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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영화, 공연 후기

2021.12.21 국립중앙박물관 (4) 漆, 아시아를 칠하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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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국립중앙박물관 (4) , 아시아를 칠하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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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국립중앙박물관 (1) 사유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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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국립중앙박물관 (2) 국립중앙박물관 푸드코트, 고메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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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국립중앙박물관 (3) 조선의 승려 장인 특별전

 

2021.12.21 국립중앙박물관 (3) 조선의 승려 장인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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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승려 장인전을 먼저 보고 시간이 임박해져서 칠, 아시아를 칠하다 전에 왔다. 이날이 전시 첫날이라 후기를 하나도 못 보고 간 것이라 더 기대가 컸다. 조선의 승려장인전은 바깥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를 했는데, 이 칠, 아시아를 칠하다 전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하는지라 다시 가방 수색을 하고 박물관 내부로 들어왔다.

 

 

1층 복도를 쭉 따라가다가 왼쪽, 고려관과 조선관 사이에 특별전시실이 있다. 이렇게 들어가는 입구 부근에 대형 포스터를 걸어두어서 찾기는 쉽다.

 

 

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에 티켓 확인을 하는 부스가 있고, 오른쪽에는 작은 기념품샵이 있다. 티켓은 부스에 제출하면 뜯어서 반을 돌려주고, 다른 특별전과 마찬가지로 재입장은 안 된다. 

 

 

처음 입장하면 바로 미디어아트 작품이 나온다. 특이하게 긴 폭의 스크린이 여러개 늘어서있고, 거기에 영상이 비추는 방식이다. 영상은 옻나무와 옻나무 수액에 관한 내용이다. 도입부부터 임팩트가 강한 건 좋은데, 들어가자마자 왼쪽은 통로, 오른쪽이 작품이라 미디어아트를 감상하기에는 공간이 불편하더라.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 칠기를 만나다 / 2부 칠기를 꾸미다 / 3부 개성이 드러나다 / 4부 경계를 넘어서다 이 순서인데, 옻칠이 무엇인지, 어떻게 옻을 채취하고 칠기로 만드는지로 시작해서 칠기 기법과 국가별 대표적인 칠기 유물, 기법을 소개하고 근현대 칠기까지 칠기의 역사와 발전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옻나무의 수액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지에서 사용되던 천연 도료인데, 단순한 기물의 마감재 뿐만 아니라 장식 기법으로도 사용되었다. 옻나무가 자라는 지역이 다양한만큼 그 사용기법이 다양한데, 옻나무가 아시아에서만 자라기때문에 아시아 특유의 기술문화이기도 하다. 옻나무에서 수액을 체취하고 정제해서 도료로 만든 후, 이것을 다시 칠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수많은 시간이 필요해서 칠공예를 시간의 예술이라고도 한다고.

 

 

 

기본적인 칠기에 대한 설명과 초기 칠기 유물들이 나온다. 목칠기를 제작하는 과정과 그 단계별 제품을 전시해두었는데, ‘목기를 만들어서 칠을 한다‘ 정도만 알고 있다가 이렇게 단계별로 보니 정말 공이 많이 가는구나 싶었다. 원목을 재단해서 목기를 만들고, 잘 말린 후에 옻칠과 사포질을 여러번 반복해야 칠기가 완성된다.

 

꽃 동물무늬 붙인 옻칠 거울(청동 금은 평탈 보상화문 경)

 

통일신라시기의 청동거울인데, 뒷면을 금이나 은으로 만든 얇은 판을 오려 옻칠한 위에 붙이고, 그 위에 다시 옻칠을 한 후 문양 위의 칠을 벗겨내는 평탈 기법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문양이 많이 떨어졌지만 규칙적인 배치를 보면 원래는 6개의 보상화문과 사슴 문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출토지는 알 수 없지만 보상화문이 당나라와 통일신라시대에 유행했으니 통일신라시대 물건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초기 칠기 유물이 나온 이후에는 한국의 나전칠기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한국의 나전칠기는 고려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해서 지금까지 칠공예의 주류다. 나전칠기는 얇게 가공한 전복자개를 잘라 반복되는 패턴을 표현하고, 금속선이나 대모(열대 바닷거북의 껍질) 등 다양한 재료를 가공해서 장식하기도 한다. 현재 남아있는 고려시대 칠공예 유물은 대부분 불교경전을 담은 경전함이나 작은 합이 대분이고, 조선시대 나전칠기는 금속선이나 대모를 사용하지 않고 자개를 정교하게 가공해서 다채롭고 회화적인 무늬가 특징이다. 대부분이 상자류인데, 후기에 가서는 끊음질로 무늬를 새기거나 자개를 모자이크처럼 붙인 유물도 발견된다.

