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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영화, 공연 후기

<물랑루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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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 KOFA 더블 피쳐: 사랑의 노래, 영광의 춤, 영화 <물랑루즈> 후기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새로 하는 KOFA 더블 피쳐 프로그램. 두 편의 영화를 연속으로 보면서 각 작품을 색다르게 경험하길 바라며 준비한 기획전 시리즈라는데... 지난번 <탑건>, <도어즈>, <배트맨 포에버>할 때 해 봤지만 하루에 두 편 연속으로 영화 보기는 꽤 힘들더라. 뭐 하여튼 2월 더블 피쳐 프로그램은 지난해 개봉한 <영웅>과 <인생은 아름다워>의 영향을 받아서 뮤지컬 영화인 알란 파커의 1980년작 <페임>과 바즈 루어만의 2001년작 <물랑루즈>를 상영한다고 한다. 뮤지컬 영화를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물랑루즈>는 니콜 키드먼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보러 가기로 했다. 

 

 

물랑루즈는 2월 18일 토요일 오후 3시와 2월 23일 목요일 오후 7시 총 두 번 상영했는데, 토요일은 시간이 안 되어서 못 보고 목요일 오후 7시 상영을 예매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상영 2일 전 낮 12시에 예매가 열리니 대기하고 있다가 목표 좌석을 후다닥 낚아챘다. 지난번 G열은 아무래도 좀 올려다봐야하니 목이 힘들었어서 다시 H열을 노렸는데 다행히 H열 정가운데 자리로 2자리 예매 성공. 오후 7시는 퇴근하고 열심히 달려오면 딱 볼 수 있는 시간대라 예매가 비교적 조금 더 빡센 편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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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당일 퇴근하고 얼른 와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다음 영화를 보러 왔다. 저녁밥 메뉴가 조금 늦게 나와서 화장실 못 가고 표도 못 뽑을 뻔 했네. 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는 정시 상영에 중도 입장이 안 되니 적어도 15분 전에는 도착해야 표도 뽑고 자리도 앉기 편하다. 특히 우리처럼 가운데 앉을 거라면 그냥 영화 시작 15분전에 입장 시작하자마자 들어오는 게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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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열 11번. 첫번째 사진은 카메라 비율 조정 없이 찍은 것이고, 두번째 사진이 실제 시야와 비슷하게 찍은 것이다. 사진이 생각보다 더 넓게 나오네. 나도 내 친구도 키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라 H열에 앉으면 스크린이 아주 꽉 차게 보이는 건 아니지만 시야는 적당히 일치되고 두 시간 봐도 목이 안 아프다. 지난번 G열에 앉아서 봤던 매드맥스는 좀 목이 아프던데.. 그래서 앞으로는 H / I / J열 안에서 잡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이 날은 옆자리 노쇼가 나서 패딩 다 벗어놓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봤는데 중간에 난방을 껐는지 초반에만 살짝 덥고 영화 보는 동안에는 아주 쾌적했다. 노쇼는 약간 있었던 것 같은데 영자원에서 본 모든 영화 중 관크가 가장 적어서 영화에 집중은 잘 되더라.

 

 

그래서 물랑루즈 이야기. 니콜 키드먼이 나오는 2000년대 초반 영화고, 꾸준히 뮤지컬로도 제작되고 있다는 것만 알고 봐서 뭐 뮤지컬 영화니까 반짝반짝하고 볼 거 많을거고 니콜 키드먼이 예쁘겠지 싶었는데, 영화 상영 전에 영자원 직원분이 나와서 마이크를 잡는거다. 그래서 오 GV는 아니지만 뭐 간단하게 더블피쳐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라던가 작품선정 이유라던가 감상 포인트 같은 걸 말해주려나? 싶었는데, 기억나는 거라고는 본인은 물랑루즈를 N차 봤는데 처음 보시는 분들이 부럽다는 이야기. 처음에는 영화 물랑루즈가 대단하다고 하길래 이유가 나올줄 알았는데 갑자기 저는 여러번 봤는데 처음보시는 분들이 부럽다로 끝나서 뭐지 싶었다. 굳이 본인 감상을 상영 전에 알려주는 이유가 있나요...?

 

물랑루즈 내용은 영화나 뮤지컬을 안 본 사람도 대충 알고 있을텐데, 1899년 파리에 있는 Moulin Rouge라는 댄스클럽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영화다. 말이 댄스클럽이지 이거 퇴폐업소잖아 일단 주인공부터 코르티잔이고. 뭐 하여튼 보헤미안에 빠져 영국에서 온 초짜 시인 크리스티안이 같은 건물에 사는 보헤미안들과 물랑루즈에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라는 창작공연을 올리기위해 사틴을 만나러 갔다가 크리스티안을 공작으로 착각한 사틴과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야기 전개는 예상대로...

