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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하노이

하노이 1일차 - 10. 하노이 야시장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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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가족여행 1일차 - 10. 자유를 찾아서 나홀로 탈출 1편 : 하노이 야시장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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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1일차 - 09. 짜까탕롱에서 짜까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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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까 먹고 나와서 야시장으로. 늦은 시간이지만 다행이 그랩이 잘 잡혔다. 러시아워 끝나고 7시반쯤 되니 다시 기본요금 25,000동으로 돌아옴. 야시장이 서서 차량통행금지 지역은 있지만 야시장 초입까지는 차가 들어갈 수 있다. Hang Gai 거리 끄트머리, 호안끼엠 호수와 가깝게 도착지를 잡으면 딱 통행 금지 펜스 앞에서 내릴 수 있음. 그랩을 부른다면 11 Hang Gai를 도착 주소로 찍으면 된다. 

 

 

밤에도 빛나는 서울식당 건물. 개인적으로는 하노이 최고의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금 토 일요일 열리는 하노이 야시장은 바로 이 곳, 호안끼엠 북쪽 로터리에서 시작해서 동쑤언 시장 앞에서 끝난다. 천막이 길 중앙에 2개씩 맞대어 쳐져 있고, 사람들은 천막 오른쪽으로 다니니까, 사실상 야시장은 지도의 주황 선 X 2배의 길이. 구글 지도로 찍으면 걸어서 편도 15분이라고 하는데, 사람들도 다니고 천막 외 노점상들도 있어서 그보다는 훨씬 더 걸리는 것 같다.

 

 

 

사진이 좀 흔들리기는 했는데, 저렇게 도로 위 천막이 깔리고, 올드쿼터 거리의 상인들이 물건을 들고 나와서 판다. 간단한 악세서리류, 나무로 만든 핸드폰 케이스, 티셔츠나 코끼리 바지 같은 의류가 대부분이다.

 

전에 캄보디아에 갔을 때 갔던 씨엠립 야시장은 꽤 볼 만 했어서 이번에도 야시장을 기대했는데, 하노이 야시장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우리 동네 야시장보다도 못하다니. 두 세집 건너 똑같은 물건을 팔고 딱히 싸지도 않다. 흥정은 비교적 좀 잘 되는 것 같기는 한데 살 물건이 없으니 흥정할 것도 없는 게 문제.

 

음식 파는 노점상도 간간히 있는데, 바게트 샌드위치인 반 미나 옥수수 찐 것, 사탕수수 주스나 각종 과일을 판다. 다만 주스류는 얼음이나 물이 비위생적일 수 있으니 마시지 않는 게 좋겠다. 우리는 롯데마트에서 코카콜라 회사에서 나온 생수인 다사니를 사서 들고 다니면서 마셨음. 엄마 드시라고 찐 옥수수 1개를 샀다. 가격은 10,000동(약 500원). 주스나 옥수수같은 주전부리는 10,000동~20,000동 사이, 추리닝 바지는 20,000동, 라탄백은 20,000동~40,000동 사이인 것 같다. 나무 케이스는 가게마다 가격 차이가 큰 것 같았다.

 

워낙 볼 것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시간은 슬슬 10시가 가까워져 가서 야시장을 반도 못 돌았지만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부모님은 이제 슬슬 피곤이 올라오신 듯 하고, 내일 일정이 일찍부터 시작하니까.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찍은 사진. 야시장 거리를 벗어나 맥주거리 인근을 구경하면서 왔는데, 건물 2층에 줄을 매달아서 농을 잔뜩 걸어놓았다. 어딘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신나서 가족 모두 사진 찍음. 다른 사람들도 엄청 사진찍고 있는 걸 보니, 사람 사는거 다 똑같다.

 


 

다 같이 호텔에 돌아오니 시간은 9시 반 쯤이었다. 나름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야시장도 조금밖에 못 봤던지라 나랑 동생은 다시 나가서 놀기로 했다. 동생은 뭐 기념품이랑 뭐랑 사고 한다고 돈을 500,000동이나 타감.

 

나는 다시 야시장으로 돌아가서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혼자서 그랩바이크를 한번 타보기로. 하루 종일 하노이 시내를 누비는 오토바이들을 봤는데, 이왕이면 한번 타보자! 싶었다.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다면 프로모 가격으로 원래 기본료 20,000동인 걸 10,000동에 탈 수 있다. 무려 기본료가 500원이라니.

 

호텔에서 출발해서 야시장 중간쯤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골목을 찍으니 택시보다 훨씬 빨리 콜을 받았다. 아무래도 오토바이 수가 차보다 많아서가 아닐까? 그랩바이크는 보조자 헬멧이 준비되어 있으니 그 헬멧을 쓰고, 라이더 뒤에 앉으면 된다. 오토바이에 타본 게 처음이라 우왕좌왕 했는데, 생각보다 금방 적응해서 신호 걸렸을 때는 셀카도 찍었다. 

