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보슬 촉촉한 코코넛 파운드 케이크 만들기
톰크루즈의 그 코코넛 케이크르르 모티브로 삼아 만든 보슬보슬하면서 촉촉함이 살아있는 코코넛 파운드케이크. 아마 그건 화이트 초콜렛을 사용해서 더 달고 더 살찌는 맛일거다. 나는 집에 코코넛 가루도 코코넛 롱도 코코넛 밀크도 있어서 초콜릿은 생략하고 연유를 더해 찐하면서 과하게 달지 않은, 코코넛 파운드 케이크를 만들었다. 엄마가 모임에 가져가실 거라고 해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는데, 어른들이 아주 맛있게 드셨다고 한다. 한 조각 남겨오셔서 나도 맛을 봤는데, 내가 만들었지만 맛있더라. 내가 코코넛 알레르기가 없었어야하는데...
코코넛 번트케이크
노르딕웨어 스몰 / 6컵 번트팬
버터 160g
설탕 100g
연유 10g
럼 1큰술
계란 3개
중력분 150g
코코넛 분말 40g
소금 1/4작은술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코코넛밀크 90ml
우유 15ml
슈가파우더 30g
코코넛 롱 20g
이번에는 틀에 꽉 차는 번트케이크를 만들 거라 버터를 160g으로 잡았다. 실온의 버터를 가볍게 휘핑해서 덩어리가 없게 풀어준 후, 설탕과 연유를 넣고 휘핑한다. 코코넛과 연유가 잘 어울려서 연유를 넣은 것인데, 연유가 없다면 꿀이나 물엿을 넣어도 되고, 그냥 설탕을 110g 넣어도 된다. 참고로 이 레시피는 많이 달지 않은 레시피라 설탕을 120~140g까지 늘려넣어도 된다.
설탕을 넣고 휘핑해서 설탕 알갱이가 골고루 퍼지고, 버터 색이 하얗게 변하면서 부피가 1.5배 정도로 부풀 때까지 휘핑한다. 수분재료가 없어서 설탕이 안 녹는 게 정상이다.
버터가 어느 정도 부풀었으면 계란에 럼을 넣어 풀어놓은 것을 5~6번에 나누어 넣고 휘핑한다. 이때 계란은 찬기가 없어야 하고, 처음에는 많이, 점점 갈수록 양을 줄여가며 넣어야 실패하지 않는다. 계란을 한 번 넣을때마다 2분 정도는 휘핑해주어야 분리가 나지 않는다. 계란을 4~5번쯤 넣을 때 분리가 일어나는 것 같다면 계량해 둔 밀가루를 한큰술 넣고 휘핑하면 분리를 조금 막을 수 있다.
날이 덥기도 하고, 계란 양이 많은 편이라 휘핑한 버터가 단단하지는 않다. 이제 당분간은 에어컨을 키고 작업하거나 크림법 작업을 피하거나 해야겠다.
가루 재료(중력분, 코코넛 가루, 베이킹파우더,소금)의 1/2을 넣고 섞는다. 파운드케이크 가루류는 굳이 채칠필요까지는 없는데, 코코넛 가루가 있어서 가루류를 다 합쳐서 거품기로 잘 저어서 사용했다. 어지간한 가루류는 체치는 것보다 이 쪽이 낫더라. 물론 케이크나 더 가벼운 제과류를 만들 거라면 반드시 체를 쳐야 한다.
밀가루를 넣고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가볍게 섞어준 다음 코코넛 밀크를 넣고 1분 정도 충분히 휘핑해준다. 나는 예전에 소분해서 냉동한 코코넛 밀크를 사용했더니 약간 분리됐는데, 전자레인지에 한번 데운 후 식혀 사용하면 완성품에 크게 지장은 없다. 수분량이 많은 반죽이지만 가루류 반을 이미 넣은 상태라 분리가 나지는 않는다. 중력분을 사용했고 밀가루를 넣은 후 반죽을 해서 조직감을 더하는 것인데, 완전히 가벼운 파운드 케이크 식감을 원한다면 박력분을 넣고 가볍게 섞으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파운드케이크는 촉촉하지만 묵직한 조직감이 있는 것이 취향이라 중력분을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남은 가루 재료의 1/2을 넣고 가볍게 섞으면 완성이다. 반죽에는 따로 코코넛 롱을 넣지 않았지만 코코넛 밀크와 가루가 넉넉히 들어간 편이라 달달한 코코넛 향이 난다.
버터를 칠하고 밀가루를 뿌려서 냉장고에 넣어둔 팬을 꺼내 반죽을 넣는다. 꽤 묽은 반죽이라 넣기는 쉬운데, 반죽을 다 넣고 나서 바닥에 세게 여러번 내리쳐 기포를 빼 준다. 팬을 기울여가면서 테두리 부분에 반죽이 조금 더 올라가게 묻으면 나중에 모양이 예쁘게 나온다.
오븐은 170도로 20분간 예열했다가 160도로 낮춰 35분 굽는다. 완성한 후 연한 황금색이 돌아야 한다. 높은 온도로 구우면 코코넛향이 날아가고 너티한 맛이 강해진다. 10분 구운 후 중간에 칼집을 넣어주면 다 굽고 뒤집었을 때 높이가 일정하게 맞는다.
팬에 담았을 때 반죽이 묽은 편이라 팬의 70% 정도밖에 안 찼는데, 다행히 잘 부풀어올라서 빵빵하게 가득 찬 번트케이크가 되었다. 35분째에 꼬치로 찔러서 반죽이 묻어나지 않으면 다 익은 것이니 꺼낸다.
꺼내자마자 바닥에 한 번 내리쳐 쇼트를 준 다음 윗부분에 럼을 발라주고, 10분쯤 식혔다 뒤집는다. 다른 파운드케이크보다 더 보슬보슬한 재질이라 꺼내자마자 뒤집으면 깨질 수도 있다. 팬을 위집어 케이크를 꺼낸 다음 이쪽 면에도 꼼꼼하게 럼을 발라준다.
처음 팬 아래에 코코넛 롱을 깔고 위에 반죽을 부어 구우면 잘 붙어있겠지? 싶었는데, 코코넛 롱에 다른 처리를 안 해서 붙어있지가 않는다. 팬에는 반죽만 넣어 구운 후 슈가파우더나 초콜릿을 바르고 코코넛 롱을 장식하는 게 좋겠다.
슈가파우더 30g에 우유 15g을 넣고 잘 섞으면 아주 걸쭉한 농도의 슈가파우더 아이싱이 되는데, 파운드케이크 윗면에만 아이싱을 도톰하게 바르고 코코넛 롱을 뿌려주면 완성. 원래는 화이트초콜렛이 더 어울리지만 개인적으로 화이트초콜렛 특유의 탈지분유 냄새를 안 좋아해서 슈가파우더를 사용했다. 코코넛을 아주 좋아한다면 슈가파우더나 초콜릿을 전체적으로 바른 후 코코넛 롱을 덮어서 복실복실하게 만들어도 좋다.
엄마가 들고 가셨다가 내 몫을 한조각 남겨오셨다. 코코넛 가루를 많이 넣어서 보슬보슬하고, 계란과 코코넛 밀크가 넉넉히 들어가서 촉촉한 식감이다. 맨입에 먹어도 목막히는 느낌이 없지만, 시원한 우유나 따뜻한 커피를 곁들이면 입에서 삭 녹는 식감. 위에 올린 코코넛 롱이 씹히면서 코코넛 식감을 더해주고, 은은한 연유 향과 어울려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아주 인기있는 케이크라 다음에도 또 만들 듯. 비주얼도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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