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가족여행 3일차 - 02. 다시 한번 동쑤언시장, 라탄백과 캐리어 구매
이전 편은 여기 -> 하노이 3일차 - 01. 백종원 쌀국수 퍼자쭈엔, 그랩바이크로 프렌치 쿼터 드라이브
길을 건나와서 그랩바이크를 호출. 우선은 동쑤언시장 동쪽 거리를 도착지로 잡았다. 여기에 라탄백 도매상 같은 가게가 있어서, 시내 가게나 야시장에 비해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걸 봤기 때문. 대신 영어라고는 1도 안 통하고, 완전 하노이 재래시장이기 때문에 흥정에 자신 없고 깔끔하게 진열된 물건을 기대하면 안 된다. 가격도 손으로 짚으면 계산기에 써 주고, 그걸 내가 숫자를 바꿔서 깎아서 사는 방식. 도착하면 외국인이 이런데를 왜 오냐 하는 시선을 받을 수 있다.
딱히 간판이 없어서 가게 이름을 모르겠다. 주소는 74A Hang Chieu. 그랩바이크를 타도 기사가 약간 길을 헷갈려하는 곳에 있다. 나는 결국 오토바이로 골목골목 다니다 근처의 문에서 내림.
Ô Quan Chưởng - Hanoi Old City Gate
Address : Ô Quan Chưởng, Đồng Xuân, Hoàn Kiếm, Hà Nội
Tel : +84 835 726 655
Web Site : http://hanoioldcitygate.com
Google Maps : https://maps.app.goo.gl/ab6Na
옛날 하노이 성의 동쪽 문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동대문 같은 곳. 다만 아직 도시계획이 다 안되어서 지저분하다. 문 자체도 방치되어 있지만, 주위 하수도라던지 도로 청소가 안 되어있어서 관광지로서의 역할은 못하고 있다. 여기를 관광지로 찾는건 정말 아니고, 랜드마크로 삼아서 이용하기는 좋다.
그랩 바이크에서 내려서 서쪽으로 걸어간다. 약간만 걸으면 온갖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다. 호안끼엠 북서쪽의 Hang Gai 거리와는 다르게 정말 현지 상점. 특히 아침이라서인지 외국인은 나 혼자일 정도였다. 내려서 서쪽으로 약간 걸어가면 Hang Chieu거리다. 라탄백 파는 가게도 서너곳 있지만, 포장재나 돗자리 파는 곳 등 다양한 상점이 있다. 왜 사진을 안 찍었는지 모르겠네. 진짜 하노이 골목에 들어선 느낌. 남대문 시장 골목 같다.
간판 왼쪽 아래에 작게 주소가 적혀있으니 잘 보면서 목표하던 가게를 찾았다. 원래는 74A Hang Chieu로 알고 갔는데 실제로는 73 Hang Chieu던가 그랬다. 의외로 이 거리는 차가 다니는 도로가 넓어서 건너편은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빠른 시간 안에 선물용 라탄백을 사러 간 거라서.
이 가게를 기준으로 양 옆 정도는 다 라탄백이나 돗자리 등 비슷한 재질의 소품을 판다. 내가 간 이 곳도 앞에서는 돗자리, 포장재를 팔고, 안쪽은 라탄백과 그 비슷한 재질로 만든 가방이나 코스터 등 소품이 진열되어 있음.
특히 이 가게는 라탄백보다는 그 이름을 모르겠는데 약간 반질거리는 갈대류로 만든 가방들이 많이 보였다. 색도 그냥 원래의 갈색부터 온갖 색으로 염색한 것, 무늬를 만든 것 등 종류가 많았고, 형태는 기본 토트백이 많았다. 코팅 안 된, 단단하지는 않은 갈대류 가방도 토트백이나 크로스 백 등 여러가지 있고.