 

야시장 중간으로 들어갈 수 있게 19 Hang Bac을 도착지로 삼았는데, 야시장 근처 차량통행때문에 걸어서 10분이면 갈 거리를 빙 돌아가게 되었다. 덕분에 오밤중에 하노이 드라이브를 제대로 한 느낌.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하노이 시내 큰 도로와 골목골목을 잘 구경했다. 도착지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 다시 야시장에 합류.

 

그리고 야시장의 끝까지 걸어가기. 끝으로 갈수록 사람이 적어진다. 낮에 왔던 동쑤언 시장 건물 정문, CHO DONG XUAN 로고가 밤에도 선명하다. 야시장 거의 끝에 있던 캐리어 팔던 상인과 흥정해보기. 가벼운 기내용 캐리어가 680,000동이란다. 4바퀴에 가벼워서 좋던데 다시 호텔까지 가져오기가 힘들 것 같아서 패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때 한 600,000동까지 깎아서 살껄 싶다. 정말 가볍고 마감도 좋아보였는데.

 

볼 건 없어도 야시장 끝까지 갔으니 마음이 뿌듯했다. 한 바퀴 돌아 반대편으로 다시 돌아가기. 

 

 

야시장에서 종류가 가장 다양했던 옷가게. 다음 날 입을 반팔 셔츠 + 반바지 세트를 120,000동, 친구 선물할 점프수트도 120,000동 주고 샀다. 점프수트나 원피스는 다 프리사이즈뿐이고, 셔츠-바지 세트는 L부터 XXXXL까지 있다. 셔츠는 옷 위로 입어봐도 됨. 

 

 

옷 사고 이제 맥주거리에 가려고 했는데, 급 비가 오기 시작해 잠깐 천막 밑에서 비를 피했다. 보슬비로 시작해서 점점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결국 장마처럼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덩달아 야시장도 비상. 다들 천막을 덧대거나 심지어는 아예 장사를 접기 시작했다. 이때 시간이 저녁 열시 반 쯤. 그리 이른 시간은 아니지만 저녁 아홉시 쯤이면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는 하노이 사정을 생각하면 일찍 닫는 것 같지는 않기도 하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맥주거리는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너무 아쉬워서 호텔 가는 길 호안끼엠 호수 북쪽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사가기로. Circle K라는 편의점이다. 우리나라 GS25처럼 온 동네에 퍼져있어서 찾기 쉬운 편. 하노이의 대표적인 맥주인 333(바바바)가 한 캔 13,000동, 태국 어포인 Bento 스윗 앤 스파이시 맛이 26,000동 해서 39,000동이다. 편의점에서 맥주가 700원, 어포가 1,300원꼴이니 물가가 싸긴 싸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나오니 그나마 가랑비정도로 비가 조금 잦아들었다. 호수 공원에서 과일 파는 아주머니에게 망고 구매. 저 한봉지에 20,000동이다. 동남아에서는 길거리에서 과일을 사면 고춧가루와 소금을 뿌려서 주는데, 나는 뿌리지 말고 달라고 했다.

 

길거리 과일을 사는 팁을 드리자면, 보통 1달러 정도가 평균 가격이다. 이게 얼마냐고 물으면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있으니, 먼저 지폐를 보여주고(내 경우에는 20,000동) 이만큼 과일을 달라고 하는 게 낫다. 원하는 과일이 있다면 그것만 달라고 가리키면 된다. 나는 2만동 지폐를 보여주니 길게 깎은 망고를 크게 4조각 골라 잘라서 담아 주었다. 여기서 필살의 바디랭귀지를 써서 큰 망고 조각 한개를 더 달라고 딜을 걸었다. 결국 큰 조각의 반을 잘라 넣어 주었는데 이왕 주는거 반 자르고 남는거도 다 넣어달라고 졸라서 나머지 반도 겟. 결국 망고 2개는 될 법한 양을 천원에 샀다. 한조각 정도는 충분히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다른 과일을 달라고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망고를 사서 호텔 가는 길에 찍은 호안끼엠 호수와 붉은 조명이 켜진 응옥썬 사당. 사진으로 다 못 담는 정취가 있다. 호안끼엠 호수는 낮에도 물론 아름답지만, 밤에 특유의 정취가 있는 것 같다. 하노이에 간다면 꼭 한번쯤 밤에 방문해보시길.

 

 

호텔에 들어와서 간단하게 혼술. 망고는 좀 뻣뻣한 부분이 있었지만 달콤하니 맛있었고, 벤또 어포는 생각보다 엄청 매웠다.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맥주는 정말 최고. 두 캔 먹을걸.

 

이렇게 하노이 여행 첫날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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