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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영화, 공연 후기

<헤어질 결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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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가 주목한 2022년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 후기

 

 

 

2월 말부터 3월말까지, 영자원에서 시네마테크 KOFA가 주목한 2022년 한국영화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한다. 2022년 한 해동안 개봉한 한국영화 중 총 11개 작품을 선정해서 틀어주는데, 주말은 시간이 안 되니 빼고 무슨 영화를 볼까 하다가 친구를 꼬셔서 헤어질 결심을 보고 왔다. 왜냐면 그게 제일 유명한 영화라 친구 꼬시기가 쉬웠거든....

 

다른 영화들도 많고 GV도 많이 하는 것 같으니 개봉 때 놓쳤던 영화가 있다면 이 기회에 보고 오면 좋겠다. 진짜 상암 살고싶다 그러면 일주일에 두번씩도 오겠구만...

 

 

그래서 이번에도 시네마테크 KOFA 1관. 3월 2일 목요일 오후 7시 상영으로 예매했다. 12시 되자마자 들어갔는데 역시 최신작이고 흥행도 된 작품인만큼 순식간에 좌석이 쭉 빠지더라. 하마터면 뒤로 쭉 밀려날 뻔 했네. 그래도 다행이 H열 가운데 자리는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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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조금 여유있게 도착해서 저녁도 먹고, 조금 일찍 영자원에 도착했다. 아직도 지금 우리 좀비는 전시를 하고있어서 영화박물관은 스킵. 2층에 있는 도서관에도 한번 가 보고 싶은데 시간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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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리는 H열 가운데. 티켓을 안 뽑아도 된다지만 개인적으로 티켓을 모아놓는 편이라 뽑는데, 이 날은 종이티켓 발권 줄이 꽤 긴 편이었다. 연세 좀 있으신 분들은 티켓 뽑는 걸 좀 어려워하시기도 하는 듯. 다 좋은데 기계가 너무 한국인 스타일이 아니게 느릿느릿 먹혀서 좀 답답하긴 하다. 정시상영이니 적어도 10~15분 전에는 도착해야 티켓 뽑고 화장실 갔다가 입장하기 여유로울 것 같다.  

 

 

티켓부스와 알림판에 이런 안내가 붙어있었는데.... 세상에 이런 진상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해봤다. 나는 중블에 중간중간 자리가 비길래 그냥 퇴근하고 못 온 노쇼들일 줄 알았는데;;; 무료관람인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별 짓을 다하는구나... 이렇게 공지가 올라올 정도면 한 두번이 아닌가보다.

 

 

오늘의 좌석 H11. 이날은 중블은 거의 앞좌석까지 다 차고, 사이드블럭도 상당히 많이 나갔다. 옆에 앉은 분의 스마트 워치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시선강탈이라 영화 시작할 때 말했더니 빼 주셨다. 영화가 138분이라 좀 길어서인지 은근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있던데 그런 것 치고는 관크 없어서 쾌적한 관람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잘 보긴 했는데, 영화에서 시리를 열심히 불러서 아이폰이었다면 대참사가 났겠다. 실제로 영화관에서 꽤 그런 일이 많았다는 후기도 봤고. 그런데 애플 제품 원래 빌런은 못 쓰는거 아니었나? 그리고 애플 기능이 은근 많이 나와서 장편 애플 광고 같은 느낌이 났다. 광고비 좀 받았을까 궁금하네.

 

 

헤어질 결심 포스터는 왼쪽이 주 포스터인 것 같은데, 나는 오른쪽 포스터가 더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감상인거고, 영화를 안 보고 보기에 오른쪽 포스터는 좀 너무 스포일러인 것 같기도 하고. 

 

뭐 하여튼 영화는... 박찬욱 감독+정서경 작가+류성희 미술감독 조합의 작품이라는 티가 엄청 나는 영화였다(연출이나 미술이 좋은쪽으로 변태같다는 뜻). 뭐 원래 박찬욱 영화가 티가 나기는 하지만 헤어질 결심은 좀 부담스러울 정도다. 거기다 관람객 여러분 이런거 좋아하시죠 그래서 여러분 좋아하시는 거 만들어 왔습니다 싶은 장면들이 있어서 좀 어우... 아뇨 그런건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같은 심정으로 봤다. 안전거리 좀 지켜주실래요... 차라리 아가씨나 박쥐처럼 아예 시대가 다르던가 픽션요소가 있으면 좀 나은데 이렇게 평범(?)하고 현실(?)적인 배경은 거리감이 너무 가까워서 굳이 영화로까지 보고싶지 않아..! 같은 이유에서 한국영화 자체를 잘 안 보게 된다. 이건 그냥 개인 취향이라 다른 사람들은 좋아할 수도 있겠다. 

