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가족여행 2일차 - 07. 자유를 찾아서 나홀로 탈출 2편 : 콩카페Cong Caphe와 Pho Ga Nguyet에서 인생 닭비빔쌀국수
이전 편은 여기 -> 하노이 2일차 - 06. 미도스파 마사지, 쏘이옌에서 실패한 저녁식사
쏘이옌에서 저녁밥 먹는 데 다들 궁시렁궁시렁하다 결국 대부분 남기고 호텔행. 가다가 편의점에서 컵라면 사서 호텔에 들어왔다. 라면먹으면서 뭐라뭐라 불만이 많고 컵라면이 최고다 어쩐다 해서 혼자 계획 짠 나는 개빡침. 내가 뭐 찾아보라고 하고 식당들 후기도 다 보여줬을때는 봤는지 못봤는지 알아서 하라고 별 말 없다가 막상 맘에 안 들면 투덜거리는 거 정말 짜증나고 개빡친다. 이건 빡친거임.
호텔 방에서 셋이 오순도순 라면이나 먹으라고 하고 나는 나갔다. 우산 들고 갈까 했는데 비가 안 온지 꽤 되어서 빈 손으로. 그 와중에 동생은 또 500,000동을 받아갔다. 이놈새끼 여기 물가로 그게 얼마나 큰 돈인지도 모르고 아주 흥청망청 쓰지 또.
Cong Caphe
Address : 116 Cầu Gỗ, Hàng Đào, Hoàn Kiếm, Hà Nội
Opening Hour : 7:00 – 23:00
Tel : +84 91 181 11 49
Web Site : http://congcaphe.com
Google Maps : https://maps.app.goo.gl/vVXbT
호텔에서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는 호안끼엠 북쪽 광장. 하루에 두 세번씩 오는 것 같다. 전날 다녀왔던 하이랜드 커피 근처의 콩 카페. 이번 여행 메인 샷에서 보이는 바로 거기다. 1층은 테이크아웃이 나오는 곳과 주문대, 알바생이 앉아있는 조그만 공간만 있고, 좌석은 2 – 3층인듯 하다. 나는 테이크 아웃.
메뉴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처음은 시그니쳐 메뉴인 코코넛커피 스무디를 주문했다. 제일 첫 번째 메뉴.
주문이 꽤 밀렸는지 좀 오래 기다렸는데, 여기 카운터 직원이 말을 걸어서 얘기를 좀 했다. 직원이 영어를 정말 잘 해서 내 비루한 영어 실력을 적당히 알아들어줬고, 날씨가 춥네 이렇게 추울줄 몰랐네 나는 하노이 오래 살았지만 이런 날씨는 처음이네 뭐 이런 스몰토크를 해서 재미있게 기다릴 수 있었음.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던 그 직원은 아직도 콩카페에서 일하려나.
COT DUA CA PHE, 45,000동. 코코넛 밀크로 만든 스무디 위에 커피핀으로 내린 샷을 부어 준다. 잘 섞어서 마시면 코코넛의 향과 부드러운 목넘김, 베트남 커피 특유의 진한 맛이 어우려져서 특이한 맛이 난다. 여름이면 생각날 맛. 코코넛밀크가 들어간다고 해서 느끼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산뜻한 마무리감이 있다. 막 받아서 한 입 딱 먹었을때는 감동적이기까지 함. 처음 먹어본 맛이 난다.
막 나가려고 할 때 다른 한국인 관광객들이 오셔서 아 여기 그거가 유명한데 뭐지... 하고 계시길래 강력 추천해 드리고 나왔다. 코코넛 스무디 하나 들고 올드쿼터 걸어다니기. Hang Gai거리를 지나 성요셉 성당까지 걸어갔다. 그닥 멀지는 않아서 도보로 15분 정도면 도착.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기예수와 동방박사 조각상이 장식되어있었다. 큰 트리도 하나 서 있고. 밤에만 트는 조명이 비추니 분위기가 색다르다. 저녁 9시쯤인데도 사람들이 은근 많았다.
성요셉성당을 조금 구경하다가 닭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우연히 서칭으로 찾은 집인데, 사진으로도 맛있는 게 보여서 기대.
