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팜 연어회 / 광어회 / 매운탕거리(절단 머리&뼈) 후기
최근에 먹은 건 아니고, 겨울이 가기 전에 회를 먹어야 한다 해서 연어회와 광어회를 주문해서 먹었었다. 연어회는 항상 두팜에서만 시켜먹는데, 광어회도 있길래 광어회와 매운탕거리도 같이 주문해봤다. 광어 주문한 후기는 없길래 먹은지는 좀 됐지만 후기를 올려본다.
연어는 -> http://doofarm.co.kr/products/5621442966
광어는 -> http://doofarm.co.kr/products/2044626002
연어 몸뱃살 1kg 31,900원 / 광어 500g 32,900원 / 매운탕용 뼈&머리 1,000원 / 해동지 100장 3,500원 해서 총 69,300원이다. 광어 500g은 횟집 소짜보다는 좀 많은 정도 되고(3인분정도), 연어 1kg이면 회를 식사로 먹는다 쳤을 때 4인분 정도의 양이다. 매운탕까지 전부 하면 8~9인분 정도 되는 양. 지금은 러시아 사태때문에 연어값이 거의 1kg 기준 만원 넘게 올랐고, 광어는 값이 비슷하다. 뭐 이제 날이 따듯해지기도 하지만 한 1년은 연어를 못 먹을 듯.
두팜은 날짜를 지정해서 받을 수 있어서 항상 3~4일쯤 전에 주문을 넣고 도착날짜를 지정해서 요청한다. 괜히 늦게 오는 것보다 하루 먼저 받아서 숙성해서 먹는 것이 더 낫더라. 특히 연어는 곤부지메를 하는 걸 더 잘 드시길래 항상 다시마로 숙성해둔다.
아이스팩을 넉넉히 넣어서 도착했다. 연어 몸뱃살은 꼬리 부분이고, 광어는 대광어라서인지 4절뜨기한 것 1쪽과 꼬리쪽 약간인 것 같다. 횟감을 시키면 기본적으로 해동지와 회간장, 와사비가 든 봉투가 오는데 이번에는 연어 / 광어 두 가지를 시켜서 두 봉지가 왔다. 광어용인지 초고추장 하나, 매운탕 양념 한개도 같이 왔다.
거기에 광어를 구매하면 같이 주문할 수 있는 매운탕거리. 광어 머리와 뼈인데, 주문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엄청나게 크다. 대광어 한마리 분인듯. 서더리는 냉동이니 냉동고에 넣어두고, 광어와 연어는 숙성을 하기로 했다.
연어는 굵은 소금을 뿌려서 수분을 약간 제거한 후, 소주로 닦은 다시마를 앞뒤로 붙여서 비닐봉지에 넣고 밀봉한다. 두께가 있어서 조금 길게 숙성해도 되는데, 개인적으로 12시간 이상 숙성하면 너무 다시마 맛이 과한 것 같더라. 연어 두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6~10시간 정도가 맛있다.
자세한 방법은 여기 -> 두팜 연어 몸뱃살 1kg 후기 (연어 곤부지메, 연어회 소스, 초대리 만드는 법)
광어는 필렛 1/4쪽에 꼬리쪽 조금 더 하니 500g이다. 엄청나게 두꺼운 엔가와가 붙어있고 필렛 두께도 상당한 편. 다시마숙성을 하지 않고, 그냥 해동지로 물기를 닦아낸 후 다시 해동지로 꽁꽁 싸서 비닐봉지에 넣고 밀봉했다. 개인적으로 광어는 다시마숙성을 하면 너무 다시마 맛이라 그냥 숙성해서 찰진 맛으로 먹는 것이 낫더라.
다음 날 낮에 냉장실에 해동한 서더리로 탕을 끓이려고 했는데, 냉장실에 넣었어도 하도 꽝꽝 얼어서인지 덩어리가 그대로였다. 억지로 펼처보니 대광어 한마리의 머리와 뼈가 다 들어있더라. 물에 한 번 씻어서 미끌거리는 점액을 제거해주고 접힌 그대로 잘라내서 무와 쑥갓, 매운탕 양념을 넣고 매운탕을 끓였다. 평소 횟집에서 회 뜨고 나오는 서더리의 2배는 되는 양이라서인지 정말 진국인 매운탕이 나온다. 다음에는 서더리 두개 사고싶네.
연어는 다시마를 벗겨서 물을 묻힌 해동지로 겉을 가볍게 닦아내고 썰었다. 뭐 유투브 봐서 이렇게 저렇게 썰어봤는데 결론은 칼을 잘 갈아서 나무도마에 놓고 결 반대방향으로, 마음에 드는 두께로 자르면 된다. 1kg 썰다보면 결국 마지막에는 되는대로 썰게되더라.
