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맛, 새우 아스파라거스 파스타 만들기
봄 야채 중 가장 좋아하는 건 아무래도 아스파라거스. 냉이나 쑥 같이 향긋한 채소도 좋지만 아스파라거스가 주는 고급스러움이 있다. 좀 사대주의적인가? 그래도 요새는 한국에서 재배도 많이 하고 가격도 많이 내려간 편이라 쉽게 구할 수 있다. 통으로 굽거나 숭덩숭덩 잘라서 볶아도 맛있지만 새우와 같이 볶아 파스타를 만들면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된다. 주말이니 나름 특식을 만들어볼까 해서 새우를 넣고 오일파스타를 만들었는데, 너티한 아스파라거스와 탱글한 새우가 아주 잘 어울리는 파스타였다.
새우 아스파라거스 파스타
(2인분)
스파게티 160g
새우 150g
생강술 1큰술
소금 1작은술
후추 약간
올리브오일 3큰술
(크러쉬드레드페퍼 1작은술)
(이탈리안 시즈닝 1작은술)
다진마늘 1큰술
대파 흰부분 1대
양파 1개
아스파라거스 4대
소금 1/2작은술
간장 1큰술
액젓 1작은술
(그라노파다노 치즈 약간)
(레몬제스트 1큰술)
(레몬즙 1큰술)
새우는 코스트코에서 산 냉동새우를 사용했다. 가장 큰 사이즈는 아니고 중간 정도 사이즈였는데, 재 보지는 않았지만 약 100~150g 사이인 듯 하다. 냉장해동해도 괜찮지만 보통은 급하게 사용하는 편이니까, 손을 넣었을 때 앗 뜨겁다 싶을 정도의 온수를 냉동한 새우에 부어 잠깐 두면 새우가 낱개로 떨어질 정도로는 해동된다. 새우를 만졌을 때 겉이 약간 말랑하고 속은 아직 덜 녹을 정도(새우끼리 서로 붙어도 얼어붙지 않는 정도)로 녹았으면 여기에 생강술 1큰술, 소금 1작은술, 후추 약간을 넣고 잘 섞어 밑간을 한다. 생강술이 없다면 아무 술이나 넣어도 상관은 없는데, 꼭 밑간을 해야 탱글하고 간이 잘 밴 새우를 먹을 수 있다.
파스타면은 취향에 따라 롱 파스타 중 아무거나 사용하고, 냄비에 물을 넉넉히 넣고 소금을 1큰술 넣고 면을 넣어 패키지에 적힌 알덴테 시간만큼 삶아준다. 나는 스파게티를 사용했는데 취향에 따라 링귀니나 페투치니를 사용해도 맛있다. 재료를 썰고 볶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오일파스타라 새우 밑간을 해 두고 바로 면을 삶기 시작하면 재료 준비가 끝날 때 쯤 면이 거의 다 익어가서 끊기지 않고 금방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
새우를 밑간했다면 야채를 준비한다. 야채는 아스파라거스를 듬뿍 넣고, 나머지 야채는 심플하게 양파와 대파만 넣었다. 아스파라거스는 밑둥을 약간 잘라내고 아랫부분은 질기다면 필러로 살짝 벗겨낸다. 취향에 따라서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되는데 아스파라거스가 두께가 조금 있는 편이라 너무 두껍지 않게 어슷하게 잘랐다. 양파는 적당한 두께로 채썰고, 대파 흰부분은 길게 8등분 정도로 채썬다.
스테인리스 팬에 올리브오일을 넉넉하게 두르고, 중불에서 새우를 먼저 익힌다. 볶는다기보다 앞뒤로 굽는다는 느낌으로 익히는데, 센 불로 볶으면 새우가 팍 줄어들고 질겨지니 중불에서 익히다가 전체가 분홍빛을 띄면 다 익은 것이다. 새우는 높은 온도에서 익힐 필요가 없고 불에서 내려도 계속 익으니 팬에서 꺼냈다가 최종단계에 다시 넣고 살짝 볶아주면 된다.
새우를 꺼낸 팬에 대파와 다진마늘, 크러쉬드 레드페퍼, 이탈리안 시즈닝을 넣고 살짝 볶아서 향을 낸다. 약간 매운맛을 주기위해서 크러쉬드 레드 페퍼를, 그래도 허브가 좀 들어가야할 것 같아서 이탈리안 시즈닝을 넣었는데 없다면 생략해도 된다. 크러쉬드 레드페퍼 대신 고춧가루를 아주 소량 넣어도 된다.
마늘이 살짝 눌어붙기 시작하고 허브 향이 올라오면 썰어두었던 아스파라거스와 양파, 소금 1/2작은술을 넣고 볶는다. 아스파라거스는 너무 많이 익히면 물렁물렁해지니 양파와 같이 넣고 양파가 반투명해질 때까지 볶으면 충분하다. 양파가 다 익었으면 야채를 한쪽으로 몰고 간장 1큰술, 액젓 1작은술을 넣고 간장과 액젓이 반쯤 졸아들면 나머지 야채와 잘 섞어서 간을 한다.
야채에 간을 다 했으면 알덴테로 삶은 면을 넣고, 면수도 1국자 넣고 잘 섞어준다. 팬에 남은 올리브오일과 면수가 잘 유화되도록 열심히 섞어주는데, 물기가 약간 넉넉하다싶게 면수를 두 번 정도 추가하고 2분 정도 볶아주면 딱 좋게 완성된다.
남은 오일이 다 유화되고 면도 다 익었다면 불을 끄고, 처음에 빼 둔 새우를 넣고 잘 섞는다. 이때 간을 봐서 싱겁다면 소금을 더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 치즈를 뿌릴 거라면 이 때 치즈 간을 감안해서 간을 한다. 나는 치즈를 뿌릴 거라 짭짤하지 않게 간을 했다. 이번에는 엄마와 같이 먹을 거라 생략했는데, 취향에 따라 레몬제스트와 레몬즙을 뿌리면 상큼하고 맛있다. 뭐 새큼한 파스타를 싫어한다면 생략해도 된다.
그릇에 담고 위에 그라노파다노를 취향껏 뿌리면 완성. 아스파라거스에는 후추가 잘 어울리지만 이 파스타에는 새우 밑간할 때 빼고는 후추를 안 쓰고 아스파라거스의 맛을 살리는 걸 좋아한다. 미리 밑간을 하고 살짝만 익혀 탱글하고 간이 잘 밴 새우와 아작한 식감이 살아있으면서 너티한 아스파라거스, 올리브 오일과 치즈가 착 붙은 파스타 면 조합은 맛이 없을 수가 없지. 베이컨+아스파라거스 조합도 맛있지만 역시 아스파라거스+새우 조합은 무적이다. 올리브오일이 조금 더 넉넉했으면 좋았을텐데 있는 오일이 이게 다라서 조금 아쉽네. 아직 아스파라거스가 조금 남았으니 베이컨 사다가 아스파라거스 말이 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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