Phở Gà Nguyệt
Address : 5b Phủ Doãn, Hàng Trống, Hà Nội,
Opening Hour : 6:00 – 10:00, 18:00 – 1:50
Tel : +84 855 777 369
Web Site : https://www.facebook.com/phoganguyet
Google Maps : https://maps.app.goo.gl/A7Sh1
성요셉성당에서 도보 7분쯤? 관광지에서 좀 벗어난 곳에 있다. 밤이라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아서, 어두운 거리를 걷게 되었는데 이건 그닥 유쾌하지는 않았다. 파란 간판이 있는 집. 유명한 쌀국수집인 Pho 10에서 한 블럭정도 떨어져 있다.
가게 앞에는 닭육수를 끓이는 냄비와 닭 살을 바르고 있는 직원이 있고, 테이크아웃을 하는 현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나는 먹고 간다고 하니 2층으로 올라가라고.
2층은 천장이 매우 낮은 편이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목욕탕 의자와 낮은 테이블이 있다.
메뉴는 이렇게. 크게 쌀국수와 삶은 닭으로 나뉘어지고, 쌀국수는 국물 / 비빔으로, 삶은 닭은 부위별로 가슴살 / 내장 / 다리살 / 날개 등으로 나눠서 판매하고 있다.
나는 미리 찍어놓았던 비빔 쌀국수를 주문. 고기 부위를 고를 수 있는데, 가슴살을 별로 안 좋아해서 다리살로 주문했다. 가슴살은 35,000동이고 다리살은 45,000동. 10,000동이라고 해도 500원 차이다. 하노이 비어, 15,000동도 한 개 주문.
영어 메뉴가 있기는 하지만 직원들이 그렇게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해서 허벅지를 가리키면서 바디랭귀지로 주문했다. 이런 게 추억이지.
은근 금방 나온다. 비아 하노이와 비빔쌀국수, 따뜻한 닭 육수. 바람부는 추운 날씨여서인지 따뜻한 국물을 한 수저 떠 마시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뜨끈하면서 진한 닭 육수인데 알맞게 간이 되어 있고, 위에 올린 허브가 거슬리지는 않는 정도의 향으로 악센트를 준다.
메인 디쉬인 비빔쌀국수! 쌀국수와 발라낸 닭, 간장, 설탕, 식초 등의 양념과 숙주, 고수, 땅콩과 튀긴 양파가 고명이다. 고수가 들어가는 줄 모르고 빼달라는 말을 못했는데,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 편이 아니라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짭쪼름한 편. 맥주와 국물을 함께 먹으면 간간하니 좋았다. 혼자 맥주 한잔에 뜨끈한 국물, 짭쪼름하면서 사각한 숙주의 식감, 땅콩의 고소함, 고수의 향긋함이 느껴지는 쌀국수까지. 여기가 천국이지. 정말정말 맛있었다. 스트레스를 진정시켜주는 맛. 하노이에서 먹은 모든 식사를 통틀어서 이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가족여행에서 혼자 나와서 속을 달래며 먹은 따뜻한 쌀국수. 나중에 하노이 다시 오면 꼭 다시 올 거다.
이렇게 먹고 쌀국수 45,000동과 비아 하노이 15,000동 해서 60,000동을 계산. 3,000원의 행복이었다. 하노이에는 의외로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많이 없는데, 이 곳은 늦게까지 영업하니까 밤 늦게 한번 쯤 들리기에 좋다. 다음에 하노이에 가도 또 가야지.
쌀국수집을 나오자 갑자기 또!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원래는 맥주거리에 가려고 했는데, 우산 없는 상태에서는 무리라서 그냥 비 맞으며 호텔로 돌아옴.
이렇게 하노이 가족여행 둘째날이 끝났다. 좋게 시작해서 빡쳤다가 맛있는 것 먹고 풀어진 하루.
'2018 하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노이 3일차 - 03. La spa 핫스톤 마사지 (0) | 2019.03.12 |
---|---|
하노이 3일차 - 02. 동쑤언시장에서 라탄백과 캐리어 쇼핑 (0) | 2019.03.04 |
하노이 3일차 - 01. 백종원 쌀국수 퍼자쭈엔, 그랩바이크로 프렌치 쿼터 드라이브 (0) | 2019.03.02 |
하노이 2일차 - 06. 미도스파 마사지, 쏘이옌에서 실패한 저녁식사 (3) | 2019.02.26 |
하노이 2일차 - 05. 닌빈 당일치기 : 항무아 전망대 (0) | 2019.02.22 |
하노이 2일차 - 04. 닌빈 당일치기 : 호아루, 딘킨 / 린킨사원 (0) | 2019.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