 

이걸 해외 영화제에 엄청 냈고 천만 영화를 노린다는 인터뷰를 본 것 같은데 아니 이건 무리... 탕웨이와 박해일이 주연상을 수상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스토리가 쫌 너무 별로던데. 연출이나 뭐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 낼 만하니 냈겠지 싶다가도 음... 하게 되는거다. 뭐 그래도 한번은 볼 거 같으니까 감독님 하시고 싶으신 거 많이 하십쇼.

 

 

음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둘이 연애하는 장면이 나올때마다...뭐 구구절절한 사연은 알겠는데 꼴깝떤다는 생각만 들어서 집중이 안 된다. 내가 너무 냉소적인가..... 해준의 집에 미결사건 사진들이 붙어있는 걸 보고 서래가 왜 마지막에 그런 선택을 했을지는 그래 이해가 되는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 사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서래는 이해가 되는데 해준은... 너..뭐...돼...?

 

처음에 서래를 취조할때부터 냄새맡고 초밥사주고 훔쳐보고 하는데 아니 아무리 형사들이 사건해결하려고 잠복하는거라지만 저렇게 아파트 망원경으로 들여다봐도 되나? 싶고. 서래가 사랑에 빠졌다는 그 붕괴됐어요에서도 아니 원래 멀쩡해야 붕괴도 되는거지... 최연소 팀장 달 정도로 일 잘한다는건 알겠는데 핸드폰 바꿔준게 문제가 아니라 님은 이미 서래한테 초밥사줬을때부터 텄어요. 결국 지가 자발적으로 마무리했으면서 피코도 하시고? 억울하면 잡아가시던가~~~ 박찬욱 영화는 원래도 비웃을만 한 거지같은 남자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헤어질결심은 엔딩에 결국 해준이 살아남아서 유난히 마음에 안 든다. 서래가 왜 바닷가에서 자살했는지는 알겠는데 그건 그거고 저놈이 살아있는게 마음에 안든다고요~~

 

 

그런데 서래는 캐릭터도 좋고 탕웨이 연기도 너무 좋았다. 저 초반에 '마침내' 장면에서 웃을 때가 최고였다. 서래의 본성을 알아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고. 한국어 대사는 후시녹음을 했다는데 한국말을 굉장히 잘하더라. 그래도 중국어로 말하는 걸 따라 올 수가 없어. 서래가 한국어로 말할 때와 중국어로 말할 때 갭 차이가.. 중국어로 말할 때의 서래가 진짜 서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저렇게 한국어를 잘 하는 서래도 원어민이 보면 티가 나는데 내가 영어나 일본어를 하면 얼마나 더 어눌할까 생각해보면 외국에서는 못살겠다 싶다;;;

 

 

이때 스타일링은 너무 별로였고

 

 

이때는 너무 예뻤다. 아니 아무리 해준이 피를 싫어한다고 했다쳐도 살해현장을 셀프로 치우다니 대단해요. 아 그리고 해준이 볶음밥 했을 때 이게 중국음식이냐고 물어보는 게 귀여웠다.

 

 

그리고 이 변태같은 벽지와 서래네 집과 할머니네 어항과 파도가 그리는 서래 얼굴...사진에는 없지만 경찰서 내부 인테리어와 서래가 까마귀와 자기를 묻을 때 썼던 청록색 양동이까지 진짜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신경 쓴 티가 너무 난다. 저 파도무늬 벽지와 서래의 파란 수첩이 가장 유명했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서래네 집 거실과 주방이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서래가 협박편지 만드는 씬. 그리고 LP 사이에 놓인 카발란 위스키 엄청 눈에 띄여서 급 위스키 마시고 싶더라.  

 

 

아주 잠깐 나왔던 산해경. 이거 실물로 한번 보고싶다.

 

이거 말고 인상깊었던 건 김신영. 특히 경찰서에서 소외당하는 거 너무 리얼한 거 아닙니까 해준도 겁나 꼽주고... 고경표는 마지막에 칼에 찔린 다음에 죽었는지 살았는지가 안 나와서 좀 궁금하다. 초반에 나왔던 피씨방 알바가 엄청 리얼했고.. 아 그리고 이정현은 언제나 좋았다. 나올때마다 분위기 환기 제대로 되고.. 마지막에 이주임이 남자인 게 조금 반전인가? 그래도 이혼한 건 아닌 거 같던데. 석류며 자라 들고 나가는 게 웃기더라. 그리고 못들었는데 둘 사이에 아들도 있었다면서요? 해준이 좀 더 쓰레기가 되었습니다. 너는 그냥 혼자 살면서 사건이나 해결해라...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남은 감상은 탕웨이와 박해일이 연기를 잘하고 탕웨이는 너무 예쁘고 박찬욱 영화는 미장센이 쩌는데 역시 별로 내 취향은 아니구나... 그래도 한 번은 볼 만 하다. 탕웨이는 차기작이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꼭 챙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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