 

나전 칠 구름 봉황 꽃 새 무늬 빗접

 

이건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나전 칠기 빗접이다. 빗접은 머리를 빗거나 장식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를 보관하던 일종의 악세서리함. 앞면은 3등분해서 아래 두 단은 서랍으로, 맨 윗단은 뚜껑을 열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나전 기법을 사용해서 뚜껑의 윗면에는 불로초를 불고 있는 봉황 두 마리를, 앞면은 국화와 모란 무늬를 넣었고 옆면에는 매화와 대나무와 새, 소나무와 새를 넣었고 뒷면에는 새 한 쌍을 넣어 각각 다른 무늬로 장식했다. 무늬가 굉장히 큼직큼직하게 붙어있고 바탕의 칠기가 잘 보여서 무늬를 알아보기 쉽다. 

 

이 뒤로는 점점 더 어마어마한 작품들이 나온다.

 

나전 대모 칠 국화 넝쿨무늬 합

 

고려 12~14세기쯤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나전칠기 제작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합이다. 나무를 얇게 깎은 후 칼집을 내어 꺾고, 여기에 천을 덧대서 단단하게 만든 후 옻칠을 해서 만든다. 워낙 만들기 어렵기도 하고 파손이 쉬워서 이런 모양의 나전칠기 합은 전 세계에 남은 것이 단 3점이라고 한다. 이 위에 0.5mm 이내의 얇은 자개를 오려 국화와 넝쿨무늬를 만드는데 넝쿨줄기에는 금속선을 둘러서 뒤틀림을 방지하고 선명하게 무늬를 넣었다고 한다. 

 

나전 대모 칠 국화 넝쿨무늬 불자

 

고려 12세기에 만들어진 불자. 불자(拂子)는 먼지를 터는 총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승려가 수행하거나 강연할 때 사용하는 도구다. 더럽고 나쁜 것, 상념을 털어낸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 불자는 양끝은 나무에 바로 옻칠을 하고, 가운데는 나전기법으로 장식했다. 현재는 자개와 금속선이 조금 떨어져나가 군데군대 아래 직물이 비친다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화려해서 자개가 떨어졌다고는 생각도 안 된다. 붉은색 꽃잎과 주황색 꽃잎, 초승달 모양 자개가 빼곡하게 붙어있는데, 이 중 주황색 꽃잎은 노란색으로 칠한 대모(열대바다에 사는 거북의 껍질) 위에 주황색 꽃무늬를 사용한 대모복채법(玳瑁伏彩法)을 사용했다. 이게 고려 12세기 나전칠기를 대표하는 기법이라고 한다.

 

사진으로는 조명도 있고 거리도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데, 이 두가지 유물은 정말 실물을 보면 이게 사람이 만든게 맞나 싶다. 기계로 만들라고 해도 못 만들 것 같은데 이걸 대체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 외에 서류함이나 외다리 소반 같은 유물도 있는데, 정말 사치의 끝판왕이다. 보다보니 나도 자개장롱이 갖고싶다.

 

한국의 칠기를 소개한 후에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칠기가 나온다.

 

조칠 구름무늬 합 / 조칠 구름무늬 접시꽃 모양 접시

 

이건 중국의 칠기인데, 조칠기법을 사용한 것이다. 목기 위에 옻칠을 수십번 해서 두껍게 층을 쌓고, 그것을 칼로 조각하는 방법이다. 송나라를 시작으로 원/명대에 접시, 쟁반, 합 등 본격적으로 발전했고, 청나라 대에 들어서는 가구류까지 확장되면서 중국 칠기의 주류가 되었다. 

 

중국 칠기의 특징  하나인 구름무늬. 여의운문이라고 부르는 무늬인데 서로 대칭되는 모양이다.왼쪽은 구름무늬를 넣은 합이고, 오른쪽은 꽃잎모양 접시에구름무늬를 표현한 칠기다.  가지  검은색과 붉은색 칠을 번갈아가며 두껍게 바른  조각하는 척서기법으로 만든 것이다. 