 

공작의 투자를 받아 물랑루즈를 개조하려는 극장주 지들러, 사틴에게 접대받겠다는 공작, 공작을 꼬시려는 야망은 있었지만 크리스티안에게 끌리는 사틴, 사랑타령하는 크리스티안. 공작의 투자를 받아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 공연을 준비하면서 둘의 사랑은 깊어지고, 당연히 지들러는 사틴과 크리스티안을 떼어놓으려고 한다. 결국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 상영을 앞두고 사틴과 크리스티안이 도망치려고 하자 사틴이 폐병에 걸렸다는 것과 공작이 크리스티안을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리며 헤어지길 종용한다. 결국 사틴이 나쁜년 역할을 하면서 둘은 헤어지고,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 공연 중간에 크리스티안이 난입하지만 어찌저찌 원래 스토리대로 공연이 마무리되지만 결국 사틴은 죽는다. 그리고 사틴의 유언대로 이 둘의 사랑 이야기를 크리스티안이 완성하면서 끝.

 

어쨌든 N차 관람했고 1차 관람객이 부럽다는걸 보면 그렇게 이상하진 않겠구만 하고 봤는데 음.... 원래도 스토리에는 큰 기대 없었지만 이렇게까지 별로일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니 20년도 전의 영화니 어느정도 익스큐즈를 해야할 것 같긴 한데 그때 기준으로도 스토리는 별로였을 것 같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뒤마의 소설 <춘희>와 푸치나 오페라 <라 보엠>을 섞은 느낌? 파리 낡은 집에서 살고 보헤미안 예술가 둘이 연애를 한다는 점이 라보엠과 비슷하고, 코르티잔인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과 헤어지고 폐병으로 죽는다는 점에서 춘희와 비슷하다. 라보엠은 여자주인공이 화가였던 것 같고... 폐병으로 죽은건 이쪽도 마찬가지인가?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잘 안 나네. 주인공이 시인과 코르티잔이라는 점에서 <라 보엠>보다는 막장이고 결말에 둘이 사랑을 확인하고 죽었으니 <춘희>보다는 낫다.

 

나름 클리셰인 로맨스이긴 한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작품 전체에서 약간 그... 인셀들이 좋아하는 라노벨같은 감성으로 (예쁜)여자가 욕먹고 고생하고 인생 망하는 게 보고싶다는 욕망이 은은하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나 <춘희>, <주홍글씨>와 비슷한 과다. <춘희>는 헤어지고 죽은 다음 여전히 사랑하고 있어요~ 뭐 이런 식이기라도 하지 사랑타령하다 헤어진 놈이 직장의 중요한 컨퍼런스 와서 깽판치고 그 사건이 로맨스의 일부로 여겨진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래도 일단은 로맨스다보니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나 <주홍글씨>보다는 연출이 덜 악의적이긴 한데 그래도 불쾌한 느낌은 있다.

 

영화 중간중간 스토리가 급전개되는 느낌이 있어서 원작이 있는 줄 알았는데, 영화가 원작이고 뮤지컬로 활발하게 만들어지더라고? 2023년인데 이런 스토리가 아직도 뮤지컬로 팔린다니 하긴 뭐 창녀만 골라죽이는 연쇄살인범 나오는 것도 있고.. 연극이나 뮤지컬을 자주 보는 건 아니지만 비교적 무대공연(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이 다른 장르에 비해 스토리가 좀 빻아도 잘 팔리는 것 같다. 하지만 2023년에도 그걸 그대로 공연할 필요가 있을지?

 

책이든 뮤지컬이든 영화든 로맨스랍시고 이런 창녀와 돈많은 스폰서, 사랑타령하다 헤어지고서 창녀를 욕하거나 폭행하는 애인이 나오는 스토리를 아주아주 싫어하기도 하지만, 개인 감상은 뒤로 하더라도 물랑루즈 내용이 재밌나...? 예쁘고 화려하고 노래가 좋다<-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이 스토리가 진짜 로맨틱하고 가슴이 아프고 재밌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나...? 나만 노잼인가.

 

뭐 그래도 좋았던 점을 꼽아보자면 (짤은 구글줍)

 

 

뮤지컬영화다보니 이렇게 반짝반짝하고 화려한 무대가 많이 나온다. 니콜 키드먼과 남주인 이완 맥그리거도 노래 잘 하고, 초반의 캉캉 공연이나 후반부 록산느의 탱고,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 공연 모두 의상이나 춤이 화려하다. 190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한다길래 어떤 노래들이 나올까 뮤지컬 안 봐서 넘버 모르는데, 하면서 봤는데 레이디 마멀레이드나 마릴린 먼로가 했던 Diamonds are girls best friends 등 그냥 현대 음악이 그대로 나오더라. 

