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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집에서 타코야끼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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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타코야끼 만들기

 

 

 

오랜만에 타코야끼를 만들어보려고 타코야끼 기계를 꺼냈다. 요즘은 가스레인지에 올릴 수 있는 타코야끼 팬이 꽤 저렴해졌던데, 내 것은 일본에 유학간 친구가 한국에 들어올 때 선물로 준 전기식 타코야끼 팬이다. 그런데 일본식 전열기는 도란스가 필요해서 잘 안 꺼내게 되더라. 동생이 타코야끼를 먹고싶다고 재료를 사 두었길래 오랜만에 만들어봤다.

 

한 판에 중간 크기 타코야끼 18개가 만들어지는데 그렇게 크지는 않고 길거리에서 파는 타코야끼 크기는 된다. 타코야끼 파우더는 있으면 편리한데 부침개처럼 밀가루에 가미해서 만들어도 되고, 재료도 집에 있는 구성껏 만들면 된다.

 

 

타코야끼 반죽물 

18개X3판 분량

 

밀가루 300g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쯔유 1큰술

계란 2개

물 1000ml

 

 

 

 

한번 해먹는데 타코야끼 믹스를 살 것까지는 없어서 일본 웹사이트에서 타코야끼 반죽물을 만드는 법을 보고 만들었다. 우선 계란 2개를 잘 풀어 준 다음 물을 200ml만 먼저 넣어 계란물을 만들고, 여기에 밀가루 300g과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쯔유 1큰술을 넣고 거품기로 잘 개 준다. 쯔유가 없으면 국수장국이나 연두같은 맛내기 소스를 이용하면 되고, 그것도 없다면 양조간장 1큰술에 액젓 1작은술을 넣으면 얼추 비슷하다. 

 

밀가루가 덩어리 없이 잘 풀렸다면 남은 물을 넣고 섞어서 주르륵 흐르는, 거의 물 같은 농도가 되면 된다. 큰 볼에 반죽을 먼저 만든 후 주둥이가 있는 계량컵에 넣어 사용하면 만들기 편하다.

 

 

보통 타코야끼에 들어가는 재료는 가장 먼저 자숙 문어가 있겠고, 일본식으로 치면 쪽파와 텐카스, 베니쇼가, 가쓰오부시가 들어간다. 그런데 텐카스나 베니쇼가를 사봤자 다른 데 쓸 데가 없고, 자숙문어 정도만 있으면 나머지는 취향에 맞게 넣으면 된다. 문어가 싫다면 소세지나 새우를 사용해도 맛있고, 텐까스는 새우깡이나 양파깡 같은 과자를 사서 부수어 넣으면 된다. 소스도 굳이 타코야끼 전용 소스를 사지 않고 돈까스 소스를 뿌려도 된다.

 

이번에는 자숙 문어와 새우를 넣고, 모짜렐라 치즈가 있어서 그것도 넣기로 했다. 야채는 대파와 당근만, 텐까스 대신 부순 새우깡을 넣었다. 거기에 톡톡 튀는 스위트콘을 넣으면 일품. 먼저 재료 손질을 다 해서 준비해두고 시작하면 된다.

 

 

우선은 판을 예열한다. 가스불에 직접 올려 굽는 판이라면 더 금방 달궈지겠지만, 이 타코야끼판은 전기로 데우는 것이라 조금 오래 걸린다. 불 세기 조절이 안 되고 아래에 달린 버튼으로 온 / 오프만 조절할 수 있는 게 조금 불편하다. 손을 가까이 댔을 대 뜨끈해지면 붓이나 키친타올에 기름을 묻혀서 기름칠을 해 주는데, 동그랗게 패인 부분과 바깥 평평한 부분까지 다 골고루 칠한다.

 

 

기름을 잘 묻혔다면 동그란 부분에 70%정도 되게 반죽을 붓고 재료를 골고루 넣는다. 반죽을 너무 많이 부은 상태에서 속재료를 넣으면 재료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나중에 굴릴 때 속재료가 다 튀어나온다.

 

 

 

재료를 다 넣었으면 원의 바깥까지 꽉 차도록 반죽물을 붓고 익힌다. 반죽이 익어서 윗부분이 반투명하게 익으면 산적용 꼬치로 구획을 나누어 준 후, 익은 반죽을 돌려가며 빈 자리에 밀어넣어 동그란 모양을 만든다. 바깥에 나온 반죽을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굴리다보면 우리가 아는 동그란 타코야끼가 된다.

 

 

이때 겉면에 기름을 조금 발라주고, 겉이 노릇노릇한 색이 날 때까지 구우면 끝. 접시에 담은 다음 돈까스 소스와 마요네즈, 가쓰오부시를 뿌리면 된다. 마요네즈는 작은 통에 담거나 지퍼팩에 담아 뿌리면 예쁘게 뿌릴 수 있지만, 쓰레기가 나오니 그냥 옆에 조금 덜어 두고 찍어먹으면 된다. 보통 마트에 파는 가쓰오부시는 국물용이니 손으로 부수어 사용하거나 작게 부수어진 가츠오부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판이어봤자 18개인데, 서너개씩 먹으면 금방 한접시가 사라진다. 처음 예열이 오래걸리지 그 다음부터는 점점 속도가 붙어서 금방 만들 수 있다. 전기로 굽는 타코야끼 기계는 열이 센 곳과 안 센 곳이 있어서 이렇게 동그란 모양이 된 후에는 자리를 바꾸어가며 굴려주면 노릇하게 잘 익는다.

 

 

 

마지막에는 속재료가 많이 남아서 듬뿍 넣었더니 아주 빵빵한 타코야끼가 됐다. 그래도 굴리다 보면 어찌저찌 다 원형은 만들어진다. 조금 과하게 노릇해졌긴 하지만 오히려 감칠맛이 더 나고 맛있더라.

 

밖에서 타코야끼를 사 먹으면 지금 5알에 3천원? 3천5백원인가? 집에서 한번 해 먹으면 아주 원 없이 타코야끼를 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이번에 원없이 해먹었더니 앞으로 1년은 타코야끼 안 먹어도 되겠다. 온 가족이 다 있을 때라던지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해 먹으면 아주 단란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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