내가 노렸던 건 처음부터 라탄으로 만들어진 조그만 사이즈의 크로스백이어서, 다른 건 보지 않고 그것만 보았다. 이렇게 비닐로 싸여 있는데, 같은 비닐 안에 들어있어도 사이즈나 여밈이 달라서 잘 골라야한다. 여기는 무늬 라탄백도 있지만 민무늬 라탄백이 정말 종류별로 있었다. 원형 / 각진 원형 / 사각은 기본이고 줄여밈과 똑딱이 여밈, 줄 종류도 여러가지였다.
왼쪽 맨 위에 올려진 도시락 가방 스타일도 예쁜데 안의 속 안감을 복주머니 형태로 여며 잠그는 타입이라 위에서 보면 별로더라. 선물할 것으로 두 개 구매. 하나는 소가죽 끈의 사각형, 똑딱이 여밈이고, 하나는 동그란 모양, 역시 소가죽 끈, 줄 여밈이다. 둘 다 스몰사이즈. 처음 가격은 사각형은 270,000동, 원형은 250,000동 해서 두 개 520,000동을 불렀는데, 깎아서 500,000동에 구매했다. 두 개 25,000원 꼴이니 호안끼엠 호수 근처 사람들 많은 곳에 비해서 싸게 구매한 것 같다.
라탄백을 사고 나와서 주위 가게도 구경. 라탄 코스터가 예쁜 게 많이 있어서 가게를 구경하는데, 사려고 하니 주인이 없는 거다. 내가 계속 기웃거리자 옆 가게 아저씨가 이리로 가면 된다고 손짓하는데 그곳이
와
진짜 무슨 영화에 나오는 골목같다. 이 중간의 계단으로 올라가니 멀쩡한 가게가 2층에 있고, 서양 관광객들도 많았다. 그런데 주인아저씨가 값을 너무 세게 불러서 깎다가 그냥 안 사고 나옴. 이렇게 구석에 있는 가게에도 와 본 것에 의의를 두었다.
라탄백을 샀으니 이제 캐리어를 살 차례. 4명이서 각자 가방 1개씩, 24인치 캐리어 1개와 26인치 캐리어 1개만 들고왔는데, 들고온 24인치 캐리어가 워낙 낡은 천 재질의 캐리어여서 하노이에서 쇼핑한 걸 넣어서 귀국한 후 버리려고 새 캐리어를 사기로 했다. 일단 가격은 4만원 이하에, 24인치거나 22인치. 기내에 24인치는 안 들어가니까 22인치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첫날 하노이 야시장을 맨 끝까지 걸어갔었는데, 야시장 맨 끝인 동쑤언 시장 앞에는 캐리어를 들고 나온 상인들이 두엇 있었다. 그 때 가격을 물어보니 모서리 덧댐이 안 된 것은 600,000동, 모서리가 둥글게 덧대진 것은 640,000동을 부르더라. 가볍고 디자인도 괜찮은 데다가 가벼워서 마음에 들었는데, 비가 오니 저걸 들고 돌아갈 생각이 까마득해서 빈 손으로 돌아왔더랬다.
올드쿼터 골목을 뒤지면 캐리어 가게가 몰려있는 곳이 분명히 있을 텐데, 시간이 벌써 9시에 가까워져서 일단은 동쑤언 시장으로 들어갔다. 캐리어 가게는 전에 소개했듯이 시장 가운데 위치한 분수 주변에 있다. 한 3곳 정도? 다만 디자인이… 주로 패브릭 재질에, 이민 가방 사이즈가 많다. 우선은 작은 캐리어를 갖추고 있어보이는 집을 초이스.
그래도 동쑤언 시장은 나름 영어가 통한다. 처음 본 것은 26인치정도 사이즈여서, 이 디자인의 스몰 사이즈가 없냐고 물었더니 이것 저것 꺼내서 보여준다. 대부분의 소형 캐리어는 대형 캐리어 안에 넣어서 디피되어있으니, 나처럼 확실하게 살 예정이라면 상인에게 물어보는 것이 제일 빠르다.