 

 

영화 처음에 막이 열리고 닫히고 하는 이펙트를 주면서 시작하는데, 저 가운데에서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지휘자가 웃긴다. 하긴 이 정도 소리 내려면 열심히 지휘하긴 해야겠지.

 

 

 

영화 극 초반에 크리스티안이 파리에 처음 와서 스펙타큘러 멤버들을 만나고 처음 압생트를 마셨을 때 장면이 너무 웃겼다. 사운드오브 뮤직 노래에 약간 좀 어설픈 CG가 합쳐져서 진짜 약 빤 사람들 느낌이다.

 

 

초반 물랑루즈의 캉캉-다이아몬드 넘버를 보면 '감상'하는 남자들이 바글바글한데 진짜 구역질난다. 뭐 이걸 의도한 걸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의도로 치기엔 너무 관음적이고 대상화가 심해서 좋대는 놈들 많겠구만ㅎ 싶고. 한 소주 반 병 마시고 약간 알딸딸한 상태에서 생각없이 보면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공작 앞에서 즉흥적으로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 내용을 지어내는 씬. 아니 저렇게 얼렁뚱땅 어떻게 맞춰서 설명이 되네. 특히 지들러가 공작 주위를 돌면서 슈슈슈슈슉 하고 효과음 넣는게 너무 웃겼다. 아쉬운건 사운드트랙에 이 노래가 없더라.

 

그런데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의 내용을 설명할수록 이렇게 오리엔탈리즘 넣은 작품이 대놓고 나온다고? 싶다. 심지어 마지막에 실제 공연으로 보니까 더 심하던데. 2000년대 초반 영화 아니야? 그 때만 해도 이정도 인종차별은 익스큐즈 되는 분위기였나... 하긴 뭐 아직도 발레 보면 넛크래커 차이니즈돌 그대로 하니까...

 

 

 

후반부에서 가장 웃겼던 부분은 지들러와 공작의 Like a virgin 씬... 아니 지들러가 마돈나 노래를 부르는 것도 웃긴데 저 뒤에 댄서들까지 진짜 웃긴다. 처음에는 지들러가 적극적으로 퍼포먼스를 하다가 마지막에는 공작이 더 주도적으로 바뀌는 것까지... 스토리로는 웃긴 장면이 아닌데 저 둘이 라잌어버진을 부르는 게 너무 웃겨.

 

 

사틴과 크리스티안이 헤어지고 스펙타큘러 공연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을 때 기면증 있는 시타 악사 역을 맡은 배우와 니니가 El Tango De Roxanne 넘버를 하는데, 영자원 자막에는 록센으로 나오길래 그렇구나 했는데 포스트 쓰면서 사운드트랙 들어보니 이거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으로 했던 록산느의 탱고였네;; 근데 왜 영화로 봤을 때는 몰랐을까;; 아마 자막을 달고 보니까 가사가 구질구질해서 못알아들은 듯^^ 그래봤자 지도 성매매하는 놈이면서 '창녀를 사랑하는 나'를 어찌나 셀프연민하시는지 근대문학인줄. 과연 록산느한테도 니가 사랑이었을 지를 생각해보는게 어떨까^^

 

 

이 장면 보면서 혈압올라서 숨넘어갈뻔 했다. 이 개만도 못한놈 너는 진짜 얼굴이 유일한 설득력이다. 초반에 물정모르고 사랑타령하는 것도 별로 마음에 안 들긴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로맨스 영화가 안 되니 넘어가고, 중반에 극장에 사람들 뻔히 있는데서 사틴한테 치대고 연습하면서 물주인 공작 앞에서 티내는 것부터 싹수가 노랗더니만 헤어졌으면 얌전히 영국으로 돌아가던지 집에 처박혀서 시나 쓸 것이지 기껏 고생해서 올린 <스펙타큘러, 스펙타큘러> 초연에 처들어와서 공연을 말아먹으려고 해? 아니 그래 그럴수도 있다고 치자 그런데 공연에 처들어와서 하는 짓이 고작 사틴 창녀취급하고 돈뿌리기냐 차라리 사랑고백을 하는 거였으면 이해라도 했겠다. 그렇게 사랑에 절절하시면 얼른 책 내고 사틴 따라 죽던가. 마지막에 물랑루즈를 완성하는 걸로 끝났는데 적어도 마지막은 크리스티안이 자살하는 걸로 끝났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틴의 유언대로 작품을 만들었으니 이제 너도 죽어.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거라면 니콜 키드먼을 잔뜩 볼 수 있다는 것?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우는 젊은 시절 니콜키드먼을 볼 수 있다. 뮤지컬 영화에 여주인공인데다 영화 내용상으로도 스타다보니 물론 의상보는 맛이 있다만 초반에 Diamonds are girls best friends 공연이나 스펙타큘러 공연에서 입은 화려한 옷보다 편한 옷을 입었을 때 더 예쁘더라. 연기도 괜찮았고.