 

모란 넝쿨 아오이 무늬 마키에 화장상자 / 모란 넝쿨 아오이 무늬 마키에 미작상 / 철선 넝쿨무늬 마키에 화장상 / 모란 넝쿨 아오이 무늬 마키에 솔

 

일본에서는 마키에 기법을 사용해서 만든 칠기가 발전했다. 칠기 표면에 옻칠로 무늬를 그리고 그 칠이 마르기 전에 금가루나 은가루를 뿌려 부착시키는 기법이 마키에 기법인데, 8세기 나라시대 후반기에 등장해서 9세기 헤이안 시대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한 기법이다. 마키에 기법은 불교용품뿐만 아니라 문구류, 화장품 상자 등 다양하게 사용되었고, 대체적으로 자연물 회화적으로 표현한 무늬가 많다. 

 

사진의 유물은 모란 넝쿨 아오이 무늬 칠기인데, 에도시대 유물이다. 정식 명칭은 다이묘 혼수품.에도시대 막부를 다스리는 쇼군이나  영주인 다이묘의딸이 혼인할  지참했던 혼수품이다. 주로 각종 생활도구와 이것을 수납하는 가구로 구성되었고, 같은 무늬로 장식해서 통일성을 갖추었다.  유물의 경우신부 가문의 문장(도쿠가와 가문의 접시꽃 문양과 당초무늬) 넣었다. 19세기 전반이라 나름 최신 유물인데다, 다이묘 출신 가문의 것이라 금칠이 엄청나게화려하고, 화장품 이외에 주전자나 화장대, 항아리까지 종류도 다양한 유물이 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처음 보는 동남아시아의 칠기가 나온다. 언제부터 동남아시아에서 칠기가 만들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13세기 이후 태국을 중심으로 제작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현대에는 미얀마, 태국, 베트남에서 칠기를 만든다고 한다. 그 중 미얀마는 가장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는데, 옻칠에 여러 물질을 섞어 만든 칠반죽을 붙이는 떠요thayo, 여기에 유리를 붙이는 흐망지쉐차hmanzishehca, 뾰족한 침으로 무늬를 새기고 색을 넣는 융yun, 금박을 붙이는 쉐저와schezawa 등이 있다. 태국과 베트남은 나전칠기 기법이 주로 사용되는데, 무늬나 기법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한다.

 

칠 경전상자

 

19세기 미얀마 유물인 칠 경전상자로, 사다잇sadaik이라고 한다.벌레나 땅의 습기를 막기 위해 뚜껑과 새 발 모양의 다리가 달려 있고, 옻칠에 쌀겨 등을 섞은 칠반죽으로 문양을 만드는 떠요 기법과 유리를 상감하는 흐망자쉐차 기법으로 만든 것이다. 상자 표면의 장식은 보시를 좋아했던 베산타라 왕자의 이야기인 비슈반타라 본생담을 새긴 것이라고 한다.

 

칠 금제 공양 그릇 / 칠 공양 그릇

 

왼쪽은 대나무로 모양을 만들고 옻칠을 한 다음 금칠을 한 공양구다. 주로 불교 사원에서 과일이나 음식을 공양할 때 사용하는데, 공양물을 담는 아랫부분과 불탑의 꼭대기모양을 본뜬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전함처럼 떠요 기법과 흐망자쉐차 키법으로 표면을 장식한 다음 금칠을 한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16세기 후반 이후 떠요와 흐망자쉐차 기업이 사용된 칠기가 사치금지법의 규제를 받는 품목이 되었는데, 그래서 이 기법을 사용한 칠기는 왕실이나 불교용품으로만 사용되었다고 한다.

 

오른쪽 칠 공양 그릇은 역시 대나무로 모양을 만들고, 겉에 붉은색 옻칠을 한 공양구다. 몸통에 떠요 기법을 사용해 무늬를 여러겹 붙여 장식했다. 몸통 아랫부분에 장식판이 붙어있고, 새 발 모양의 다리가 세 개 붙어있다.

 

미얀마 칠기 외에 태국이나 베트남 칠기도 여러가지 전시되어있었는데, 나전칠기 기법이고 주칠을 사용한 것 외에는 꽤 익숙한 모양새였다. 미얀마 칠기는 정말 신기했는데, 단순한 색감으로 내는 화려함이 대단했다.

 

나전 칠 마키에 꽃 새무늬 궤

 

칠기는 워낙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옻나무는 아시아에만 자생하기때문에 아시아에서만 제작, 사용되었다. 그러나 16세기 대향해시대가 열리면서 칠기가 유럽까지 전해지는데,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것을 네덜란드를 통해 일본에서 수출된 남만 칠기, 영국과 프랑스를 통해 중국에서 수출된 코로만델 칠기 라고 부른다. 이 칠기들은 유럽 내 동양풍 유행의 영향을 받아 가구나 실내장식용품으로 사용되었다. 

