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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연남동 얀쿠브레, 메르베이유와 타르트 시트론 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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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얀쿠브레, 메르베이유와 타르트 시트론 베르

 

 

점심을 먹고 나서 어딜 갈까 하다가, 연남동에 얀쿠브레가 있길래 케이크를 먹으러 다녀왔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연남동 메인스트리트에 있는데다가 민트색 건물이라 눈에 확 뗘서 찾아가기는 쉬운 편. 이전 카페 콤마가 있던 자리다.

 

 

안으로 들어가면 쇼케이스가 쭉 있고, 안쪽으로 좌석이 있다. 자리가 워낙 치열하다고 해서 우선 자리를 잡고 주문하기로 하고 2층에 올라갔다 왔다.

 

매장 1층은 원목톤으로 따뜻한 느낌의 인테리어인데, 2층은 화이트/블랙의 모던한 인테리어라 같은 매장 같지가 않다. 1층은 새로 인테리어를 하고 2층은 예전 카페 콤마 그대로 사용하는듯. 2층으로 올라가는 매장 내 계단이 워낙 가파르기도 하고, 1층 분위기가 더 좋아서 1층에 자리를 잡았다.

 

 

 

 

 

 

 

 

 

슈와 에클레어, 타르트와 케이크가 진열되어있다. 가격은 파리 가격과 같다고 하더니 유로와 원화로 적어두었는데, 7천~1만원대로 가격은 좀 있는 편이다. 카라멜 피칸이 올라간 타르트 이자티스도 맛있을 것 같고, 파리 브레스트도 괜찮아보였다. 하루에 50개 한정판매하는 밀푀유도 있었는데, 가격이 안 적혀있어서 물어봤더니 13,000원이라고 하더라. 주문 즉시 만드는 것이라고는 해도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서 그냥 케이크 두 개를 주문해 먹기로 했다.

 

 

 

주문하는 줄도 꽤 긴데, 계산대 앞에 파스트라미와 크루아상, 빵류와 음료 메뉴판이 놓여있다. 줄이 길다보니 빵과 음료 메뉴가 잘 안 보이는 것이 불편하더라. 음료메뉴 정도는 상부장에 붙여도 될 것 같은데.

 

 

원두가 미디엄 로스팅의 프라임과 풀시티 로스팅의 밤기차 두 종류가 있길래 아메리카노(4,500원)는 프라임으로, 카페라떼(5,500원)는 밤기차로 주문했다. 디저트를 먹을 것이니 둘 다 따뜻한 것으로 주문하고, 케이크 두 개 추가. 그래도 얀쿠브레에 처음 왔으니 대표메뉴 중 하나인 메르베이유(9,000원)를 시키고, 타르트 중 가장 독특해보이는 타르트 시트론 베르(7,600원)를 주문했다. 커피 가격은 무난한편인데 케이크를 두 개 주문했더니 26,600원으로 거의 밥값이 나왔다. 내 생일이라고 친구가 케이크를 두 개나 사줬는데 금액이 상당해서 좀 미안하더라.

 

 

 

1층은 테이블이 10개 정도로 많지 않은 편이고, 한쪽 구석에 이렇게 물과 시럽이 준비되어있다. 점심시간때라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음료가 나오는 데 한참 걸리더라.

 

 

커피 두 잔과 케이크. 커피는 따뜻한 것으로 시켰더니 둘 다 머그잔에 나왔다. 옆 테이블을 보니 티를 주문하면 티팟에 나오더라. 케이크 두 개가 크지도 않은 둥그런 원형 도자기 접시에 같이 나오는데, 플레이팅이 심하게 성의가 없다. 가격을 생각하면 최소한 작은 접시에 하나씩 담아줘야하지않나? 차라리 쇼케이스에 있는대로 종이에 받쳐서 주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 

 

커피는 아메리카노도 라떼도 무난한 맛이다. 미디엄 로스트의 프라임 원두로 주문한 아메리카노는 따뜻할 때 마시니 산미가 적고 고소한 맛이 나면서 상쾌한 마무리감이 깔끔했는데, 식고 나니 감초 풍미가 올라오면서 신맛이 강해져서 한약 같은 맛이 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했다면 남겼을 것 같다. 라떼는 뜨거운 우유인데도 묵직한 넘김과 은은한 탄 향이 좋다. 우유에 눌리지 않는 것은 좋은데 따뜻한 라떼보다는 아이스 라떼가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래도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엽서(?) 트레이 위에 큼지막한 그림엽서를 한 장 깔고 디저트 트레이를 올려주는데, 그림이 귀여워서 한장 더 받아와서 친구와 나눠 가졌다.

