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 초코케이크, 데빌스푸드 케이크 만들기
갑자기 초코케이크가 엄청나게 먹고싶어졌다. 마침 동생 생일이라는 핑계도 있어서 번트팬에 데블스푸드 케이크를 구웠다. 일명 마틸다 초코케이크라고 하는 그것. 코코아를 듬뿍 넣고 파운드케이크보다 액체양을 늘려서 촉촉하게 구웠다.
Devil's Food Bundt Cake 데블스푸드 케이크
(노르딕웨어 6컵 / 스몰사이즈)
무가당 코코아 50g
뜨거운 커피 160ml
요거트 80ml
깔루아 1/2큰술 7.5ml
버터 100g
오일 20ml
설탕 80-100g
계란 2개
밀가루 120g
베이킹소다 3g
소금 2g
가나슈 글레이즈
초콜릿 100g
우유 30ml
버터 20g
물엿 1작은술
깔루아 1작은술
이 레시피는 조이오브베이킹닷컴의 데블스 푸드케이크 레시피를 베이스로 두고 약간 가감해서 만들었다. 오리지널 레시피는 우선 양이 굉장히 많고, 달기도 달고, 버터크림을 발라서 한국인 입맛에는 조금 물리는 맛이다. 특히 설탕은 아무리 조직감에 영향이 간다고는 하지만 양이 굉장히 많은 편이고, 나중에 가나슈 글레이즈를 얹을 것이라 덜 달게 만들었다. 코코아의 쌉싸름한 맛과 은은하게 느껴지는 커피 향이 어른들 입맛에도 잘 맞고, 물리지 않는 진한 초코케이크다.
오리지널 레시피는 여기 -> https://www.joyofbaking.com/cakes/DevilsFoodCake.html
가장 먼저 데빌스푸드 케이크의 처음과 끝인 코코아 믹스를 만든다. 더치프로세스 코코아나 다크 코코아를 사용하는데, 나는 선인에서 나온 코코아를 사용했다. 발로나를 사용하면 더 좋기는 한데, 다른 초콜릿 케이크에 비해 코코아 양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선인 코코아로도 충분히 맛있게 나온다. 코코아 50g에 뜨거운 커피 160ml를 넣고 덩어리가 없게 잘 풀어 둔다. 나는 네스프레소로 에스프레소 2개(80ml)를 내리고 뜨거운 물 80ml를 더 넣었다. 만약 카누 같은 인스턴트 커피를 사용한다면 10g을 넣으면 될 것 같고, 커피를 못 먹는다면 그냥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된다.
뜨거운 물에 코코아가 우러나게 두었다가, 손으로 잡았을 때 미지근한 온도가 되었다면 요거트 80g, 깔루아 1/2큰술을 넣고 섞는다. 나는 플레인 요거트를 커피필터에 받쳐두었다가 사용했는데, 그릭요거트나 사워크림이라면 그냥 바로 사용하면 된다. 깔루아가 없다면 동량의 바닐라 에센스를 사용하면 되고, 럼을 사용해도 된다. 너무 뜨거울 때 요거트를 넣으면 온도가 낮아져서 코코아가 덜 우러나니 코코아가 충분히 물에 불어난 다음에 요거트와 깔루아를 넣는다.
코코아가 우러나는 동안 베이스를 만든다.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 100g을 가볍게 휘핑한 후 오일 20ml와 설탕 80-100g을 넣고 부피가 1.5배가 되고 색이 하얗게 변할때까지 휘핑한다. 설탕을 80g으로 하면 시트는 안 달아서 최종적으로 초콜릿의 은은한 단 맛만 나는 어른스러운 케이크가 되는데, 문제는 물리지 않아서 많이 먹게 된다. 나는 초콜릿 케이크는 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설탕을 100g을 넣으면 시트도 살짝 단맛이 나는 찐하고 단 케이크가 된다.
부피가 1.5배로 늘어나고 설탕의 사각거림이 줄어들었다면 계란을 5번 이상 나누어 섞는다. 가장처음은 전체 계란의 1/3을 넣고 5분가량 휘핑하고, 오븐 예열을 킨 다음 나머지 계란을 4~5번에 나눠넣으면서 각각 3분 이상 충분히 휘핑하면 된다.
계란이 다 휘핑되었다면 밀가루+베이킹소다와 코코아 믹스를 번갈아가면서 넣어 섞는다. 계란에 전체 밀가루의 1/3을 넣고 가볍게 섞은 후, 미지근하게 식은 코코아 믹스의 1/2을 넣고 핸드믹서로 가볍게 섞는다. 코코아 믹스가 전체적으로 골고루 섞였다면 다시 밀가루 1/3을 넣고, 가볍게 섞은 후 남은 코코아 믹스 1/2을 넣고 섞은 후 마지막에 남은 밀가루 1/3을 넣어 섞으면 된다. 코코아 믹스의 양이 많은 편이라 두 번에 나누어 넣고, 마지막에 밀가루를 넣고 섞어서 분리될 확률을 줄이는 것이다.
번트틀은 버터나 오일에 코코아 가루 1작은술을 넣고 섞어서 칠해둔다. 일반 케이크처럼 버터와 밀가루로 전처리를 하면 마지막 완성품이 햐얗게 나올 수도 있다. 코코아가 밀가루보다 입자가 고운 편이라 아예 유지에 미리 섞어서 팬에 바르는 게 고르게 발라진다. 반죽은 팬에 80%를 넘지 않아야 나중에 부풀었을 때 넘치지 않는다.