 

초반부 공작과 크리스티안을 만나기 전 다이아몬드 공연 장면을 보면 사틴은 코르티잔 생활을 청산하고 배우가 되겠다는 나름 야망이 있는 캐릭터인데, 아니 거 좀 젊고 잘생긴 놈이 말로 꼬신다고 너무 금방 넘어간거 아닌가? 처음 크리스티안이 시를 읽는 씬에서는 공작인 줄 알았으니까 그렇다 치고, 공작이랑 만나고 나서인 엘리펀트 메들리에서 한번만 만나봅시다 징징징에 그렇게 금방 넘어가는 게... 게다가 공작이 지들러같은 캐릭터로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쩡하게 생겼더만 아니 뭐 그렇다고 공작이 사틴을 존중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고 똑같이 거지같은 놈이지만 그건 크리스티안도 마찬가지고. 물론 이래야 스토리 진행이 되긴 하겠지만 크리스티안은 진짜 얼굴과 말빨이 다인데 사틴이 너무 얼빠인거 아닌가... 그리고 후반부에 시한부인 걸 알았는데 체념이 굉장히 빠르다. 뭐 본인이 증상을 가장 잘 알았을테니 그랬을수도 있고.  

 

 

후반부에 공작이 줬던 목걸이 예쁘더라.. 그런데 1899년에 아무리 공작이라고 해도(그런데 1900년대 프랑스에 공작이 남아있긴 한가) 저 정도 다이아몬드 목걸이 가능합니까..? 숙청 안 당하고 살아남았나? 하여튼 공작 캐릭터도 진짜 웃긴 게... 초반에는 지글러와 스펙타큘러 멤버들의 공연에 홀려서 새 공연에 투자했다 치고, 물랑루즈 지분 인수할 때만 해도 좀 빌런같더니  어째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냥 바보인가 싶다. 뭐 사틴과 데이트를 나간다던가 공연 보러오는 그런거 말고... 저렇게 대놓고 극장 투자자(의 탈을 쓴 사틴 스폰서)인 내 앞에서 둘이 연애를 하고 마지막에는 공연 중에 들이닥쳐서 로맨스를 찍고 있는데 이 공작은 귀족으로서의 자존심이라는 게 없나? 나같으면 총 잡았을 때 크리스티안이랑 사틴 둘 다 죽였다. 

 

그리고 지들러. 처음 등장이 캉캉 공연이었는데 그때 하는 거나 사틴을 공작에게 붙이려고 하는 걸 보면 탐욕스러운 극장주 캐릭터였단 말이야? 그런데 show must go on할 때 갑자기 사실은 이렇게 사틴과 극장과 예술을 생각하는 신념있는 극장주입니다~ 스타일 서사를 주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생각해보면 남자 주인공인 크리스티안이 이완 맥그리거인 것도 엄청난 자기미화의 결과물인 것 같다. 화자인 크리스티안이 사틴과의 로맨스를 회상하면서 자기를 이완 맥그리거로, 사틴을 니콜 키드먼으로 그렸지만 과연 실제로 그랬겠냐... 분명 엄청난 미화가 있었을 것이다 싶다. 아니 그리고 쓰다보니 생각난건데 영국에서 왔는데 왜 이름은 크리스티앙이야. 마치 한국에서 온 김이치로씨 같은 느낌이네.

 

 

 

군데군데 이렇게 유치한 연출들이 있는데, 너무 어이없어서 웃긴다. 아니 그래 우리 잤어요~~ 하는 걸 저렇게 표현할 일입니까. 유치하고 웃기고 효과적이긴 하다만 눈뜨고 보기 좀 오글거린다.

 

물랑루즈는 15세 관람가인데 15세가 본다면 이해가 되려나? 섹드립도 많아서 보호자의 시청지도가 필요할 것 같고... 하여튼 니콜 키드먼의 리즈시절이 나오고 노래가 좋고 남주가 잘생겼고 스토리는 쓰레기였다. 뭐 영화나 공연계 관련자가 보면 훌륭한 다른 포인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스토리의 불쾌감 >>>>> 노래와 의상과 춤과 니콜 키드먼 이라 다시 볼 일은 없겠다. 그래 20년전 영화니까 다 익스큐즈해도 마지막에 크리스티안이 급발진해서 사틴한테 지랄하는 건 익스큐즈가 안 된다. 영화 끝나고 수색역에 전철 타러 가면서 크리스티안과 공작과 지들러 욕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3월에는 헤어질 결심 한다니까 그거 보고... 미성년은 시간 안 될 것 같고. 다음 더블 피쳐는 서부극이던데 발킬머 나오는 거랑 브래드 피트 나오는 거 중 뭘 볼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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