처음 꺼내준 캐리어는 자세히 보니 지퍼도 한줄이고, 생각보다 무거워서 패스. 스몰사이즈와 노 패브릭을 연달아 말하니 이런 게 있다고 두세개를 보여주었다. 그 중에서 터키색이고, 엠보싱 있는 하드케이스 캐리어를 선택. 지퍼가 두 줄이라서 확장 가능하고, 바퀴 4개가 나름 탄탄한데다가 손잡이 고정도 잘 되었다. 첫날 야시장에서 본 그것보다는 약간 무거워서 속이 쓰렸지만, 사람이 상황에 맞춰서 사는거지 뭐.
다만 원래 쓰던 캐리어를 놓고 본 게 아니다보니 몇인치인지 감이 잘 안 왔다. 몇인치냐고 몇 번 물었는데, 인치 단위를 안 써서인지 못알아듣더라.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냐는 말이 영어로 안 나와서 에어플레인 오케이? 했더니 캐빈 오케이라고 대답해줬다. 아무래도 조금 커 보여서 리얼리 오케이? 했더니 캐빈오케이 캐빈오케이 해 줘서 구매.
처음 부른 가격은 680,000동이었다. 그렇지만 첫날 본 캐리어도 깎기 전 가격이 640,000동이었는데 무슨말이오. 그거보다는 덜 좋은 건데. 계산기를 사이에 둔 치열한 흥정 끝에 600,000동에 구매했다. 이정도면 성공한 캐리어 쇼핑. 이제는 얼른 호텔로 돌아가야지.
했지만 그냥 갈 수가 없지요ㅋ. 동쑤언 시장 메인 입구로 나가다가 지갑 파는 집을 지나쳤는데, 반지갑 디자인이 괜찮아서 물어봤더니 180,000동이란다. 한국 돈 9천원. 싸다. 그래서 샀음. 약소하게 10,000동만 깎아서 170,000동에 샀다.
이제 호텔로 복귀해야 하는데… 내 손에는 라탄백 두개와 캐리어 한개, 반지갑 하나와 들고 나온 가방까지. 짐이 엄청 많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ㅋㅋㅋ 그랩이 정지먹음.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하면
그랩은 오토바이, 합승, 택시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중계서비스인데, 출발지와 목적지를 정하면 콜택시처럼 운전자에게 연락이 가고, 정해진 요금으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거다. 즉 택시회사 소속의 택시도 있지만 일반인들도 운전자가 될 수 있다는 뜻.
그래서인지 콜을 받고 오는 중 취소가 일정 횟수 이상 누락되면, 24시간 동안은 그랩으로 호출을 할 수가 없다! 이걸 몰랐지. 게다가 일행이 많고 빨리빨리 다니는 한국인은 대기가 10분 이상 뜨면 지체없이 취소를 눌렀던지라, 셋째날 아침이 되자 취소횟수가 넘쳐버린 것.
동쑤언시장에서 수많은 짐을 들고 30분 안에 호텔에 돌아가야 하는데 그랩이 안되다니. 멘붕이었다. 시장 정문에서 택시를 잡을까도 생각했는데, 바가지 안 씌워질 자신이 없었다. 그때 짐 잔뜩 든 외국인이 시장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니 호객이 들어왔다.
그랩 오토바이 드라이버였는데, 어디를 가냐고, 싸게해주겠다고. 내가 호텔이 있는 Lo Su St.으로 간다고 하자 40,000동을 부르더라. 이야 그랩 바이크가 10,000동이고 택시가 25,000동인데. 그렇지만 급한 건 내 쪽이지요. 30,000동으로 깎아서 오토바이를 탔다. 캐리어를 어쩌지 고민했는데, 드라이버 발 사이에 놓으니 문제없었다. 와 근데 호텔에 도착하니 40,000동이라는 거다. 개띠꺼운 표정으로 30,000동만 주고 보냈음. 나는 다 왔으니 아쉬울거 없는데 바가지를 씌우려고 하다니.
이렇게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을 파란만장하게 보냈다. 쌀국수는 맛있었고 우리 돈 1,000원으로 하노이 시내를 프렌치 쿼터까지 한 바퀴 드라이브 한 셈이니, 마지막의 불상사를 제외하고는 완벽한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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