 

 

 

고대한 케이크를 먹을 시간. 메르베이유는 초콜릿 베이스이니 타르트 시트론 베르부터 먹었다. 라임무스와 깻잎으로 상큼함이 돋보이는 타르트라는 설명이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타르트 시트 위에 라임 무스를 올린 것처럼 보인다. 

 

 

반을 갈랐더니 단면은 이렇다. 타르트 시트 위에 구운 머랭, 라임 무스와 글라사주. 라임무스 가운데에 초록색 무스가 있는데, 이 부분이 정말 시다. 라임무스도 많이 새콤달콤해서 눈이 찡그려질 정도인데, 가운데 초록부분은 아주아주 새콤하다. 타르트 시트와 같이 먹으면 고소한 맛과 머랭의 단맛이 신맛을 중화시켜서 적당히 달고 아주 신 정도로 중화되긴 한다. 무스와 가운데 페이스트에서 라임 맛은 확실히 나는데, 어디가 깻잎인지는 모르겠다. 

 

프랑스 얀쿠브레 메뉴를 보면 이름이 타르트 시트론-베르 시소인데, 시소 대신 깻잎을 넣었다고 하면 라임무스와 페이스트에 점점히 박힌 것이 라임제스트와 깻잎인 것 같다. 그런 것 치고 깻잎 풍미는 1도 없어서 이걸 왜 넣었나 싶다. 

 

나는 신 것을 좋아해서 맛있게 먹었는데, 신것을 좋아하지 않거나 잘 못먹는다면 좀 괴로운 타르트일 것 같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보다 간을 세게 한다는데, 그래서 타르트의 신맛과 단맛도 더 강한 것 같기도 하다. 라임 풍미가 좋기는 한데 전체적으로는 기대한 것에 못 미친 타르트였다.

 

 

그리고 시그니쳐인 메르베이유. 초콜릿무스와 헤이즐넛 프랄리네가 어우러진 달콤하고 고소한 케이크라는 설명이다. 겉이 무스인 줄 알았는데, 무스를 초콜릿으로 코팅하고 코코아를 뿌린 것이었다. 틀 만드느라 고생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초콜릿 무스 안에 구운 머랭 / 헤이즐넛 프랄린 / 구운 머랭을 쌓고 겉을 초콜릿으로 코팅한 케이크. 무스 위에 얇게 초콜릿을 올린 것이다보니 반으로 자르기가 굉장히 힘들다. 머랭이야 뭐 단 맛인데, 헤이즐넛 프랄린의 고소하고 짭짤한 기름진 맛이 일품이다. 프랄린만 단독으로 먹으면 좀 부담스러운데, 부드러운 초콜릿 무스와 머랭을 같이 먹으면 딱 좋게 단짠단짠하다.

 

다만 초콜릿에 헤이즐넛 조합이다보니 페레로로쉐 생각이 안 날수가 없는 게… 아주 고급스러운 페레로 로쉐 케이크 느낌이다. 그래도 괜히 메르베이유가 시그니쳐 케이크인게 아니고,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얀쿠브레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 한다. 4-5인용 케이크가 38,900원이던데, 오히려 큰 사이즈가 더 괜찮은 것 같다. 기념일 케이크로도 좋을 듯. 다만 달고 짜서 꼭 커피가 있어야 한다.

 


 

타르트 시트론 베르에 조금 실망했다가 메르베이유에 다시 만족해서 옆자리 메뉴를 부러워하게 되는 파란만장한 일정이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밀푀유와 파리브레스트, 아즈텍을 먹는 것을 봣는데, 밀푀유는 생각보다 더 조그맣고 아즈텍이 인기가 많더라. 파리브레스트는 그다지 부럽지 않던데 맛이 궁금하긴 하다. 

 

테이블 간격이 좁고 매장 음악 볼륨이 꽤 큰 편이라 이야기하거나 앉아있기에 좋은 편은 아니고, 케이크를 테이크아웃해서 먹는 게 더 나을 것 같긴하다. 다시 방문할지는 글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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