회만 먹으면 좀 심심하니까 초대리를 만들어서 초밥을 했다. 계량스푼으로 식초 3큰술 설탕 1큰술 소금 0.5작은술 넣어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리면 끝. 고슬고슬하게 지은 흰밥에 넣어 섞고 초밥틀을 이용해서 미리 샤리만 다 만들어두었다가 회를 올려 먹었다. 매번 손으로 샤리를 만들다가 너무 귀찮아서 사나다 초밥틀 5구를 사서 사용했는데, 후딱 만들 수 있어서 좋다. 밥을 가득 채워서 만드니 모양은 예쁘게 나오는데 한입에 넣기에는 밥이 많아서 그 다음부터는 틀의 60%만 채워서 흔들어 만들었더니 적당했다.
엔가와는 따로 떼어서 작은 접시에 담아두고, 광어는 최대한 얇게 사선으로 떠봤는데 음… 이게 최선이었다.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토종닭 백숙이 들어가고도 남는 큰 접시에 담은 거라 횟집에서 나오는 광어 중짜와 양이 비슷한 것 같다. 도톰하게 떠져서 실제로는 조금 더 많을 수도 있겠다.
광어는 2~3kg 대광어를 잡아서 작업해 보낸다고 하더니 확실히 필렛 살이 두툼했다. 엔가와도 아주 두껍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었는데, 해동지로 감아서 숙성했더니 찰진 맛이 더 잘 살아나서 살의 단 맛과 잘 어울렸다. 이정도면 앞으로 횟집 못가겠네. 물론 내가 고생을 좀 해야하긴 하지만, 그 노력을 감수할만한 맛이다.
삼광 생와사비와 가늘게 채썬 양파, 씻은 묵은지를 곁들여 먹는다. 맛이야 뭐 연어 맛이고 광어 맛인데, 밖에서 파는 것보다는 훨씬 맛있다. 연어는 다시마에 숙성해서 더 쫄깃하면서 다시마 감칠맛이 배어있고, 무엇보다 여분의 기름기가 많이 줄어서 많이 먹을 수 있다. 밖에서 먹으면 한두점 먹으면 물리는데, 이렇게 숙성해먹으면 와사비와 양파만 있으면 끝없이 들어간다. 생와사비 얹어서 간장을 찍어먹어도 맛있고, 채썬 양파를 얹어먹어도 맛있다.
샤리 만들어 둔 것에 큼직하게 썰어놓은 연어와 광어를 올리면 꽤 그럴듯한 초밥이 된다. 뭐 비싼 스시 정도는 아니지만 횟집에서 나오는 것보다는 훨씬 맛있다. 샤리 간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밥 크키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밥 한솥을 했는데 6명이서 거의 다 먹었을 정도다.
연어를 가끔 사서 해먹다보니 아부리도 하고 싶어서 토치를 샀다(…) 음식 외에 다른 곳에 쓸 것 같지는 않지만 내가 연어 아부리를 좋아하니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내열 도자기에 초밥을 만들어놓고 토치로 슬쩍 구우면 끝. 간장을 찍어먹어도 되고 소금을 살짝 부려 먹어도 어울린다. 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회를 먹다가 조금 물리면 초밥을 한접시 만들어 먹고, 아부리 초밥도 한접시 만들어먹고, 매운탕 먹고 나니 다들 배가 빵빵하다. 조금 남은 연어회는 다음날 덮밥으로 만들어먹으면 딱 좋다.
두팜 연어야 시킬때마다 퀄리티가 좋았으니 언제나 믿고 시키고, 광어는 처음 시키는 것이라 좀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천원 추가해서 구매한 서더리도 좋았고. 이제 날이 더워져서 회는 좀 자제해야겠지만, 연어값 떨어지기 전까지는 두팜에서 광어만 사먹어야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대 맛집, 감성당에서 송로버섯 크림 파스타와 닭다리 토마토 리조또, 통통 연어 피자 (6) | 2022.03.30 |
---|---|
건대 중경소면관, 꽈배기와 페스츄리 쿠키, 옥수수전병과 차예딴 (3) | 2022.03.29 |
건대 부탄츄, 토코돈코츠 라멘에 차슈추가 (2) | 2022.03.28 |
홍대 무한리필 숯불닭갈비, 사계진미 숯불닭갈비 홍대점 (2) | 2022.03.25 |
연남동 얀쿠브레, 메르베이유와 타르트 시트론 베르 (2) | 2022.03.24 |
연남동 수제버거 맛집, 1989 버거스탠드에서 1989 버거 스탠드와 클래식 비프칠리 스탠드 (3) | 2022.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