥 사이에 넣어 녹여주는데, 여기는 국물을 자작하게 넣는 대신 김치가 안 들어가고, 맨 처음 볶을 때부터 치즈를 넣어 볶는다. 다 볶아지면 잠깐 뜸을 들였다가 불을 끄고 먹으면 되는데, 쭉 늘어나는 재미는 덜하지만 재료가 골고루 섞이고 치즈 가지고 눈치게임을 안 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매콤달달한 떡볶이 소스와 짭쪼름한 조미김, 톡톡 튀는 옥수수가 더해진 볶음밥. 겉으로 보기에는 치즈가 적은 것 같지만 쭉쭉 늘어나기보다는 우유의 은은한 맛을 더해주는 치즈가 잘 어울린다. 친구는 옥수수를 별로 안 좋아해서 옥수수가 전부 내 차지인 것도 좋다ㅎㅎㅎ.
진짜 내돈내산 맛집에서만 올리는 다 먹은 사진. 이렇게 깨끗하게 다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몇 없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밥알 하나까지 살뜰하게 다 먹은 김에 찍어봤다.
즉석떡볶이가 1인 7,000원씩 총 14,000원, 왕김말이 1,500원과 양념만두 3,000원, 치즈셀프볶음밥 2,500원 해서 총 21,000원이다. 옛날에 비해서는 즉석떡볶이도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요새 뭐 워낙 물가가 비싸기도 하고 떡볶이 자체가 가격이 많이 오른 편이라 떡볶이에 튀김, 볶음밥 먹고 이 정도면 상당히 선방한 가격이다. 다음에 와서는 갈릭감자튀김에 왕김말이 시켜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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