170도에 예열한 오븐에 35분 굽는다. 나는 적어둔 레시피보다 양을 많게 했더니 반죽이 많이 남아서 다른 유리 볼에 나머지 반죽을 구웠다. 20분째에 한 번 방향을 돌려주면 된다.
수분 재료가 많고 색이 진한 편이라 꼬치테스트를 해도 완전히 깔끔하지는 않다. 겉면을 눌러봤을 때 저항감이 있고 꼬치에 안 익은 반죽이 묻어나오지 않는다면 다 익은 것이다. 나오자마자 한번 내리쳐서 쇼트를 주고 팬에서 15분쯤 식힌 후 뒤집는다.
이렇게 겉에 먹음직스러운 갈색이 나온 이유는 팬에 버터와 코코아를 섞어 칠했기 때문이고, 실제 색은 아주 어두운 갈색, 검은색에 가깝다. 오른쪽 부분은 코코아가 덜 칠해져서 조금 얼룩졌는데, 저 색이 진짜 색에 가깝다.
가나슈 글레이즈를 하려면 완전히 식어야하고, 따뜻할 때 슈가파우더만 약간 뿌리고 먹어도 맛있다. 뜨거운 상태로 래핑해서 냉동보관하면 보름까지는 거뜬하다.
가나슈 글레이즈는 원래 커버춰 초콜릿과 생크림을 5:5로 믹싱해서 사용하는데, 100ml 때문에 생크림을 사기는 좀 그래서 우유와 버터를 섞어서 사용한다. 이 경우 초콜릿 5 : 우유 3 : 버터 2로 맞춰 사용하면 된다. 전지방 우유는 유지방이 3%가 조금 넘고, 버터는 80%대이니 둘을 3:2로 섞으면 38%인 생크림과 비슷한 유지방량이 나온다.
내 경우 아이캄 다크 커버춰(61%) 100g : 우유 30ml : 버터 20g을 사용했고, 물엿과 깔루아를 1작은술 추가했다. 물엿은 가나슈에 광택을 주고, 깔루아는 향을 내기 위한 것이라 바닐라로 대체해도 된다. 아예 푸어링 림이 있는 비커나 계량컵을 사용하면 편하다.
이 채로 전자레인지에 20초씩 끊어서 3번(총 1분) 돌린다. 20초마다 한번씩 꺼내서 흔들어 주고, 우유가 따뜻해졌다면 꺼내서 잘 저어주면 된다. 잘 섞으면 부드럽고 광택이 나는 가나슈 글레이즈가 된다. 금방 굳지는 않지만 조금만 더 식어도 모양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재빨리 섞어준 후 케이크에 붓는다.
식힘망에 케이크를 올리고, 가장 높은 부분에 가나슈를 부어서 자연스럽게 케이크를 덮게 만든다. 설탕을 80g만 넣어 시트를 만들었고, 가나슈도 55% 이상 다크초콜릿을 사용했다면 가나슈가 케이크를 꼼꼼히 덮게 만드는 것이 맛이 좋다. 나는 남은 반죽을 따로 구운 것에도 초콜릿을 부었더니 번트 케이크에는 초콜릿이 약간 부족한 듯 완성되었다. 비커에 남은 것을 박박 긁어서 부으면 가나슈 모양이 예쁘지 않으니 가나슈가 식기 전에 골고루 부어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둔 후 윗면은 손대지 않는 것이 모양이 예쁘다. 비커에 남은 가나슈는 데운 우유를 넣고 핫초콜릿을 해 먹으면 된다.
1시간 이상 가나슈를 굳히면 데빌스푸드 번트케이크 완성. 겉면이 약간 울퉁불퉁해서 홈메이드 느낌이 강하다.
가운데에 빨간 초를 꽂았더니 조금 오컬트 분위기가 난다.
컷팅하면 속은 이런 느낌이다. 케이크가 굉장히 촉촉한 편이라 칼에 많이 묻어나는 것이 단점이다. 가나슈도 부드러운 편이라서 먹을 때 비주얼은 약간 포기해야 하지만, 시트가 촉촉하면서 묵직한 느낌이 일품이다.
전체 반죽에 들어가는 커피 양이 적지 않은데도 코코아가 많이 들어가서 너무 질척거리지 않고, 커피 향도 강하지 않다. 은은한 커피 향보다 진한 코코아 향이 훨씬 더 강해서 초콜릿이 들어가지 않은 시트 부분도 초콜릿 느낌이 강하다. 찬 우유와 함께 먹는 것이 가장 맛있었는데, 아메리카노와 같이 먹어도 맛있었다.
가나슈를 듬뿍 부었는데도 시트가 달지 않은 편이라 발란스가 좋다. 아이캄 커버춰는 처음 사 봤는데 61% 다크 초콜릿인데도 산미가 강하지 않고 쌉쌀한 맛이 강해서 어디든지 잘 어울릴 맛이더라. 남은 초콜릿으로는 브라우니를 해도 맛있을 것 같다.
데빌스푸드 케이크는 사실 무가당 코코아가 들어가서 무지막지한 외형에 비해 달달한 초콜릿 케이크는 아니다. 여기에 조금 더 안 달게 만들었더니 엄마가 굉장히 잘 드시더라. 물론 그렇게 큰 케이크는 아니지만 3명이서 케이크 반이 순식간에 순식간에 사라졌다. 조금 더 달게 만들면 조금 덜 먹지 않을까 싶기도 하는데, 이 정도 단 정도가 딱 좋다는 의견이 많아서 앞으로도 이 레시피를 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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