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백순대본가새맛에서 백순대볶음과 날치알볶음밥
의정부 CGV에서 영화보고나니 딱 저녁먹을시간이라 저녁먹으러 로데오거리로 나왔다. 해품닭 가서 치즈불닭 먹을까 했는데 지난번에 솥밥먹으면서 다음에는 바로 옆집에 백순대 먹으러가자 했던 생각이 나서 백순대를 먹으러 다녀왔다.
동부광장쪽으로 내려와서 스타벅스 앞 횡단보도를 건너오면 그 옆 골목에 있다. 역에서 걸어서 10분까지는 안 걸리는 듯. 굉장히 눈에 띄는 분홍색 간판이라 골목만 맞게 찾아오면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이름이 백순대본가새맛이었네.
내부는 이런 느낌. 순대볶음집이라기엔 굉장히 이국적인 인테리어라 좀 당황스러웠다. 무슨 스파게티 팔아야 할 것 같은데...4인석 6개, 2인석 4개 정도로 그렇게 작지도 크지도 않은 가게다.
메뉴판. 가게 매장 내부에도 메뉴판이 하나 있긴 한데 천장에 매달린 조명이 메뉴판 바로 앞에 있어서 좀 찍기 어렵고, 가게 매장 밖에 있던 메뉴판을 찍어왔다. 볶음메뉴로 백순대와 일반 순대볶음, 야채곱창볶음 세 가지가 있고 국물류로 순대국 두 종류와 술국이 있다. 그 외에는 술과 사이드, 볶음메뉴에 넣을 사리 정도다.
우리는 백순대를 먹으러 온 거라 신림동 백순대곱창볶음을 2인분 시키고, 따로 사리추가는 하지 않았다. 뭐 나중에 볶음밥 먹으면 되니까. 그나저나 백순대 정말 오랜만이네. 신림에 갈 일이 없으니까 백순대 먹을 일이 없다.
신림동 순대타운 백순대 후기는 여기 -> 신림 백순대, 양지순대타운 삼촌네
주문을 하고나니 물과 밑반찬이 나온다. 보리차 티백을 넣은 물통과 단무지, 양파장아찌, 깻잎과 앞치마로 기본 상이 아주 심플한 편인데 보리차가 나오는 게 좀 특이하다. 깻잎은 다 먹고 나서 두번은 더 리필해먹었다.
매장영업보다는 배달영업이 잘 되는 가게인지 앉아있는동안 배달주문이 엄청 들어왔다. 주방에서 한참 볶는 소리가 나고 둥그런 냄비에 드디어 백순대가 나왔다. 한가운데는 마늘과 고추가 든 양념장이 든 그릇이 올라가있고, 그 주위를 빙 두른 하얀 순대볶음! 와 정말 오랜만에 먹는 백순대다.
순대와 곱창, 간에 양배추, 당근, 양파같은 채소를 넣고, 쫄면 사리와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 볶은 하얀 순대볶음을 가운데 양념장에 찍어 깻잎에 싸 먹는 백순대볶음. 신림역 인근의 순대타운에서 주로 팔고 그 외 지역에서는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나마 요새는 밀키트가 나와서 좀 먹을 수 있는 편인데 이렇게 가게 와서 먹는 게 아무래도 더 낫지.
불을 약하게 켜서 쫄면사리가 더 바삭바삭 구워지게 두고 이렇게 쌈을 싸 먹는다. 깻잎에 순대 하나, 야채 골고루, 양념장을 듬뿍 찍은 곱창이나 간. 그냥 순대 먹을 때 먹는 간도 맛있지만 이렇게 백순대에 든 간은 유난히 더 맛있더라. 간간히 반찬으로 나온 양파장아찌도 같이 싸 먹으면 은은한 양파의 매운 맛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분명 이 양념으로 순대볶음도 하는 건데 왜 백순대가 유난히 더 맛있는걸까? 깻잎을 더 많이 먹게 되어서 그런가? 뜨거우니 조금씩 식혀가며 싸 먹다보면 깻잎을 아주 한 그릇씩 먹게 되긴 하더라.
백순대는 워낙 면사리가 넉넉하게 들어가는 메뉴다보니 다른 음식보다 양이 넉넉한 느낌도 인데 백순대본가새맛의 백순대도 둘이서 딱 먹기 좋은 양이었다. 소주가 절로 생각나긴 했지만 차가 있어서 오늘은 패스하고, 대신 마무리 볶음밥을 먹기로 했다. 그냥 볶음밥은 3,000원, 날치알 볶음밥은 3,500원이면 날치알 볶음밥을 먹어야지.
볶음밥을 주문하니 깍두기가 나오고, 팬을 가져가서 주방에서 다시 열심히 볶는 소리가 나다가 볶음밥이 나온다. 하트 모양이네. 딱히 남은 백순대를 넣고 볶진 않고, 양념장과 김가루, 다진 야채 정도만 넣어 볶아 나온다. 우리는 남은 백순대와 깻잎을 찢어서 다 섞어서 먹었더니 깻잎 향이 추가되어 좋더라고. 다만 백순대가 기름지다보니 마지막에 남은 야채를 박박 긁어 넣으면 좀 느끼하긴 했다.
백순대 2인분이 24,000원, 날치알 볶음밥 3,500원 해서 총 27,500원. 신림 기준이긴 하지만 예전에는 백순대가 1인분에 7천원 8천원 했었는데. 뭐 그래도 여기에 소주 한 병 먹으면 3만원쯤이니 요새 물가 생각하면 나쁘지는 않다. 의정부 CGV에 영화보러 나오면 가끔씩 먹으러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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