 

초반에는 이미 만들어진 칠기를 구매하여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래되었다면, 유럽에서 칠기가 유행한 이후에는 주문제작 방식으로 가구나 실내장식용품을 제작하여 수출했다. 사진의 나전 칠 마키에 꽃 새무늬 궤는 특이 17세기 초 남만 칠기의 대표적인 상품인데, 반원형 뚜껑이 달린 상자다. 검은 칠을 한 후 은가루를 바르는 기법과 나전기법으로 폭이 30cm부터 150cm까지 다양한 크기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 외에 성경 등 책을 놓는 독서대도 있었는데, 예수회의 표식과 예수를 뜻하는 글자, 십자가 등의 모양이 장식되어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미얀마는 칠기가 관광상품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는데, 가내수공업으로 꾸준히 이어지면서 식기나 의례용품, 실내장식으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미얀마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칠기가 국가를 대표하는 공예품으로 떠올랐다. yun 기법이라고 하는 새김 기법을 사용한 그릇과 항아리, 병품 같은 실내 장식을 위한 용품이 주된 상품이라고 한다.

 

그림이 있는 칠 병풍

 

20세기에 만들어진 칠 병풍인데, 나무로 형태를 만들고 검은색 옻칠을 한 후 융기법으로 장식한 5폭짜리 장식 병풍이다. 가운데에 막 부처를 낳은 마야부인과 마야부인의 동생 마하프리자파티가 서 있는데, 인도식 복장이 아닌 미얀마식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칠 장롱은 많이 봤어도 칠 병풍을 보는 것은 처음인데, 이건 이번 전시회에서 보고 충격을 받았다. 돈을 많이 벌어서 나도 이런 걸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 이렇게 화려하고 거대한 것은 아니어도 조금 낮은 높이의 3폭 가리개 정도는 노력하면 살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국의 칠기로 돌아와서, 조선 후기 사회 변화에 따른 나전 칠기의 변화를 나타내는 유물들이 나온다. 상업경제가 발전하고 신분질서가 동요하면서 나전칠기도 이 영향을 받는데, 나전칠기의 사용계층이 확대되어 더 다양한 용도의 생활용품이 제작되었고, 무늬도 십장생이나 수복무늬 등 자손의 번창이나 화목을 기원하는 무늬들이 늘어났다. 지금도 흔히 사용하는 칠기 가구들이 이런 무늬들이다.  

 

물론 옻칠과 자개가 비싸고 공정이 복잡하니 일반 서민계층까지 나전칠기를 사용하지는 못했지만,그래도 서류함이나 베겟머리, 문갑  대형 가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확실히 이전에는 소품위주였다면 무늬도 익숙하고, 크기도 큼직해졌다.

 


 

오늘날 한국에서 칠기는 전통 칠공예도 물론 계승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칠기공예품은 미술의 한 장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마지막에는 한국 작가 5인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나무와 금속, 종이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작품이 전시되어있는데,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들이었다.

 

무제, 허명욱, 2021, 강철판에 옻칠
창 19-01, 정영환, 2019, 한지에 옻칠, 금박, 나전
붉은 협저칠 오브제, 김설, 2004, 삼베에 옻칠, 나전, 목재

 

특히 허명욱 작가님의 무제가 굉장히 감명깊었다. 작품 바로 옆에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도 영상으로 전시되어있는데, 사진으로는 본체가 주는 감명이 전해지지도 않고, 사진을 찍으니 사람이 비추어서 사진을 올릴수가 없다. 

 

원래는 조금 더 일찍 가려고 했는데, 옻전이 12 21일에 시작한다고 해서 일정을 전시회에 맞췄다. 유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한점한점이 다 인상적이어서 오길 잘했다 싶은 전시였다. 다만 영상자료가 굉장히 많은 편인데, 스크린이 작고 대부분 1인이 서서 감상하도록 전시되어있어서 영상을 보기가 불편하다는 게 아쉬웠다. 

 

한국칠기 / 일본칠기 / 중국칠기 / 미얀마칠기 이런식으로 나눠 칠기 만드는 방법을 옻나무 채취부터 완성까지 약 5~20분동안 틀어주는데 화면이 아이패드만해서 두 명이 보려면 바짝 붙어야 하고, 4가지를 다 보려면 거의 한시간은 그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 이럴 거면 4가지 영상을 붙이고 큰 스크린을 달아서 쉬어가는 코너처럼 만들어주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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