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레시피

프렌치 어니언 수프 만들기

반응형

 

따끈달달한 프렌치 어니언 수프 만들기

 

 

뭐 보통은 쌀쌀한 겨울에 더 어울리는 메뉴긴 하지만 이제 처서도 지났고... 무엇보다 양파를 12kg이나 사서 양파 처리할 겸 오랜만에 프렌치 어니언 수프를 만들었다. 육수가 있는 걸 쓰면 제일 좋지만 없어서 그냥 다시다 좀 넣고 만들었는데 소고기 육수를 사용하면 제일 좋고 닭육수나 채수를 사용해도 괜찮다(멸치육수만 아니면 됨). 바게트를 빠작하게 구워서 스프 위에 한 장 올리고 그뤼에르 치즈 듬뿍 얹어 빵 찍어 먹으면 꽤 든든한 아침식사로도 괜찮다.

 

프렌치 어니언수프

3~4인분

 

양파 2~3개

물 120ml

오일 1큰술

소금 1/2작은술

 

위스키 1큰술

버터 10g

 

물 600ml

다시다 1/2작은술

 

후추 약간

클로브 1알

월계수잎 1장

마늘가루 1작은술

 

바게트

그뤼에르 치즈

 

 

우선은 양파를 카라멜라이징할 차례다. 양파는 큰 것으로 두 개 정도 사용했는데, 무게로는 350g정도? 이정도면 되겠지 하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더 줄어들어서 큰 양파 3~4개로 했어도 괜찮겠다. 이 경우 국물에 양파가 많은 스타일이 될 듯. 양파 2개로 하면 국물이 대부분이고 양파는 간간히 있는 국 같은 느낌으로 완성된다.

 

뭐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적양파가 한개뿐이라 흰양파를 같이 사용했는데 원래는 적양파로만 한다는 말도 있고 흰양파로만 한다는 말도 있고 각자 말이 다르다. 나는 적양파가 있다면 적양파를 쓰고 아니면 그냥 흰양파로도 만든다. 양파는 최대한 얇게 썰어야 나중에 식감이 좋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유튜브 시리즈인 Techniquely with Lan Lam에 나온 방법을 사용해서 양파 카라멜라이징을 했다. America's Test Kitchen의 하위 채널이면서 매거진이기도 한 Cook’s Illustrated 코너인데, 일단 자막 없이 봐도 될 정도로 Lan Lam이 말을 너무 잘하고 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여주어서 공부도 된다.

 

매거진(유료)는 여기-> https://www.americastestkitchen.com/cooksillustrated/collections/techniquely-with-lan-lam

 

Techniquely with Lan Lam | Cook's Illustrated

Watch as Cook’s Illustrated's Lan Lam uncovers the cooking techniques and science behind some of our most revolutionary recipes. Here you'll find more about the topics covered in each episode, plus articles highlighting other creative, science-backed sol

www.americastestkitchen.com

 

그래서 양파 캐러맬라이즈를 빨리 방법은 물을 넣고 끓이는 것. 원래 레시피에는 베이킹 소다도 들어가지만 자칫하면 쓴맛이 날까봐 생략했다. 양파 2개에 물 120ml, 올리브오일 1큰술, 소금 0.5작은술을 넣고 잘 섞어준 후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중불로 내리고 뚜껑을 닫아서 10분 끓인다. 타이머가 다 되어 확인해보면 2번 사진처럼 은근하게 색이 돌면서 양파는 다 익어있는데, 바닥에는 아직 물기가 남은 상태다. 이때부터는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중간중간 저어가며 물기를 날리듯이 볶으면 끝. 

 

처음부터 볶기 시작하면 양파가 다 익고 카라멜 색이 나기까지만 해도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1번 사진부터 마지막 사진까지 딱 25분 걸렸다. 물론 양파가 2개라 그런 걸 수도 있긴 한데 그래도 초반에 탈 걱정 없이 물 붓고 뚜껑 닫아 끓이기만 하면 된다는 점에서 시간도 단축되고 지키고 서있지 않아도 되니 훨씬 편하다. 

 

 

냄비바닥에 물기가 하나도 없고 양파가 골고루 갈색으로 변했다면 위스키 1큰술을 넣고 날려준 다음 버터를 넣어 조금 더 볶는다. 원래는 셰리나 브랜디를 넣는 거고 와인을 넣어도 되는데 셰리도 브랜디도 와인도 없길래 짐빔 위스키를 넣었다. 약간 풍미를 더해주는 정도라 없다면 아예 생략해도 된다. 나는 마늘가루를 사용할거라 나중에 넣었는데, 다진마늘을 사용할거라면 1작은술 정도를 버터와 같이 넣어서 볶으면 된다.

 

 

버터향이 다 입혀졌다 싶으면 육수와 월계수잎, 향신료를 넣고 끓인다. 육수를 낸 것이 없어서 다시다 소고기맛을 좀 넣었는데, 소고기 육수를 쓴다면 클로브를 딱 한 알만 넣고, 안 넣는다면 생략해도 된다. 대신 월계수 잎은 필수. 맹물에 끓이면 맛이 없으니 연두나 다시다나 치킨스톡을 사용하고, 굴소스나 멸치육수처럼 해산물 베이스 육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안어울리더라고.

 

 

한번 끓어오른 다음 불을 중약불로 줄이고 뚜껑을 덮지 말고 20~30분정도 뭉근하게 끓여준다. 끓으면서 가운데 몰리는 거품과 기름기를 중간중간 걷어주어야 깔끔한 수프가 된다. 귀찮아서 기름을 덜 걷었더니 표면에 기름이 좀 많은데, 나중에 데우면서 걷어내지 뭐.

 

 

그릇에 따뜻한 양파수프를 담고, 바삭하게 구운 바게트 한 조각을 올린 뒤 그뤼에르 치즈를 듬뿍 올린다. 바게트가 없다면 식빵이나 뭐든 달지 않은 빵을 '바삭하게 구워서' 올리면 된다. 안 구우면 수프를 너무 흡수해서 금방 흐물흐물해진다. 그뤼에르 치즈가 없다면 뭐 꽁떼나 에멘탈을 써도 되는데...파마산처럼 짠 맛이 강한 것이나 모짜렐라처럼 우유 맛이 강한 것보다 약간 쿰쿰한 향이 있는 치즈가 어울린다. 나는 그뤼에르 치즈가 있을 때만 만들어서 먹는 편이다.

 

 

원래는 오븐에서 그라탕처럼 구워주어야하지만 오븐 예열하기 귀찮아서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다. 에어프라이어에 데우면 물론 더 좋다. 치즈를 냉동보관한 거라서 가운데가 좀 덜 녹았는데, 먹다보면 다 녹으니 국물이 올라오게 눌러준 후 먹으면 된다. 

 

 

수프를 쭉 빨아들인 바게트와 오래 볶아서 단 맛이 강한 양파, 콤콤하고 짭쪼름하면서 쭉 늘어나는 그뤼에르 치즈의 조합이 훌륭하다. 사실 뭐 MSG빨이긴 한데... 그래도 푸근하면서 든든하고, 스프에 젖은 빵을 다 먹고 나서 다른 빵까지 한 조각 먹어주면 훌륭한 아침식사가 되기도 한다. 좀 더 추워지면 한번에 양파 많이 볶아서 만들어둬야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